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국정파탄 책임을 묻기 위해 국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매주 토요일 1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대통령 하야”를 외쳤다. 광화문 일대는 대통령에 대한 분노의 촛불이 거대한 바다를 이루고 있다. 우리의 근대사는 영욕의 역사였다. 치욕스런 일제강점기를 지나 민족이 서로 갈려 싸우는 처참한 전쟁과 서슬 퍼런 군부독재에 신음한 신산(辛酸)의 세월이었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개미처럼 일했다. 그렇게 나라를 일으켜 세웠다. 젊은이들은 독재에 맞서 거리에서 뜨거운 피를 흘렸다. 반세기 만에 우리는 부와 민주주의를 쟁취했다. 가장 짧
1에 1을 더하면 반드시 2가 돼야 한다. 1에 1을 더했는데 1이 되거나 3이 되는 경우는 생각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에게 일종의 불변 진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에 1을 더하면 반드시 2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물 1방울에 물 1방울을 더하면 물 2방울이 되지만 1방울이 되기도 하고 3방울이 되기도 한다. 관념 속에서 물 1g과 물 1g을 더하면 2g이지만 현실에서는 결코 2g이 될 수 없다. 물 1방울에는 햇볕과 바람과 물을 담는 그릇 등 모든 인연이 관계하고 있으며 이런 이유로 물 1방울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기
‘실럼프’라는 신조어가 유행이다. 최순실과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의 합성어다. 최순실과 트럼프로 인한 우리 국민의 정신적인 충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나라는 마비상태인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의 하야요구에 묵묵부답으로 버티고 있다. 최순실을 비롯해 청와대 비서관들은 모든 부정과 불법이 모두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밝히고 있다. “도대체 이게 나라인가!” 국민들의 탄식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 대선에서의 트럼프 후보의 당선은 두려움 그 자체다. 트럼프는 선거과정에서 한국을 비하하고 모욕했다. 대
‘악어의 눈물’이라는 말이 있다. 악어가 사람을 잡아먹고 난 뒤에 눈물을 흘린다는 서양전설에서 유래했는데 보통 위정자의 거짓눈물에 대한 비유로 쓰인다.우리국민들은 악어의 눈물을 자주 접한다. 불과 10여일, 2번이나 악어의 눈물을 경험했다. 10월25일 ‘비선실세’ 최순실이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발각되자 대통령이 사과했다. 보좌진이 꾸려지기 전 조언을 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악어의 눈물이었다. 사과 직후 최씨가 연설문 작성에만 관여한 것이 아니라 외교와 안보, 인사까지 개입하고 기업들에게 돈을 강탈하는
중국에서 선이 크게 일어난 것은 당(唐) 말이다. 꿈결 같았던 양귀비와 현종의 사랑은 안사의 난으로 파국을 맞았다. 전쟁으로 무수한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국토는 폐허가 됐고 백성들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현실에 절망했다. 그 절박함 속에서 선종은 한줄기 빛이었다. 일초직입여래지(一超直入如來地), 즉 단박에 깨달아 여래의 경지에 들어간다는 선종의 가르침은 폐허 속 한 송이 꽃이었다. 선종의 가르침에는 남녀노소빈부의 차별이 존재하지 않았다. 중생은 궁극적으로 부처이며 부처가 될 씨앗인 불성을 가지고 있다는 가르침의 파괴력은 컸다. 당
최순실 게이트로 나라가 들끓고 있다. 문제가 불거질 때만해도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기업에서 돈을 강탈하고 편법으로 딸을 대학에 입학시키는 등 권력을 등에 업은 추문이나 비리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진실은 더 참혹했다. 최순실이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앉혀놓고 국정을 농락했다는 증거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일개 민간인이 대통령의 연설문을 뜯어고치고 국가기밀을 받아보고 상왕처럼 각종 정책에 관여한 증거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이 사이비 종교로 얽힌 특수한 관계라는 의혹에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 무
