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월결사 인도순례 ‘생명존중, 붓다의 길을 걷다’는 3월5일 24km를 걸어 고팔간지에 도착했다.순례 25일차를 맞아 제법 적응이 됐다 싶지만, 여전히 ‘노 프러블럼(No problem)’이 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쓰레기다. 아무 곳이나 마구잡이로 버리진 쓰레기도 그렇지만 마을 어귀마다 쓰레기가 산처럼 쌓였다. 더욱이 음식물, 일반, 재활용이 뒤섞여 악취가 진동하고, 여기저기 불까지 질러 메케한 검은 연기로 가득한 곳을 지나는 일은 곤혹스러운 일이다. 마음을 더욱 불편하게 하는 것은 그 아수라장 같은 쓰레기 더미를 뒤져 플라스틱
새벽 어스름에 길로 나섰다. 길에서 자고 길에서 일어나, 다시 길을 걷는 순례는 차량을 이용해 관광하듯이 다니는 여정과는 확연히 다른 감회를 불러온다. 부처님께서 가신 길을 따라 걸으며 부처님의 체취 가득한 성지로 향하는 길은 비록 고되고 험난한 고행과도 같지만 주마간산(走馬看山)처럼 성지를 스쳐지나갈 때와는 확연히 다른 감동을 전해준다.부처님께서 걸었던 그 길에는 부처님의 삶이 점점이 아로새겨져 있었다. 출가를 위한 결단과 수행에 대한 고뇌, 중생을 위한 연민과 아름다운 열반까지 그 모든 삶의 순간이 이어진 길은 그냥 길이 아니라
바이샬리에서 쿠시나가르에 이르는 길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열반의 길인 동시에 싯다르타 태자가 스승을 찾아 나선 새로운 여정의 공간이다. 이 길은 시작과 끝이 하나인 길이다. 마치 생과 사가 하나인 이치를 알려주는 것 같다. 불교와 다른 종교의 차이점은 싯다르타가 스승을 찾아 나섰다는 점이다.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등 오늘날 인류의 정신문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종교 가운데 그 창시자가 스승을 찾아 나선 종교는 없다. 이들 종교의 창시자로, 성인으로 추앙받고 있는 인물들은 대부분 신의 계시를 받거나, 혹은 스스로 성인의 반열에
상월결사 인도순례 ‘붓다의 길을 걷다’ 순례단이 3월2일 부처님과의 인연이 가득한 바이샬리를 떠나 쿠시나가르로 향했다. 하루 전 “석가모니불”을 합송하며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했던 근본사리탑을 지나 경찰의 안내를 받으며 좁은 골목길 따라 한참을 걸었다. 부처님께서 대열반의 여정을 위해 걸음 했을 바로 그 길이며, 탁발을 위해 제자들과 몇 번이나 다녀가셨을 그 길이다.인도순례 22일차 새벽행선은 부처님의 마지막 여정을 따라 걷는 것 때문인지 유독 고요한 가운데 진행됐다. 그동안 낮밤을 가리지 않고 쉴 새 없이 쏟아내던 노랫소리도,
석가족 여인들이 스스로 삭발하고 부처님의 뒤를 따랐다. 카필라성에서 바이샬리에 이르기까지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여정은 여성 출가를 둘러싼 부처님과 여인들의 팽팽한 줄다리기였다. 마하빠자빠띠는 아난다의 옷자락에 매달려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온화한 아난다가 그녀의 어깨를 다독였다.“세존이시여, 여자도 수행하면 남자와 같은 수행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까?”“물론 그럴 수 있다네.”“수다원과를 얻고, 사다함과를 얻고, 아나함과를 얻고, 아라한과를 현생에서 증득할 수 있습니까?”“물론이네, 아난다여.”
