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사와 간월암의 소유권을 돌려 달라며 수덕사와 간월암 주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석청 스님이 모든 소송을 취하했다. 석청 스님이 선학원 감사이자 정혜사 재산관리인(선학원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건은 주목해 볼 만하다.정혜사와 간월암의 소유권을 둘러싼 선학원과 수덕사측의 주장은 팽팽했다. 선학원은 두 사찰이 선학원 설립 당시 재산을 출연한 분원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수덕사측은 정혜사는 1962년 문공부에 수덕사와 함께 등록됐고, 간월암도 조계종 제7교구본사인 수덕사 말사로 등록된 사찰이라고 주장했다. 쟁점은 두 가지다.
난민이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전쟁이나 정치적 탄압에 도피처를 찾는 난민을 말하는 게 아니다. 정치경제 실패에 따른 경제적 빈곤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개인이나 집단만을 말하려 것 또한 아니다. 기후환경 변화로 생존을 위협받아 불가피하게 삶의 터전을 떠나는 사람들 즉, 기후난민이 전 세계의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기후난민, 혹은 환경난민이라 불리기도 하는 이 난민은 주로 가뭄이나 폭우, 홍수, 지진과 같은 기상이변에 의해 생긴다. 여기에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피폭에 의한 난민도 속출하고 있다. 기후난민은 2050년께 약 2억
하룻밤 사이에 20㎝의 소나기눈이 강원도 일대에 내렸다는 소식에 오대산으로 걸음 했는데 헛되지 않았다. 상원사 영산전 석탑 앞으로 펼쳐진 오대설산은 그야말로 절경이다."날 새고 눈 그쳐 있다 뒤에 두고 온 세상, 온갖 괴로움 마치고한 장의 수의에 덮여 있다"폭설(暴雪)은 세상의 소리를 단박에 덮어버리고 ‘침묵’을 그려낸다. 그 침묵의 끝자락서 전해오는 팽팽한 긴장감! 평온과 적막이 빚어낸 이 긴장감은 불현듯 마주한 죽음에서 시작됐는지 모른다. 살짝 밀려온 공포감을 떨쳐내기보다, 죽음의 가온으로 한 발 더 들어가 직면하는 게 낫겠
고창 선운사가 교계 최초로 영유아 관련 보육 및 상담, 교육, 정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운영한다고 한다. 연면적 780㎡(240평) 2층 규모의 이 육아센터는 현재 건축물 준공을 마치고 시설 운영을 위한 내부조성공사가 진행 중이다.선운사는 이 시설을 통해 지역사회 내 육아지원을 위한 어린이집 지원·관리 및 보호자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시설보육과 가정양육에 관련한 상세정보와 상담은 물론 장난감·도서 대여를 비롯해 놀이공간도 제공한다.더 고무적인 사실이 있다. 이미 고창종합사회복지관, 고창노인복
180여일 동안 복직을 요구하며 노숙농성을 벌여온 케이블방송 C&M 해고노동자들이 노사합의에 따라 일터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그동안 C&M 해고노동자들의 복직을 촉구하며 기도회와 연대활동을 전개해 온 조계종 노동위원회는 환영논평과 함께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을 위한 우리사회의 공동노력을 호소했다. 노사협의에 따른 복직이 반갑기는 하지만 우선 이번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은 짚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 사회의 노동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원청과 하청에, 하도급, 재하도급 과정에서 불거지는 단가하
천양희 시인은 자신의 시집 ‘독신녀에게’ 서문에서 ‘시(詩)라는 글자도 말씀 언(言) 변에 절 사(寺) 자가 합쳐서 된 것이 아닌가. 말씀의 절, 말 속에 절이 있다니! 말이 마음의 다른 표현이라면, 마음 속에 절을 가지듯 구도하는 자세로 시를 써야 한다는 뜻일 것’이라 했다. 은산철벽을 마주한 선객이 백척의 낭떠러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오도송 첫 구를 낚아채 오듯, 시인 또한 시심(詩心)의 고독 끝자락에서 시어(詩語) 하나 건져 올릴 수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정성담긴 의술에 병원 ‘북적’종합병원 포부에 촌음도 아껴심근경색·위암3
하늘 물고기가 내려와 노니는 샘 금정(金井)을 품은 산. 그 한 자락에 의상 스님은 범어사(梵漁寺)를 창건했고, 원효대사는 원효암과 미륵암을 지었다. 원효암을 정면에서 바라보며 왼쪽엔 원효대, 오른쪽엔 의상대가 있으니 마주보는 모양새다. 암자 하나 사이에 두고 법향 나누며 정진해가는 두 선지식, 상상만 해도 법열이 밀려온다.도통해 ‘구름타고 세상 구경’동산스님 은사로 범어사 출가잠 오면 빗자루 들고 도량청소원효암 주석 40여년 ‘장좌불와’칭찬비난에 희비 엇갈리는 건상대 말에 내 감정 끌려간 것기왓장 깨지는 소리에 ‘몰록’오도 일화에
법보신문과 불교미래사회연구소가 설문 조사한 ‘2015 오늘의 한국불교’ 결과가 나왔다. 불교전래 이후 가장 존경받는 스님은 2년전 설문 결과에 이어 이번에도 원효 스님이 1위에 올랐다. 불교계 가장 영향력이 큰 비구는 법륜, 비구니로는 정목 스님이 꼽혔다. 법륜, 정목 두 스님은 모두 이 시대를 대표하는 ‘힐링멘토’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학업 스트레스에 힘겨워하는 학생, 취업난에 청춘을 잃어가는 청년, 명퇴와 은퇴로 인한 불안에 시달리는 중년에 이르기까지, 힐링은 이제 특정계층이 아닌 전 시민에게 절실해 보이는 키워드다.
