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순교자는 고구려 스님이다. 삼국이 창칼을 겨누고 전쟁이 끊이지 않던 시절, 특히 고구려와 신라의 대립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었다. 국경을 넘다 붙잡히면 곧바로 죽음을 맞아야 했던 무참한 시대에 목숨을 내던져 불법을 전하고자 몰래 신라로 향한 스님들이 있었다. 역사서에는 정방, 멸구자, 묵호자, 순도 스님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채 타국에서 전법의 이슬로 사라진 고구려 스님들은 더욱 많았을 것이다. 신라가 이차돈 성사의 순교로 불교를 받아들이기 이전 이렇게 고구려 스님들은 몸을 내던지
순교자 없는 세계종교는 없다. 순교는 종교적 신념의 적극적인 실천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불교도 정법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다는 ‘위법망구(爲法忘軀)’ 정신을 찬탄해왔다.지극한 신심과 공심을 표현하는 말인 위법망구. 곧 몸이나 개개인의 사사로움을 돌보지 않고 정법을 위해 심신을 다 바친다는 의미다.2600년 전 인도의 궁벽한 지역에서 시작된 불교가 한국에까지 전승될 수 있었던 것도 수많은 이들의 희생 덕분이다. 불법이 ‘모두를 이롭게 할 가르침’이라 확신했던 그들은 만인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인생 전부를 바쳤고 심지어 목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