청원이 석두로 하여금 남악회양 선사에게 서신을 전하게 하면서 말했다. “돌아올 때 그대에게 무딘 도끼 하나를 주어서 이 산에 살게 하리라.” 석두가 회향 선사를 만나 서신은 전하지 않고 물었다. “성인들도 흠모하지 않고 자기의 영식(靈識)도 소중히 여기지 않을 때 어떠합니까?” “그대 물음이 도도하다. 어찌 낮춰서 묻지 않는가?” “차라리 지옥에 빠질지언정 해탈을 구하지 않겠습니다.” 회양선사가 대꾸하지 않자 석두가 돌아갔다. 청원 스님이 “그대 떠난 지 오래 됐는데 서신은 전했는가?”하고 묻자 “소식(信)도 글(書)도 통하지 않습니다.”하고 답하고는 앞의 이야기를 전하고 다시 청했다. “지난 날 화상께서 무딘 도끼를 주신다 하셨는데 지금 주십시오.” 이에 선사가 발 한쪽을 드리우니, 석두가
Q : 수행 중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감각적 욕망을 어떻게 알아차려야 합니까? A : 다섯 가지 장애 중에 첫 번째가 감각적 욕망입니다. 감각적 욕망은 안이비설신의라고 하는 육문으로 들어오는 탐욕을 말합니다. 이것이 바로 재산욕, 성욕, 식욕, 명예욕, 수면욕으로 오욕(五慾)입니다. 이것들은 본능적이며 알아차려야 할 대상이므로 법(法)입니다. 이러한 욕망이 일어나면 물에 빨강, 파랑, 노랑색 등의 물감을 풀어놓은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는 자신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물에는 자신의 얼굴이 비쳐지지 않기 때문에 바른 사고체계를 가질 수가 없는 것입니다. 감각적 욕망에 사로잡히면 마치 빚을 진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욕망이 사라지면 빚을 갚고 자유를 얻게 됩니다.
방거사가 마조 선사에게 물었다. “만법과 짝하지 않는 사람은 어떤 삶입니까?” “그대가 한 입에 서강의 물을 몽땅 마시기를 기다렸다가 말해주겠다.” “본래인(本來人)에 어둡지 않다면, 스님은 눈길을 높은 곳에 두십시오.” 마조가 곧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이에 방거사가 말했다. “하나의 줄 없는 거문고를 스님만이 묘하게 잘 타시는군요.” 마조 선사가 곧 위를 쳐다보았다. 방거사가 이에 절을 하니, 마조는 방장실로 돌아갔다. 방거사가 마조 뒤를 따라 들어와서는 말했다. “좀 전에는 잔꾀를 쓴다고 했는데 그만 서툴게 되었습니다.” 방거사가 다시 말했다. “예건대 물에는 근육도 뼈도 없는데, 능히 만 섬을 싣는 배를 이겨낼 수 있습니다. 이 도리가 어떻습니까?” “여기에는 물도 없고 배도 없는데
Q : 수행 중에 나타나는 다섯 가지 장애란 무엇인가요? A : 수행자가 수행을 시작하면 제일 처음 나타나는 것이 있는데 다섯 가지 장애입니다. 이것을 다섯 가지 덮개라는 뜻으로 오개(五蓋)라고도 합니다. 장애는 정신적 향상을 가로막는 것으로 수행자가 극복해야할 일차적 관문에 속합니다. 그래서 이것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수행의 발전을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다섯 가지 장애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감각적 욕망 ② 악의 ③ 혼침과 게으름 ④ 들뜸과 회한 ⑤ 회의적 의심 첫째, 감각적 욕망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추구하는 감각적 쾌락으로 육근이 육경에 부딪쳤을 때 일어나는 욕망을 말합니다. 둘째, 악의는 화를 내는 것으로 남을 미워하거나 해치고자하는 마음입니다. 셋째, 혼침과 게으름은 나태함, 졸
분주무업 선사가 마조 스님을 찾아왔다. 한눈에도 무업 선사의 풍채가 훌륭하다고 본 마조 스님이 말했다. “훌륭한 불당(佛堂)인데, 그 속에 부처가 없구나.” 무업 선사가 물었다. “삼승(三乘)의 학문은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나 선문에서 ‘마음이 부처’라 하는데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알지 못하는 마음이 곧 이것이고, 다시 다른 물건은 없다.” “조사가 서쪽에서 와 비밀리 전한 마음도장은 무엇입니까?” “스님은 지금 들떠 있으니 우선 갔다가 다른 때 오라.” 무업 선사가 막 나가려는데 마조 스님이 불렀다. “스님!” 무업이 머리를 돌리자 마조가 말했다. “이것이 무엇이냐?” 무업 선사가 알아차려 깨닫고는 절을 올리자 마조 스님이 말했다. “이 둔한 사람아, 절은 왜 하는가?”
