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심봉청 지심제수 금일영가 애견애묘/ 동식물을 막론하여 일체중생 영가시여/ 일심합장 하옵시고 부처님께 귀의하여/ 이 법연을 받으소서. 이 공덕으로 일체 선망 동식물의 극락왕생을 발원하옵니다. 나무아미타불….”서울 북한산 형제봉 살얼음 낀 깊은 계곡 사이로 종소리가 은은히 메아리쳤다. 불자들의 천도 발원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태워진 영가들은 길을 인도해주는 듯한 종소리를 따라 청량한 겨울 하늘로 흩어졌다.북한산 심곡암(주지 원경 스님)이 ‘일체 동식물 합동 천도재’를 봉행했다. 1월 28일 경내 대웅전에서 법회를 봉행한 주
“극락정토는 아미타불이 모든 중생을 고통에서 구제하여 깨달음으로 이끌기 위해 서원을 세워 이룬 세계를 말합니다. 정토에 왕생하려면 먼저 불법을 만나야 합니다. 군법당, 병원법당, 교도소 등에 법보신문을 보내 불법과 인연을 맺게 하는 법보시 또한 정토에 이르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동국대 대학원에서 정토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취득한 미탄 스님은 정토불교 연구뿐 아니라 권진(勸進)에도 여념이 없다. 스님은 법보신문을 군법당, 병원법당, 교도소, 관공서 등에 보내 불법을 전하는 법보시 캠페인 또한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의 일환
‘해심밀경(解深密經)’은 깊고도 비밀스러운 마음을 풀이한 경전이라는 의미이다. 대승경전에 속하는 가르침으로 마음을 연기와 공, 무자성에 근거해서 교설이 펼쳐진다. 세상만사는 마음에 의해 구성되고 전개된다는 주장으로 세상엔 오직 마음만 존재할 뿐 외적 대상은 실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 사상이다. 즉 우리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일체의 모습과 사건들은 단지 마음의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는 듯 보이지만 진실에 있어서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가르친다. 당나라 때 현장법사에 의해 번역됐으며 ‘불설해절경(佛說解節經)’ ‘상속해탈지바라밀요경(相
수보리 약보살 작시언 아당장엄불토 시불명보살(須菩提 若菩薩 作是言 我當莊嚴佛土 是不名菩薩)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말하기를 ‘내가 마땅히 불국토를 장엄했다’고 한다면, 이는 보살이라 할 수 없으리라. 왜냐하면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불국토를 장엄한다’는 것은 진짜 장엄이 아니라 그 이름만이 장엄이라는 것이다.보살이 스스로 불국토를 장엄한다고 한다면 이는 사상(四相)에 집착하는 것이다. 이는 불국토를 장엄한다는 득(得)과 법(法)이 이미 있게 되는 것이니, 얻는다는 득은 나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므로 아상일 것이요, 법은 사람의 인(人
호모사피엔스의 진화 단계 중 고등종교의 출현 시기는 생활양식, 정치와 학문, 문화와 예술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혁명기였다. 서기전 500년 전후 세계 각지에서 발현한 이들 종교의 공통점은 ‘말씀’이라는 도그마가 있어 유교·기독교·불교와 같이 ‘교’자가 붙는다. 기독교의 하나님은 고로스요, 그 존재 형식이 말씀이라 구약 성서에서 “태초에 말씀이 있으셨다”고 하며, 그 말씀의 육화가 예수의 탄생이었다. 특정 창시자가 없는 힌두교는 브라흐만의 존재 형식이 ‘말씀’이었고, 말씀을 읊는 사제들의 음성을 신성의 실체로 간주하였다. 그들은 복잡
승보종찰 송광사 서울 분원인 법련사(法蓮寺)가 창건 50주년을 맞았다. 서울 불자들의 신심을 고양해 온 법련사가 교계 안팎으로 미친 영향력은 지중하고도 지대했다. 사찰서점의 효시인 불일서점(1984), 교계 최초의 전문 미술관으로 기록된 불일미술관(1995)과 전통찻집인 연다원(蓮茶院) 등은 불교 생활 속에 우리의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시민들에게 각인시켰다. 불일출판사(1984)와 불일회보(1980)는 부처님의 지혜를 올곧게 전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도심 포교의 새 지평을 연 법련사는 불교사에서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흔히 불교를 마음의 종교라고 말한다. 팔만사천 부처님의 모든 가르침도 결국은 ‘마음 심(心)’자 하나를 풀이해 놓았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누구라도 불교의 수많은 경전을 접하다 보면 부처님의 일체 교설들이 일관되게 중생 마음에 초점을 두고 설해졌음을 알 수 있다. 초기 경전인 ‘법구경’의 ‘심위법본(心爲法本-마음은 모든 법의 근본이다)’에서부터 대승 원교인 ‘화엄경’의 ‘심외무법(心外無法-마음을 떠난 법이 없다)’에 이르기까지, 또한 불립문자를 강조하는 선가의 ‘이심전심(以心傳心-마음으로 마음을 전할 뿐이다)’ 등 불교 안에는
