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과 그 권력을 집행하는 관리뿐 아니라 관료의 공급 기반인 양반 사대부들의 집중 공격을 받으면서도 조선불교가 500년을 버텨낸 것은 기적에 가깝다. 그 뒤 일제강점기 35년과 미군정 3년, 이승만 정권 12년과 수십 년 이어진 군부 독재정권을 거치며 겪은 한국 현대불교의 굴욕과 치욕은 ‘숭유억불’을 국정 지표(?)로 내세운 조선시대에 비해 작다고 할 수 없었다. 그리고 1987년 이른바 민주화 진행 이후에도 ‘전통과 관습’이라는 이름으로 수백 년 쌓여온 구습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한참 동안 권력에 끌려 다니거나 자청해서 권력을 따
“출가한지 60년이 넘어 처음으로 맡게 된 공적인 자리입니다. 모든 걸 놓아야할 때에 소임을 맡게 돼 마음이 무겁습니다. 주어진 기간 역경이라는 대작불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동국대 구성원들과 종단, 그리고 불자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기원합니다.”지난 4월 동국역경원장으로 임명된 혜거 스님이 5월11일 동국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동국역경원의 향후 운영 방향과 목표 등을 설명했다. 스님은 “갑작스레 역경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장고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며 “동국역경원은 불교의 과거 성과를 연구해 미래를 준비하는 기관인
대승불교의 정수를 담고 있으며 한국불교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던 화엄경 번역서 출간이 최근 잇따르고 있다. 화엄경 원문에서부터 역사상 뛰어난 화엄주석가들의 해설서까지 우리말로 속속 옮겨지면서 화엄경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화엄사상·신앙 확산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부처님 세계의 장엄이자 보살도 및 깨달음의 지침서라는 화엄경은 방대함과 심오함으로 인해 번역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출판사들도 선뜻 마음을 내기 어려웠다. 그러나 2016년 이후 ‘화엄경 르네상스’라고 불릴 만큼 화엄경 출판이 비약적으로 늘어 큰 관
비구니수행자가 출가·정진 과정에서 겪게 되는 모든 상황에 대해 계율에 맞는지를 점검하고 나침반으로 삼을 ‘비구니계포살본’이 한글로 편역, 출간됐다. 종단 안팎에서 잇따르는 비불교, 파승가의 문제로 종단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비구니계 주도로 ‘승가의 청정과 화합을 지켜주는 갑옷’으로도 불리는 계율을 총망라한 ‘비구니계포살본’이 출간됨으로써 청정화합승가 구현의 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봉녕사 금강율학승가대학원(율주·대학원장 적연 스님. 이하 금강율원)은 최근 ‘비구니계포살본’을 출간하고 오는 3월11일 봉녕사에서 열리는
남양주 봉선사(주지 초격 스님)가 현재 봉선사의 토대를 세운 운경 스님 원적 20주기를 맞아 추모집을 발간해 봉정했다.봉선사는 2월16일 경내 청풍루에서 ‘기흥당 운경선사 20주기 기신재 및 추모집 봉정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법회에는 봉선사 조실 월운, 회주 밀운 스님과 운경문도회 문장 의정 스님을 비롯한 문도회 스님, 군법사 스님 및 삼보불교학생회 출신 불자 등 사부대중 300여명이 참석해 운경 스님을 추모하며 가르침을 되새겼다.운경 스님은 1920년 16세 되던 해 봉선사 대허 스님 문하로 출가했다. 불법을 바르게 배우고 익혀
교종본찰 조계종 제25교구본사 봉선사(주지 초격 스님)가 2월2일 경내 청풍루에서 능엄승가대학원 졸업식을 가졌다.주지 초격, 능엄승가대학원장 정원 스님을 비롯해 사부대중 400여명이 동참한 이날 졸업식에는 능엄승가대학원 연구과정 8기생 인성 스님과 전문과정 10기생 혜연, 서현, 고부, 원종 스님이 졸업증서를 받았다. 초격 스님은 이날 조계종 교육원장 진우 스님을 대신해 연구과정 졸업생 인성 스님과 전문과정 졸업생 고부 스님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초격 스님은 치사에서 “교종본찰 봉선사는 근대 봉선사 중창주 월초 스님을 비롯해 운허
