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바드기타’와 함께 서양에 가장 일찍 알려진 인도 힌두교의 고대 경전 가운데 하나인 ‘요가수트라’는 정신과 육체에 대한 균형잡힌 훈련을 통해 인간의 의식을 완벽하게 전환하는 길을 제시한다. 인간에게 고통을 주는 경험과 기억을 제거하고 평정과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상태를 만드는 방법 속에는 고대의 종교와 철학뿐 아니라 심리학, 언어학, 인문학 등이 고루 녹아있다. 일상에서의 실천법까지 제시하고 있다는 점은 수 천년 간 이 책이 동서양에 걸쳐 두루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배철현 강독, 김영사, 2만3800원. [16
‘쉰 살이 되어 천명처럼 첫 시집을 묶는다’고 말 문을 연 시인은 50년 세월이 농축된 시선과 언어를 보여준다. 2007년 등단 이후 15년 동안 쓴 시편들을 담고 있는 까닭에 삶의 궤적을 보여주듯 다양한 시들을 한 권에서 만날 수 있다. 때로는 격정적인 말의 폭발이 이뤄지기도 하지만 하루해가 넘어가는 순간을 ‘장엄한 다비식’이라 부르며 ‘마지막 불씨가 꺼지면 나타날 사리같은 초저녁 별들’을 기다리는 순간의 절제는 오랜 시간 다진 시인의 내공을 보여준다. 저자는 단국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옥성 지음, 푸른사상, 1만
1892년 중국 복건성 혜안현에서 출생한 광흠 스님은 36세에 출가해 항상 좌선하고 눕지 않으며 수행했다. 몸을 잊은 정진에 호랑이도 감화됐다하여 ‘복호 스님’이라고 불리기도 했고, 너무 깊은 삼매에 들어 산채로 화장될 뻔 하는 등 여러 일화가 뒤따른다. 1947년 대만으로 이주한 광흠 스님은 일생 동안 염불과 인욕 수행으로 대만에 아미타불 염불수행을 널리 펴는데 크게 공헌했다. 책은 광흠 스님의 생전 정토법문과 염불수행 관련 법문을 중심으로 수록했다. 교리와 수행의 방법 등도 두루 다루고 있다. 정원규 편역, 비움과 소통, 1만2
일제강점기, 한국불교가 왜색불교에 노출됐을 때 한국불교의 수행전통을 회복하고 보존하기 위해 설립됐던 선학원의 설립취지 및 정체성, 역사, 문화 등을 모두 망라한 단행본이다.수덕사가 기획하고 김광식 동국대 특임교수가 집필했다. 책은 선학원 창건 및 운영의 주역이 만공 스님임에도 불구하고 왜곡되거나 소홀히 되고 있는 점을 바로잡고, 선학원 연구에 대한 오랜 성과들을 종합했다. 김 교수는 술이부작(述而不作),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으로 30년간 수행해 온 선학원 연구에 대한 논문들을 집약해 객관성과 보편성을 담아 책을 출간하게 됐다고
조선말에서 일제강점기에 이르는 혼란과 불운의 시대에 맞서 불교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민족에게 나아갈 길을 제시했던 용성 스님(1864~1940)의 삶과 사상, 활동을 살펴보고 현대적 의미를 조명하고 있다. 시인이자 불교사회운동가인 진관 스님은 동국대서 용성 스님에 관한 연구로 2014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책 ‘용성 사상 연구’는 진관 스님의 논문을 기초로 발간한, 용성 스님 관련 단행본 학술서다. 용성 스님의 생애와 행적, 역경과 포교 활동, 선농불교 또는 저술 등 각 분야별 단편적 연구는 지금까지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성직자’의 사전적 정의는 신자들에게 정신적·도덕적 지도, 교리 해설, 종교의식을 거행하는 사람으로 승려, 목사, 신부 등을 일컫는다. 그러나 간혹 불교계에선 “스님은 성직자가 아니라 수행자”라고 얘기한다. 스님은 직업이 아니라 깨달음을 향해 정진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종교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의례는 간과되기 십상이다. 저명한 종교학자 니니안 스마트(1927~2001)가 세계적인 종교의 공통 특성으로 △교리적 차원 △신화적 차원 △윤리적 차원 △의례적 차원 △경험적 차원 △조직적 차원으로 분류했듯 종교에는 다양한 측면이 존재
