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운 마음’ 내놓으면 편안할까. 고충 털어 내봤자 헛수고였다. 혜가 스님은 ‘괴로운 마음’을 찾을 수 없었다. 달마대사는 딱 한 마디 더했다. “벌써 네 마음을 편안케 했다.”몸이 아파도 마음은 평안화두에 몰입 깊어지면서마음 깊은 곳 ‘나’ 드러나스승과 일대일 수행 점검떠올랐던 견처 내보이면경계 벗어나는 길 가르쳐독참 횟수 늘수록 환희심“참선, 깨어있는 삶의 배터리본래 불성 회복하는 게 수행”김준원(23)씨가 화두 드는 순간은 적어도 그랬다. 아프지만 괴롭지 않았다. 통증은 무릎에 있었고, 마음엔 없었다. 끊어질 듯한 고통에 이
반가부좌한 다리만큼 마음이 옥좼다. 답답했고 고통스러웠다. 음식마저 가슴에 걸렸다. 쏟아내고 싶었다. 구토하고 나니 얼굴은 마음처럼 창백하게 질렸다. 화두는 안개처럼 손아귀에서 빠져나갔다. 생각만큼 몰입은 어려웠다. 호두마을과 보리수선원에서 위빠사나도 했던 차였다. 2011년 법륜 스님 ‘스님의 주례사’를 읽고 정토회에서 깨달음의 장, 나눔의 장, 100일 출가도 다 해봤다. 목마름은 해소되지 않았고 다시 헤맸다. 우연히 장휘옥 오곡도명상수련원장 기사를 접하고 6박7일 시간 내서 집중수련회에 왔지만 마음만 조급해졌다. 오곡도는 깨장
갇혔다. 배는 떠났다. 통영 척포항에서 출발한 낚싯배는 10분 뒤 한려수도 외딴 섬 오곡도에 사람들을 내려주고 곧바로 작은 선착장을 떠났다. 기대 가득 싣고 오곡도로 향하는 배에 올랐던 이들의 얼굴에는 긴장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나가기를 반복했다. 저마다 배에 실었던 사연들이 물거품으로 일었다.집중수련회 참가자들 12명오곡도명상수련원서 6박7일간화선으로 대자유 찾고자외딴섬에 가두고 마음 출가묵언·차수 등 수행예절 익혀조주 ‘무’자 화두 받아 지녀“잡념 없이 성성이 화두 들어불성 꽃 피우겠다” 간절히 발원스물셋. 서울서 5시간 걸렸다.
‘왜 그랬을까.’동사섭 내내 하루하루가 뉘우침과 깨달음, 뉘우침과 깨달음 반복이었다. 근래 갈등의 골만 깊어졌던 가족관계가 부끄러웠다. 가정을 꾸리고 엄마로서 아내로서 17년. ‘언어 중 언어는 칭찬이다’는 말은 쥐구멍을 찾게 만들었다. 놀람과 감사의 연속이었다. 화안애어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마음 나누기였다. ‘맑은 물 붓기 명상’은 참회의 장이자 ‘나’를 씻어내는 정화의 장이었다. 본래 맑은 물은 오염되지 않은 세계였다. 정신 또는 혼, 부처님마음이라고도 했다. 갓 태어난 어린아이의 백지 같은 마음상태라는 말이 가슴에 걸렸다.
승승장구했다. 굵직굵직한 대형건설에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과도한 업무도 참았다. 성공은 가족의 행복과 직결된다고 믿었다. 성공이라는 빛은 그림자를 길게 드리웠다. 가족 품으로 돌아가는 길, 과로와 스트레스가 발끝에 들러붙었다. 어두운 골목을 밝힌 가로등 불빛이 마중 나오면, 늘어진 그림자는 매번 느렸고 흐느적거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갈수록 멀어졌다.집착↔고통 반복하는 중생심‘나’에서 시작한 괴로움 발견“마음과 대상 비빔밥 만들면시도 때도 없이 번뇌 일어나”통곡·분노 등 악감정 표출집단개싸움 ‘나’ 제거 연습상대에게
‘지금, 나는 행복할까?’ 마음이 서성였다. 눈빛에는 물음표가 서렸다. “여기서 뭘 배우지? 난 불행해서 여기 와 있나?”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몇몇은 지인들과 통화하며 “도망갈지도 모른다”는 말을 꺼냈다. 서울, 인천, 경기, 대전, 대구, 부산, 진주 등 전국 각지서 함양 동사섭문화센터에 발을 들인 수련생 20명은 각자 섬이었다. 몸만 같은 장소에 있을 뿐이었다. 센터 밖, 찬바람이 웅성거렸다.함양 동사섭센터서 5박6일전국 각지에서 20명 참가10명씩 소그룹으로 방배치별칭 명찰들 달고 첫 대면어색한 웃음 건네며 ‘침묵’“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