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은 국가지정·비지정 문화재 상당수를 소유하고 있다. 반면 불교문화재 보존·수리 전문기관은 갖고 있지 못하다. ‘1994 조계종 종단개혁’ 직후 종단 차원에서도 이 사안의 중대함을 인지해 나름의 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내지 못했다.위례신도시 ‘조계종 불교문화유산보존센터’ 기공식 낭보가 날아든 건 2017년 8월이다. 사찰이 소장하고 있는 문화유산을 진단·보존·복원·연구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상세한 계획을 제시했다. 높이 16m의 ‘법주사 괘불’에 버금가는 초대형 괘불 2점을 동시에 걸어놓고 보존처리할 수 있는
법보신문 ‘36대 총무원 집행부 2주년 성과와 과제’ 설문조사 결과는 4년 임기의 반환점을 도는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종무행정에 대한 종단 리더들의 중간평가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의미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승려복지’와 ‘백만원력 결집불사’는 탄력을 받아 당초 예상보다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과제도 안게 됐다. 학인 수 감소에 따른 기본교육기관 조정 결단을 내려야하기 때문이다.‘출가인구 감소’ ‘승려의 고령화’는 자연스레 스님들의 노후 문제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했는데, 원행 스님도 승려복지가 더 이상 선택이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전국 사찰에 집합행사 금지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고강도 지침을 요청했다. 법회는 물론 불교대학, 템플스테이를 비롯해 모든 대면 및 집합행사를 중단해 달라는 지침이다. 종단협은 9월1일 “조계종을 비롯한 종단협 30여 회원종단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하고 정부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에 적극 동참하고자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지침은 9월3일부터 16일까지 2주 동안 시행된다. 그 어느 이웃종교보다 방역에 있어서 선제적으로 대응한 불교계는 정부·지자체, 일부 언론으로부터 편협한 차별 대우를
인도 초기불교 승가에서 하안거 해제일에 맞춰 스님을 공양했던 풍속이 불교전래와 함께 중국에 전해지게 된 명절이 우란분절이다. ‘우란분’은 스님에게 올리는 옷감, 곡식, 음식 등의 공양물 등을 그릇에 담고 그 위에 꽃으로 장식한 것을 이른다. 시간이 지나며 스님 공양 의미뿐만 아니라 조상천도를 위한 의식으로 변모되어 갔다. 학계에 따르면 우란분절에 도교적 색채가 짙게 가미되며 ‘중원절’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중국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음력 7월15일을 백종일, 백중절, 백중, 백종 등으로 다양하게 불려왔다. 관련 연
법보신문이 불교계 오피니언 리더 1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어떻게 보는가?’ 설문조사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응답자의 81.9%가 찬성한 것이다. 반대는 3.6%에 불과했다. 그동안 이 법의 제정에 적극적 지지를 보였던 불교계 여론이 ‘거품’이 아니라 ‘사실’이었음을 방증한다.우리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차별금지법’이라 하면 ‘개별 차별금지법’과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말한다.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장애인차별금지법’, 고용 영역에서의 차별을 금지하는 ‘
8월 21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24명으로 늘어 누적 확진자가1만6670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본격화된 8월14일부터 하루 확진자가 8일 동안 연이어 세 자릿수를 기록했는데 하루 평균 225.5명이다. 이것은 올해 2월과 3월의 대구·경북에서 촉발된 대유행 상황에 이르는 수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검토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그 이유를 이렇게 전했다. “그간 방역당국이 역학조사 검사·격리조치로 유행을 통제해왔지만, 현재의 유행 규모와 확산 속도
