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이면 산불이 자주 발생한다. 해방 전후까지 어렵던 시절에는 보릿고개를 넘기기 힘든 사람들이 봄나물을 얻기 위해 산불을 냈다고 한다. 지금은 산림이 우거지다 보니 겨우내 바짝 마른 낙엽에 작은 불씨만 날아들어도 큰 불이 난다.필자가 사는 수원 광교산의 경우 100여명이 넘는 감시요원들이 주요 등산로 입구에 배치돼 있다. 하지만 연간 천만명이 넘게 찾는 산이다 보니 봄철마다 산불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수년 전 효율적인 산불감시 활동을 위해 드론 감시단 구성을 제안했다. 많은 사람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는데, 당시 수원시장의 생각은 달
1004섬·12사도 순례길 등 기독교 성지를 조성해 온 전남 신안군이 기독교체험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공적자금 95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에 기독교계의 자부담은 0원이다. 땅 매입부터 건축설계 및 전시물 제작‧설치까지 모두 국비와 군비로 충당한다는 얘기다. 더욱이 이 기념관은 정토‧화엄 사상 중흥의 대 전환 계기를 제공한 가흥대장경(嘉興大藏經)이 발견됐던 임자도에 세워진다. 1681년(숙종 7년) 대만에서 일본으로 향하던 상선이 태풍에 임자도 앞바다에서 난파됐는데 그 배에는 명나라 말기부터 120여년에 걸쳐 간행된 가흥대장경이
환경운동은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이후 산업화의 무한 질주를 제한하는 규제 위주에서 새로운 차원의 인식으로 전환되며 두 번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환경 평등과 환경 정의를 넘어 모든 사람은 소중하고 모든 생명은 신성하며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니고 있기에, 우리는 수십억 종의 다른 생물 종을 돌보고 그들과 협력하며 이 지구상에서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인식이다. 우리가 계속해서 생명의 그물을 찢어놓는다면 그 덫은 곧 우리의 존재 자체에 구멍을 뚫어놓는 짓이 된다는 것이다.이는 기존의 의무적 환경윤리나 도덕적 훈계가 아닌 깊어지
법보신문 7월22일자 ‘실리콘밸리 명상문화는 생산성 위한 정신적 해킹’이라는 제하의 보도는 한국 불교계에도 숙제를 안겨준다. 이 기사는 캐롤린 첸이라는 미국인 교수가 신간 ‘워크 프레이 코드(Work Pray Code)’에서 “‘기업들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영적인 방법으로 직원들을 깊숙한 내면부터 기업을 사랑하고 헌신하도록 유도한다’면서 결국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명상을 [왜곡] 재포장하였다’고 주장한다”고 소개하였다.꽤 오래 전부터 미국과 유럽 등 비불교권 국가의 백인들 사이에서 명상 붐이 일어나고 자연스레 불교 인구
요즘 날씨를 보면 세상이 불타고 있다는 말이 정말 실감 난다.기상예보에 비치는 유럽의 위성 사진 모습을 보노라면 ‘연소경’에서 가르치신 ‘세상이 불타고 있다’는 가르침이 더 이상 은유의 표현이 아니라 실체적 표현이구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부처님께서는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으로 불타고 있다고 가르치셨지만, 현재 지구 곳곳의 상황을 보면 비단 미국과 유럽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힘없이 녹아내리고 있으니 가히 불타는 세상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당연할 것 같다.환경론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알고 있듯이 인류 개개인의 욕망
공익법인 일일시호일이 10월 ‘날마다좋은날 제1회 전국 이중언어 말하기대회’를 개최한다. 다문화가정의 어린이들이 한국어와 부모 나라 언어로 자신의 의견을 펼치는 대회다. 국내 거주 중인 국제결혼가정 어린이들의 언어 역량 개발 및 인재육성을 위한 자리여서 의미 있다.현재 다문화 가정의 출생아 수는 대체로 줄고 있지만 비율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17년에는 5.2%였고, 2018년에는 5.5%, 2019년에는 5.9%, 2021년에는 6%였다. 다문화 학생 수도 2017년에 10만명을 넘어섰다. 가족 유형으로는 한국인 아버지와 외국인
