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학계와 종교계,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 할 것 없이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각종 행사로 떠들썩하다. 불교계도 3·1운동 관련 학술사업과 다양한 이벤트가 예고되었다.하지만 불교계에서 3·1운동에 대한 관심과 탐구를 심화시키고 그 의미를 현재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고, 지금 불교계가 3·1운동에서 어떤 가치를 발견해야 되는지 숙고해볼 필요가 있다.지난 20년 동안 불교근현대사 연구는 엄청난 성장을 이루었다. 연구주제도 다양화되고 불교계 독립운동에 대한 연구도 진척되었다. 하지만 일반
1100여명의 유대인을 구한 스토리의 영화 ‘쉰들러 리스트’가 2019년 1월 재개봉된다고 한다. 이 소식을 접한 후 독일인 존 라베 등이 떠올랐다. 존 라베는 1937년 중일전쟁당시 난징의 독일 지멘스의 지사장으로 있으면서 30만명이 일본인들에게 학살되는 것을 보고 일본군이 못 들어오게 조계지역을 만들어 난징시민 20만명을 살렸다. 중국에서 의인 칭호를 받는 그는 역설적이게도 나치당원이었다. 또 1939년 2차대전의 전범국 일본의 리우투아니아 외교관 스키하라 지우네는 본국의 명령을 어기고 죽음의 위기에 처한 유대인 6000여명에게
인도를 다녀온 사람들은 안다. 먼지가 하얗게 일어나는 그 길이 얼마나 척박한 지, 그리고 그 다양하고 차별적인 인권침해의 삶들이 얼마나 처참한지를. 이곳이 부처님께서 평등을 부르짖던 땅이었다. 부처님은 그 시대 기층민들이 받는 인권침해와 불평등한 삶을 평등의 지위에 올리기 위해서 부단하게 노력했다. 이로 인해 기득권 세력들에게 수없이 많은 견제와 박해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부처님은 묵묵히 그길을 걸어갔다. 이런 구조적인 차별의 문제는 부처님이 현존하던 시대에도 있었고, 오늘날에도 존재하고 있다.처음 여성폭력과 여성인권에 관심을 갖
북미관계가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북미 고위급 회담이 불발되면서 교착 국면이 길어지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면 한반도 비핵화의 과정이 역시 쉬운 길은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올 초, 북한의 신년사를 계기로 평창 올림픽 참가,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그리고 싱가포르에서의 세기적 북미 정상회담 등을 거치면서 금방이라도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가 손에 잡힐 듯 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초기의 낙관적인 예상과는 달리 북한과 미국이 서로가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는 교환에 실패하면서 지금은 북미간 협상마저 교
근대 이전의 사회에서 학문의 분야들은 그리 다양하지 않았다. 인문학자가 과학자였고, 과학자가 또한 사회학자이기도 했다.그런데 근대 이후에 각각의 분과 학문들이 생겨나면서, 인간의 삶 전체를 향해 열려 있던 시각 역시 그 분과학문들의 영역에 따라 시야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그런 양상들 중에 한국불교를 전공하는 필자가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 것은 한국사 쓰기이다. 한국사 관련 책들을 읽다 보면 유독 불교와 관련한 부문에 대한 의도적 도외시가 눈에 많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전공이 전공이다 보니 좀 더 많이 심각하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을
“첫 아이를 낳고 돌아오는 승용차 안이었어요. 전 아이를 안고 뒷좌석에 앉아 있었죠. 그때 어떤 낯선 느낌이 드는 거예요. 남편이 운전하는 뒷모습을 처음 본 거죠. 아이를 낳기 전엔 항상 남편 옆 조수석에 앉아 있었죠. 운전하는 뒷모습을 볼 일이 없었죠. 짠한 마음이 들더군요. 남편의 어깨가 더 무겁고 축 처진 것처럼 보였어요. 빠듯한 살림에 식구가 하나 더 늘었으니 그 부담이 어땠을까. 지금도 그 순간을 떠올리면 눈시울이 시큰해져요.”지난 3월 충북 괴산에서 귀농자, 귀촌인 여성들에게 글쓰기 워크숍을 했다. 거기 참석했던 한 분의
한 해를 마감하는 12월이다. 우리 민족의 정서상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새해는 설날이 기준이 되고 있기도 하지만, 국가나 사회의 모든 행정절차는 12월이 막달이다. 특히 이달 둘째 날(2일)은 국가의 내년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날이라 그에 관한 뉴스가 연례적으로 반복되기도 한다. 또 동지가 들어 있어 동짓달이라고도 하며, 절에서는 동지불공과 기도를 올린다. 동지에 대한 풍속 등은 널리 알려졌으니 별로 언급할 것이 없겠으나 동지와 관련된 사찰 안팎의 문화나 현대인의 삶과 관련해서는 좀 더 살펴봐야 할 것이 있지 않을까 한다.
