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불교를 살펴보면 매우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느 날 마음이 자동으로 티베트 불교를 향해 가면서 깨달음에 이르는 단계적인 길을 안내해 놓은『람림LAM RIM』을 읽게 되었다. 책장을 넘기다보면 한국불교의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들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조급하게 빨리 성취하려한 흐름에 익숙하다보니 매사에 기초가 약한 수행방법들이 대체적인 우리 현실이다. 반면 티베트는 모든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적인 의미이자 보살들이 찬탄했던 ‘람림’에서만 보더라도 참으로 친절하고 쉽게 그리고 탄탄한 기초를 다지면서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 내용의 하사도(下士道)에서는 수행을 시작한 초심자를 위해 생사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을 일으킬 수 있도록 출리
2005년이 끝날 무렵 인도의 강가(Ganga,갠지즈강)에서 그믐날을 보내고 새해 아침을 맞이하는 트와이라이트를 통과하게 되었다. 여기서 인도사람들의 한 해 마지막 날 황혼을 보내는 장면과 새해 여명을 맞는 의식절차를 보면서 그들의 영혼과 나도 하나 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인도인들에게 있어서 어머니의 품과도 같은 갠지즈강 주변에서는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 남은 삶을 명상하며 금생의 작별을 기다리는 인도인들을 볼 수 있다. 또 시체와 화장장면 등에서는 탄생과 죽음을 하나로 보는 그들의 삶을 볼 수 있다. 그렇게 갠지즈강의 여운을 사유하며 남인도 용수보살이 태어난 땅 아마라바티(Amaravati)로 향해 열차에 몸을 실었다. 며칠 뒤 ‘칼라챠크라(Kalachakra)’ 관정을 받고 달라이라마의 법문을 듣기 위
정신은 확실히 몸에 영향을 미치고 주변 환경으로 순식간에 퍼져간다. 기왕 이렇게 퍼져가는 파동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퍼뜨릴 수 있다면 우리 사회는 살만한 세상이 될 것이다.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말들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힘을 기르기 위해 선정(禪定)을 강화하는 수행을 하다 보니 의외로 따라오는 유익함이 많다. 거칠게 살아온 지난 삶들이 정화되는 과정에서 냄새를 풍기고 몸살이 나고 몸에 통증이 심하며 빙의와 같은 부정적 에너지가 발견되기도 한다. 선정을 닦는 과정에서 먼저 자신의 몸 안에서 나는 냄새를 맡게 되면서 똥·오줌보다 자신의 몸 안이 훨씬 더럽고 고약한 냄새를 풍기고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숨을 몸 안 깊이 들이쉬면서 그동안 쉬는 숨은 가슴에서만 헐떡이는 호
아무리 환경이 오염되고 복잡한 세상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노력여하에 따라 마음을 맑히고 몸을 건강하게 하며 따라서 주변 환경을 밝고 평화로운 사회로 변화시킬 수 있다.세계의 조직, 기원이 이루어지고 흩어지는 과정을 설한 『기세경起世經』에서는 존재들의 변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기쁨을 먹고 살았던 존재들은 하늘을 날았고, 몸에서 나오는 빛이 있어 해와 달이 필요치 않았으며, 남녀의 구별이 없고 지구의 표면 자체가 향긋한 음식으로 덮여있어 탐닉할 필요가 없었다. 존재들이 음식을 맛보고 기쁨을 느끼면서 갈망이 일어나기 시작하고, 점점 더 많은 양을 먹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그들의 몸에서 빛이 사라져가기 시작하였고, 해와 달이 나타났으며, 낮과 밤이 생기고 갈망은 더해가면서 많이 먹을수록 몸이