세종 영평사 주지 환성 스님은 12월16일 논산 육군훈련소 호국연무사에서 수계법회를 봉행했다.영평사 주지 환성 스님을 비롯해 신도회, 포교전법단, 불교어머니회가 함께한 이날 행사에서 장병 1000여 명이 계를 받아 부처님 제자로 거듭났다. 영평사 사부대중은 장병들을 격려하고 불보살님의 가피력으로 무탈한 군생활을 기원했다.전계사 환성 스님은 “들숨·날숨을 온전히 느끼면서 ‘나무아미타불’ 염불을 일심으로 아침, 점심, 저녁에 열 번씩 하면 복무기간 마음이 맑아지고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며 “수계의식은 일체중생의 행복을 위한 삶을 살 것
“불교는 괴로움의 원인, 해결방법을 명확히 제시합니다. 그렇기에 불법을 전하는 법보시는 많은 사람들이 진리를 통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안내자 역할을 합니다. 경전에도 금은보화를 많이 보시하는 것보다 바른 진리를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가장 수승하다고 밝히고 있듯이, 보시 가운데 으뜸은 법보시입니다.”조준오(48) 동국대 WISE 캠퍼스 유아교육과 교수가 최근 법보신문을 교도소·군법당·병원법당 등에 보내는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재소자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탐·진·치의 원인을 알고 집착을 놓아 삶이 평안해지기 바란다”는
‘반야심경’에서 오온이 모두 공한 것을 관찰하여 일체의 고액에서 벗어난다고 하셨습니다. 오온은 색수상행식으로 몸과 정신작용을 의미합니다. 육근(나)과 육경(대상)이 늘 상호 작용하는 것을 삶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나온 삶과 살아갈 삶 모두 항상하지 않아서 변해가고 변해가기에 고정된 실체가 없습니다. 갑진년은 푸른 용의 해라고 합니다. 용은 변화무쌍하면서 신출귀몰하여 동해 번쩍, 서해 번쩍하는 존재입니다. 푸름은 새로운 도전을 의미합니다. 사실 세상의 모든 모습 속에는 ‘갑진’의 느낌이 담겨 있습니다. 그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무
‘법념처’의 두 번째 명상법은 오온관찰명상이다. 오온(五蘊)은 ‘나’라는 존재를 다섯 가지 무더기로 분리하고 해체해서 설명한 방식이다. 무더기(蘊)란 빨리어로 ‘칸다(Khandha)’라고 하는데, 다발, 덩어리, 모임, 더미, 쌓임, 구성요소 등의 의미가 있다. 즉 여러 요소가 모이고 쌓인 것, 뭉쳐지고 집적된 것을 ‘무더기’라고 한다. 그러니까 오온은 ‘나’라는 존재가 물질과 정신의 무더기들로 결합되었다는 것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가르침이다. 초기불교에서 오온은 불교의 ABCDE라고 할 만큼 기본이자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수보리 소언일체법자 즉비일체법 시고 명일체법 수보리 비여인신장대(須菩提 所言一切法者 卽非一切法 是故 名一切法 須菩提 譬如人身長大) “수보리야! 일체법이라는 것은 곧 일체법이 아니요 그 이름을 일체법이라 하느니라. 수보리야! 비유하자면 사람의 몸이 크다는 것과도 같은 것이니라.”그렇다면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불법과 일체법은 과연 어떤 것인가? 또 다시 불법과 일체법이라는 것에 집착할 것인가? 부처님께서는 이를 염려하시어 다시 수보리를 불러 재차 말씀하심이다. “내가 말한바 일체법이 모두 불법이다라고 한 이 법만은 만고에 변할 수 없는
다닥다닥 비좁은 골목 사이로 고소한 보양식 내음이 솔솔 퍼져나갔다. “자, 다 됐습니다. 추운데 어서 오십시오.” 두 손 가득 김이 펄펄 나는 그릇을 든 마가 스님의 환영에 어르신들은 주저 없이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봉사자들의 따뜻한 정성이 와닿았을까. 검게 주름진 얼굴에 환한 웃음이 피어올랐다.“올해도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가 스님 최고!(이OO 할아버지)” “간밤에 춥고 불안했는데, 스님을 보니 마음이 안정됩니다. 우리를 잊지 않아 주셔서 행복해요.(조OO 할머니)”영등포 쪽방촌에서 자비나눔공덕회(회주 마가 스님, 사)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가 12월6일 기고를 보내와 이를 전문 게재한다. 고 대표는 지구온난화 비상협의회 대표와 식생활교육 부산 네트워크 공동대표를 역임했으며, 국제 채식연합회(IVU)를 대표해 세계 NGO대회와 유엔회의 활동에도 참여했다. 편집자.사실 기후변화와 식량안보, 수자원과 생물다양성 같은 문제들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그럼에도 현재의 제도들과 문제를 다루는 ‘틀’은 분리되고 전문화됐다. 그동안 개최됐던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회의에서 식량문제가 제대로 다뤄지지 못한 것도 그 사례의 하나다. 유엔
