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이 3월10일 전국교구본사주지회의를 열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법원의 선암사 판결과 관련해 종단차원에서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3월9일 입법예고된 ‘대한불교조계종 선암사 정상화 특별법 제정(안)’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종단의 역량을 모으는데 집중하기로 했다.조계종 총무원은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불기2565년 제1차 전국교구본사주지회의’에서 선암사의 교구본사 지위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비롯해 한국불교 정체성 확립을 위한 대책위원회 구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선암
이번에는 출가불자 즉 스님들을 대상으로 한 해제법어(解制法語)의 ‘형식’과 ‘내용’을 말해보고자 한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지금 같은 ‘형식’으로는 의미 전달이 제대로 안 된다. ‘내용’도 화두 들기 분상에서 일어나는 살아있는 체험이어야지 시문학 흉내나 내어서는 안 된다.안거란 선종 사찰에서 스님들이 모여 살며 스승의 지도를 받는 수행이다. 그때의 스승을 ‘아사리’ 또는 ‘화상’이라 부르는데, 선원장 및 방장 내지는 조실이 그런 급에 해당한다. 사실 이 문제를 불교철학 교수가 논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어려운 일이다. 잘못하면 선승
윤창화 민족사 대표가 3월3일 ‘한국선의 병통, 불립문자의 곡해’라는 기고문을 보내왔다. 윤 대표는 지난해 12월11일 ‘전등록’과 ‘백장청규’ 등 선문헌에 대한 고찰로 오늘날 선수행 풍토를 지적했으며, 1월26일에는 ‘누가 더 오래 앉아 있느냐’가 수행의 척도가 되고 있는 선원 문화를 고찰한 글을 보내왔다. 윤 대표는 ‘당송사원의 생활과 철학’을 저술해 불교평론 학술상을 수상했으며, ‘무자화두 10종병에 대한 고찰’ 등 논문이 있다. 편집자오늘날 한국 선불교의 큰 병통 가운데 하나가 ‘불립문자(不立文字)’에 대한 곡해다. ‘不立文
자비나눔공덕회가 동안거 해제를 맞아 교도소 재소자들에게 참회법을 보시하는 법석을 마련했다.자비나눔공덕회(회주 마가 스님)는 정월 대보름날이자 동안거 해제날인 2월26일 서대문구 현성정사에서 ‘아라한 마음방생 대작전 자비도량참법 1250권 교도소 법공양 법회’를 봉행했다. 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해 법회는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됐다.법회는 소외된 사람들이자 관심받지 못하는 교도소 재소자들에게 기도와 수행을 통해 새롭게 깨어날 수 있는 참회법 학습기회를 전하고자 마련됐다.학습기회는 지난 2월 초부터 한 달 동안 온라인으로 진행된 ‘3종3
정월보름을 맞이해 선방에서는 해제를 했는데 우리 복지관 어르신들은 집에서 강제로 결제 아닌 결제를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선방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기 위해 내려놓는 공부를 하는데 어르신들은 지난겨울을 어떻게 보내셨을까 궁금해집니다. 나이든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인생이 보인다고 합니다. 오늘 만난 어르신들은 한결같이 얼굴이 편안하고 환했습니다. 코로나19로 집에 계시면서도 나름대로 공부를 하셨나 봅니다. 나도 내려놓으려고 부단히 공부를 하지만 경계에 당하면 마음속 밑바닥에서 욕심이라는 놈이 스멀스멀 올라오기도 하고 때론
대통지승이 처음 도량에 머물면서 최상의 바른 깨달음을 얻으려 하였다. 그러나 부처님 법이 앞에 나타나지 아니하므로 10소겁 동안 몸과 마음을 움직이지 않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지만 역시 부처님의 법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세상의 모든 것이 낱낱이 모든 불법을 누설하고 있는데, 왜 불법이 나타난 것을 보지 못하여 성불하지 못했다고 하는가?그런 대통지승을 위해 도리천의 여러 하늘들은 보리나무 아래에 사자좌를 만들었는데, 대통지승은 다시 그 자리에 앉아 내가 반드시 바른 깨달음을 얻으리라 하고 서원하였다. 이때에 여러 범천왕
