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구산 스님께서 일반 신도들이 오시면 종종 하셨다는 질문이 있다. 바로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물음이다. 혹자는 자기 집이나 돈이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사랑하는 가족이나 지금 하는 일이라고 답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본인 건강이나 자기가 믿는 신념이라고 답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 종류의 답이 나오면 구산 스님께서는 아무리 소중하다고 여기는 것이라도, 우리의 마음이 일단 없다면 그 존재가 귀한지 알지도 느끼지도 못하기 때문에 사실 그 어떤 것들보다 더 소중한 것은 먼저 마음이지 않겠냐고 반
처음 머리를 깎고 행자가 되었을 때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스님이 되려면 하심(下心)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말이었다. 일반 사람들이 평소에 쓰는 말이 아니었기에 그 당시 선배 스님께 그 뜻을 여쭈어 보니 “자기 자신을 낮추는 마음”이라고 했다. 즉, 자기 스스로가 얼마나 대단한지 자신을 높이거나 떠벌리는 교만한 언행이 아니고, 반대로 겸손한 마음으로 타인을 대하라고 말씀해 주셨다. 더불어 하심은 부처님 근본 가르침인 자기 아상(我相)을 부수어 무아(無我)를 깨닫는 길로 가기 때문에 모든 수행자들에게 기본이 된다고도 하셨다.
얼마 전 친한 도반스님에게 수행을 더 열심히 하려고 외국으로 나가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스님은 누가 봐도 인생을 참 진지하고 열심히 사시는 분인데, 아무리 선방에서 열심히 노력을 해 봐도 당신의 기대만큼 수행의 진보가 없다고 했다. 외국 어느 센터로 가서 어떤 프로그램을 하면 좋을지를 물어 보시는데 사실 좀 난감했다. 왜냐면 나도 깨달음을 구하려고 무수한 시간을 돌고 돌아 결국 지금 눈 앞 이 자리로 돌아왔기에, 스님도 나처럼 시간 낭비하실 것이 뻔히 보였기 때문이다. 그토록 찾던 본래 고향을 한 순간도 떠난 적이 없었는데,
고상현 동국대 불교학술원 팀장이 8월18일 별세했다. 향년 54세. 빈소는 서울 혜민병원 장례식장 3호실이며(서울 광진구 자양로 85) 발인은 8월21일 오전5시,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1694호 / 2023년 8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우리는 하루에도 무수한 사람들을 길거리에서 스치고 지나간다. 특히 사는 곳이 도심이거나 직장이 시내에 위치한 경우 아마도 적게는 수백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매일 지나칠 것이다. 하지만 그 많은 길거리에서 본 사람들 가운데 저녁에 집에 들어와 가만히 하루를 회상해 보면 내 마음 안에 기억나는 사람은 거의 없거나 있어도 아주 적은 몇 사람뿐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왜 그러한지를 살펴보면 그 많은 사람들이 내 앞을 지나갔지만 내가 그 사람들을 특별히 분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뿐만이 아니고 우리가 지나치는 그
7월에는 ‘법화경’의 ‘화성유품’을 선원 신도님들과 함께 독경하며 기도한다. ‘화성유품’은 참으로 신묘한 내용으로 대통지승 부처님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대통지승불(大通智勝佛)이라고 하면 ‘크게 통해서 지혜로써 모든 것을 이기는 부처님’이라는 뜻으로 아미타부처님이라든가, 석가모니부처님 전생의 아버지였다는 내용도 나온다. 처음 경 공부를 했을 때는 이것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그냥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로만 들렸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참으로도 깊은 뜻이 담겨져 있다.먼저 대통지승불은 ‘셀 수도 없는 무량한 아승지겁 이전에 이미 성불하신
‘법화경’의 ‘상불경보살품’을 보면 위음왕 부처님께서 성문들에게 사성제를 가르치시어 생로병사를 넘어 구경열반에 이르게 하셨다는 대목이 나온다. 오늘은 도대체 우리가 어떤 깨달음을 얻으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생로병사를 넘게 되는지 부족하지만 내 경험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면서 이야기를 풀어 보고자 한다. 우선 많은 분들이 처음 부처님 법을 배우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무아에 대한 가르침이나 열반이라는 궁극적인 실상의 이야기가 참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절에 다니면서 다들 외우게 되는 ‘반야심경’에도 보면, 관자재보살님께서 오온이
