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이란 용어가 대승불교의 전반에 걸친 주요개념 가운데 하나임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금강경’에서도 “보살은 그 마음을 이렇게 항복시켜야만 하느니라”라는 등등의 글귀를 통해 수행의 주체로서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까닭에 보살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에 대해 일괄해보는 것도 ‘금강경’의 이해에 도움이 될 듯싶다.‘보살’이란 용어의 사용은 꼭 대승불교부터 시작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불교 이전부터 사용되지도 않았으니, 윤회(輪廻)나 불타(佛陀) 등의 용어들과는 달리 불교에서만 사용된 독자적 용어인 것만은 사실이다. 보살은 이미 빠알리
조선 전기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걸작은 일본 지은원에 소장되어 있는 높이 2m가 넘는 대작 ‘관세음32응신도’이다. 이 그림은 재위한지 1년만인 1545년에 승하한 조선 12대 임금 인종을 추모하기 위해 1550년 왕비였던 인성왕후의 발원으로 왕실에서 제작되어 영암 도갑사에 봉안되었던 이력을 지니고 있다. 현재는 일본 지은원에 소장되어 있다.이 불화를 그린 이자실(李自實)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는데, 근래 그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선조 38년인 1604년에 행해진 의과시(醫科試)에 합격한 견후증(堅後曾)에
언젠가 교육계에 계셨던 분과 대화하던 중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교육이 화제가 되었다. 영국과 일본, 미국 등에서는 이미 코딩이 중요과목이 됐고, 향후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핵심능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기존 교육계와의 이해충돌로 간신히 1주일에 1~2시간 편성됐지만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걱정했다.우리나라 불교계의 당면과제 중 하나는 출가자와 신도수 감소다. 여러 가지 이유와 대책이 있겠지만 필자는 교육이 가장 중요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해왔다.구한말 서구 선교사를 통해 근대 학교교육이 밀려들
법보신문 기자가 수년 전부터 필자에게 수학과 불교를 주제로 칼럼을 써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여러 차례 제안했다. 그때마다 필자는 수학과 불교는 별 연관성이 없을 거라고 거절했다. 어느 날 기자가 수학을 주제로 쓴 불교 논문 예닐곱 편을 보내왔다. 한동안 방치하다가 그 논문들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다 한 생각, 즉 일종의 영감이 일어났다. 그래서 용감하게도 그 하찮은 그리고 적은 양의 영감을 바탕으로 칼럼을 쓰마고 약속하는 일을 저질렀다.수학은 이성의 학문이다. 수학의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은 감성일지 모르나, 수학의 내용과 탐구·증명
필자는 그동안 4년에 걸쳐 ‘법보신문’에 원고를 써왔다. 첫해에는 불교의 미래가 어떠해야 할지에 대해 토론했고, 그 뒤부터 3년간은 매달 동양, 서양, 현대, 불교 인물이 남긴 일화를 소개한 다음 불교 교리의 관점에서 그 의미를 짚어보았다.그 과정에서 부처님과 그분의 주변 인물을 다룬 적이 많았지만 다시 부처님으로 되돌아와 글쓰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그렇기는 하지만 부처님의 일생은 단 1회로 논급할 주제는 아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인 부처님. 찬탄을 올리고 올린 다음 또다시 찬탄을 한다 해도 부족한 이 위대한 분을 어
태고총림 조계산 선암사(주지 시각 스님)는 12월 18일 광주시 쌍촌동 운천사(주지 법진 스님) 태고종 광주전남 종무원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020년 사업계획을 발표했다.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선암사 주지 시각 스님은 “종단의 구별 없이 모든 스님(비구, 비구니, 사미, 사미니)들에게 선교양종대본산인 조계산 선암사 전통강원 부설 특별강원을 개설해 배움에 목마른 스님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선암사 대웅전 본존불 개금불사와 SNS를 활용한 포교 및 신도관리 활성화방안도 밝혔다.선암사 주지 시각 스님은 “태고총림 선