7월19일 폐회한 제225회 조계종 임시종회는 사실상 17대 중앙종회의 마지막 본회의였다. 이 때문인지 임시회에는 5건의 종헌개정안과 8건의 종법개정안이 상정돼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막상 본회의에서는 5건의 종헌개정안이 모두 부결되거나 이월됐고, 종법개정안도 단 3건만 가결되는 데 그쳤다. 하안거 기간 중인 데다 임기가 석 달여 밖에 남지 않은 중앙종회가 이례적으로 임시회를 열었던 의욕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특히 이번 임시회에서 원로회의가 숙고 끝에 중앙종회에 요청한 원로회의 의장단 임기를 단축하는 종헌개정안마저 부결된 것은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가 ‘고대 신화와 불교 인드라망’이라는 제하의 기고를 보내와 6회에 걸쳐 게재한다. 고 대표는 지구온난화 비상협의회 대표와 식생활교육 부산 네트워크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편집자인류사회 최대 도전은 공동의 비젼 즉 총체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상상력의 부재고 현대판 신화의 부재다.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보는 것을 해석하는 방법이다. 이야기는 어린 시절부터 관통해 흘러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생명체들, 나아가 만물을 바라보는 색안경이 된다. 이런 이야기들이
이제는 꽤 세월이 지난 이야기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방송에서 검사들과 직접 토론을 벌였던 일이 있다. 그 당시 필자는 이 일을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상당히 우려하기도 하였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말 그대로 국가원수의 위치이다. 그런 사람이 곧바로 대중매체에서 여과 없는 토론을 한다는 것은 원수라는 지위에 대한 자각이 부족하다는 생각이었다. 그 자리는 최종결정을 하는 자리이고 권력의 정점이기에 말 한마디,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큰 영향을 미치는 자리이다. 그리고 어떤 결정이 혹 잘못되었다면 책임지고 그것을 바로잡아야 할 마지막
지난 6월 말, 완도가족사망사건이 알려지면서 한국사회는 그야말로 발칵 뒤집혔다. 많은 이가 추정하는 것처럼 경제적 어려움이 초래한 극단적 선택인듯하다. 특히 세간의 이목을 끈 것은 부모가 자식의 목숨을 끊었다는 점이다. 사건이 보도되자 많은 사람은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라며 아동학대, 가족살해의 문제를 강력히 비판했다. 소수지만 일부에서는 “부모의 결정이 잘못된 것이지만, 그 심정이 이해된다”는 댓글도 있었다. 그만큼 복잡하고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인 것이다.이 사건을 통해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살펴볼 수 있다.
종교차별신고센터(http://buddh.kr)가 개설됐다. 불교계에 향한 왜곡과 폄훼 등 종교편향을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해결할 수 있는 구심점이 마련됐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7월19일 종교차별신고센터 출범을 선포했다.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는 종교차별 및 편향을 시정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종교편향이 주로 특정종교에 경도된 정치인과 공직자들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에서 감시의 시선은 정치인과 정부기관을 향하게 될 것이다.불교계를 향해 벌어졌던 폭력과 차별, 왜곡, 폄훼는 열거하기도 힘들다. 광신적인 개신교인에 의해 수시로 사찰이 불타
“나 불교 믿어. 법명도 받았어, 보덕심. 관세음보살의 마음이라는 뜻이야. 내 재판이고, 내 결혼이고, 내 인생이야.…결혼을 해야 한다면 언니랑 할 거야. 사랑하는 사람이랑 할 거야.”요즘 인기를 모으고 있는 채널ENA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대사다. 드라마 2화의 등장인물 ‘화영’은 결혼식 도중 웨딩드레스가 흘러내리는 사건으로 파혼에 직면했다. 그녀의 등 뒤에 새겨진 ‘관세음보살’ 문신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교회 장로였던 그녀의 예비 시할아버지는 이 사건으로 화영을 탐탁지 않게 여겼고, 화영의 아버지는 딸이 망신을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 혼자 노는 즐거움을 만끽할 때가 있다. 나의 혼자 놀기는 다른 사람의 바지 끝을 눈여겨봤다가 내 마음대로 해석하면서 재미있어하는 일이다. 한동안 우리나라 남성들의 바짓단 길이가 조금만 더 짧았으면 좋겠다고 상상한 적이 있다. 쓸데없고 우스꽝스러운 관심사였다고나 할까. 바지는 길면 답답하고 짧으면 경망스럽다. 20대부터 다른 사람들에 비해 바지를 짧게 입고 다녔다. 발목의 복숭아뼈가 살짝 보이도록 입어야 깔끔하고 편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주위에서 유난 떤다고 언짢은 소리도 많이 들었다. 그때마다 나는 내 바지가