[1680호 / 2023년 5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사찰은 수행과 신행 공간이다. 그렇다고 사찰을 불교라는 종교의 테두리에 가둘 수는 없다. 1700년 전 이 땅에 불교가 들어오면서 지어지기 시작한 사찰은 장구한 세월을 함께 했다. 그 옛날처럼 지금도 사찰에는 삭발하고 승복을 입은 스님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오간다. 그래서 사찰은 모든 계곡의 물들이 흘러드는 큰 강물과 같다. 사찰이라는 공간에 문화와 사상이 흘러들고, 선지식과 대중들의 마음이 모인다. 그 강물이 다시 대지를 비옥하게 하듯 사찰에 모인 문화, 사상, 인물, 인심은 다시 새로운 역사의 물줄기를 형
교리는 현학적이고 수행은 오리무중이다. 불교에 대한 보통의 생각들이다. 다른 종교처럼 그냥 믿고 구원을 받으면 좋으련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스스로 공부하고 수행하고 깨우쳐야 한다. 그래야 부처가 될 수 있다. 이리해도 어렵고 저리해도 어렵다. 그런데 이런 미로와 같은 불교의 가르침 속에서 정작 우리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불교의 목적이라는 지향점이다. 천일을 기도해도, 엉덩이가 문드러지도록 참선해도 팔만사천가지 교리를 모두 다 배운다 해도 결국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월호 스
한국, 중국, 일본의 시대별 비구니 삶과 승가의 활동에 대해 다룬 논문들을 엮은 책이다. 동아시아 비구니에 대한 해외의 연구업적 가운데 대표적인 글들을 한 권에 살펴볼 수 있다. 동시에 그동안 한국비구니에 대해 쓰인 논문들도 널리 알림으로써 앞으로의 연구방향 및 주요쟁점들을 제시하고 있다. 여성과 불교, 특히 출가수행과 삶에 대한 국내 학계의 관심을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되길 바라는 편집자의 노력이 ‘응용불교학’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여성과 불교, 비구니 연구에 전기를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향순 엮음, 민속원, 5만원.[1680
석가모니부처님이 열반에 들기 전 마지막으로 설하신 가르침을 담은 경전이다. 동아시아 전통의 선종에서는 ‘사십이장경’ ‘위산경책’과 더불어 불조삼경 중 하나로 불릴 만큼 중요하게 여겨진 상징적 경전이었으나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낯설다. 영화 스님은 2008년 미국의 베트남 사찰에서 이 경전을 영어로 강설했으며 이 내용을 녹취한 것을 우리말로 번역했다. “일심으로 수행하라”는 부처님의 간절한 당부를 전하는 영화 스님은 특히 ‘일심’을 강조하며 “일심이 정념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영화 스님 강설, 어의운화, 1만5000원.[1680호