Q: 위빠사나 수행을 할 때 과연 이 수행방법이 바른 것인지 또는 바르게 하고 있는지 의심이 납니다. A : 위빠사나는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신 수행방법입니다. 부처님 자신이 몸소 체험한 수행방법을 기록한 것이 『대념처경』인데 여기에 근거한 수행입니다. 경전에 있는 이 법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알아차리는 수행을 해야 의심이 해소됩니다. 수행 중에 의심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의심이 일어날 때 적절하게 대처하면 오히려 수행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수행자가 대상을 탐구할 때 의심으로부터 출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의심이 일어났을 때 적절하게 대응을 하지 못하면 장애가 되어 의심이 의심을 낳을 뿐입니다. 그래서 수행을 포기하게 됩니다. 수행 중에 일어나는 의심은 일상사에서 일어나는
한 스님이 마조에게 물었다. “사구(四句)를 떠나고 백비(白非)를 끊고서 저에게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을 바로 가리켜 주십시오.” “내가 오늘은 말할 기분이 아니니, 그대는 지장에게 물어라.” 그 스님이 지장에게 물으니 지장이 말했다. “그대는 어찌하여 마조 스님에게 묻지 않는가?” “스님께서 상좌에게 물어보라 했습니다.” 지장은 손으로 머리를 만지며 말했다. “오늘 나는 머리가 아프니, 그대는 백장회해 사형에게 물어보라.” 그 승려가 다시 회해에게 물으니 회해가 말했다. “ 내가 이곳에 온 뒤로는 알지 못하게 되었다.” 그 스님이 마조에게 다시 와 이러한 일을 전하자마자 마조가 말했다. “지장의 머리는 희고, 회해의 머리는 검구나.”
Q : 불안한 마음이 생기고 들뜬 상태가 계속되어 안정이 되지 않습니다. A : 불안한 마음이 일어나는 것은 과거의 회한에 빠져있거나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일어납니다. 지나치게 과거에 집착하거나 미래에 대한 기대가 커도 불안한 마음이 생깁니다. 이런 현상은 마음이 현재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나간 과거는 이미 사라진 것이고 기억일 뿐입니다. 또한 오지 않은 미래도 걱정할 것 없습니다. 미래의 일은 미래의 일일뿐입니다. 그래서 걱정이 팔자가 되지 않게 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생각들은 습관적인 것이며 소심증이나 망상으로 인한 결과입니다. 마음이 현재에 있을 때가 가장 편안하고 행복합니다. 현재에 머물기 위해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무슨 일이나 잘하려고 하는 마음
한 스님이 조주 스님에게 물었다. “지극한 도는 어려움이 없으니 오직 간택을 그만두면 된다고 하는데 어떤 것이 간택하지 않는 것입니까?” “천상천하에 나 홀로 존귀하다.” “이것도 오히려 간택입니다.” “이놈아, 어느 곳이 간택이란 말이냐?” 스님은 아무런 말을 못했다. 설두 스님이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했다. “바다처럼 깊고/산같이 견고하구나. /등에와 모기가 허공의 사나운 바람을 희롱하고/땅강아지와 개미가 무쇠기둥을 흔드네. /간택함이여! 난간에 매단 헝겊북이로다.” 삼조(三祖) 스님의 ‘신심명’첫머리를 사람들은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옛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이해한다면 1만 년이 지나도 소용없다고 했다. “지극한 도란 본래 어려움이 없고 어렵지 않을 것도 없지만 오로
Q : 좌선을 시작하면 먼저 졸음부터 옵니다. 알아차리려고 해도 졸음이 와서 도저히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졸음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A : 졸음은 수행자가 맞이하는 가장 강력한 손님입니다. 좌선을 할 때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손님이 망상, 통증, 그리고 졸음입니다. 그 중에 졸음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졸아버리면 상황이 끝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영화를 보다가 필름이 끊어진 것과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가장 주의해야할 대상입니다. 수행이란 알아차리는 것이고 졸음은 알아차림이 끊어진 것입니다. 그럼에도 많은 수행자들이 졸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은 수면욕이 본능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자고 싶어 합니다. 또한 졸음이 와서 졸음을 이겨내려고 하
운문 스님이 법석에서 말했다. “그대가 이 경지와 같아지려거든 먼저 깨달아라. 티끌처럼 많은 부처님이 그대의 발 아래 있으며, 삼장의 말씀이 그대의 혀끝에 있으니 이를 깨닫는 것 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망상을 부리지 말라. 하늘은 하늘, 땅은 땅, 산은 산, 물은 물이다.” 말없이 한참 있다가 한마디 던졌다. “나의 앞에 앞산을 가져와보아라.” 한 스님이 나와 물었다. “제가 산은 산, 물은 물이라고 말한다면 이는 어떻습니까?” “삼문(三門)이 무엇 때문에 여기를 지나는가.” 이윽고 손으로 한 획을 그린 후에 말했다. “이를 안다면 으뜸가는 제호의 맛이겠지만, 알지 못한다면 도리어 독약이니라.”
Q : 좌선을 시작한 뒤에 조금만 앉아있어도 다리가 아프고 몸이 뒤틀려서 수행을 계속 하기 어렵습니다. A : 좌선 중에 생기는 통증은 몸을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지극히 당연한 현상입니다. 그래서 통증은 없애야 할 대상이 아니고 알아차려야 할 대상입니다. 통증이 고통스럽다고 해서 수행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통증은 좌선을 시작하는 수행자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고 반드시 넘어야 할 산입니다. 수행을 시작하고 통증이 소멸될 때까지는 몸이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는 약간의 기간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인내해야 합니다. 그러나 통증이 있어서 잠을 자지 않는 이익도 있습니다. 그리고 통증을 통해서 무상과 고와 무아의 법의 성품을 알 수 있습니다. 통증이 있어서 망상할 겨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