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16일은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10주기였다. 가톨릭에서는 이날을 전후해 김 추기경을 추모하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그가 머물던 명동성당 앞에는 LED 장미밭이 조성됐고, 명동성당 지하 1898광장에는 김 추기경을 기리는 사진전이 열렸다. 전시회에는 헤드셋을 쓰면 김 추기경의 생전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으며, 그를 기억하는 토크콘서트도 진행됐다. 서울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는 유품전이, 군위 생가에는 추기경이 되기까지의 삶을 기록한 전시가 일찍부터 방문객을 맞았다.가톨릭뿐 아니라 정부기관도 김 추기경 추모행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법보신문을 언론중재위에 제소했던 전준호 전 대한불교청년회장이 정작 심리 기일에 불참해 빈축을 사고 있다. 전 전 회장은 법보신문의 '‘전준호 대한불교청년회 전 회장 공금 횡령 논란’ 보도와 관련해 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보도의 악의성 운운하며 제보한 사실도 없고 횡령의혹을 문제 삼은 사람도 없다는 취지로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면서 임기 중 조계종 부패와 비리를 비판했고 조계종과 자신이 불편한 관계에 있어서 기사가 나왔다는 억지까지 보탰다.법보신문은 법적 대응까지 고려해 변호사 자문을 구했고
며칠 전 재단법인 선학원 기관지 ‘불교저널’에 실린 법진 이사장의 칼럼을 읽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여시아문’이라는 제하로 지난 2009년부터 매월 1편씩 10여년 가까이 써온 법진 이사장의 칼럼은 지난해 6월 이후 중단됐었다. 그러다 지난 1월30일 법진 이사장은 6개월여 만에 칼럼을 게재했다. 그런 만큼 관심을 모았다. 법진 이사장은 이번 칼럼에서 ‘구업(口業)’을 언급했다. “말은 내면에서 일어나는 의식에 기반한다. 말로 지은 죄를 흔히 구업이라고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벼린 날을 감춘 말은 세상을 험악하게 하지
지난 1월29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25대 대표회장에 선출된 전광훈 목사가 ‘정치’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기독교계 대표적 보수우파인사로 손꼽히는 전 목사의 한기총 회장 출마를 놓고 일찍이 기독교계 내부에서 제기됐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전 목사의 극우성향, 그리고 앞서 2012년과 2016년 총선에서 기독당을 배후에서 지원했던 그의 행적이 기독교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이미지를 증폭시키고 한기총을 변질시킨다는 지적이었다. 이 때문에 한기총 회장선거를 앞두고 한기총 자체의 해체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법진 선학원 이사장의 성추행 의혹이 사실로 확정됐다. 대법원은 1월17일 법진 이사장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법진 이사장은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 형에 처해졌다. 성폭력 치료강의도 24시간 이수해야 한다. 다른 성범죄자들과 함께 승복을 입고 성폭력 치료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개인뿐 아니라 불교계 전체에 부끄러운 일이다. 진심으로 참회하고 책임지지 않는다면 호되게 질타해야 할 일이다.하지만 침묵하고 있다. 법진 이사장의 여직원 성추행사건을 계기로 2017년 출범한 성평등불교연대(이하 성불연