한 해를 정리하고 되돌아보는 감사의 달 12월이다. 2023년을 돌아보니 좋은 인연과 만남, 뜻깊고 감사한 추억, 무수한 집착심과 만나며 하심(下心)과 겸손을 배운 경험들이 떠오른다. 새해 출발은 내 인생 첫 책을 내놓으며 나도 세상에 함께 나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출간의 인연이 법보신문과도 이어져 세심청심에 1년간 12번의 글을 쓰는 소중한 경험도 하게 되었다.만남에는 이별이 뒤따른다. 애별리고(愛別離苦)의 교리를 들지 않더라도 좋은 인연과 헤어짐은 고통이다. 만남 속에 이별이 예정되어 있고, 만남과 이별이 한 쌍임을 그동안
부처님 가르침을 깊이있게 알고 싶으면, 강의를 듣든 아니면 책을 읽던 간에 일단 누구나 불법 공부부터 하게 된다. 예를 들어 맨 처음엔, ‘이 세상 만물은 여러가지 인연의 조합에 의지하여 잠시 모습을 나타냈을 뿐 영원한 것은 하나도 없다’라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진리를 배우게 된다. 더불어 ‘무상한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스스로 생겨난 것이 아니고, 여러 인연들에 의해 연기(緣起)되어 나타났다’는 점도 배운다. 그러기에, 이름은 각각 달리 부르지만, 그 이름 각각이 지칭하는 고유의 실체성이 따로 없다. 이것을 좀 더 전문적 용어로는
해봉당 자승 대종사의 다비식이 12월3일 오후 출가본사인 조계종 제2교구본사 화성 용주사 연화대에서 엄수됐다.화성 용주사에는 이른 아침부터 자승 대종사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해 찾아온 5만여 사부대중의 “나무아미타불” 염불소리로 가득했다. 서울 조계사에서 영결식을 마친 자승 스님의 법구가 이날 오후 용주사에 도착하자 염불소리는 이내 흐느낌으로 바뀌었다.스님의 법구는 “나무아미타불” 염불송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오색 만장의 인도를 받으며 용주사에서 노제를 지낸 뒤 연화대에 올랐다. 문도스님들의 “스님, 불 들어갑니다”라는 애타는 외침을
외래어 ‘꽁트(conte)’는 인생의 한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해 표현한 가장 짧은 글이다. 1970년대 유행했던 문학 장르 가운데 하나로, 단편 소설보다 짧은 글을 통해 사물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의미를 압축해 해학적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그런 만큼 그 속에는 기지·유머·풍자가 담겨있다.저자는 일반인들이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불교용어를 꽁트라는 장르를 통해 설명했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언어로 불교의 개념을 풀어낸다면 막연히 어렵다고 느끼는 불교용어도 그 의미가 쉽게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런 식이다. ‘무아
“부처님께서는 중생의 근기에 따라 다양한 방편으로 대각의 길로 이끄셨습니다. 저는 성불도를 중생제도 방편으로 삼아 보급에 앞장서 왔습니다. 하지만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참회의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겐 이 방편을 전할 수 없습니다. 법보신문이 또 다른 방편이 되어 이들이 부처님 법 만나 광명의 길로 나아가기를 기원합니다.”음성 견불사 주지 혜현 스님이 재소자들에 대한 포교불사를 발원하며 법보신문 법보시에 동참을 서약했다. 60여년 전 청주 수도사에서 벽산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스님은 우연한 기회에 ‘성불도’를 접하고 48년째 포교의
수보리 약유법 여래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자 연등불 즉불여아수기 여어내세 당득작불 호석가모니(須菩提 若有法 如來得阿縟多羅三貘三菩提者 燃燈佛 卽佛與我授記 汝於來世 當得作佛 號釋迦牟尼) 이실무유법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시고 연등불 여아수기 작시언 여어내세 당득작불 호석가모니(以實無有法 得阿縟多羅三貘三菩提 是故 燃燈佛 與我授記 作是言 汝於來世 當得作佛 號釋迦牟尼) 수보리야! 만약 어떤 법이 있어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 한다면, 연등불께서 곧 나에게 수기를 주시면서 ‘너는 다음 세상에 마땅히 부처를 이루리니 호를 석가모니라 하리라’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