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기쁠 때나 증오로 가득찰 때에도 부처님은 항상 미소로 나를 바라봅니다. 모든 것은 마음의 장난일 뿐 시련도 하나의 과정입니다. 하심하고 인내하면 때는 찾아옵니다.” 2005년 3월 14일 동방대학원대학교 정상옥 총장이 취임사 낭독을 위해 단상에 올랐다. 200여명의 하객들은 정 총장을 박수로 환영하며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동방대학원대학교의 설립을 발의하고 터를 닦기 시작한지 꼭 10년이 지났습니다. 오늘은 우리 동방대학원대학교가 파란만장하고 천신만고의 온갖 고난을 딛고 개교한 날이기도 합니다. 동방대학원대학교는 미술, 음악 등 우리나라의 모든 문화 콘텐츠를 학문적으로 정립하는 상아탑이 될 것입니다.” 단상에서 조용히 내려오는 내내 정상옥(62·우현) 총장의 입에서는 ‘관세음보살’
2월 27일, 신학기를 꼭 3일 앞둔 동국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여자고등학교 교학실은 2007학년도 수업준비로 분주하기만 하다. 시청각 기자재며 경전 등이 수북이 쌓여있는 교학실의 풍경은 부산하기 그지없어 봄날의 노란 개나리꽃을 보듯 생기 넘친다. 올해 새로 입학할 신입생은 모두 530여명, 불교 종립학교임에도 신입생 중에는 불자들보다 오히려 무종교인, 이웃 종교인들이 많기 때문에 학생들이 교학 수업에 거부감을 갖지 않고, 불교에 관심을 갖도록 하기위한 교학실의 아이디어 회의는 열기가 넘친다. 자유분방한 요즈음의 청소년으로 돌아가려는 교법사들의 피나는 노력 가운데에는 올해로 12년째 동대부여고에서 청소년 포교를 위해 진력해 온 이학주(44·계진) 교법사가 있다. 이 법사의 희망은 더 많은 학생들이 자연스레
“오늘은 좋은 날~ 부처님 오신날~.” 동장군의 기세가 온데간데없는 철없는 2월의 중순,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5월 부처님오신날에나 들을 법한 노랫가락이 인사동 빌딩 숲 사이를 타고 잔잔히 울려 퍼졌다. 흥겨운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찾아간 곳은 서울 관훈동 대형빌딩 2층에 위치한 ‘좋은벗 풍경소리’. 문을 열고 들어서자 3평 남짓한 이곳은 벌써 올 연등축제의 복판에 서 있는 듯 착각을 들게 한다. 허름한 사무실의 주인인 작곡가 이종만(49·향천) 거사는 흥겨운 봉축 노랫가락에 고개를 끄덕이고 음을 따라 발장단을 맞추느라 낯선 발길조차 눈치 채지못한다. ‘이·종·만’이란 이름 석 자는 어린이법회나 봉축 문화마당에 대해 작은 관심이라도 기울인 불자들에겐 낯이 익다. ‘돼지임금’, ‘공명조이야기’, ‘스
10년 전 친구의 배신재산·가족 모두 잃고위안 찾아 3년간 고행 ‘내가 곧 부처’ 깨닫고한 조각 욕망도 털어내도반들과 새 삶 개척 용하심 보살은 매일 아침 참회아 이웃에 대한 축원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어둠이 사그라지는 이른 새벽, 경기도 광주 한꽃 빌리지 5층에 마련된 임시법당에서 아침 예불과 독경을 마친 이용하심(53) 보살은 평소처럼 부처님 앞에 가부좌를 틀고 앉는다.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음으로 지은 모든 죄를 참회합니다. 오늘 하루도 나와 인연을 맺은 이 모두가 부처님입니다. 일체 만물이 행복하기를 발원합니다.” 한 번도 거르지 않고 10년째 이어오고 있는 아침의 일상이다. 이 시간만 되면 입가엔 미소 꽃이 핀다. 참선하면서 웃는다니, 안거 도
나병 여인 보살피다 젊은 수좌들에 봉변 당하기도하심하며 묵묵히 수행-제도하는 자비행의 밑거름 “노승이 객실 한 칸 부탁드립니다.” “글쎄요, 빈 객실이 없는데. 딴 데로 가시지요.” 아무리 먹고살기 힘든 식민국가의 백성들이라지만 노승을 대하는 절집안의 인심이 이리 박할 수는 없다. 더욱이 이곳은 조선팔도 최고의 명산 금강산에서도 대찰로 손꼽히는 장안사가 아니던다. 하지만 노승은 인상한번 찌푸리지 않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대로 물러서더니 “어디 바위굴 틈에서라도 하룻밤 지내자”며 잠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이 꼴을 보다 못해 육당 최남선이 장안사 종무소로 뛰어들었다. “바로 저 노스님이 조선불교 교정이신데, 세상에 객실 한 칸 없다고 문전박대를 할 수 있소?” 장안사가 발칵 뒤집어지고 사중 스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