전국 대부분 사찰에서는 음력 칠월 보름 백중(百中)에 맞추어 우란분절(盂蘭盆節) 기도를 올리고 있을 것이다. 우란분절 기도의 핵심은 먼저 떠나가신 부모님과 조상님들의 극락왕생을 염원하며 부처님과 스님들 그리고 먼저 가신 조상님들에게 공양을 올리는 것이다. 이 기간에 가장 많이 독송 되는 경전은 ‘불설대부모은중경(佛說大父母恩重經)’이고 부처님 말씀은 아니지만, 불자들의 눈물을 연신 훔치게 하는 것은 바로 ‘회심곡(回心曲)’이다. 회심곡은 16세기 말경에 지어진 것으로 민요선율에 순수한글의 가사를 넣어 불린 백성들의 노래이다. 통상 민
“국가가 한 인간의 생명보다 우선할 수 있는가? 범죄자 한 사람에게 사회가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이 맞는가? 사형이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일치된 과학적 연구 결과도 없다.” “사형은 인륜에 반하고 공공에 심각한 위협을 끼치는 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한 엄중한 제재를 통해 ‘응보적 정의’를 실현하고 사회적 차원의 ‘심리적 위하(위협)’를 통해 일반예방(一般豫防) 한다.”헌법재판소 역대 세 번째 ‘사형제도 위헌 심판’ 공개 변론에서 사형제 폐지를 요구하는 헌법소원 청구인 대리인과 사형제 유지를 주장하는 법무부 대리인
어릴 적부터 불교를 접한 사람에게는 불상이나 법당 등의 불교문화가 친숙할 것이다. 그러나 불교를 처음 접한 사람에게는 황금색 불상, 거대한 석상, 지옥도 등이 어색하게만 느껴진다. 불교는 한국과 1700년을 함께하며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종교에 대한 관심과 신규유입이 감소하자 종교는 아는 사람만 아는, 요즘말로 고인물이 되어버렸다. 고인물은 환수나 여과가 이뤄지지 않으면 썩기 마련이다. 불교계는 이를 인지하고 젊은 불자 포교에 진력해왔다. 종립학교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런데 종립학
기술과 환경이 변화하면서 노인들의 평균 수명도 길어졌고, 노년기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고민해야할 시점이 왔다. 은퇴 후 노인들은 소득보장, 사회참여를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2004년 노인일자리 사업이 도입되면서 공익·민간 부문에서 많은 일자리가 제공됐다. 그에 따라 노인들의 빈곤문제 해결, 활발한 사회참여, 삶의 질 개선 등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올해 5월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60세이상 노인 노동자의 노동 환경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인노동자의 97.6%가 계속 일하기를 희망한다고 응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노인 중
코로나19 전염병균의 국내 유입 진원지로 몰려 혹독한 대가를 치렀던 신천지가 최근 공격적 여론전을 다시 펼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개신교측인 CBS노컷뉴스와 국민일보 등 기독교계통의 미디어들이 또다시 신천지의 잘못된 선교를 ‘포교’라고 표기하고 있다. 이는 대단히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그 노림수 속에는 ‘주님의 종’들 간에 벌어지는 분쟁의 덤터기를 불교 쪽으로 떠넘기려는 꼼수가 읽혀진다.‘부처님의 가르침(佛法)을 널리 전한다’는 뜻의 포교(布敎)와 전법(傳法)이라는 말은 오래전부터 불교에서 주로 사용해온 용어다. 지금까지 불교에서는
“앞으로의 우리 후배스님들을 위해서 20년을 결사하자”는 어른스님의 한마디에 30년도 넘은 기억을 꺼내들었다. 어떤 법문보다 큰 울림으로 다가온 말씀이었다. 나는 비구니계를 받던 날을 잊을 수 없다. 겨울의 초입 즈음에 산사의 새벽 기온은 제법 추웠다. 그 차가웠던 날씨보다 더 추웠던 건 파란색 방수포를 대걸레로 썩썩 밀어내고 비구니계를 수계한 기억이다. 좀 더 형식을 갖추고 여법할 수는 없었던 것일까. 한국비구니계를 이끌어 갈 출가자 탄생을 존중하고 축하할 수는 없었던 것일까(물론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의례적인 행사를 치르듯
절대 군주가 지배하던 고대 로마의 격언 가운데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이 있다. 소크라테스도 악법을 따라 기꺼이 독배를 마셨다. 그런데 정말 악법도 법일까?인도의 간디는 ‘악법은 악법’이라고 정의했다. 따라야 할 법이 아니라 고쳐야 할 대상이라는 의미다. 1928년 영국이 식민지 인도를 수탈하기 위한 방법으로 ‘소금세’를 신설했다. 인도에서 생산되는 소금을 먹어서는 안 되며 영국에서 판매하는 소금만 유통하도록 강제한 법이다. 인도인이 ‘인도산 소금’을 만지기만 해도 엄하게 처벌했다. 이에 맞서 간디는 70여명의 인도인과 바닷가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