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죽고, 나 살자!” 바로 이것이 수천년을 이어 내려온 서양의 생존철학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상대방을 죽이고 빼앗는 약육강식을 그대로 생활화해서 침략을 일삼았고, 식민지를 거느렸으며 수탈을 자행해 왔다. 상대의 생명을 끝없이 죽이는수렵을 본업으로 삼았던 사람들도 그들이었고, 상대를 죽이고 빼앗는 해적생활을 본업으로 삼았던 것도 그들이었다. 그러나 땅을 일구고 씨앗을 심어 곡식을 가꾸면서 살아온 농본민족이었던우리조상들은 “너도 살고 나도 살자”를 생존철학으로 삼아 서로 돕고 사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다. 그리고 이땅에 불교가 들어온 이래 장장 1600년 동안 “너도 살고 나도살자”는 자리이타(自利利他)를 생활화해서 까막 까치의 겨우살이를 염려한나머지 과일나무에 `까치밥'을 남겨
경복사(景福寺)라는 절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나이가 지긋한 지식인 불자도 그럴진댄 불교와 별 인연이 없는 일반 국민이 그 절을 안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지금 그 절이 남아있지도 않거니와 역사교과서 등에서도 그절의 역사문화적 의미를 배울 기회가 거의 없었던 것이 사실이기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경복사의 발굴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새삼 경복사의 중요성이 차츰 부각되고 있다. 알려진 바로는 경복사는 삼국시대 열반종의 종찰로서 우리나라 최초의 승려학교가 있던 곳이다. 이 사실만으로도 경복사의 존재는 우리 민족사의 기념비적 유적이라고 할만하다. 이런 역사적 유적이 지금까지 널리 알려지지않고 있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국가가 여태까지 그곳의 발굴 복원사
봉은사 신도회 발기인 대회 봉은사신도회 발기인 대회가 지난 7월20일 봉은사 경내 미륵광장에서 1천여 사부대중이 동참한가운데 열렸다. 6월16일부터 시작된 발기인 접수기간 동안 1천8백여명의 신도가 신도회의 발기인 동참의사를 밝혔으며 발기인대회를 이후로는 불교대학동문들이 대거 동참, 신도회 창립법회를 갖는 8월28일에는 1만여명의 신도가 새로 조직되는 신도회에 가입할 것으로 사찰측은 보고 있다. 02)545-1133 녹색환경감시단 발족 대구불교산악회(회장 김장근)는 나날이 심각해져 가는 환경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일상생활에서 청정 불국토 건설을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녹색환경감시단'발대식을 지난 7월21일 충북진천 보탑사에서 가졌다. 대구불교산악회의 녹색환경감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사찰이었던 황룡사(皇龍寺)와 신라의 대표적 호국사찰의 하나였던 감은사(感恩寺)는 지금 그 자리만 남아있다. 장기간의 발굴작업 끝에 절의 규모나 모양새가 알려져 그 옛날의 번성이 오늘도 느껴지는 특별한 절이다. 그 두 절의 복원을 바라는 목소리들이 우리사회에 울려온지 오래되어 마침내 불국사 주지 설조스님을 중심으로 `황룡사 감은사 복원불사 청원문'이 청와대 민원실에 접수되기에 이르고 있다. 스님이 이처럼 청와대에 청원을 낸 것은 이런 불사가 다른 누구아닌 대통령의 결단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두 가람의 폐사지가 국가의 사적6호와 31호로 이미 지정되어 있는데다가 이곳이 국유지이기 때문에 복원을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결정과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문화재관리국등
우리 나라에는 옛날의 유서깊은 절이 사라지고 그 터만 남아 있는 곳이 많다. 지금 그 터에 절을 다시 세우는 불사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고 복원불사 기운이 날로 높아가고 있어서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그 중에서도 해인사에 소장되어 있는 국보 제32호 고려대장경판을 판각한 장소인 강화도 선원사(禪源寺)의 복원은 선원사와 인천시가 힘을 합하여 추진중 이어서 머지 않아서 실행에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또 국보 제11호 익산미륵사지 석탑이 있는 미륵사의 복원은 전라북도가 중앙정부에 복원할 뜻을 전한 바 있고 조계종 총무원장 월주스님도 이 미륵사와 경주 황룡사를 종단에서 복원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지난 9일, 조계종 제11교구본사불국사주지 설조스님은 불국사교구안에 있는 황룡사와 감은사의 복원불사를불자