‘법화경’ 28품 가운데 어떤 품이 가장 마음에 와 닿느냐고 주변 스님들한테 물어보면 유명한 ‘관세음보살보문품’이나 병을 낫게 해주시는 ‘약왕보살본사품’이 아니고 ‘상불경보살품’이라고 대답하시는 분들이 꽤 많다. 나 역시도 ‘상불경보살품’이 나이가 들면 들수록, 독경하면 할수록 그 깊은 진리의 맛이 있어 너무도 좋다. 상불경(常不輕)이라는 한자를 보면 알겠지만 “항상 누구를 만나더라도 상대를 가벼이 여기지 않고 공경하는 보살”이라는 뜻인데 혹시라도 아직 읽어보지 못한 분을 위해서 간단한 내용 설명과 함께 경전 안에 들어있는 삶의 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유명한 불탑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대다수가 경주 불국사에 위치한 다보탑(多寶塔)이라고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다보탑은 십 원 동전 뒷면에 새겨지면서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졌다. 8세기 통일신라시대 불교 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탑으로 우리나라 그 어떤 기존 불탑과도 닮지 않은 아주 독창적인 모습이다. 다보탑은 다름 아닌 ‘법화경’의 ‘견보탑품’ 내용에 의거해서 만들어졌는데 그 내용이 아주 흥미롭다.‘법화경’에 따르면 아주 옛날 다보 부처님께서 열반하시기 전 특별한 서원을 하셨다고 한다. “본인이 열
조계종 제22교구본사 대흥사 주지후보에 현 주지 법상 스님이 선출됐다.대흥사는 5월12일 경내 보현전에서 주지후보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를 열어 단독후보로 출마한 현 주지 법상 스님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이날 산중총회에서 대흥사 조실 보선 대종사는 “주지후보로 단독출마한 것은 법상 스님의 출중한 능력을 대중들이 잘 알기 때문”이라며 “대흥사가 주지스님을 중심으로 기도 정진하고 화합하면서 부처님 법을 바르게 전하는 도량이 되도록 함께 노력해나가자”고 당부했다.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 혜민 스님으로부터 당선증을 교부받은 법상 스님은 “조실
“‘법화경’ 기도는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하고 묻는 분들이 종종 계시다. ‘법화경’이 경중의 경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왠지 한번 해 보고 싶은 생각은 전부터 있었지만 혼자하려니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우선 뭐든 혼자 독학으로 하려고 하면 처음 며칠간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꾸준히 하는 것은 어렵다.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운동이나 외국어, 악기를 배우는 것도 혼자하려면 엄두가 나지 않지만 가르쳐 주는 선생님을 따라하다 보면 실력이 늘 듯이, 되도록 ‘법화경’을
우리나라 불자님들에게 무슨 신행 활동을 주로 많이 하시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관세음보살 정근기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관세음보살님은 어머니 품처럼 편안하고 자비하시기 때문에 불교 공부를 많이 한 분이든 아니면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는 초심자든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큰 부담 없이 따라할 수 있다. 특히 기도를 하면서 ‘관세음보살보문품’을 먼저 독경하고 정근하는 경우가 많은데 알고 보면 바로 이 경전이 ‘묘법연화경’ 제25품에 해당하는 것이다. 오늘은 ‘관세음보살보문품’ 가운데 몇 군데를 내 스승님이신 설송 스님의 해석과 함께 공부해 보는
힐링멘토 혜민 스님이 조계종 제10교구본사 영천 은해사에서 법석을 펼친다.고담선원(주지 혜민 스님)은 4월28일부터 30일까지 2박3일간 은해사에서 템플스테이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혜민 스님의 ‘법화경’ 법문과 ‘본성 체험 명상’이 이뤄질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혜민 스님과 삶의 본질에 대한 질의응답을 할 수 있다. 템플스테이 기간 동안 ‘관세음보살보문품’ 기도도 매일 진행한다.고담선원 관계자는 “‘법화경 방편품’의 ‘부처님은 중생을 안락하고 이익하게 해 준다’는 가르침처럼 혜민 스님은 대중이 어렵지 않게 부처님 가르침을 이해하고
부처님 경전은 아주 오묘해서 읽으면 읽을수록 더 깊은 뜻이 양파 껍질 벗겨지듯이 새록새록 올라온다. ‘법화경’의 ‘방편품’을 많이 독경했어도 지난주에 신도님과 함께 기도하면서 전에 보이지 않았던 대목이 눈에 들어 왔다. 바로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중생들을 이롭게 하시고 안락하게 하신다(諸佛世尊 多所饒益 安樂衆生)”라는 부분이다. 즉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투시어 하시는 수많은 일들은 결국 이 두 가지 활동으로 요약 할 수 있는데, 하나는 중생에게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시는 것과, 다른 하나는 중생들을 안락하게 만드는 일을 하시는 것이
