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도 베르돌루치는 부친의 친구인 파졸리니 감독의 조감독으로 입문하여 ‘파리에서 마지막 탱고’로 주목할 만한 감독으로 부각됐다. 그 후 청나라 마지막 황제를 다룬 ‘마지막 황제’(1987)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였으며 동양문화에 대한 관심은 ‘리틀 부다’(1993)로 이어졌다. 티베트 불교의 전통은 법통을 환생한 인물로 승계한다. ‘리틀 부다’는 환생한 라마 도체를 찾는 서사이면서 영화 속 영화로 고타마 싯다르타 이야기가 삽입돼 붓다영화(Buddha film)로 귀결된다.첫 장면에서 양이 전생에 인간이었다는 우화로 환생에 대
이전은 ‘참선자’가 ‘호흡’ 사이에 ‘생사’가 있음을 명심하고 ‘마장’을 점검해서 ‘화두’와 하나가 되어 정진해야 한다고 설했다. 23장은 “‘말을 배우는 사람들이 말할 때는 깨친 듯해도 경계를 대하면 도리어 미혹한다’는 것은, 말과 행동이 ‘상위(相違, dvanda)’하다는 것이다”이다. 즉, ‘바른 참선’의 척도는 ‘언행’에 있다. ‘경덕전등록’에서 서룡(瑞龍幼璋, 841~927)은 “신통하고 괴이한 것으로 ‘나의 일(선법)’을 간섭 말라. 만일 말 배우는 자들이 스스로 자기를 살펴서 잘못을 알지 못하면 바로 허공 속에서 꽃을
‘종교와 문화예술의 콜라보’를 통한 포교에 앞장서 온 쿠무다가 신축 불사 중인 복합문화공간인 ‘명상문화센터’의 상량식을 봉행하고 원만한 불사 회향을 발원했다.쿠무다(이사장 주석 스님)는 5월16일 부산 송정해수욕장이 보이는 구덕포 자락 신축 건물에서 ‘복합문화공간 명상문화센터 상량식’을 봉행했다. 행사는 지하2층, 지상 8층의 신축 건물의 골격이 완성된 건물 내 4층에서 봉행됐다. 상량식을 위한 불단의 중앙에는 상량보가 놓였다. 상량문은 국가무형문화재 제48호 단청장 보유자 동원 스님이 썼다. 송정 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고 파도 소리
‘3분 호흡 공간명상’은 슬픔이나 분노, 불안이나 스트레스에 압도당할 때 자신을 되찾고 자각을 회복할 수 있게 하는 ‘응급 명상’이다. 호흡이 고르지 않고 감정이 고조되거나 마음이 정신없이 날뛸 때 매우 유용하다. 이 명상은 마음챙김 명상의 핵심 요소를 세 단계로 압축한 것이다. 각 단계마다 1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아주 간단하고 쉽지만 그것을 잊지 않고 실행하기엔 결코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언제라도 이 명상을 할 수 있다. 불안이나 자신을 공격하는 생각이 내면에서 올라
“마음을 어떻게 쓰고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모든 것이 바뀝니다.” 이 주장이 담긴 대승불교의 유식론은 놀랄만큼 과학적인 이야기입니다. 물리학 중에서도 양자물리학은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을 이야기합니다. 모든 것은 하나로 통하기 때문에, 상호 연결이 되어 있기에 불교에서는 “번뇌 즉 보리”라고 하였습니다. 번뇌가 어떻게 보리일까요? 고통이 있을 때 그 고통은 행복으로 바뀝니다. 가장 큰 고통이, 불안이 가장 큰 행복임을 경험하게 됩니다. 자연적 순환 과정에서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고통의 상처가 깊을수록 감정의 농도도
재일조선인 1세들의 처절한 생존을 상징하는 음식이 ‘호르몬(ホルモン, 곱창)’이다. 일본인이 먹지 않아 버리던 호르몬을 가져와 1세들은 가게를 열어 척박한 환경에서도 삶을 개척해 나아갔다. 이렇게 정착하여 형성된 곳이, 지금은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오사카 츠루하시(大阪 鶴橋)의 코리아타운이다. 그러나 이곳이 생긴 배경이 우리의 슬픈 역사와 관계 깊다는 것을 많은 이들은 알지 못한다. 강제징용으로 끌려온 희생자와 그들의 가족과 후손들이 터를 잡았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뿐.재일동포 가운데는 제주도 출신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오사카
자애명상은 심오한 방식으로 우리의 가슴을 일깨운다. 자애(lovingkindness)는 우리가 억지로 불러내지 않아도 오랜 침묵 가운데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자애의 마음은 한번도 거기 ‘없었던 적이 없기’ 때문에 격심한 분노 같은 마음 상태를 다스리는 데 유용하다. 우리를 압도하는 감정적인 마음 상태와 맺는 관계를 부드럽게 해주어 분노의 에너지에 완전히 굴복되는 일이 없도록 해준다. 열린 가슴으로 비반응적이고 비판단적인 현존에서 알아차리면 우리는 분노나 슬픔 혹은 그 무엇이라도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알아차림 속에서
