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華嚴經)’은 방대한 양으로 선뜻 접근하기 어려운 경전이다. 경전의 내용 또한 난해해 눈 밝은 길라잡이의 인도가 아니고서는 그 뜻을 이해는커녕 짐작하기조차 쉽지 않다. ‘화엄경’이 초기경전의 내용을 바탕으로 대승의 은밀한 종취(宗趣)까지 남김없이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엄경’은 부처님의 말씀을 총망라한 경전의 꽃, 불경의 종합판이라 불려 왔다. 물론 ‘화엄경’이 처음부터 이렇게 방대한 경전이었던 것은 아니다. ‘화엄경’의 여러 품들은 원래 독립적인 경전이었다. 그러나 이 경전들이 찬술되고 유통되는 과정에서 ‘화엄
[1678호 / 2023년 4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조선시대 수륙재 관련 문헌자료들을 중심으로 이와 연계된 감로탱의 도상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이를 통해 대승사상의 의례와 나아가 중생 구제의 실천적 세계관까지 조명하는 새로운 시도의 연구서다. 방대한 감로탱의 도상들을 취합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시도하기 힘든 방대한 작업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도상과 문헌들을 비교하며 다시 불교민속학과의 접점을 찾아가고 있는 저자의 노력은 이 책이 왜 연구 시작 10여년 만에야 세상에 나올 수 있었는지를 말해준다. 대중 융합성이 강한 우리나라 불교의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의례가 바로 수륙
천년고찰 불영사를 대가람으로 일궈낸 일운 스님이 12년째 매일 아침 1만5000여명에게 ‘마음편지’라는 이름으로 띄우는 경책과 위로의 문장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12년째 핸드폰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국내를 넘어 미국, 프랑스, 스웨덴, 대만 등 전 세계로 배달되는 스님의 마음편지는 선시 한편과 짧은 에세이로 구성돼 있다. ‘지금 이 순간’과 ‘마음’을 키워드로 전하는 스님의 행복한 목소리, 따뜻한 응원이 고스란히 책 한 권에 담겨있다.심전일운 지음, 담앤북서, 1만8000원.[1678호 / 2023년 4월 26일자 / 법보신문
소크라테스, 스피노자, 니체, 공자, 장자, 법정 스님, 틱낫한 스님 등 한국인이 사랑하는 동서양 철학자와 종교인 30인이 남긴 마지막 말이다. 유훈, 묘비명, 임종게 등 형식은 다르지만 삶의 마지막 순간에 던진 말속에는 그들의 생애와 사상이 짙은 농도로 담겨있다. 다시 들추어 보는 그들의 말 속에서 한 사람의 치열했던 인생 기록을 만나는 동시에 내 삶과 견주어 본다면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이일야 지음, 김영사, 1만6800원. [1678호 / 2023년 4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명대에 등장하는 소설 ‘서유기’의 원형이다. 소설의 형태로 나오기 이전부터 여러 시대에 걸쳐 민가에서 이야기의 소재로 인기를 모았던 여러 형태의 ‘서유 고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현장 스님의 인도 구법행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모티브로 허구의 이야기를 덧붙여 만들어낸 최초의 문학작품 ‘대당삼장취경시화’를 만나볼 수 있다. ‘대당대자은사삼장법사전’ 등 역사적 기록이 판타지 모험으로 진화해가는 과정 자체로 흥미롭다.송정화 옮김, 소명출판, 1만6000원.[1678호 / 2023년 4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불교명상이란 무엇인가, 불교명상을 하면 무엇이 좋은가, 불교명상은 어떤 사람에게 필요한가. 불교명상은 어떻게 하는가. 불교명상의 역사와 개념, 종류와 원리, 실천방법 그리고 효과까지 폭넓게 수록하고 있다. 입문서 겸 실천 가이드이면서 만화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쉽게 접근 가능하다. 명상의 세계로 안내하는 재미있는 마중물이지만 글에 담긴 설명은 꽤나 깊이있고 세밀하게 실참의 세계로 이끌어준다.방경일 글·정기영 그림, 운주사, 2만원.[1678호 / 2023년 4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짧지만 적확한 비평을 하거나 혹은 교훈적인 이야기를 할 때 사자성어(四字成語)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한자는 한 글자에도 뜻이 있고, 두 글자면 일정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으며, 네 글자라면 표현 못하거나 전달할 수 없는 것이 없다는 말이 있다. 오히려 한자 네 글자로 이뤄진 사자성어는 어떤 내용이나 상황을 장황하게 설명할 것도 없이 간단명료하면서 교훈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물론 사자성어는 은유적이고 간접적인 화법이다. 그러나 직접적인 화법보다 더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그 뜻을 알고 나면 또한 단도직입(單刀直入)이며
