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창간한 법보신문이 올해로 창간 35주년을 맞이했다. 불국사 월산대종사의 원력으로 새로운 불교, 변화하는 시대에 대한 사명감을 안고 일성을 울린 법보신문은 지난 35년 동안 수많은 불자들의 성원과 관심 속에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부침을 겪기도 하고 독립언론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새로운 시대의 흐름 앞에서 35살을 맞이하는 법보신문은 지난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1980년대 한국은 처절한 봄의 계절이었다. 박정희 대통령의
보살에게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보다 더 큰 과실은 보지 못했다고 보현보살이 화엄 회상의 여러 대중에게 발표한다. 이어서 성내는 마음을 다스리려면, ⑴열 가지 법을 부지런히 닦고[勤修], ⑵열 가지 청청함[淸淨]을 구족하고, ⑶열 가지 광대한 지혜[廣大智]를 구족하고, ⑷열 가지로 중생 속으로 두루 들어가고[普入], ⑸열 가지 묘한 마음 먹기[勝妙]를 하고, ⑹열 가지 교묘한 지혜[善巧]를 내야 한다고 한다. 위에서 괄호에 한문을 넣었는데, 경학자들은 이렇게 이름을 붙여 내용을 외운다. 독자 여러분도 기왕에 경학(經學)에 초대되었
지난주까지는 ‘여래십신상해품 제34’와 ‘여래수호광명공덕품 제35’를 통해 깨친 이가 수행의 결과로 이룩한 외모[修生]를 기준 잡아 설명해 마쳤다. 이제부터는 수행하여 번뇌를 제거하여 (본래부터 가지고 있던 능력) 드러냄[修顯]을 기준 잡아 소개할 차례이다. 앞질러 ‘본래부터 가지고 있던 능력’을 말해보면, ‘보살행’과 ‘불성’이다. 번뇌 때문에 ‘요 모양 요 꼴’로 살지만, 나는 본래 보살처럼 행동하고 성품은 부처이다. 문제는 번뇌이다.번뇌가 하고 많지만, ‘화엄경’ 구성작가는 ‘성내는 마음[瞋]’을 으뜸으로 뽑고 있다. 경전 본
근현대 한국불교 대강백인 운허 스님(1892~1980)의 발자취와 독립운동정신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운허역사기념관’이 문을 열었다.학교법인 광동학원(이사장 초격 스님)이 9월8일 오후 3시 남양주 광동중학교에서 운허역사기념관 개관식을 가졌다. 운허역사기념관은 광동학원 개교 77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로서 혼신을 다하셨던 운허 스님의 뜻과 행적을 기리고자 마련된 추모와 역사교육의 현장이다. 개관식은 1부 기념식과 2부 현판식으로 진행됐다. 광동학원 이사장 초격 스님을 비롯해 양주 연화사 혜승, 봉선사 능엄승가대학원장
‘화엄경’ 구성작가는 이전까지 내려오던 소위 ‘깨친 이의 능력’에 관한, 즉 훌륭한 사람이나 신(神)들의 설화를 모아 제7회(총 11품)의 후반부 다섯 품에 배치한다. 배치 방법으로는 ‘불부사의법품 제33’에서 총론하고, 이후에는 각론으로 들어가, ‘여래십신상해품 제34’에서는 깨친 이의 몸에 드러난 빼어난 모습 중에서 아주 두드러진 양상[相] 80가지를 소개하고, 이상의 80가지처럼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꽤 좋은[好] 부분을 ‘여래수호광명공덕품 제35’에서 소개한다.‘여래십신상해품 제34’를 먼저 소개한다. 품의 제목 속에
‘깨친 이의 능력’을 다루는 품(品)은 총 5품, 즉 ⑴‘불부사의품 제33’ ⑵‘여래십신상해품 제34’ ⑶‘여래수호광명공덕품 제35’ ⑷‘보현행품 제36’ ⑸‘여래출현품 제37’인데, 첫 품은 을 총론으로, 나머지 네 품은 그 능력을 각론으로 드러내는 부분이다. 순서에 따르면 ‘여래십신상해품 제34’를 소개할 순서인데, 이번 호에는 필자가 어떻게 글을 써 가는지를 독자님들께 보여드리려 한다.경전의 한 품을 읽으려면, 필자는 자동 조선 시대 묵암 최눌 스님이 만드신 ‘화엄품목’ 첩자(帖子)를 펼친다. 다음은 ‘화엄경