누구의 일생이든 그 자체로서 한 편의 드라마다. 그 안에는 수많은 우연과 필연이 교차하고, 눈물과 탄식, 역동성과 희비가 지문처럼 드리워져 있다. 하물며 평범한 일상을 뒤로 하고 산문에 든 수행자의 삶은 울림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맑은 가난’은 선행 스님이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엮은 책이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썼기에 수필(隨筆)이면서, 펜으로 손수 썼으므로 수필(手筆)이고, 스님의 글쓰기가 빼어나 수필(秀筆)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스님은 강백이면서 수좌이고 전법승이다. 스님은 1985년 진철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사람이 어디를 가다가 누구를 만나면 서로 주고받는 인사가 있습니다. “안녕하셨습니까?” “반갑습니다.” 이렇게 하듯이 우리 승가에서도 승려끼리 만나면 서로 인사의 말을 주고받곤 했었습니다. 승려들은 어떻게 인사하는가 하면 “그동안 정진 잘하셨습니까?”라고 합니다. 공부를 잘했느냐 이겁니다. 공부를 잘못하고 잘하고 하는데 전부 신경을 쓰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자신보다 법랍이 높은 큰스님을 만나면 “법체 안강 하셨습니까?”라고 인사를 올렸습니다. 육체라고 하지 않고 법을 담고 있는 몸이기 때문에 법체라고 하였습니다. 그 법체란 곧 마
조계종 제19교구본사 화엄사(주지 덕문 스님)가 동안거해제일을 맞이해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지리산 사람들(이하 지리산 사람들)’과 사단법인 작은 청소년 배움터(실상사 작은학교)에 각각 후원금 200만원씩을 전달했다.2월26일 화엄사 각황전에서 봉행된 해제법회에 이어 전달식에서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중들이 십시일반 모와주셔서 이름처럼 지리산을 지키고 사랑하는 모임과 실상사 작은학교에 지원을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며 “좀 더 외연을 확대해서 많은 곳에 지원할 수 있는 여건이 하루빨리 돌아오기를 바
지난해 10월11일 입적한 문경 봉암사 수좌 기현 스님이 사경한 ‘묘법연화경’ 7권 7만자, 145쪽을 조계총림 송광사 성보박물관에 기증하는 고불식을 봉행했다. 경면주사로 사경된 ‘묘법연화경’은 기현 스님의 유품으로 덕운 스님이 소장하고 있다가 천자암 법웅 스님을 통해 조계총림 송광사 성보박물관에 기증하게 되었다.송광사 주지 자공 스님은 “법응 스님의 기증으로 기현 스님의 유품인 ‘묘법연화경’을 송광사 성보박물관에 봉안하게 되었다”며 “천자암 법응 스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전시회 등을 퉁해 작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
동안거 죽비를 놓고 문을 여니, 얼음 풀려가는 대지에 한웅큼 땅향기가 지나갑니다. 알 수 없는 기쁨이 울려옵니다. 산천이 너무도 반갑습니다.‘명백하고 묘하도다. 훤출해서 태허공을 덮었고, 섬세해서 일체만물로 함께 흐르네. 보고 듣고 삼세를 넘어있고, 백천 인연에 섞이지 않네. 낮은 구름 터진 하늘에 기러기 일자로 날아가고달 떨어지는 곳에 원숭이 울부짖네.’(만공 스님)일물장재천지간(一物長在天地間)무량불조차개출(無量佛祖此個出)동서남북무처소(東西南北無處所)홀연돌출주장자(忽然突出拄杖子)일물이 길이 천지를 덮었네. 무량불조가 이 낱으로부터
上無片瓦(상무편와)하고下無卓錐(하무탁추)로다日往月來(일왕월래)에不知是誰(불지시수)오 噫(희)라위로는 기와 조각도 없고아래로는 송곳 꽂을 데도 없도다해가 지고 달이 떠도이 누구인지 알 수 없어라. 아! 슬프다안거를 마치고 산문을 나서는 운수납자여!어제는 송곳 꽂을 자리가 없더니 오늘은 송곳마저도 없게 되었습니다.경계가 이러할진대 원수와 친한 이가 있고 근심과 기쁨이 있겠습니까?가난하기는 범단(范丹)과 같으나 그 기개는 마치 항우(項羽)와 같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에 부유하면 일천의 대중도 적다하고, 가난하면 한 몸도 많다
上堂하야 打柱杖三下云하되상당 타주장삼하운出格丈夫意縱橫하니 任運自在快活人이로다출격장부의종횡 임운자재쾌활인黃金白玉未爲貴요 識心見性是爲貴로다황금백옥미위귀 식심견성시위귀격에서 뛰어난 대장부는 뜻이 종횡하니 뜻대로 하는 쾌활자재한 사람이로다.황금과 백옥이 귀하지 아니하고 마음을 알아 성품이 본 것이 이것이 귀함이로다.又우一拳打倒須彌山하고 建立心王法王宮이로다일권타도수미산 건입심왕법왕궁平正六國安溫界에 普供十方諸刹海로다평정육국안온계 보공십방제찰해한주먹으로 수미산을 쳐서 거꾸러뜨리고 심왕의 법왕궁을 건립하도다.육국을 평정한 안온한 세계에 널리 시방
