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산리 절터 사리함 명문에 기록 남아 백제왕실 여인신앙 증언한 유일 인물위덕왕 누이동생, 누나 등 해석 분분 1994년, 한국 고고학계가 발칵 뒤집혀졌다. 1992년 부여 능산리 계곡 부근 진흙 물구덩이 속에서 우연히 건져 올린 백제금동대향로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드디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2년여에 걸쳐 능산리 고분군 계곡 일대의 발굴조사가 진행된 결과 목탑지 심초석 부근에서 사리감이 발견됐다. 조그만 우체통 모양의 돌로 된 사리감 표면에는 뚜렷한 글씨로 ‘百濟昌王十三秊太歲在 丁亥妹兄公主供養舍利’, 즉 ‘백제 창왕 13년 정해년에 매형공주가 사리를 공양했다’는 명문이 새겨져 있었다. 비록 사리와 사리함은 이미 도굴된 상태였지만 사리감 표면에 적힌 스무 자의 글씨는 이곳이 과거 절터였으며, 특
한국 여인들의 질기고도 순수한 불심은 이 땅에 불교를 지탱시킨 가장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왕실 여인들은 불교가 음지로 처했을 때나 양지에 처했을 때나 변함없이 온몸으로 불교를 지켜낸 가장 큰 버팀목이었고, 그 여인들의 마음속에 존재했던 불심은 우리 불자들을 키워낸 젖줄이었습니다. 역사의 뒷켠에 가려졌던 그들의 이야기를 ‘한국왕실의 여인불자들’에서 다시 만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나는 오래전부터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운명의 상대를 찾아 수만리 험한 바닷길을 헤쳐온 한 여인에게 이보다 더 달콤한 프로포즈가 있을까.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소개된 허황옥과 김수로왕의 만남은 한국역사상 최고의 프로포즈 장면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다. 실존이냐 허구냐 의견 ‘분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