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시절 우리는 영조와 정조 시대가 ‘조선의 문예부흥기이고 탕평책을 펼쳐 당쟁을 중지시킨 시대’라고 배웠고, 그래서 그것이 많은 국민들의 상식이 되었다. 이 시대를 연구하는 전문 학자들의 견해도 이와 같았지만 무엇보다도 1990년대 초반 소설 『영원한 제국』이 정조 시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크게 불러일으키고,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 군이 불법 탈취해간 외규장각 도서 반환문제가 불거져 관심을 고조시켰던 것이다. 이런 관심에 더하여 몇 해 전에는 이 시기를 다룬 TV 사극이 인기몰이를 하면서 ‘영·정조 시대=문예부흥기’라는 우리의 상식을 확실하게 다져주었다. 그러나 『정감록 역모사건의 진실게임』을 통해 이 시기에 일어났던 대표적인 역모사건과 괘서(掛書-대자보) 사건을 추적한 백승종의 주장으로는, 실제
우리는 아프리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광활한 세렝기티 초원을 질주하는 야생동물들의 장관·킬리만자로 정상의 만년설과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 보여주는 목가적인 풍광이 아프리카라고 아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을 것이다. 그보다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기아와 독재 정권·복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이어지는 종족 분쟁·‘물 한 모금’을 찾아 수십 리를 헤매는 어린아이들·급속히 진행되는 사막화 등 어두운 이미지 때문에 “아프리카는 본래 그런 곳이고 그나마 유럽인들이 식민지 개발을 하지 않았으면 영원히 원시 상태에 머물렀을 것”이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뜻밖에 많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이 책의 저자 루츠 판 다이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위와 같은 판단은 사실(史實)과 완전히 어긋난다. 1325년 말
지선 스님, 수석에 깃든 불성을 보다 일체중생(一切衆生) 실유불성(悉有佛性)이요, 두두물물(頭頭物物) 개시불법(皆是佛法)이라 했던가. 40여년 동안 수석(壽石)과 인연을 맺어 온 고불총림 유나 지선 스님은 “돌 가운데 선의 이치가 들어 있으니 산을 거닐며 선을 말하고 강물 따라 노닐며 수석을 논한다”며 수석을 통한 수행을 강조한다. 수석에는 부처와 보살과 불법의 도구들과 생명이 깃들어 있으니 수석이 바로 나의 스승이요, 도반이요, 종교와 철학이요, 예술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스님의 수석 작품 대부분은 수행자와 생명의 형상을 하고 있다. 수석을 ‘발견의 미학’으로 정의하고 있는 지선 스님의 수석 작품에 나툰 불보살과 수행자, 생명을 2010년 새해 특집호에 소개한다. 이 작품들은 스님이 회주로 주석하고 있는
지난 연말 며칠 동안 캄보디아 순례를 다녀왔다. 외국 여행객들이 넘쳐나는 곳마다, 피골이 상접한 채 “원 달러!”를 외치는 아이들이 있었다. 여행을 함께 한 일행 중 한 명이 안내원에게 물었다. “강우량도 풍부하고 1년에 2~3모작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경작 조건이 좋은 쌀 수출국이라고 하는데, 왜 굶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요? 그 사람들 게을러서 그런 것 아닌가요?” 마침 비행기 안에서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고 그 생각에 깊이 잠겨있던 내 머리와 가슴을 이 말이 치고 또 친다. 유엔 식량특별조사관인 저자가 아들에게 말한다. “전 세계에서 수확되는 옥수수의 4분의 1을 부유한 나라의 소들이 먹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고기를 너무 많이 먹어서 영양과잉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