최근 우리 주변에서는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성폭력사건이 잇달아 일어나서 경악과 통탄을 금할 수 없게 만들었다. 서울에서는 여중생이 학교에서 출산하는 일이 벌어졌는가 하면, 충청도 어느마을에서는 11세의 초등학교 여학생을 이웃의 어른들이 번갈아 성폭행한 끝에 아직 크지도 않은 어린 여학생이 음독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강원도 어느마을에서는 15세 여중생을 이웃 어른들이 성폭했으며, 경기도 어느 동내에서는 유치원 원장이라는 자가 유치원생들을 상대로 성추행을 했는가 하면, 서울의 모 중학교에서도 교장이 여학생을 성추행했다하여 말썽을 일으켰다.이렇듯 이 세상은 이제 `사람 탈을 뒤집어쓴 짐승들'의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동방예의지국은 사라진지 이미 오래전의 일이요, 미풍양속과 윤리도덕은 이땅에서
삶의 질지난 몇 십 년 동안 우리 사회를 이끌어 온 원동력은 경제 성장을 해야 한다는 명제로부터 나왔다. 그밖에도 민주화라든가 경제 정의, 또는 통일등의 명제도 중요했지만, 그러나 아무래도 경제 성장이라는 목표에 쏟아 부은 추진력이 가장 컸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실제로그 면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어냈다. 우리가 그 동안 추구했고 성취한 경제 성장은 무엇보다도 우선 양적인 성장이었다. 절대 빈곤을 퇴치하려면 우선 먹고 입고 자는 문제를기본적으로 해결해야 했고, 그를 위해서는 공급의 양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어느 정도 확보되었다고 해서 양적 풍요를 위한 양적 성장의 명제가 빛을 잃는 일은 결코 없었다.다음에는 이른바 마이카시대에의
과학적으로 분석해 보면 별 것이 아닐지 몰라도 일식과 월식, 특히 개기일·월식은 우리를 경이롭게 한다. 밤하늘 한 켠에 사선을 그으며 사라지는별똥별, 특히 지구 가까이서 밝은 빛을 내뿜으며 떨어지는 혜성의 모습은더없는 장관이다. 누군가의 표현처럼 가히 `우주 쇼'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세상에 우주 쇼아닌 것이 어디 있겠는가. 이 우주에는 약 1천억 개의 은하가 있고 각각의 은하에는 약 2천억 개의별이 있다고 한다. 이 중 가을철 북쪽 밤하늘에서 북반구 사람들이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단 하나의 외부은하인 안드로메다 은하만 하더라도 지구와약1백10만 광년의 거리에 있다. 지금까지 인류는 지구에서 약 1억80억 광년의 거리에 있는 은하까지 추적하고 있다고 한다(
지리산살리기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이 8월 30일 창립됐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국민행동의 창립에는 불교계의 역할이 컸다. 50여 개의 불교단체가 모여 지난 6월 발족한 지리산살리기댐백지화추진범불교연대가 돼 지역과 사회, 환경, 종교단체를 아우르는 국민행동의 산파 역할을 한 것이다. 우리는 이 지면을 빌어 범불교연대에게 국민행동의 산파 역할을 한 만큼 앞으로 진행될 국민행동의 활동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해 달라는 부탁을 하고 싶다. 지리산과 낙동강을 살리기 위한 국민적인 여망을 안고 국민행동이 출범한 만큼 범불교연대의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범불교연대가 진행해 왔던 사업들의 상당수가 국민행동의 사업 속에 편입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행동 차원에서 수
세계의 종교인구를 확실히 가늠하기는 어렵다. 개인의 종교신앙을 파악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울 뿐더러 전세계를 통해 종교인구를 통계잡는 것도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97년판 브리태니커 세계연감을 통해 최근의 세계 종교인구를 가늠해 보면 대체적으로 그 규모는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에 의하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자를 갖고 있는 종교는 이슬람이다.그 신자는 전세계 인구 58억4백만명 중 19.4%인 11억2천6백만명에 달했다.이슬람 신자의 대부분인 7억8천만명은 아시아지역에 살고 있고 아프리카에는 3억8백만명, 유럽에는 3천2백만명 규모를 유지했다. 무려 184개국에 걸쳐 신자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 많은 것은 로마 가톨릭으로 9억8천1백만명으로 세계인구 16.9%를 기록했고
Q : 대학에 진학한 아들이 얼마 전부터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집안식구가 모두 불자이고, 스님도 한 분 계신데,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 누구에게나 종교를 선택할 권리와 자유가 있습니다. 종교란 한 사람의 사상을 좌우할만큼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기에 남의 강요에 의해 좌지우지되어서는 곤란한 일이겠지요.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전쟁을 일으켜 죽이고 죽는 참상이 세계 도처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종교가 한 사람의 사상이나 생각의 방향을 결정하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귀하의 집안은 대단한 불교집안인데도 아드님이 불교와 자연스럽게 인연이 되지 못한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아드님이 대학에 진학하여 기독교를 자신의 종교