유례없이 긴 장마와 폭우는 전국의 사찰에도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보 10호인 남원 실상사 백장암 3층석탑 주변 담장 일부가 파손됐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안동 봉정사도 만세루 누수 등의 피해를 입었다. 문화재청 집계에 따르면 8월12일 기점으로 파손된 문화재는 국보 1건, 보물 4건, 사적 17건, 세계유산 1건 등 총 47건이다. 이중 불교문화재는 국보 1건, 보물 4건, 사적 1건, 세계유산 1건 등 총 7건으로 전해졌다. 엄청난 재해로 인해 피해를 입은 각 사찰의 대중이 느낄 참담함을 헤아리기 어렵지만
조계종 승려는 사유재산을 소유할 수 없다. 결혼을 허락하지 않는 종단의 특성상 독신으로 살아야만 한다. 이러한 원칙은 무소유 정신을 실천해 가며 수행에 매진케 하는 중추 역할로 작용하고 있다. 인천의 사표가 유독 조계종에서 많이 배출되는 연유이기도 할 것이다. 반면 난점도 수반한다. 평생 머무를 주거 공간 확보와 노후대책 설계가 매우 어렵다. ‘시봉’문화가 퇴색되어 가는 현실을 감안하면 노년에 이르렀을 때 자신을 돌보아 줄 사람조차 없을 게 자명하기에 노후 불안감은 커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장래의 노후문제에 앞서 당장 눈앞에 닥쳐온
최근 경기도가 ‘나눔의집’ 법인 임원 전원에게 직무집행 정지를 통보했다. 경기도가 기존의 임원들까지 해임시킨 후 ‘나눔의집’을 흡수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팽배하고 있는 가운데 교계는 이재명 지사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나눔의집’이 특별점검을 받기 시작한 지 5일 만에 이재명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감사결과를 올리며 후원금 관리·운영에 대한 부적절한 문제를 거론한 바 있다. ‘나눔의집’이 후원금을 횡령하고, 할머니들을 학대하고 있다는 보도를 일부 방송과 신문들이 쏟아내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 지사의 언급은 시민들에게 ‘나눔
신라의 자장 스님은 중국 오대산에서 이운해온 부처님 진신사리를 통도사에 봉안하며 금강계단을 세웠다. 그리고 통도사 대웅전 북쪽의 편액 ‘적멸보궁’ 아래에 주련을 걸었다. ‘만대의 전륜왕이요 삼계의 주인/ 쌍림에서 열반하신지 몇 년이던가/ 진신사리 지금도 남아있으니/ 중생으로 하여금 예불을 쉬지 않게 하라!’ 자장율사의 뜻을 기억하고자 통도사 사부대중은 다른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문장을 예불문에 새겼다. ‘이 절을 창건하신 남산종의 종주 자장율사께 지극한 마음으로 목숨 바쳐 귀의하며 예를 올립니다!’ 통도사가 한국의 대표 ‘
조선시대 ‘억불숭유’처럼 국가의 강력한 정책에 의해 절의 기능을 잃어야만 했던 산사도 있었지만 전쟁은 한순간에 산문을 닫게 했다. 몽고 침입으로 폐사된 경주 황룡사, 임진왜란 때 소실된 남원 만복사, 6·25한국전쟁으로 무너진 금강산 유점사는 1000년 동안 이어져 온 법등이 끊긴 채 폐사지로 남아 있다. 현재 남한을 중심으로 전국에 산재각처한 폐사지는 45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예로부터 현자들은 사찰이 남긴 흔적을 기록해 두었다.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신증동국여지승람’ ‘여지도서’ ‘
금둔사 조실이자 원로의원인 지허 스님이 태고종 제20세 종정으로 추대됐다. 만우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56년 선암사에서 지우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62년 전주 관음선원에서 묵담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합천 해인사 용탑선원과 양산 통도사 극락선원, 통영 미래사 토굴 등에서 정진한 지허 스님은 고암, 경봉, 전강, 구산 스님 등 당대 선지식에게 법을 청하며 가르침을 받았다. 이후 선암사로 돌아온 지허 스님은 도량 내에 토굴을 짓고 3년 동안 두문불출한 채 정진하며 선암사만의 독특한 선풍을 이어갔다. 태고총림 선암사
선학원이 임시 이사회를 열어 20대 선학원 이사장에 송운 스님을 선출했다. 새로운 이사장을 맞이하는 선학원에 쏠린 교계의 시선에는 우려와 기대가 뒤섞여 있다. 이같은 우려의 이유는 조계종과 대척점에 서면서까지 선학원 독자노선을 걸은 것은 물론 창건주·분원장들의 권익을 외면한 채 이사회의 권한만을 키워왔다는 비판에 직면해 온 법진 스님의 궤와 함께했던 송운 스님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9월17일로 임기 만료되는 이사들 대부분이 법진 스님의 뜻과 함께 한 인물들로 알려져 있는데 모두 다시 선출됐다. 이사들이 그대로 포진한 상황에서 송운
광주광역시가 7월8일 지역 코로나19 재확산 진원지를 ‘광륵사’가 아닌 ‘금양오피스텔’로 결론 내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충분한 역학조사도 거치지 않고 교회와 함께 사찰을 고위험시설로 지정하려 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광륵사발 확산’ 명명의 보도가 쏟아지기 시작한 건 6월29일이다. 방역당국은 지역사회의 코로나19 ‘2차 유행’을 우려해 광륵사 시설폐쇄와 집합금지 행정조치를 내렸다. 광주지역과 연관된 확진자가 전주와 파주에서도 발생하자 ‘N차 감염’까지 우려했는데 이마저도 ‘광륵사발 N차감염’으로 보도됐다.광륵사가 코로나19 재