언론에 따르면 국고보조금이 들어가는 사업을 따내기 위해 사찰 부담금을 대신 내주고 보조금을 타낸 업체 관계자 2명이 불구속기소됐다. 해당 사업은 ‘전통사찰 방재시스템 구축’으로, 검찰은 적발된 28개 사찰 전·현직 주지스님 가운데 돈을 공탁한 25명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공탁금을 내지 않은 3명은 약식기소했다. 문제가 된 전통사찰 방재시스템 구축은 문화재 보존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 시작된 사업이다. 2011년까지 매년 평균 48건의 화재가 발생해 연간 8억원에 육박하는 피해가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재와 도난 등 각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든다고 했다. 뜻이 모이자 세상이 움직였다.지난해 9월, 본지 칼럼을 통해 부산지역 시각장애인 불자들의 모임인 부광시각장애인불자회(회장 최재호)에서 정기법회 차량 봉사자를 애타게 구한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눈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정기법회는 부산 동구 영주시장 내 금광명사에서 매월 첫째, 셋째 일요일마다 봉행된다. 이 법회에 동참해 온 부산 북구지역 장애인 불자들을 위해 차량 지원을 하던 봉사자가 더 이상 봉사를 할 수 없게 된 상황이었다. 시각장애인들이 법회에 참
12월18일 열린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정기이사회에서 ‘불교인권위원회 산하단체 제명의 건’이 정식 안건으로 상정됐다. 불교인권위의 성향과 활동의 내용을 볼 때 종단협에서 분리해 시민사회단체로서 독립적 활동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적합하다는 의견이 제기됐기 때문이다.불교인권위는 1990년 창립해 독자적으로 활동해오다 2006년 이사회의 동의를 얻어 종단협 산하단체로 편입됐다. 편입 초기 종단협은 예산과 사무공간 등을 지원했으나 2014년 이후 이름만 등재돼 있을 뿐 어떠한 지원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제명의 건이 안건으로
며칠 전 한 원로 교학자 스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종립대학교수로 재직했던 이 스님은 조계종 기본교육기관 운영에 대해 한 걱정을 털어놨다. 스님은 “학인수는 갈수록 줄어드는데 사찰마다 예전 그대로 승가대학을 운영하다 보니 어떤 곳은 한 학년에 2~3명이 안 되는 곳도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제대로 된 교육이 되겠느냐”고 토로했다.이 노스님의 걱정이 아니더라도 기본교육기관 운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출가자 감소가 지속되면서 사찰승가대학에 입학하는 학인수 감소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지
“(칼럼 중)대통령이 바티칸을 방문해 교황을 알현했다는 대목이 마치 인권위나 저희 쪽에서 봤을 때는 꼭 (대통령이) 오는 것처럼 말씀하신 것처럼 연관시켜 보여져서 그래요.”청와대 춘추관으로부터 기자칼럼 ‘인권의날 기념식 장소 더 신중한 고민 필요하다’는 내용을 수정해달라는 전화가 왔다. 행정관이라고 본인을 밝힌 이모씨였다. 대통령의 일정을 기사에서 밝히지 않는 일명 ‘경호 엠바고’를 요청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 표현과 논리도 쉽게 이해되지 않지만 더 이상한 것은 해당 칼럼에서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언급한 바가 없다는 점이었다. 재차
12월10일은 인권의날이다. 지난 1948년 12월10일 열린 국제연합총회에서 세계인권선언이 채택된 지 올해로 70년을 맞이한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이를 기념해 인권의날 기념식을 개최키로 했다. 그런데 그 장소가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이다. 서울대성당은 불교계에도 그리 낯선 이름은 아니다. 1987년 박종철 고문살인사건으로 촉발된 6·10민주항쟁의 신호탄이 울린 곳, 푸른 눈의 납자였던 지선 스님과 진관 스님이 서슬 퍼런 군부의 감시를 피해 종루에 올라 민주항쟁을 선언한 곳이었다. 이제는 6월민주항쟁기념사업회 상임이사장인 지선 스님
최근 서울의 한 화랑에서 경매가 열렸다. 고서부터 탁본, 고지도 등 300여건에 달하는 물품이 경매에 올랐다. 감정액 10만원대부터 가격대가 다양했지만 가장 눈길을 끈 건 평가액 1억5000만원에 달하는 감로탱화였다. 이 화랑에서 진행되는 경매에서는 올해 초 평가액 10억원의 불화가 출품돼 눈길을 끈 바 있다. 당시 경매는 불발됐지만 불화의 진품 여부를 두고 한동안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성보문화재가 경매시장에 나오는 것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오랜 시간을 거치며 도난당하거나 소장자가 교체돼 개인이 소장하게 되면서 사찰을 떠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