1993년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노래가 있었다. 탤런트이자 영화배우였던 신신애씨가 재미있는 가사를 붙여 발표한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노래다. 이 노래 가사에는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짜가가 판친다’라는 대목이 있다. 당시 이 가사는 세태를 풍자하는 코믹한 표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1993년이면 우리 사회가 대량소비 사회로 진입하면서 유명 브랜드의 상품을 선호하게 되고, 이를 이용한 거짓 상술이 점차 커지고 있던 시기였다. 이런 시기이니 만큼 그 당시로서는 이러저러한 가짜 상품에 대한 경각심과 이를 단
법보신문이 창간 30주년을 기념하는 법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축하하고 축하할 일이다. 축하하고 함께 기뻐해야 마땅할 일이다. 하지만 마냥 기뻐해야 할 일만은 아니다. 그만큼의 세월이 쌓인 무게를 짊어지고 나아가야 하는 내일이 있기 때문이다. 시간의 무게는 때로는 내일을 향한 원력(願力)의 버팀목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여곡절로 쌓인 간난으로부터의 신고(辛苦)의 결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조선왕조 전반의 200년이라고 달랐을까만, 후반의 250년 역시 사찰, 그리고 그 사찰에서 내일을 향한 원력을 버팀목으로 온갖 간난을 지탱해야 했던
지난 11월5일자 교수신문은 ‘교수 추천 도서 베스트 30’을 발표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1위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논어’ ‘기독교성서(성경)’ ‘자본론’ ‘호모데우스’ ‘삼국지’ ‘토지’ ‘총, 균, 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로마인 이야기’ 등이 10위 안에 랭크됐다. 불교 카테고리로 분류될 수 있는 책은 법정 스님의 ‘무소유’가 유일했다.불교출판사에 다녔던 어느 편집자는 이 기사를 페이스북에 링크하며 “종교 부문에 불교 경전과 논서들이 단 한 권도 없다는 것은 불교 콘텐츠가 지식인 사회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한
웬 논설, 웬 의례,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논설이나 의례라는 어휘의 현재적 역을 수용하면 당연하다. 하나 관점을 조금 달리해서 논설이나 의례를 보면 논과 설을 의례적 성격으로 논해보려는 것임을 추측하는 데 어려움을 없을 것이다. 지난 9월 ‘법보신문’ 1456호 기사에 따르면 올 하반기 불교주제 학술대회가 60여개나 열린다고 한다.학회는 논문이 발표되고 그것의 다수는 주제에 대해 논의와 자신의 주장을 대중과 세상 앞에 풀어내는, 고백하는 도량으로, 논과 설이 춤추는 의례 현장이라고 할 수 있다.한 학회에 평균 4~5편의 논문이
평양 공동선언 이후 남북의 군사분야 합의서가 하나씩 둘씩 실천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판문점 지역의 지뢰 제거 및 비무장화, 그리고 자유로운 이동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판문점은 남북 적대의 상징이었다. 1976년 8월에 일어났던 소위 ‘도끼만행 사건’으로 판문점 지역은 공동경비구역에서 분할경비구역으로 바뀌었다. 정전협정에 의하면 비무장한 소수의 경비병력, 그리고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되었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판문점은 양측이 무장한 채로 서로를 차갑게 응시하는 공간이 되었다. 또한 판문점 구역 자체도 분단되어 남북의 분리 장벽
우리나라에는 참으로 많은 전통문화유산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건물을 포함하는 특정 공간이 통째로 전통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 적지 않다. 경복궁이나 창덕궁 같은 조선왕조의 궁궐이나 성곽, 혹은 조선의 선비들이 공부했던 서원 혹은 양반가의 종택 같은 곳들을 대표적인 경우이다. 이처럼 건물을 포함하는 특정된 공간이 전통문화유산으로 보전된 곳 중에서 가장 많은 수를 헤아리는 것이 바로 전통사찰이다.‘전통사찰’은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지정된 사찰을 의미한다. 2012년에 개정된 이 법률에 의하면, ‘