부처님 가르침을 쉽고 바르게 전달하기 위한 조계종의 경전·의례의식의 한글화사업이 10년을 맞이하면서 전통을 고수해온 천년고찰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해인사, 봉선사 등 일부 교구본사에서 조석예불과 사시불공뿐 아니라 천도재까지 의례의식을 우리말로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12교구본사 해인사는 지난해 예불과 법회는 물론 천도재와 제사까지 모든 의식을 우리말로 진행하기로 결의했다. 현재 해인사에는 ‘반야심경’을 비롯해 칠정례와 ‘천수경', 축원 등을 조계종 의례위원회에서 제정한 우리말 표준본을 사용하고 있다.변화는 지
재단법인 선학원의 정체성 문제는 조계종, 나아가 한국불교계의 오랜 고민이다. 왜색불교에 맞서 한국불교의 전통을 지키고 청정불교, 선풍진작을 이끌었던 선학원이 이제는 그 설립 정신과 정체성을 잃어버렸다는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재단법인이라는 특성을 악용한 폐쇄적인 운영 방식과 전횡, 여직원 성추행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법진 이사장과 이를 비호하는 이사회에 대한 비판여론도 날로 거세지고 있다. 본 기획은 역사의 흐름 속 선학원의 설립정신을 조명하고 설립 후의 변화를 확인함으로써 현재 선학원 문제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적되고
영축총림 통도사의 역사를 현대어로 풀어내는 ‘신편 통도사 사지’와 관련해 준비 과정과 연구 성과를 점검하고 추가 연구위원을 위촉하는 중간 보고회가 열렸다.통도사(주지 현문 스님) 영축문화연구원은 12월7일 통도사성보박물관 문화센터에서 ‘신편 통도사 사지 발간 중간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 현문 스님을 비롯한 사중 스님들과 연구위원 등 사부대중 50여 명이 동참했다. 이날 보고회는 삼귀의 및 반야심경, 추가 연구위원 위촉, 주지 스님 인사, 경과보고, 집필진 소개에 이어 연구위원 중 중앙승가대 교수 자현
많은 불자들이 이산교연 선사의 발원문에서 큰 감동을 받는다. 내 친구도 그의 발원문에서 깊은 종교적 신심을 느낀다. 당신도 그럴 것이다. 나옹선사의 행선축원과 더불어 가장 많이 애송되는 발원문이 교연선사의 발원문이다. 한때 ‘이산혜연선사 발원문’으로 알려진 그의 발원문은 오래전부터 우리말로 읽혀졌다. 아쉬운 것은 이산교연이 바로 이 발원문의 저자인지 아직 확실하지 않으며, 그의 생애와 사상이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단편적인 지식으로 이 글을 쓸 수밖에 없었음을 고백한다. 이산교연(怡山皎然)은 720년경 태어나서 7
“어려운 여건 속에서 법보신문 구성원들이 함께 힘을 모아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법보신문의 법보시운동 또한 한국불교를 위해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조계종 제25교구본사 교종본찰 봉선사 주지 초격 스님은 교도소와 군법당, 병원법당에 법보신문을 보내는 법보시 불사에 동참했다.10월15일 봉선사 운하당에서 만난 스님은 주지진산식을 준비하는 바쁜 와중에도 흔쾌히 시간을 내어 법보신문 법보시에 동참했으며, 교도소와 병원법당, 군법당 중에서 특별히 군법당 불자장병을 위한 법보시를 당부했다.스님은 현등사와 보광사
정부는 법에서 규정한 조직과 기구를 통해 국가를 통치하고, 종교는 자체적으로 규정한 법을 통해 전법을 펼친다. 실행방법 상으로는 큰 차이를 보이지만 국민의 행복을 이끌어야 한다는 동일한 목표를 갖고 있다. 특히 한국불교는 국민의 삶을 고양시키는 일이라면 언제든 국가·정부의 협력자 역할을 자처해 왔다. 아울러 고통을 덜어내는 일에도 팔소매를 걷어붙였다. 불교사상이 갖는 화해와 포용성에 기반한 행보라 할 수 있다.6·25한국전쟁으로 이 땅에 주검이 쌓여갈 때 고승들이 부산으로 운집했다.(1951) 훗날 조계종 종정을 역임하며 ‘산은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