조계종이 부처님 가르침을 문자로 전하는 보살들의 노고를 치하했다.조계종과 불교출판문화협회는 12월18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2019년 올해의 불서 10 및 제16회 불교출판문화상 시상식’을 개최했다.올해 불교출판문화상 대상은 ‘마음을 다스리는 12가지 명상(강명희 지음, 담앤북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년 넘는 수행 경력에 불교교학까지 겸비한 강명희 교수가 초심자에게 꼭 필요한 수행법만 따로 가려 뽑고 이를 현대적으로 변용하여 12가지 명상법으로 정리한 명상 안내서다. 국내 유일의 사찰 산림기
군주로서 항상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고, 전쟁의 공포에서 백성들을 구하고자 했으며, 죽어서도 우리국토를 수호하고자 원을 발했던 사람이 문무왕이다. 그는 살아서나 죽어서나 불법으로 나라를 지키고자 했다. 더불어 그는 커다란 봉분보다는 한 줌의 티끌, 바람에 날리는 재로 돌아가 왜국 일본이 우리를 넘보지 못하도록 동해 용왕이 되어 이 국토를 연민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문무왕(文武王, ?∼681)은 태자시절부터 부친 무열왕을 따라 전장을 누볐으며 왕이 돼서는 삼국을 통일한다. 그렇다면 그는 왜 삼국통일을 원했을까? 그 사연을 ‘삼국사기
인연(因緣)이란 참으로 오묘한 것이 아닌가 싶다. 왜, 무엇 때문에 이 무지막지하고 엄청난 일을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전생의 빚을 갚으려고 그러지 않았나 짐작할 뿐이다. 어쩌면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변신’처럼 갑자기 글 쓰는 벌레로 변했다가 다시 사람으로 돌아온 그런 느낌이다. 아니면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처럼 햇빛이 너무나 강렬해서 어쩔 수 없이 벌어진 우연(?) 혹은 필연일지도 모를 일이다.그 시작은 이러했다. 평소 ‘불교신문’에 연재되는 동은 스님의 감성 에세이 ‘지금 행복하기’의 열렬한 팬
“제40칙 : 여래께서는 중생을 불쌍히 여겨 양약을 처방하셨다.”석가모니 세존께서는 중생의 몸과 마음 등 병을 잘 치료하여 천하가 태평하도록, 인민이 안락하도록 잘 만드신다. 무엇이 마음의 병인가? 탐욕·성냄·어리석음이 병이다. 병이 있는 한 마음을 바로잡을 수 없고 그러면 망령된 감정을 좇아 이체본성을 거스르는 생각이 맹렬히 일어난다. 이 생각이 일어나는 한 반드시 자신의 욕망을 만족시키고자 살생하고 도둑질하고 삿된 음행을 저지르는 등 나쁜 마음이 변하여 곧장 갖가지 사실로 나타난다. 이른바 미혹으로 말미암아 업을 짓고 그 업으로
한 여인이 사왓티에 살고 있었다. 그녀는 나체 고행자인 빠티까(Pāṭhika)를 아들처럼 여기고 그의 수행에 필요한 물품을 제공해 주고 있었다. 그런데 이웃 마을에 살고 있던 여인의 친구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매우 감탄해 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그래서 자기도 한번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싶다는 뜻을 빠티까에게 말했지만 그는 완강히 반대했다.여인은 부처님을 자기의 집으로 초대하여 공양을 베풀고 법문을 듣기 위해 아들을 부처님이 계시는 제따와나로 보냈다. 그런데 아들은 먼저 빠티까를 만났다. 빠티까는 그녀의 아들에게 공양을 초대하되
지난 10월16일자(1507호) ‘백만원력 결집, 불자 자긍심 고양 견인한다’ 제하의 사설에서 백만원력 결집위원회가 추진하는 ‘인도 부다가야 한국사찰 건립’이 꼭 성취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도순례를 떠난 불자들이 깨달음의 땅에 세워진 한국사찰에서 자비와 상생을 온몸으로 깨닫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결코 녹록지 않은 불사인데 올해가 지나가기도 전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설매, 연취 두 보살이 사찰건립 불사에 써달라며 백만원력 결집위원회에 50억원을 보시했다는 소식이다. “불사 원력을 세우면 성취되는 법”이라는 옛 선지식의
며칠 전 퇴근을 하고 집에 와보니 택배로 쌀 20kg이 배달돼 있었습니다. 지방에 사는 친한 후배가 올해 수확한 햅쌀을 먹어보라고 보냈다고 이야기했는데 그 쌀이 도착한 것입니다. 쌀을 선물 받으니 이 쌀이 저희 집에 도착하기까지 수고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 떠오르는 그림이 한 점 있었습니다. 바로 김홍도의 ‘타작’이란 그림으로 아마 교과서에서 보았던 낯익은 그림일 것입니다. 교과서에 수록된 그림은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하지만 너무 유명하고 익숙해서 자세히 감상하지 않고 대충 감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김홍도 그림이