성인제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장애인불자모임 보리수아래(회장 최명숙)가 2020년부처 추진하고 있는 ‘보리수아래 감성작품집’ 발간 사업의 14번째 결실이다. 보리수아래는 뇌성마비장애인 성인제 시인의 첫 시집 발간을 시작으로 이경남, 김영관, 홍현승, 이순애 등 장애시인들의 시집 11권, 수필집 2권을 발행했다. 이번 시집에는 저자가 매일매일 세상과 소통하며 써온 시 70여편을 실었다. SNS를 통해 소통하고 있는 누군가는 이미 좋아요를 눌렀을 듯한 잔잔한 감동을 주는 시들이다. 성인제 지음, 도반, 1만2000원.[1680호 /
교조와 경전이 없는 힌두교에서 ‘마하바라타’는 대서사시인 동시에 사실상 경전으로 여겨진다. 방대한 이야기 ‘마하바라타’ 가운데에도 사촌 간의 전쟁을 다루고 있는 ‘바가와드 기타’는 ‘힌두교의 신약’이라고도 불리며 간디를 비롯한 인도의 독립운동가들이 ‘독립운동의 지침’으로 삼은 명실상부한 인도 대표 고전이다. 저자는 ‘마하바라타’와 함께 힌두교의 또 다른 경전으로 여겨지는 ‘라마야나’를 참고해 이 방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 속에서 현대인들에게 지혜, 행위, 신애의 가르침을 전한다. 김영 지음, 북튜브, 1만8000원.[1680호
초의선사의 다맥을 이은 한국 유일의 ‘초의차’ 계승자 박동춘 박사가 초의 사상에 대한 기존의 연구 성과에 최근 발견된 초의선사의 새로운 자료를 모두 망라한 ‘초의선사의 다도연구’를 출간했다. 조선 후기, 우리 차는 절멸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때 혜성처럼 나타나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던 차 문화와 전통을 되살린 것이 초의 선사다. 그러나 다맥은 다시 흔들렸다. 겨우 되살려 놓은 다법은 조선의 국운 쇠락과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이라는 굴곡 속에서 가는 실낱처럼 위태했다. 그러나 다행히 맥은 끊어지지 않았고 근대에 이르러 다풍은 응송 스
“교학이 없는 신행은 맹종하기 쉽고 신행이 없는 교학은 체득하기 어렵다. 불교철학은 마음과 행위의 과학이며 수학과 같아서 한 치의 오차도 없다.”냉철한 진단과 선언으로 책의 서문을 연 백송정목 스님은 30여년 동안 원효 스님의 불교학을 탐구하고 염불수행에 매진했다. 이를 통해 성취한 요지를 한 권에 담았다. “오직 한 권으로 대·소승 경론과 선어록을 꿰뚫고 자연히 깨닫는다”고 천명한다. 스님은 ‘대승기신론’ ‘기신론소’ ‘무량수경종요’ ‘아미타경소’를 중심으로 불교의 요체를 밝히고 염불문을 탐구하고 ‘왕생론’의 ‘오념문’에 의거해
불교미술인이 바라본 한국 불교미술의 현실은 정체되고 도태된 과거의 전유물이다. 전통을 계승해야 하는 종교미술의 한계를 수용하더라도 한국불교계에서 횡횡하고 있는 획일화된 불사 행태는 불교미술의 독창성을 사그라들게 한다고 날카롭게 지적한다. 동국대 미술학과 1기생이었던 손연칠 동국대 명예교수가 50여년 동안 불교미술 현장에서 겪은 현실적 한계를 기록했다. 동시에 저자가 직접 선정하고 공히 인정받는 ‘시대정신을 담은 불사’ 22곳, ‘현대적 혁신 가능성을 담은 불사’ 5곳을 소개하고 있다. 문제의식을 갖고 날카로운 비판을 주저하지 않으면
불교미술인이 바라본 오늘날 한국 불교미술의 현실은 정체되고 도태된 과거의 전유물이다. 전통을 계승해야 하는 종교미술의 한계를 수용하더라도 한국불교계에서 횡횡하고 있는 획일화된 불사 행태는 불교미술의 독창성을 사그라들게 한다고 날카롭게 지적한다.동국대 미술학과 1기생이었던 손연칠 동국대 명예교수가 50여년 동안 불교미술 현장에서 겪은 현실적 한계를 기록했다. 동시에 저자가 직접 선정하고 공히 인정받는 ‘시대정신을 담은 불사’ 22곳, ‘현대적 혁신 가능성을 담은 불사’ 5곳을 소개하고 있다. 문제의식을 갖고 날카로운 비판을 주저하지
[1679호 / 2023년 5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