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동적산원에서 신라인이 행한 불교의식을 보면 강사를 중심으로 하는 강경의식, 강사와 독사(讀師)가 대칭되는 일일강의식, 대중의 합송으로 이루어지는 송경의식 등 모두가 경전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오늘날 천도재 중심의 한국 의례와 많은 차이를 보인다. 의식 가운데 일일강의식을 보면 강사가 북좌(北座)에 독사는 남좌(南座)에 자리하는 데 이때 독사를 ‘도강(都講)’이라고도 했다. 도강은 주로 강사의 후배나 제자가 맡아 강사와 마주 앉아 경문을 읽거나 질문을 하였다. 강사와 도강이 입당할 때면 대중이 다 함께 범패를 하고, 강사가
얼마 전 일본 히로시마대학의 고바야시 요시노리 교수가 일본의 가타카나가 신라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하여 한일 고문서 학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7~8세기 일본에 전래된 신라의 불교경전 필사본에 발음과 뜻을 표시하기 위해 붙인 신라인의 각필을 근거로 들었다. 고바야시 교수는 나라의 도다이지에 소장되어 온 신라 ‘화엄경’ 사경을 복제한 자료를 펼쳐놓고 사경의 글자와 각필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였다. 필자는 이 뉴스를 보면서 지난해(2019년) 여름 일본 범패(聲明)를 조사한 일과 2006년 산동적산원을 탐방했던
각처 각색의 크고 작은 대만의 교단 중 포광산(佛光山), 중다이산(中臺山), 파구산(法鼓山)을 3대 총림으로 꼽는다. 3대 총림의 특징을 들자면 포광산은 ‘문화홍법’, 중다이산은 ‘수행’, 포광산은 ‘불교학’으로 유명하다. 명문대학 학생들이 집단으로 출가한 이야기며, 수행의 이적에 관한 일화가 많은 중다이산의 의례율조와 음악을 들어보기 위해 부리(埔里)에 위치한 본사로 향했다. 하지만 완공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라 거대하고 매끄러운 대리석이 위압적으로 느껴졌다. 아쉬운 마음에 중다이산 몇 곳을 더 갔는데 그 중 티엔샹바오타샨스(天
2007년 대만 불광산 수륙법회에서는 성운대사의 법문을 두가지 버전의 중국어로 통역해 진행하였다. 대부분 명나라 때 정성공의 무역 일을 따라 이곳에 자리 잡고 있던 사람들이 성운대사의 표준어를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불교음악에서도 드러난다. 시중에 가면 ‘국어범패’와 ‘대어범패’가 따로 있다. 국어는 표준어, 대어(台語)는 민난어 범패이다. 이토록 음반이 따로 나올 정도면 그들의 의례는 어떨지 몹시 궁금하였다. 그리하여 만나게 된 것이 아름답지만 슬픈 역사를 간직한 대만 곳곳의 사원과 사람들이다.대만의 인구 분포
초등학생 시절 1학년이 다 가도록 나의 이름 석 자를 간신히 썼던 필자에게 중학교 진학은 ‘영어’라는 남의 나라 말을 배워야하는 악몽의 시작이었다. 수학과 과학이 체질이라 음대에 진학하고도 공대 강의와 물리실험을 청강하면서 필수과목을 빼먹곤 했다. 학점이 바닥을 치는데도 F학점만 안 나오면 된다고 버텼는데, 대학원 진학에서 또 영어가 발목을 잡았다. 그리해 생각해낸 것이 ‘인도여행의 꿈’이었다.“기왕 하는 거, 여행도 하고 공부도 하자”인도여행의 꿈을 안고 10분이 여삼추(如三秋) 같던 영어공부를 하니 종일해도 싫증이 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