홍상수가 등장했을 때 한 평론가는 ‘뒤늦게 도착한 모더니스트’라고 했고 다른 연구자는 ‘일상의 발견자’로 이름 붙였고 보다 진지한 이들은 ‘욕망을 찾아 배회하는 주이상스의 대변인’으로 평가했다. 허문영은 홍상수 영화의 서사를 ‘남자(들)은 여인과 만나 동침하기 위해 노력하며, 여인은 그의 요구를 일시적으로 받아들이지만 그의 곁에 머물지 않는다’로 간명하게 요약했다. 김시무는 홍상수의 텍스트는 발자크의 ‘인간희극’으로 보았다. 발자크는 인간희극이라는 이름으로 97편의 소설을 집필하였으며 등장인물이 2000명이 넘고 그중 460명이 반
한 승이 동산에게 물었다. “달마조사께서 서쪽서 온 까닭은 무엇입니까.”동산이 말했다. “동산 계곡의 물이 거꾸로 흐르면 그때 말해주겠다.”여기에서 동산양개(洞山良价, 807~869)는 조동종의 개조이다. 질문한 승은 통방납자(通方衲子)라 불리는 사람인데, 그는 달마조사가 아무것도 전한 바가 없다는 도리는 아직 터득하지 못하고 있었다.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에서 조사는 보리달마이다. 당나라 시대에 형성된 소위 조사선(祖師禪)이라는 말도 달마조사를 상징하는 말에서 비롯되었다. 조사서래의는 일종의 화두로 제시되는 말인데, 그 처음은 탄
죽음 이후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종교와 철학은 그에 대해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크게 갈라져왔다. 삶에 대한 태도도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관점 차이로 크게 달라진다. 불교에서는 오랫동안 ‘윤회’를 기정사실로 생각했다. 붓다의 말씀에 대한 해석이 다양해짐에 따라 윤회에 대한 입장도 다양해지고는 있지만, 삶이 끝나면 모든 것이 끝난다는 것은 단견이라는 기본 생각은 그 모든 논쟁의 단단한 토대를 이룬다. “뇌 과학계의 칼 세이건”이라는 찬사를 받는 뇌과학자 데이비드 이글먼이 이 책을 쓴 것은 대학원 시절이었다. 그는 여덟 살
한 승이 석상에게 물었다. “화상의 진면목은 무엇입니까.” 석상이 말했다. “수염도 없는 자물쇠가 이리저리 흔들린다.”석상경제(石霜慶諸, 807~888)는 도오원지(道吾圓智)에게 참문하고 그 법을 이었으며, 20년 동안 석상산에 주석하면서 오로지 장좌불와(長坐不臥)로 일관하였다. 이런 까닭에 그 모습이 마치 고자배기와 같다고 해서 고목중(枯木衆)이라 불렸다.위의 내용은 역설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문답은 비유와 상징으로 가득하다. 때문에 뜻을 풀어내는 수단으로 언설이 필요하지만 언설은 단순한 언설 이상의 의미가 들어 있
이제 본격적으로 김명국의 ‘달마도’를 살펴볼 차례이다. 달마대사를 그렸다고는 하지만, 그 필선은 아주 간략하고, 어떻게 보면 몇 가닥의 기괴한 선으로 이루어진 덩어리처럼 보일 뿐이다. 달마를 그린 것이라고 하니까 달마로 보는 것이지, 만약 아무런 언질도 없이 갑자기 들이민다면 이것이 과연 무엇을 그린 것인지 고민 좀 해봐야할 것 같다. ‘달마’를 버리고 보면 눈덮인 산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거대한 파도, 혹은 바위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거기다 현대의 미술작품들이 테크닉이나 정교함이라는 것은 마치 한물 간 옛 미술의 잔재로 취
동안거 마치고 문을 여니 산천이 봄이로다. 설레는 봄, 물 오르는 산천, 야! 이 물건이여, 마하반야바라밀!“위없는 보리가 이것으로 쫓아나니 만길 언덕위에 외발로 섰도다. 동과 서, 남과 북을 묻지 마라. 달마가 조계의 길을 알지 못하도다. 한 비결이 있으니 주장자를 세워 법상을 친다.”(만공 스님 법어)분별 전, 이름 붙이기전, 새벽의 별무리 시원함이 세상을 덮어 한 없이 편안하다. 생명의 심장이 둥글둥글 친절하다. 지심인가 삼계대사요 사생자부로다. 시동이 걸려 절실해지니 백억부처님이 무심해졌네. 여름이면 북쪽으로 겨울이면 남쪽으
선의 근원은 ‘한 물건, ○’으로 표현하는데, 생하는 것도 멸하는 것도 아니며 이름 붙일 수도 모양을 그릴 수 없는 본체라고 했다. 이어지는 2장에서는 선의 작용을 설하니, “부처님과 조사가 세상에 출현하신 것은 바람이 없는 데에 풍랑이 일어난 것이다”라고 한다. ‘금강경 25장 분별없는 교화’에서 “아상과 법상이 끊어져 집착이 없는 근원에서는 중생도 없고 제도하는 사람도 없다”고 했다. 즉, 선에서 작용은 둘이 없다는 말이다.서산의 해석은 “부처님과 조사는 세존과 가섭이다. 세상에 출현하신다는 것은 대자대비를 체로 하여 중생을 제