국토가 남북으로 분단됨에 따라서 불교 또한 남북으로 갈라졌다. 그러나그 분단의 반세기를 넘어선 오는 9월에 남북한의 불교인이 동참하는 영산재(靈山齋)가 평양에서 열려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한 불교의식 및 불교 음악의 교류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영산재는 영축산에서 설법하시는 석가모니 부처님과 그 청중과 그리고 회상(會上)의 모습을 재현해서 부처님의 힘을 빌어 죽은 이의 영혼을 천도하는 의식의 하나이다. 범패(梵唄)와 의식무(儀式舞)와 우리 고유의 악기가 동원되는 이 의식은 이미 조선시대 초기부터 시행되어 왔으며 세종대왕이 지은 영산회상곡(靈山會上曲)을 비롯해서 우리 국악과 춤의 바탕이 되었다. 따라서 영산재는 불교의식으로서 갖는 의미와 함께 우리 민족의 고유한 음악과 무용에 끼친 영향을 높이
어떤 경제학자는 사회주의가 붕괴한 이유로 전당대회를 드문드문 연 사실을 들면서, 기독교의 번영은 매주 전당대회(예배)를 개최하기 때문이라고 웃긴 적이 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얼핏 불교는 어떤가 생각해 봤다. 무너져내린 사회주의 나라들의 전당대회 만큼 드물지는 않으나 역시 기독교에 비할 바는 아닌 것이 고작해야 초파일 행사인 1년에 한 번 정도 전당대회를치르니 말이다. 어느 특정 종교를 비호하고 다른 신앙을 깎아내리려는 의도는 분명 아니니까 오해는 없겠지만 종교마다 그 의식이나 문화적 접근이 다르기에 꼭 어떻게 해야만 확산된다는 식의 주장은 유치할 수밖에 없다. 즉 다른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농담삼아 말한다면 기독교의 세계전파 비결은 예술화의 성공에 있다면 어떨까. 물론 관점에
한동안 잠잠하던 공중파 방송을 통한 특정종교 선전행위가 최근 들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소식이 양식 있는 국민 모두에게 씁쓸함을 안겨주고 있다. 우리 불교계는 그 동안 공중파 방송을 통한 특정종교 편향에 그리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아 왔다. 그것은 불교계가 십여 개를 상회하는 방송을 일일이 모니터 할만한 체제를 갖추지 못한데도 원인이 있지만 불교 특유의 포용적 특성에도 기인한 바 크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일부 방송 프로의 진행자 멘트나, 드라마 세트에서의 특정종교 선전 현상은 상식의 정도를 넘어섰다고 본다. 종교방송이 아닌 서울방송 FM, 교통방송, MBC FM 등에서 ‘주님의 평화, 은총’ 따위의 발언을 거듭하거나, ‘어린이 교육에 성경만한 것이 없다’, ‘이 위대한 주일
5월 1일 온국민의 관심속에 영구귀국한 훈 할머니(73·사진)가 경북 경산에 정착한지 두달도 안돼 세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외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훈 할머니는 입국과 함께 불교 후원회가 마련한 백천 주공아파트에 입주했으나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현재 장조카 이상윤씨와 함께 경산 계양 아파트에 이주해 있다. 입국 당시 각종 단체에서 관심을 보였던것과는 달리 불교후원회 상임부회장 장적 스님과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간사이영석씨 등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방문객이 거의 없어 할머니는 캄보디아에서 보다도 더 쓸쓸하게 보내고 있다. 이영석 간사는 “훈 할머니를 도울 수 있는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훈 할머니가 우리문화를 빨리 이해할 수 있도록 전국 시, 도에서 우리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가운데 전통적인 효사상을 현실에 맞게 계승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불교사회복지회 부설 노인상담전화(대표 우재현)는 효사상의 현실적 계승과 노인시설 및 노인복지의 향상을 위해 `노부모를 모시는 자녀들의 모임'(이하 노자모)을 결성할 예정이다. 노자모는 앞으로 △집단의 성격별 소모임 △집단 상담 프로그램을 통한정신적 긴장해소 및 자기성찰을 도모 △개인의 특성을 혼합한 토론의 자리△부모와 함께하는 레크레이션 △재가노인 복지센터와 연계한 독거노인에대한 봉사와 견학을 통해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는 프로그램 등을 실시할예정이다. 노자모는 오는 7월 말까지 회원신청을 마감하여 9월께 모임을 결성할 계획이다.