지구촌 70억의 인구 중 2억 3200여 만 명의 사람들이 지금도 모국을 떠나 이국 땅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사회에만도 170만명의 이주민이 있다. 그러나 이주민들에 대한 인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그들은 한 사회의 노예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발생한 사건만 보아도 분명하게 알 수 있다.12월17일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이 남편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했다. 지난 7월에는 보험금을 노린 남편이 베트남 아내를 교통사고로 위장해 살해했다. 공장에서 일하다 기계 오작동으로 손목이 잘려 나가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사례는 이미 상
부산 옥천사에 이르니 ‘장산(萇山) 옥천사(玉泉寺)’라는 편액과 함께 일주문 양 기둥에 걸린 주련이 눈에 들어온다. ‘산색문수안 수성관음이(山色文殊眼 水聲觀音耳)’. 직역하면 ‘산빛은 문수보살의 눈이요, 물소리는 관음보살의 귀로다’일 터. 팔만사천대장경에 담긴 금과옥조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음에도 백졸 스님은 왜 이 경구를 새겼을까? 일주문 사이에 걸린 현수막이 초겨울 바람에 나부낀다. ‘마음은 본래 고요한 것’. 대웅전에 들어서니 수미단이 이색적이다. 상단엔 ‘육조단경’, 중단엔 ‘신심명’, 하단엔 ‘보현행원품’
11월15일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와 성균관대가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진행한 21세기 전통 차 진흥을 위한 대토론회에는 200여명의 차인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전통 차 문화의 의미와 전망’을 주제로 현대 한국사회에서의 전통 차 문화가 어떻게 태동되었는지, 커피 문화에 밀려 있는 차 문화를 어떻게 중흥시킬 것인가에 대한 담론이 펼쳐진 뜻 깊은 자리였다.일타 스님 은사로 출가해‘염화미소’ 화두들고 정진1990년대 보스턴 등지에문수·보현사 개원해 포교봉암사 산문폐쇄 첫 단행법난 당시 총무원서 수습70년대 정·재·문화계 교류한국차인
‘선사는 범패를 잘 불렀다. 옥을 굴리는 듯한 음조와 상쾌하고 애환 깃든 목소리는 능히 하늘을 환희, 감동케하고 인간의 감정을 오랫동안 부드럽게 하여 천인일체(天人一體)를 이루게 하면서 은은히 울렸다. 마침내 이를 듣고 배우는 자가 항상 당(堂) 안을 꽉 메웠다.’산사에 울린 범패 소리에가슴 뭉클해 14세에 출가어산작법 초대학교장 맡아 15년간 260명 후학 양성아버지 일응 스님 가르침“풍각쟁이는 되지 말아라”의례 속 의미 이해한다면의식의 숭고함 더해질 것30명 기숙·교육시설에서선생 노릇하다 가고 싶어신라의 석학 최치원이 짓고 쓴
조계사 국화축제 ‘시월국화는 시월에 핀다더라’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도량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꽃길을 걸으면서도 눈 앞에 펼쳐진 ‘화엄국토’ 현장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다. 카메라(CAMERA)는 라틴어로 ‘방, 침실’이라고 하는데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 ‘어두운 방’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그 ‘어두운 방’을 들여다보자.사막과 초원을 오가며 움막생활을 했던 아랍인들은 천막에 뚫린 작은 구멍으로 빛이 들어 와 어두운 천막 안에 바깥의 풍경을 거꾸로 비추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됐다. 빛의
경주 기림사(祇林寺) 주지를 맡았던 종광 스님은 몇 해 전 ‘물소리 좋다’며 계곡 따라 산으로 올라갔다. 솔향기 진한 숲 속에 ‘지족암(知足菴)’ 세워 놓고는, 이 절경 속에 암자 하나만 있는 게 못내 아쉬웠던지 암자 옆 오솔길 끝에 수계정(水溪亭) 하나 더 세웠다. 토함산서 시작된 물은 계곡 따라 내려오다 지족암과 기림사를 거쳐 세간으로 나간다. 석굴암 부처님 말씀 또한 물길에 얹혀 흘러오는데, 팔만법음 한 소절 건져 올려 다관에 담아 음미해보려 이 수계정을 지었는지 모를 일이다.월산은사 출가·학봉은사 전강 서옹·일우 법석에서 임