[1677호 / 2023년 4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천성광등록이준욱 지음, 영곡 스님 역주 / 전6권 / 3148쪽 / 민족사 / 전6권 22만2000원1004년 중국 송나라 고승 도원 스님이 편찬한 ‘경덕전등록’을 계승, 보충해 편찬된 전등사서(傳燈史書) ‘천성광등록(天聖光燈錄)’이 처음으로 완역, 출간됐다. ‘천성광등록’은 ‘천성 연간에 지었으며 ‘경덕전등록’의 확장판’이라는 뜻이다. ‘천성’은 북송시대인 1023년부터 1032년 사이에 사용된 연호다. 즉 이 기간에 편집된 전등서라는 뜻이다. ‘천성광등록’의 저자인 이준욱은 북송의 황제였던 진종(968~1022)의 누이 만수 공
설악무산(1932~ 2018) 스님은 시대와 고락을 함께한 선사다. 젊은 시절 금오산 토굴에서 6년 고행했던 스님은 훗날 설악산문을 재건했으며, 만년에는 백담사 무문관에서 4년 동안 폐관정진하다 입적했다. 이 책은 스님이 백담사 무금선원, 신흥사 향성선원 등에서 안거 수행하는 수좌들에게 설한 결제·해제 법어들과 대중들을 상대로 설한 내용을 육성 그대로 집록했다. 각종 저서에 남긴 서문, 기고문, 서한 등도 수록돼 있다. 김병무·홍사성 엮음, 인북스, 2만2000원. [1677호 / 2023년 4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
구마라집이 번역한 한문본 ‘금강경’을 저본으로 다양한 판본을 참고해 문맥상·의미상 가장 적절한 한자와 어휘를 채택하는 방식으로 ‘정본 금강경’을 만들었다. 대강백 무비 스님과 조현춘 교수가 오랫동안 작업해오고 있는 ‘가사체 경전’ 작업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쉬우면서도 정확한 현대어로 전달하려는 번역 과정에서 싹튼 문제의식이 ‘정본 금강경’으로 재탄생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정확한 ‘한문 금강경’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무비 스님·조현춘 공역, 운주사, 1만2000원. [1677호 / 2023년 4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
필자는 최근 특별한 책을 만났다. 그 책은 비구니스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정열적인 활동을 한 효탄 스님(서울 심택사 주지)이 당신의 수행, 학문, 불사 등을 총 정리한 책인 ‘풍향집’(2권, 집옥재, 비매품)이다. 필자는 한국 근현대 불교를 연구하면서 수많은 스님들에 대하여 인터뷰를 하고, 증언 자료집을 내고, 논문과 책을 펴냈다. 때문에 스님들이 펴낸 책(회고록, 일대기, 법문집, 수필)이 나오면 만사를 제쳐 놓고, 그 책을 구해서 읽었다. 그런데 이번에 접한 효탄 스님의 ‘풍향집’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보
[1676호 / 2023년 4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불연을 맺도록 이끌어주고 신심을 키우는 자양분이 될 부처님성지 이야기를 담은 책이 출간됐다. 도반HC가 출간한 ‘가자, 부처님 나라로’는 현직 군승이 군포교일선에서 장병들을 접하며 전법의 방편으로 삼을 만한 ‘책 한 권’을 고민한 결실이다.‘가자, 부처님 나라로’는 네팔에 자리한 룸비니부터 전정각산, 보드가야, 녹야원, 우루벨라마을, 영취산, 기원정사, 상카시아, 바이샬리, 날라다사원, 쿠시나가르까지 부처님의 발자취가 서려있는 불교성지에 대한 소개를 담은 기행문이자 현장에서 띄우는 편지다. 편지라는 형식을 빌어
중국불교사상사의 출발점으로 손꼽히는 ‘조론’은 후진시대(384~417)를 살았던 승조 스님이 집필한 이래로 명나라 말기인 17세기 초반에 이르기까지 중국 당대의 내로라하는 학승들과 현인들에 의해 시대를 달리하며 수십 편의 주석서가 쓰여졌다. 이는 ‘조론’이라는 한 권의 논서가 중국불교 역사와 사상, 철학 등에 두루 미친 방대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동시에 후학들로서는 한 권의 논서를 향한 1300여년에 걸친 주석서들을 통해 각 시대별 불교의 변천과 함께 사회 전반의 사상과 철학까지도 살펴볼 수 있다는 매력적인 주제가 아닐 수
“나의 군사들이여, 나는 오늘 애지중지하던 칼을 다야강에 버렸다. 칼은 결코 나에게 기쁨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놀라지 마라. 나는 오늘 이후부터 칼 대신 담마(Dhamma, 法)로 세계를 정복할 것이니라. 담마는 우리 모두에게 기쁨을 주기 때문이다.”불교사에 있어 가장 유명한 재가불자를 손꼽으라면, 그 안에는 반드시 아쇼카대왕이 포함된다. 부처님 입멸 240여년 후인 기원전 304년 인도 마우리아 제국의 왕자로 태어난 아쇼카는 숱한 피바람을 일으키며 왕좌에 즉위했다. 이어 인도 전역을 최초로 통일하며 마우리아 제국의 전성기를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