“… 이러한 모든 것(경전)들 가운데 여러 경전의 핵심을 하나로 꿰뚫은 것은 오직 이 기신론뿐이다.”(은정희 역주 ‘원효의 대승기신론 소·별기’ 중에서)마명(馬鳴) 스님은 “중생들이 불법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그릇됨이 없이 여법하게 실천수행” 하도록 이끌고자 ‘대승기신론’을 썼다. 교계에서는 ‘불교 입문서’로 알려져 있으나 ‘대승기신론’의 마지막 장까지 독파하기란 여간 녹록하지 않다. 대승불교의 반야, 공(空) 사상과 유식 철학을 통하지 않고는 이 명저의 핵심어 ‘진여일심(眞如一心)’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망망한 ‘기신론의 바
소제목을 으로 바꾸었다. 이 대목에서 다시 한번 과목을 점검하고 향후의 진도를 도모해야겠다. ‘화엄경’은 무수한 ‘문-답’으로 이루어졌다는 이야기, 또 그 ‘문-답’들이 서로 다발을 이루어 결속되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그 다발이 모두 넷이라는 이야기, 여러 번 반복했다. ⑴첫째(제1회) 다발에서는 부처님을 포함한 중생들의 무리와 그런 무리가 의지해서 사는 세계 설명이 핵심 주제이고, ⑵둘째(제2회~제7회) 다발에서는 다양한 수행과 그에 따른 결과를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핵심 주제이고, ⑶셋째(제8회) 다발에서는
“사문의 신분으로는 분명 군일임을 알지만 고인들께서도 이미 이르시기를 ‘실제이지(實際理地)에는 불수일진(不受一塵)이나 불사문중(佛事門中)에는 불사일법(不捨一法)이라’ 하셨으니, 출가사문이라기보다는 한 인간으로서 ‘갚아야 할 은혜는 잊지 말자’는 정도로 마음에 간직하고 정리하기 위해 겪은 일들의 편린(片鱗)을 생각나는 대로 이렇게 정리해둔다.”‘역경보살’로 찬사를 받으며 팔만대장경을 비롯한 한문경전을 우리말로 옮기고 후학을 양성하는 데 평생을 매진해온 화엄종주 월운당 해룡 스님이 자필 회고담 ‘못다 갚을 은혜; 월운당 도종사’를 남긴
지난 호에서는 ‘아승기품 제30’을 소개하여 고대 인도인들의 수(數)에 관련한 발상을 볼 수 있게 했다. ‘화엄경’ 구성 작가는 제7회(총 11품) 모임을 보광명전에서 펼치는데, 이 모임에서 작가는 두 가지 메시지를 전한다. ①첫째; 전반부 총 6품에서 전하려는 메시지는 ‘등불(等佛; 부처 되기)’ 위해서는 수행이 필요한데, 그런 수행을 이론적으로 소개한다. 그 이론이란, 하나는 선정[定] 관련 이론, 둘은 신통[通] 관련 이론, 셋은 지혜[忍] 관련 이론이다. ②둘째; 후반부 총 5품에서 전하려는 메시지는 ‘수행의 결과로 성취하게
순서에 따라 이번에는 ‘아승기품 제30’을 소개하기로 한다. 이곳에서는 심왕 보살이 부처님이 알고 계시는 수량이 어떠하신지를 여쭈는 질문에, 부처님께서 직접 대답하신다. 문답의 주제는 수(數)의 단위이다. 전에도 언급했지만 ‘화엄경’ 본문에서 부처님의 친설 형식의 법문은 앞의 ‘십정품 제27’과 이곳의 ‘아승기품 제30’ 그리고 뒤에 나오는 ‘여래수호광명공덕품 제35’ 뿐이다. 상례에 따라, 왜 이 품이 순서상 이곳에 배치되었는지를 소개한다. 우선 꼽을 수 있는 이유는 앞의 세 품은 질문에 따른 개별적 대답이지만, 이곳 ‘아승기품’
‘화엄경’ 본문 속으로 편집된 당시 3세기까지 인도와 중앙아시아지역 불교계에 유행하는 ‘이론’ 중에서, 수행과 관련한 ‘이론’의 주제가 여섯이라는 설명, 나아가 그 여섯 중에서도 특히 깨달음이라는 수행에 특정하여 ‘이론’을 다루는 품(品)이 ‘십정품’ ‘십통품’ ‘십인품’ ‘아승기품’ ‘수량품’ ‘제보살주처품’이라는 소개도 했다. 제71회에서 소개한 ‘십통품 제28’을 이어 오늘은 ‘십인품 제29’를 주제로 올린다.설법 장소는 부처님께서 정각을 이루신 보리수 근처 보광명전으로, 설주(說主) 보현보살이다. ‘화엄경’ 구성 작가가 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