“제34칙 : 쉽게 성취하는 염불법문에 진력하라.”말세 범부가 정토법문에 의지하지 않고 고귀한 과위를 증득하고자 하면 모두 미치광이 부류에 속한다. 참선으로 명심견성하고 견성성불한 지위에 이르렀을지라도 여전히 범부이지 성인은 아니다. 나 ‘인광’은 대단히 용렬하고 학문이 없어 염불법문만 사수하여 확실히 경교와 선지식, 언어 문자에 따라 굴리는 바를 지키지 못했다. 당신이 기꺼이 믿는다면 손쉬운 것에서 시작해 쉽게 성취하는 염불법문에 진력하라. “제35칙 : 믿음 발원 염불로 서방극락에 태어나길 구하면 이미 충분하다.”철오, 성암 두
자유의지로 내리는 결정이, 아무 근거가 없이 내리는 결정이라면, 기계가 내리는 결정과 뭐가 다를까? 주사위를 던져 내리는 결정과 뭐가 다를까? 거북이 등을 구워 얻은 문양을 보고 내리는 결정과 뭐가 다를까?여러 선택지 중에서 특정한 것에 더 선호도를 주는 것이 자유의지라면, 그것도 근거가 없이 그리하는 것이라면, 자유의지란 기계나 주사위를 던져 결정하는 것과 뭐가 다를까? 혹은, 90프로는 근거를 가지고 하고, 나머지 10프로는 근거가 없이 하는 것이 자유의지라 해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10프로는 무작위라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중요
2019년 불교출판문화상 대상작에 ‘마음을 다스리는 12가지 명상(강명희 지음, 담앤북스)’가 선정됐다. 또 우수상에는 ‘송광사 사찰숲(전영우, 모과나무)’과 ‘월인석보, 훈민정음에 날개를 달다(정진원, 조계종출판사)’ 등 2종이 선정됐다.조계종총무원이 주최하고 불교출판문화협회가 주관하는 ‘2019년 올해의 불서 10 및 제16회 불교출판문화상’ 심사위원회는 27개 출판사에서 출품한 83종의 불서를 심사, 11월26일 ‘2019년 올해의 불서 10 및 불교출판문화상’ 선정 도서를 발표했다.대상 수상작인 ‘마음을 다스리는 12가지 명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19년 세종도서 교양부문'에서 ‘용성평전’ 등 불서가 15종 선정됐다. 또 학술부문에서는 불교와 관련해 '대승보살계의 사상과 실천' 등 7종이 뽑힌 것으로 확인됐다.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총류, 철학·심리학·윤리학, 종교, 사회과학, 순수과학, 기술과학, 예술, 언어, 문학, 역사·지리·관광의 10개 부문 8112종을 대상으로 156명이 심사를 진행해 총 709종을 선정했다.종교부문 불서로는 △용성 평전(김택근/ 모과나무) △설법하는 고양이와
“제28칙 : 염불법문은 광명을 회복하는 가장 긴요한 법이다.”사상(事)과 이체(理), 체성(性)과 행상(相), 공유(空有)와 인과 등 이들 개념은 지금은 이해하지 못해도 상관없다. 어리석은 촌부도 배우려고 하면 착실히 염불하면 되지만 지극한 공경심으로 오르지 성실하고 간절하게 염불해야 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가면 업이 사라지고 지혜가 나타나며 장애가 다하고 복덕이 높아져서 이전의 의심이 철저히 떨어져 나간다. 그때 이르러 부처님의 유무나 자신의 유무, 부처님의 지견에 들어가는 방도나 저 언덕에 이른 확실한 증거 등 이러한 문제를
“제25칙 : 아미타부처님 대자비원력에 의지해 불생불멸의 즐거움을 누린다.”세간의 모든 것, 우리의 몸과 현재 머물고 있는 세계는 모두 중생의 생멸심에서 비롯한다. 중생이 함께 지은 업으로 감득한 세계와 자신이 지은 업으로 감득한 근신은 모두 이루어지고 무너짐이 있어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몸에는 생로병사가 있고 세계에는 곧 성주괴공이 있다. 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한다는 말이나 즐거움이 극에 달하면 슬픔이 생긴다는 말은 이를 가리킨다. 인지에서 이미 생멸이 있어 과지에서도 생멸이 없을 수 없다. 서방극락세계는 아미타 부처
“제 22칙 : 사바세계를 싫어하여 떠나고 극락세계를 좋아하여 구할지라.”‘아미타경’에서 말씀하시길 “여기에서 서쪽으로 십만 억 불국토를 지나가면 극락이라 이름하는 세계가 있고, 그 세계에는 명호가 아미타인 부처님께서 계시나니, 지금 그곳에서 안온히 주지하시면서 법을 설하시고 계시느니라”하셨고 또 말씀하시길 “저 국토를 어떤 인연으로 극락이라 하는가? 저 국토의 중생들은 어떠한 괴로움도 없고 오직 온갖 즐거움만 누리나니, 이러한 인연으로 극락이라 하느니라”고 하셨다.극락세계에는 일체 괴로움이 없고 온갖 즐거움만 누리는데 이는 극락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