모든 불교 신자들은 예불을 올릴 때마다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이하 반야심경)’을 암송한다. 그럼에도 ‘반야심경’처럼 그 내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거나 틀리게 알려진 경전도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대로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그냥 주문처럼 관성적으로 암송하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우리가 주로 읽는 불경 텍스트를 해독하기 어려운 이유는 한문 번역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계종단은 2011년 ‘한글 반야심경’을 만들어 공포했다. 한역본보다 알기 쉽고 뜻이 명료해진 부분이 있지만 ‘반야심경’의 심오한 개념어를 풀어내기
잘 익은 오곡을 걷는 가을의 마지막 달 만추(음력 9월)가 열리고 있다. 만추는 무사히 추수하게 된 것을 천지신명과 원대조상님께 감사하며, 그분들과 외로운 영혼들을 두루 초청하여 제사를 베푸는 때이기도 하다. 이것을 하는 대표적인 의례로 불교수륙재가 있다. 현재 서울 진관사, 동해 삼화사, 마산 백운사의 세 곳 사찰에서 거행하는 수륙재를 국가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하여 그 탁월한 문화적 가치를 증명해주고 있다. 오는 10월13, 14일에는 진관사와 백운사의 수륙재가 열리고, 10월26~28일의 3일간에는 삼화사의 수륙재가 진행된
평양 정상회담이 풍성한 열매를 맺고 마무리되었다. 파격과 감격으로 정리할 수 있는 평양 정상회담은 한반도가 전쟁과 갈등을 끝내고, 평화를 주춧돌로 번영의 새 시대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간 갈등과 적대의 온상이었던 육·해·공의 모든 공간에서 적대 행위의 종식은 물론이고, 서로를 향한 적대적인 군사훈련에도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앞으로 이행이 얼마나 잘 이루어질지가 남아있지만, 합의의 실천이 이루어진다면 한반도의 평화는 되돌릴 수 없는 길을 가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공고한 평화에 기반을 두고 남북의 번영을 위한 담대한 여
조선은 억불숭유(抑佛崇儒)의 시대였다. 불교를 억제하려는 정책에 따라 왕도였던 한양성을 비롯하여 8도의 감영 등에 있었던 사찰 대부분이 폐사되었다. 오늘날로 말하면 서울과 지방 대도시의 주요 시가지 내에 있었던 사찰들은 대부분 폐사되어 흔적이 없어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남게 된 사찰들은 대부분이 산중의 대찰들과 작은 암자들뿐이었고, 이들 사암(寺庵)이 조선시대 불교의 명맥을 잇는 명줄이기도 했다.그렇다고 산중 사찰들이 부처님 가르침을 전승하는 데 전념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다. 겨우 명맥을 보존하던 산중 사찰과 그곳에 살
강기갑씨는 긴 수염에 한복 두루마기, 고무신 차림으로 유명한 정치인이다. 농민운동 출신인 그는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을 두 번 지냈다. 그는 통합진보당 시절 대표를, 민주노동당 시절 원내대표를 맡을 만큼 진보 정치권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이었다.그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는 분노 때문이었다. 민자당, 신한국당, 한나라당으로 이어지는 수구 정치 세력을 괴멸시켜야겠다는 사명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수구세력에 대한 그의 발언과 행동은 거침없었고 전투가 필요할 때 몸을 사리지 않았다.그는 2008년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협상이 굴욕
정치란 국가권력을 획득해 유지·조정하고 행사하는 기능이나 과정 및 제도라는 사전의 정의는, 정치의 제일의는 권력의 획득이라는 것을 설명해준다. 권력의 획득은 구성원들의 합법적으로 동의하는 선거에 의하거나, 위력으로 이뤄지기도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한불교조계종은 바야흐로 정치와 선거의 계절을 맞이하고 있다.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8월29일에는 제36대 총무원장선거를, 9월5일에는 제17대 중앙종회의원선거를 공고했다.조계종 종헌 54조에 의하면 총무원장은 선거인단에 의해 선출되는데, 종단을 대표하고 종무행정을 통리하며,
4·27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평창에 이어 자카르타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안게임에서의 공동입장, 그리고 일부 종목에서는 단일팀 구성함으로써 남북 단합이 스포츠 분야에서 가장 먼저 이루어지고 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그동안 끊어졌던 이산가족 상봉도 열리고 조만간 또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인들은 개성 공단을 재개해서 다시 힘차게 공장을 돌릴 기대감으로 들떠있다. 평양에서 열린 유소년 축구대회에는 한국 유소년팀이 참가하고, 그를 따라 수많은 사람들이 평양을 방문하여 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