2019년 겨울 위례 상월선원의 동안거는 여느 동안거와는 사뭇 달랐다. 깊은 산중 일반인의 출입이 차단돼 오직 화두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고요한 선원의 정진이 아니었다. 안거를 위해 설치된 임시 천막선원 주변은 대규모 아파트단지 공사장이 이웃해 자재를 실어 나르는 차량들의 먼지와 소음, 그리고 굴착과 발파 등 중장비들이 쏟아내는 굉음으로 가득했다. 전국에서 찾아온 불자들의 응원과 기도, 각종 문화행사 등 상월선원 동안거는 몸은 갇혀있지만 저자 한복판에서 정진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고요 속에서 이룬 성취는 고요가 사라지면 쉽게 무
조계종 포교원이 순례 프로그램 확산과 ‘생명존중 붓다의 길을 걷다’ 상월결사 인도순례 원만 회향을 기원하기 위해 불자들의 염원을 모아 강원도 순례에 나선다.조계종 포교원(원장 범해 스님)은 2월28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2023 포교·신도단체 대표 및 실무자 간담회를 열고, 순례 계획을 공개하며 참여를 독려했다.포교부장 선업 스님은 “2023년은 한국·인도 수교 50주년의 해다. 종단 역시 이를 기념하는 한국 불교 세계화 사업 및 상월결사 인도 도보순례에 동참하고 있다”며 “총무원을 대표해 포교원장 범해 스님
“싯다르타 태자는 29세 되던 해 2월8일 모두가 잠든 깊은 밤 아버지 정반왕도 모르게 마부 찬타카와 함께 호화로운 왕궁을 빠져나왔다. 지나가는 바라문과 옷을 바꾸어 입고 반연(攀緣)을 잘라내듯 스스로 머리를 깎은 후 마부 찬타카를 다시 궁으로 돌려보냈다. 그리고 사문 고타마로서 수행자의 길을 걸었다.”경전에서는 부처님의 출가 모습을 이렇게 전하고 있다. 기원전 595년 음력으로 2월8일의 일이다. 상월결사 인도순례 ‘생명존중, 붓다의 길을 걷다’ 19일 차에 접어든 2월27일은 2600여년 전, 싯다르타 태자가 화려하고 안락한 왕
순례는 쉽지 않았다. 2주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매일이 버거운 날들이다. 길에서 자고 길에서 일어나, 걷는 것은 안락한 생활에 안주했던 몸과 마음이 편하게 받아들이기에 역부족이었다. 하루 일정은 새벽 2시에 시작됐다. 도량석에 맞춰 일어나 텐트 안의 짐과 침낭, 매트를 정리하고 의복을 갖추면 예불과 동시에 3시에 순례에 나선다. 빛이 들지 않은 길은 온통 칠흑 같은 어둠이다. 그 길을 오로지 대중들의 랜턴에 의지해 걸었다.여러 길을 걸었다. 아스팔트길, 흙길, 골목길, 고속도로. 편한 길은 없었다. 아스팔트는 파이고 곳곳이 부서져 조
동국대학교가 인도 나란다대학(Nalanda University)과 학술교류 MOU를 체결했다.학교법인 동국대 건학위원장 돈관 스님과 윤재웅 동국대 신임총장은 2월24일 인도 비하르(Bihar) 주 Nalanda지역 라즈기르(Rajgir)의 나란다대학에서 수나이나 싱(Sunaina Singh) 총장과 학술교류 협력을 논의했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으로 도보순례 중인 기획부총장 종호 스님, 정각원장 진명 스님과 황순일 불교대학장, 김용현 교수 등이 함께했다.이번 협약식은 상월결사 회주 자승 스님이 한국불교 중흥을 목표로 스님과 재가불자들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이 2월26일 교단 성장의 든든한 터전이 되어준 라즈기르를 떠나 날란다로 향했다. 라즈기르가 ‘법화경’과 ‘염화미소’의 고향이자 최초의 도량 ‘죽림정사’와 1차결집의 장소 ‘칠엽굴’ 등이 남아있는 교단 성장의 현장이라면 날란다는 세계 최초·최대 불교대학이었던 날란다사원, 수 많은 구법승들이 목숨을 걸고 찾아나섰던 교학의 중심지였다.날란다사원은 5세기 굽타왕조의 샤크라티디아왕이 창건했다. 이후 여러 왕들이 대를 이어 사원을 증축했다. 무려 6명의 왕들이 정성 들여 세운 날란다사원은 7세기 중국의 구법승 현장 스님이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이 17일 만에 수많은 법이 펼쳐진 도시이자 교화와 교단 성장의 든든한 터전이 되어준 라즈기르에 도착했다.2월25일 새벽 비까이푸르를 출발한 순례단은 제티안, 팔두를 거쳐 라즈기르 북동쪽에 위치한 영취산에 이르렀다. 날개를 접고 앉은 독수리 모양의 바위로 인해 ‘신령스런 독수리산’이라 불리는 영취산은 부처님께서 ‘법화경’를 설한 장소로 불화 ‘영산회상도’의 무대로 불자들에게 각인돼 있다. 또 부처님께서 설법 중 말없이 연꽃 한 송이를 들자 마하가섭만이 이를 알아듣고 미소를 지었다는 염화미소(拈花微笑)의 역사적인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