선학원을 설립하고 일궈 온 선지식들의 발자취는 곧 한국불교 전통과 청정불교를 지켜 선맥을 계승하고자 했던 당시 불교계의 원력을 대변한다. 일제강점기 혼란 속 왜색불교에 맞섰고, 해방 이후 만연한 식육대처의 풍토 속에서 불교를 바로 세우려는 숭고한 뜻이 그 발자취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선학원의 과거는 현재 조계종으로 계승되는 한국불교의 원대한 흐름과 맥을 함께한다. 선학원 설립조사와 역대 이사장 상당수가 현재 조계종 주요사찰을 대표하는 스님들이었으며, 혼란의 시기 선학원을 중심으로 그 원력을 모아왔기 때문이다. 선학원 설립조사와 역
“백만원력결집·사회공헌으로 위상 높일 것”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아 신심이 더해가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지난 기해년은 감동과 환희를 줄 수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8년째 접어든 행복바라미 캠페인은 전국 20여개 지역문화제로 확대하여 불교계 대표 사회공헌사업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였습니다. 또 13년간 국내외 의료사각지대 이웃을 위해 꾸준히 봉사를 펼쳐온 사단법인 날마다좋은날 반갑다연우야 봉사단은 무료진료 300회를 진행하는 동안 4만명과 인연의 끈을 이어가며 아직도 세상은 살만
군주로서 항상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고, 전쟁의 공포에서 백성들을 구하고자 했으며, 죽어서도 우리국토를 수호하고자 원을 발했던 사람이 문무왕이다. 그는 살아서나 죽어서나 불법으로 나라를 지키고자 했다. 더불어 그는 커다란 봉분보다는 한 줌의 티끌, 바람에 날리는 재로 돌아가 왜국 일본이 우리를 넘보지 못하도록 동해 용왕이 되어 이 국토를 연민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문무왕(文武王, ?∼681)은 태자시절부터 부친 무열왕을 따라 전장을 누볐으며 왕이 돼서는 삼국을 통일한다. 그렇다면 그는 왜 삼국통일을 원했을까? 그 사연을 ‘삼국사기
오늘 법회에 오면서 문득 든 생각이 있었습니다. 30년 전 부산 국제시장에 갔을 때 콩나물 파는 분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30년 후에도 그분은 그 자리에 똑같이 앉아서 콩나물을 팔고 계셨습니다. 30년 동안 그분이 들고 다녔던 그 콩나물 바구니 안에는 얼마나 많은 희로애락이 담겨 있을까. 저기에는 아들을 낳고 며느리를 보고 손주를 키웠던 그분의 말할 수 없는 행복과 애환이 모두 담겨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저 자신을 돌아볼 때, 나는 과연 무엇을 했을까,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하는 생각으로 저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영문학자이자 시인인 금아(琴兒) 피천득(皮千得, 1910~2007)은 수필가로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현대문학’을 통해 수필가가 된 뒤에 필자는 선생께 편지를 보냈었다. 얼마 후 필자가 근무하던 ‘한국문학’으로 선생이 오셨다. 그러고는 롯데호텔 커피숍으로 데리고 가서는 차를 대접해 주셨다.그런데 차를 시켜놓고 나서 선생이 차를 마시지 않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체질이 매우 민감해서 커피만 마셔도 잠을 주무시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술을 못 마시는 거야 당연지사. 선생의 수필에 선생이 동료들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양주 시켜놓
“제40칙 : 여래께서는 중생을 불쌍히 여겨 양약을 처방하셨다.”석가모니 세존께서는 중생의 몸과 마음 등 병을 잘 치료하여 천하가 태평하도록, 인민이 안락하도록 잘 만드신다. 무엇이 마음의 병인가? 탐욕·성냄·어리석음이 병이다. 병이 있는 한 마음을 바로잡을 수 없고 그러면 망령된 감정을 좇아 이체본성을 거스르는 생각이 맹렬히 일어난다. 이 생각이 일어나는 한 반드시 자신의 욕망을 만족시키고자 살생하고 도둑질하고 삿된 음행을 저지르는 등 나쁜 마음이 변하여 곧장 갖가지 사실로 나타난다. 이른바 미혹으로 말미암아 업을 짓고 그 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