불자로서의 삶이 막연해질 때 눈길에 난 발자국처럼 또렷해지는 인물이 있다. 혜안(慧眼) 서경수(1925~1986) 전 동국대 불교대학 교수다. 그는 일관되게 한국불교를 복되게 한 지혜의 눈이었다.입적 후 30주년 추모 기념‘서경수 저작물’ 3권 발간역저·논문·기고문 발굴정리에세이 같은 글 이해 쉬워그는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목사였던 아버지 뜻에 따라 서울대 종교학과에 진학했다. 기독교 일색의 서울대 학풍에 실망했고 오히려 불교에 끌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불교와의 인연은 동국대 불교대학원 진학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불교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항소심에서 첫 무죄판결이 나왔다. 1심 법원에서 여러 차례 무죄판결이 난 적은 있지만 항소심에서의 무죄판결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있을 대법원의 판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양심적 병역거부는 종교와 정치 등 개인의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행위다. 사람을 죽이는 연습을 하거나 살상무기인 총을 들어야 하는 군대에 갈 수 없다는 뜻이다. 헌법 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갖는다’고 밝히고 있다. 또 헌법 39조 1항은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한 바에 의해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명시돼 있다. 국방
포교현장에서 어린이들을 불교로 이끌기 위한 많은 노력들이 경주되고 있다. 그러나 노력만큼의 효과가 발휘되고 있지 못하다는 자조의 목소리가 많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어린이들이 불교를 이해하고 스스로 발심할 수 있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양질의 도서가 드물기 때문일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최근 출간된 ‘알기 쉬운 어린이 불교성전’은 주목할 만하다. 불교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디자인과 구성은 물론 불교의 핵심을 한편의 동화처럼 담아낸 빼어남이 돋보이는 책이다. 책은 4권이 한 세트다. 1권은 거룩한 부처님, 2권은 거룩한 가르침
역린(逆鱗)이란 단어가 화제다. 역린이란 ‘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이라는 뜻으로 중국 전국시대 한비자가 자신의 이름을 따 저술한 ‘한비자(韓非子)’에 나오는 말이다. 한비자는 “용의 목에는 역린이 있으니 이를 만지면 죽음에 이르게 된다. 군주에게도 역린이 있으니, 군주를 설득하고자 하는 사람은 역린을 건드리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역린은 결국 군주의 분노를 부를 수 있는 치명적인 약점이나 치부를 의미한다.올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리의혹이 쏟아지더니, 이제 최순실이라는 이름이 정국을 휘어잡는 태풍의
고전은 인류의 지혜가 응축된 지적 양식이자 인류 공통의 언어다. 그러나 고전이 주는 위압감은 결코 만만치 않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대 선정 인문고전’은 주목할 만하다. 고전을 접하기를 원하는 대중들과 논술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수험생들의 기호를 정확히 꿰뚫은 시대를 앞서가는 기획이라는 평가가 낯설지 않다. 책은 어린이와 청소년까지도 이해가 쉽도록 만화로 만든 인문고전 입문서다. 보다 정확한 내용을 위해 대학교수, 학자, 일선 학교 선생님들이 고전을 연구, 해석해 글을 썼고, 이를 중견만화가들이 만화로 재구성해 원서의 지식을 정확히
근현대 한국불교에서 가장 극적인 삶을 살았던 고승으로 효봉 스님을 빼놓을 수 없다. 누구나 부러워하던 자리에서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왔으며, 치열한 수행과 자애로운 가르침으로 우리 역사의 혼란기 아비규환에서 방황하는 중생들에게 한줄기 빛이었다. 조계종은 통합종단 출범 이후 효봉 스님을 초대 종정으로 모셔 당간을 새롭게 세웠다. 그래서 효봉 스님은 법호처럼 현 조계종의 새벽 봉우리[曉峰]였으며 첫걸음이었다. 효봉 스님의 족적이 남아있기에 한국불교는 많은 시련과 흔들림 속에서도 여전히 옛 조사 스님들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묵묵히 깨달음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절벽, 지방소멸이 화두가 되고 있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향후 30년 이내에 전국 시군구 중 84곳이 사라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갈수록 자녀를 낳는 사람들이 줄고 있는 데다 젊은이들이 직장을 찾아 수도권으로 몰려들면서 지방의 소멸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구절벽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정부가 지난 10년간 저 출산방지 예산에 80조원을 쏟아부었다. 또 앞으로 5년간 200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그런데 그 많은 예산을 들여 한다는 정책이 한심하다. 출산