일본의 조동종 개산조 도겐(道元, 1200∼1253)선사가 쓴 ‘정법안장(正法眼藏)’은 세상에 나온지 70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선의 나침반’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정법안장 95권’ 전권을 한국어로 완역한 책은 없다. 그 연유야 확연히 알 수 없지만 95권이라는 방대함만으로도 범접하기 어려운데 ‘도겐의 선지와 사상’까지 통찰할 수 있어야만 읽어낼 수 있으니 번역을 한다는 게 그리 녹록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어머니 병을 고치기 위해초등학교 6년때 관음기도청년시절 지장기도 매진정토연구·염불의 길 걸어日유학 중
1990년대 중반, 회사 퇴근 후 한 번에 100권의 책을 등에 지고 계단을 오르내리던 때가 있었다. 도매서점에서 한 4년 ‘알바(?)’했으니 무수히 많은 책들이 필자 등에 업혔다. 어느 날, 화려한 듯 간결한 디자인의 책이 입고 됐다. 처음엔 50권, 며칠 뒤 200권이 들어오더니 어느 새 1000권, 2000권이 밀려왔다. ‘천년의 로마 역사에 대중을 초대한 수작’이라 평가 받았던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의 이야기다.‘로마인 이야기’ 열풍은 10년 넘게 지속됐다. 좀 비약해서, 지하철 승객 10명 중 한 명은 이 책을
현재 한국 선화계를 이끄는 선두 주자는 양산 문수원의 수안 스님이다. 선화에 깃든 예술적 품격과 가치를 한국은 물론 일곱 번의 해외 전시를 통해 유럽과 러시아에 유감없이 전한 인물이 수안 스님 아닌가.그런 수안 스님에 대해 누군가 필자에게 물어온다면 장황한 설명은 걷어치우고 1985년 세간에 선보인 수안 스님 시집 ‘오소라’ 가운데 한 편을 보여주고 싶다. 스님이 1981년 10월 부산 전시회를 열며 전한 초대의 글 ‘오소라’ 전문이다.10대 생계위해 가구점 들어가허드렛일 도우며 목공일 배워인곡스님 인연으로 18세 출가무자 화두로
속리산 복천선원장 진옹 월성(震翁 月性) 스님은 최근 역대 한국선사들의 오도·열반 경지를 표출한 ‘오도에서 열반까지’(사유수)를 선보였다. 책 ‘머리말’ 끝에 새겨진 한 줄이 복천암으로 향하게 했다. ‘오늘 하루도 눈 뜨면 오도송을, 눈 감으면 열반송을 부르는 행복한 날 되시길 바랍니다.’스님 된 친구 부처님 자랑에덕숭좌장 금오 스님에게 출가‘까까중’ 놀림 견뎌내며 탁발스승 말없는 법문 ‘하심’ 체득사형 탄성 당부에 복천암 맡아40년간 머물며 선객들과 정진신미대사 자료수집·연구 매진한글창제 주인공 세상에 알려한 사람 걸을 만한 오솔
청량한 바람에 몸을 맡기고 계곡물 소리 따라 숲길을 오르니 그 끝에 용문선원이 서 있다. 선원 앞에 펼쳐진 풍경은 말 그대로 절경이다. ‘잉어’ 한 마리가 이제 막 용이 되어 상원사를 넘어 가려는 듯, 모든 산 줄기가 상원사를 향해 힘차게 뻗어 나오고 있었다. 대학재학 중 방황 끝에 출가노스님들, 상원사 복원 당부문헌 찾아 선원 등 불사착수조계종 청규 실천도량으로 화두를 들었단 이유 하나로 잡초 하나 뽑지 않는 관행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돼농촌일손·노인돕기도 수행 70세 노인수좌 갈 곳 없어요양설비 갖춰진 선원 절실송담·오현스님 복
1950년 인도의 싱 교수는 인도전통 음악 ‘라가’를 들려줘 벼, 콩 수확이 최대 50%까지 늘었다는 결과를 얻었다. 1968년 미국 과학자 도로시 레털랙은 호박에 고전음악을 들려주자 덩굴이 스피커를 감싸 안은 반면, 다소 시끄러운 록 음악을 틀어주자 덩굴이 벽을 넘어 달아나려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차분하면서도 부드러운 음악이 식물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는 건 이미 오래 전에 증명된 셈이다. 1966년 미국의 거짓말 탐지기 전문가 클리브 벡스터의 실험결과가 주는 메시지는 강렬하다. 그는 검류계를 이용해 식물의 자극과 반응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