도오원지(道吾圓智) 선사와 점원중흥(漸源仲興) 선사가 인근 마을 상갓집에서 함께 조문을 마친 뒤 중흥이 물었습니다.“생야(生耶)오? 사야(死耶)오? 살았습니까? 죽었습니까?”그러자 도오가 말했습니다.“생야부도(生耶不道)요 사야부도(死耶不道)로다. 살았다고도 말하지 않고 죽었다고도 말하지 않는다.”다시 두세 번 물었으나 돌아온 답변은 여전히 “말하지 않는다.” 였습니다.선지식들은 언제나 어디서나 모든 것을 공부로 연결시켰고 또 법담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삶 그 자체가 바로 수행인 생활이기 때문입니다. 설사 상갓집이라고 해도 예외가 될
태고종 종정 지허 스님이 2월25일 경자년 동안거 해제 법어를 내리고 대중의 정진을 당부했다.지허 스님은 중국 당나라 선지식 조주 선사와 운문 선사의 일화를 인용하며 “한겨울 90일을 느리다 하면 천지가 개었다 흐렸다 하다가 미륵하생(彌勒下生)에도 조사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끝없는 생사고해를 마지못해 따라가는, 이름만 수행자라 할 것”이라고 설했다.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다음은 해제 법어 전문. 庚子年 冬安居 解制 法語太古宗 宗正 指墟 (법상에 올라 良久한 뒤, 주장자로 법좌를 한번 치고) 山色水流諸佛現(산색수류제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이 2월25일 경자년 동안거 해제를 맞이해 법어를 내리고 대중들의 부단한 정진을 당부했다.진제 스님은 “해제일인 지금 백절불굴(百折不屈)의 용기를 가지고 결제와 해제에 무관하게 전 생애를 걸어야 한다”고 당부하고 “온 정신을 화두에 모아야만 육근육식(六根六識)의 경계를 다 잊고 일념삼매하면 대오견성(大悟見性)하게 된다”고 말했다.스님은 중국 당나라 선지식 덕산 선사의 일화 ‘덕산탁발화(德山托鉢話)’를 인용했다. 그러면서 “부처님께서 무사자오(無師自悟)는 천마외도(天魔外道)라 하셨다”며 “정법(正法)을 이은 선지
우리말로 번역된 ‘한국불교전서’ 100권을 정리한 목록·해제집이 발간됐다.동국대 불교학술원(원장 자광 스님) 산하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사업단(단장 김종욱)이 최근 ‘한 권으로 읽는 한국불교전서 100’을 펴냈다. 앞서 출간된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100권을 시대순으로 분류하고 각 책의 해제와 핵심 구절을 엄선해 담았다.불교학술원장 자광 스님은 “우리말로 번역해 간행하는 ‘한글본 한국불교전서’는 모두 200여권으로 예상되며 최근 100권이 출간돼 이를 기념하고자 ‘한 권으로 읽는 한국불교전서’를 펴냈다”며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한국이 속해 있는 아시아든 유럽·아프리카 등 다른 대륙이든 가릴 것 없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국가가 특정종교에 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특혜는 ‘국가종교[國敎]’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 지위를 얻어낸 종교가 휘둘렀던 권위와 힘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고 무서운 것은 근대 이전 유럽 전역에서 벌어진 종교재판과 마녀사냥 역사를 돌아보거나 최근 일부 이슬람 국가가 신정(神政)일치 체제를 도입하면서 보여준 모습에서 생생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물론 이웃 중국에서도 2000여년 전부터 ‘유교만을 존중한다’는 독존유술(獨尊儒術)을
“선암사 일주문 양쪽에 ‘입차문래(入此門來) 막존지혜(莫存知慧)’라는 글귀가 있지요. 이 말은 ‘이 문에 들어오거든 뭘 안다고 하지를 말아라. 다 비우고 들어오라’는 얘기입니다. 즉 무해공기(無解空器), 알음알이 하지 않는 빈 그릇을 가지고 있어야 대도성만(大道成滿), 즉 크나 큰 도를 꽉 차게 가득 담을 수 있다는 얘깁니다. 중생계에서는 내가 뭘 좀 안다는 생각을 버려야 부처님의 진리를 얻어 채울 수 있는 것입니다.”한국불교태고종 17‧18‧19세 종정을 역임한 혜초 스님은 태고종이 갖는 정통성과 역사성에 대한 자긍심을 바탕으로
천태종 제17대 종의회의장에 서울 삼룡사 주지 무원 스님이 선출됐다.천태종(총무원장 문덕 스님) 제17대 종의회는 1월20일 도용 종정 스님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직후 제113차 임시종의회를 열어 의장에 무원 스님을 선출했다. 부의장에는 덕해 스님과 황세열 재가의원, 총무분과위원장에 설혜 스님, 법제분과위원장에 석용 스님, 재무분과위원장에는 갈지 스님이 선출됐다.의장 무원 스님을 비롯한 종의회의장단, 각 분과위원장과 간사(총무분과 최병열, 법제분과 김장욱, 재무분과 정찬영)는 1월15일 단양 구인사에서 봉행된 동안거 해제식에서 사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