부처님의 가르침은 그물처럼 촘촘하다. 한 명의 중생도 남김없이 성불로 이끌겠다는 대자대비가 읽힌다. 사람은 개인마다 수준이 달라 편차가 있기 마련이다. 불교에서는 이를 근기라고 한다. 극락왕생은 하근기 중생 위한 배려역대 선지식 또한 염불 놓지 않아그러나 부처님은 어떤 근기의 사람이 와도 결코 내치지 않았다. 하열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수준에 맞춰 최상의 법문을 설하셨다. 바로 대기설법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팔만사천법문이라 일컬어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부처님의 자비로움은 성불로 향하는 길에도 촘촘하다. 뛰어난 근기를 가진
세상 일에 정신을 쏟다 보면 생각이 거칠어지고 말도 험하게 변하기 쉽다. 그렇다고 귀를 닫을 수는 없다. 딛고 있는 이 땅은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이고 미래에 물려주어야 할 터전이기 때문이다. 원칙과 상식이 바로 서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은 이 땅에 살고 있는 기성세대의 의무며 정토(淨土)를 일구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세상을 개선하기보다 물들어 가는 것이 우리의 근기다. 정의로웠던 인물이 파렴치한으로 변하는 역설을 수시로 목도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그럼에도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로
경북과 울산을 중심으로 잇따라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 5.8, 4.5라는 유례없는 강진으로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라는 오래된 믿음도 신화 속으로 사라졌다. 더욱 두려운 것은 이들 지역에 밀집된 원전의 안전이다. 지진의 진원지로 알려진 양산단층 주변에는 14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다. 정부는 이곳에 원전 2기를 추가 건설 중에 있다. 정부는 규모 6.5지진까지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가 돼 있기에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7.0 이상의 강진도 올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정부는 9월12일 5.8이라는 믿
한국불교는 임제 스님의 법손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조계종 또한 종단의 뿌리를 임제 스님에게서 찾고 있다. 스님들이 입적해 축원할 때 “황매산 아래에서 스스로 부처님과 조사들의 심인(心印)을 전해 받고 임제 스님 문중에서 영원한 인천의 안목이 되어주소서”라는 내용이 빠지지 않는 점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임제 스님의 수행과 깨달음이 조명 받을 때마다 함께 거론되는 스님이 있다. 보화 스님이다.불교 중흥조 경허 스님 법 이어근현대 우리곁에 오신 선지식불교 정화에 혼신의 힘 다하고선불교 선양 위해 평생을 헌신임제 스님의 절
8월26일 롯데그룹 이인원 부회장이 검찰조사를 앞두고 결백을 주장하며 목숨을 끊었다. 9월8일에는 야구해설가로 유명한 하일성씨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자살했다. 매년 9월10일은 자살예방의 날이다. 자살예방의 날을 앞두고 잇따라 벌어진 자살사건이 안타깝기만 하다.이들의 죽음은 세간에 알려지기라도 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 주변에는 홀로 쓸쓸히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매일 40여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1년에 1만4000여명 정도가 이렇게 비참하게 죽어간다. 한해 자살자 수가 아프가니스탄
아프리카코끼리가 7년 동안 30% 이상 감소했다. ‘국경없는 코끼리’의 조사발표에 따르면 2007~2014년 아프리카코끼리 수는 기존 35만 마리에서 14만 마리가 줄어 20만 마리 정도만 남은 것으로 밝혀졌다. 탄자니아를 비롯한 몇몇 나라에서 50%가 넘게 감소해 멸종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처했다. 20년 안에 코끼리가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끼리 개체 수의 감소는 서식지 파괴에 따른 먹이 감소도 한 원인이지만, 무엇보다 코끼리 상아를 얻기 위한 밀렵이 가장 치명적이었다. 현재 우리 주변에서 다양한 생
나라가 뒤숭숭하다. 밀어붙이기식 사드배치에서, 부패공직자로 인한 혼란, 우리역사에 대한 무지까지. 지금 이 나라 대통령이 벌이고 있는 것들이다. 대통령은 수도권 방어가 불가능하고 지역주민의 건강이나 삶을 황폐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에도 성주로 사드배치를 밀어붙였다. 그러다 지역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자 3후보지를 알아본다며 슬그머니 후퇴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민심동향을 파악하고 공직기강 업무를 관장하는 우병우 민정수석의 비리의혹이다. 언론에서 제기한 각종 의혹은 논외로 치더라도 대통령이 임명한 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