이번 3월에는 ‘법화경’의 ‘방편품’ 독송을 고담선원 신도님들과 열심히 하고 있다. 매달 한품씩 바꿔가면서 하는 기도를 혼자 해왔다면 분명 중간 중간 나태한 마음을 낼 수도 있었을텐데, 지난 7년간 신도님들이 함께 하셔서 독송 기도를 꾸준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결국 그 분들이 바로 나의 스승이자, 신심의 나무가 계속해서 자랄 수 있게 보호해 주는 호법 신장님들이시다. 바쁜 일상 가운데에서도 불법을 잊지 않고 함께하는 신도님께 항상 감사한 마음이 든다. ‘방편품’ 맨 앞장에 “모든 부처님의 지혜는 매우 깊고 한량이 없으며, 그
‘법화경’의 내용 가운데 오묘한 이야기 하나를 꼽으라면 ‘제바달다품’에 나오는 용녀에 대한 이야기이다. 경전에 따르면 사가라 용왕은 여덟 살이 된 딸이 하나 있었는데, 용궁에서 문수보살님이 ‘법화경’을 가르치셨을 때 그 딸이 듣자마자 깨달아 정각을 이루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법화경’ 공부하는 많은 분들은 이 이야기를 여성의 몸을 가지고 있어도 깨달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예라고 해석을 한 경우가 많았다. 부처님 당시의 인도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성차별이 심해 여성은 다섯 가지 깨달음의 장애가 있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용녀의 예는
“법보신문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부처님의 훌륭한 가르침을 통해 신심을 길러주는 신행담,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세상 속에서도 불법이 어느 지점에서 만나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불어 사단법인 일일시호일을 설립해 외국인 노동자의 병원비를 적극적으로 돕는 좋은 일까지 하면서 나눔을 독려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독일 베를린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우크라이나 난민구호활동을 펼치는 등 해외 구호사업과 소외계층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고담선원 주지 혜민 스님이 법보신문의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법보신
옛날 옛적에 태양과 달을 합쳐 놓은 것보다도 더 밝고 영롱한 빛의 몸을 가지신 덕의 부처님(日月淨明德佛)이 계셨다. 그 부처님께서 사시는 정토에는 유리처럼 깨끗한 땅위에 눈부시게 아름다운 큰 보배 나무들이 가득 하였다. 그 나무 아래에는 훌륭한 덕과 지혜를 갖추신 수많은 보살님들과 성문 제자들이 앉아 계셨고, 공중에는 천신들이 듣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면서도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는 천상의 음악을 연주했다. 그 정토에 거주하는 모든 중생들은 미움이나 질투, 탐욕이나 어리석은 마음이 없이 청정하여, 모두 다 빛이 나는 투명한 몸을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원장 김연수)이 2월13일 국보·보물로 지정된 주요 문화유산 13건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유물과 마주하다-내가 만난 국보·보물’을 발간했다.책자는 2017년부터 미술문화재연구실 연구자들이 조사한 내용을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문화재청은 법으로 정해 2006년부터 국가지정문화재 보존 상태와 보관 환경에 관한 정기조사를 수행하고 있다.이중 ‘순천 송광사 소조사천왕상’을 조명한 김희진 연구원에 따르면 송광사 사천왕상은 세조 때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임진왜란·정유재란 때 천왕문과 사천왕상이 훼손돼 160
명상과 ‘법화경’ 독송을 꾸준히 하면서 ‘알아차리는 마음’이 내가 의지할만한 안식처이고 안전지대이며 모든 생명들을 살릴 수 있는 보물임을 알게 됐다. 알아차리는 마음 이외에 모든 것은 허망한 것이었다.‘알아차리는 마음’이 있기에 모든 형상, 생각, 감정, 느낌들이 조건에 따라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알아차리는 마음은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기분이 좋거나 화나거나 항상 오염되지도 사라지지도 않고 늘 깨어있었다. 나이와 성별, 국적, 이념, 종교 등을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평등하며 동물들도 알아차리는 마음이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