국보·보물로 지정된 건조물문화재 622건, 부속기록물 1485개, 관련 기록물 4만579개를 전수조사 한 문화재청이 올해 12월까지 관련 자료들의 목록화(DB)를 구축할 것이라고 전해왔다. 아울러 이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누리집’ 등 온라인에 게재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문화재청이 집대성하고 있는 자료 중에서도 현판, 주련, 비문, 각자, 묵서 등을 포함한 부속기록물에 눈길이 쏠린다. 현판과 주련의 대부분이 사찰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이에 대한 번역작업까지 마쳤다고 한다.사찰에서는 ‘현판’이라는 용어보다는 ‘편액’
정세균 총리가 7월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최근 교회, 사찰 등 종교시설을 통한 감염사례가 수도권, 비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며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못해 감염이 계속된다면, 정부는 국민안전을 위해 불가피하게 종교시설을 고위험 시설로 지정하고 강력한 제한 조치를 시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설득력 없는 행정편의주의 발상이다.방역 당국은 이미 오래 전에 ‘종교시설’이 아닌 ‘개신교 교회’를 대상으로 “국민안전을 위해 불가피하게 고위험시설로 지정”했어야 옳았다. 필요성을 인지
나눔의집 일부 직원들이 제기한 공금횡령 및 할머니들 학대 진상을 조사하겠다는 시민단체들의 현장조사로 기대를 품게 했던 정상화가 또 다시 교착상태에 빠졌다. ‘할머니들 학대’에 대해서는 의견조차 들으려 하지 않은 채 내부고발 직원들만 두둔하는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나눔의집 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6월23일 법인 이사진 및 시설운영자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중도적 입장과 객관성을 견지하며 진상 파악에 나설 시민단체들이라 판단했기에 나눔의집 이사진과 시설운영자는 흔쾌히 동의했다. 그러나 진상조사위는 24일 면담에서 “할머니들의 학대, 후
미국으로 반출된 이후 LA카운티박물관이 소장해 온 설악산 신흥사 ‘영산회상도’ 1점과 ‘시왕도’ 3점이 66년 만에 원소장처로 돌아온다는 낭보가 날아들었다. 예정대로 ‘영산회상도’가 7월 중에 돌아온다면 신흥사는 9월로 예정된 수륙재를 통해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한다. 교계의 이목이 집중된 ‘신흥사 영산회상도’의 원제목 한자는 ‘神興寺 靈山會上圖’이다. 1995년 ‘영동불교를 새롭게 일으킨다’는 서원을 담아 지금의 신흥사(新興寺)로 바꿨다. ‘영산회상도’가 미국으로 흘러들어간 건 6.25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6월 이후로 전
조계종이 한국불교문화체험관과 광제사 대웅전 건립에 착공했다. 2014년 세종신도시 종교용지를 매입한 지 6년만이다. 한국불교전통문화 선양과 세종신도시 포교의 중심이 될 도량이기에 사부대중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불사다. 신도시 포교와 관련해 주목해 볼만한 자료가 있다. 1985년부터 2005년 사이의 ‘경기도 종교별 점유율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통계청 자료인데 신도시에서의 포교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20년 동안 경기도의 불교인구 성장률은 1.40%로 나타났다. 반면 개신교는 102.34%, 가톨릭은 125.87%로 급성장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 인권의 보편적, 절대적 가치를 담은 세계인권선언의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한다.2020년 6월18일, 세계경제 10대 대국인 대한민국의 법을 제정하는 국회의사당 주변에는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과 이주민 인권 활동가들이 함께 했다. “대한민국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체 차별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오체투지로서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하루 앞선 6월17일에는 불교를 비롯한 원불교·개신교·가톨릭이 주축이 된 4대 종단 이주·인권 협의회가 명동 가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