그동안 잇달아 발생했던 사찰방화사건에는 정신질환자가 연루되었다. 법당에 침입해서 망치를 휘둘러 불상을 훼손한 사건에도 으레히정신질환자가 연루되었다. 얼마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어떤 사찰에서 일어난 훼불사건의 범인이 붙잡혔는데 경찰관이 이름을 묻자 대뜸한다는 소리가 “내 이름은 예수다!”했다고 한다. 몇년전 경주 불국사에서 붙잡힌 방화미수범도 헛소리를 해대는 정신질환자였고, 또 다른 지방에서 방화범으로 붙잡힌 자도 정신병력을 가진 광신자였다. 민족유산의 보고인 경주 남산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불교유적과 불상을 파괴하고 있는 자도 제정신이 아닌 광신자로 추정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서울의 북한산을 비롯한 전국의 명산에 가보면 바위에다 붉은색 스프레이를 뿌려 십
조계종 포교원은 3년여의 각고 끝에 《통일법요집》의 편찬을 완료하고 지난달 5일에는 고불식(告佛式)을 올렸다. 그동안, 한국불교에 의식집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다양한 의식집이 간행되었고 한국불교의식은 지금까지도 그것을 전승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의식집은 의식전반을 수록하고 있지 않으며특정의식을 중점적으로 수록하고 있고 편찬자에 따라서는 저본(底本)이 다르고 그로 인해 내용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한문을전용하고 혹은 독송하기 쉽도록 한문을 한글로 음사(音寫)하거나 한글과 한문을 겸용하고 있었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한국불교의식은 체계와 통일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또한 한문을 전용함으로써 한문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의미의 전달에
기회 있을 때마다 월주 총무원장 스님은 화합을 강조해 온 것으로알고 있다. 얼마 전에 청와대에서 각 종교계의 지도자들을 초청하여점심을 먹은 적이 있다. 그때도 월주 원장스님은 김대중 대통령에게개혁은 추진하되 화합을 깨뜨리지 말고 균형을 맞추어 가며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한데 매우 유갑 스럽게도 자꾸 우리 종단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은 화합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번 붓을 들어 화합을 강조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지난번 칼럼에서 개혁의 부진함을 지적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격려와 지지를 보내 주었다. 그러면서 자꾸 일어나고 있는 종단내의 과잉 징계를 우려하면서 나의 신변에 대해서도 걱정을 해 주었다. 혹
1963년 5월 29일은 일요일이었다. 그날 베트남의 사이공시내 판딩퐁거리에 일단의 스님들이 행진해왔다. 황색법의를 입은 비구와 회색 법의를 입은 비구니들이 조용히 저항의 표정으로 가두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그 행렬의 선두에는 승려들을 가득 태운 자동차가 선도하고 있었다. 네거리에 이르러 차에 타고 있던 스님들이 내리고 보닛을 열었다. 엔진고장이 있는 것 같았다. 행진은 멈추어졌고 스님들은 일곱 여덟겹으로 차를 에워쌌다. 그리고 곧 염불이 시작됐다. 차에서 내린 티치 쾅툭스님은 서서히 원의 중심으로 걸어가 아스팔트 위에 앉아 무릎위에 손을 올려놓고 결가부좌를 했다. 비구니들이 울기 시작하자 한스님이 차에서 5갤론짜리 휘발유통을 꺼내 쾅툭스님의 머리에 부었다.휘발유가 온몸을 적시게 되자 스님은 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