티베트불교에서는 몸을 먼저 정화하는 수행을 하게 된다. 우리의 숨(氣)이 몸의 모든 에너지 통로로 원활하게 흐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막힘이 없는 에너지의 순환은 건강한 몸뿐만이 아니라 죽음을 당하여서는 해탈로 승화시킬 수 있다. 또한 금강의 몸은 자동으로 성불하는 원인이 되는 가장 합리적인 불교과학이기도 하다. 우리의 몸은 미간에서 정수리를 거쳐 꼬리뼈와 회음부에 이르는 일곱 개의 주요 에너지 센터와 7만 2천 에너지 통로를 통해 숨(호흡)의 기운을 타고 에너지가 전달된다. 이처럼 에너지 통로와 에너지, 정액(투명한 빛을 발산하는, 에너지와 마음이 하나로 융합된, 생명과 의식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영혼)으로 이루어져 있는 몸은 특별한 훈련을 통해 정화하고 내적인 감각을 각성시킬 수 있는
나에게 가장 큰 장점이라면 부처님과 스승님들의 가르침에 신심을 갖고 정진하는 것이다. 내게 이런 선근이 없었다면 수많은 죄를 지으며 잘난 체 하고 살았을 것이다. 과거에 동업을 하다가 상대가 너무 이기적이고 맘에 안들어 스스로 정리해버린 적이 있다. 그리고 세상이 너무 무서워 한참을 밖에 나가지 않았었다. ‘평소에 그토록 친절하고 친 형제보다 더 잘해주던 사람이 이익 앞에선 저토록 돌변할 수 있을까’생각하니 모든 사람이 밉고 무서웠다. 하지만 이는 나를 공부하게 만든 또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공부를 하면서 참으로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마음때문에 집안에서 오직 능엄주를 외웠다. 능엄주를 외우면서 다시 도도한 마음이 고개를 들 무렵, 가까운 절에 갔는데
우리가 계속 수행을 해도 지혜나 공덕이 생기지 않고, 비록 생기더라도 쉽게 사그라들며, 번뇌가 끊임없이 치밀어 오르게 되는 것은 모두가 업장 때문이다. 또 이번 생에 나쁜 일들이 생기는 것도 과거 생과 이번 생을 살면서 지은 죄 때문인 것이다. 이런 부정적인 업력은 수행의 방해만이 아니라 우리들이 살아가는데도 너무 힘이 들고, 때로는 죽으면 끝으로 생각하는 어리석음 때문에 극단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평소 우리가 정진한다하여도 이러한 업력의 성향을 모르고는 번뇌에 굴복하여 수행을 포기하게 되고, 더 많은 죄를 짓거나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인생을 허비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우리는 어떻게 참회를 해야 백겁적집죄(百劫積集罪)가 일념(一念)에 돈탕(頓蕩)될 수 있을까? 공부하다 수행일기를 써 보
부처님께서는 “만약 복과 덕이 없으면 물기가 없는 씨앗과도 같아 싹을 틔울 수 없으니, 마땅히 공덕을 쌓고 업장을 소멸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한다”고 복덕을 쌓고 업장을 소멸해야함의 중요성을 말씀하셨다. 우리가 목적지를 설정해 놓고 여행을 떠나려면, 여행에 필요한 도구와 경비를 준비해야 한다. 식량과 음식을 준비하고, 자동차상태를 점검하며, 차에 연료를 가득 채우고 네비를 작동한 후 출발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장애 없는 정진을 하기 위해서는 복덕자량을 얼마나 갖추고 죄업은 어떻게 참회했느냐에 따라 중도에 멈출 수도, 우회할 수도, 빠르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 정진의 기초이고, 근·진의 조화로 이룬 선정의 힘은 뼈대이며, 선정에서 길러진 마음의 힘으로 어
많은 사람들은 한번쯤 불교성지를 찾아 떠난다. 우리가 순례하는 이 여행길은 인간으로 왔다가 모든 장애를 뛰어넘고 영원한 평화와 자유, 그리고 행복에 이른 해방자, 부처의 길이다. 무엇보다 여행을 하는 가장 큰 희망은 인간이 부처가 된 모델이기에 우리가 그 발자국만 성실히 따라간다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여년 수행의 과정에서 공부하는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국적을 초월한 스승님들께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행운을 누리고, 국내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수행자들을 만나 공부를 논하고 배울 수 있는 천금 같은 기회는 저에게는 살아오면서 가장 큰 복이기도 했다. 외국의 수행자들은 대부분 스승의 점검 하에 공부하고 그 점검 시스템이 체계적이고 객관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때문에 수행을 하기 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