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무엇을 하려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 일정조정이다. 처음 어린이들의 활동범위를 잘 몰랐을 때에는 시행착오가 많았다. 방과 후면 모든 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은 순진했다. 알아갈수록 그들의 일과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일주일 내내 쉬는 날이 없다. 하교 후 수많은 학원으로 뛰어다닌다. 영어, 수학 이런 학원만이 아니다. 영재학원, 멘사학원, 바이올린학원, 피아노학원 등. 사투리경연대회를 준비한다고도 바쁘다.쉴새없이 바쁜 우리의 아이들좌판서 물건파는 부탄 아이들행복 가치 다시 생각하게 해아이들이 좋아하니 안 보낼
유월이 다가오니 벌써 마음이 울렁인다. 은사 혜인 스님의 일주기 다례재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다.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는 탄성도 잠깐, 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처음 약천사 조감도를 갖고 은사이신 일타 큰스님과 혜국 스님께 보여드리자 일타 큰스님께서도 지금까지 보지 못한 규모에 놀라하셨거니와 스님들은 “그림은 누군들 못 그리겠나. 어떻게 짓느냐가 문제지”라고 하시면서 그 진지성을 의심했다고 한다. 훗날 약천사가 낙성되고서야 스님들께서는 “혜인 스님께서 백만배를 하실 때 가피를 입으셨고 그림으로만 봄직한 약천사를 마음속으로 다 지으셨는가
6월의 시작은 참으로 기분 좋았다. 첫날부터 행복이라는 단어가 생활의 주제어가 되었다. 오랫동안 바라왔던 부탄성지순례를 6월 그 첫날 출발하게 되었다.공항에 처음 발 디뎠을때알 수 없는 기운 못 잊어순례의 절정은 역시 탁상바람에 천진불 행복 기원매년 정월대보름부터 하는 나한 백일기도를 회향하고 3년 동안 봉정암을 순례하였다. 작년에는 은사스님의 입적으로 순례일정을 잡지 못했었다. 아쉬움이 있어서인지 올해 부탄순례길은 오랜 기다림으로 더욱 설렜다.마침 한·부탄 수교 30주년이기도 했다. 오랫동안 부탄의 성지를 참배하고 정
어린이들은 적응력이 뛰어나다. 특히 상황 탄력성을 너무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지난 3월 봉축행사로 정신없는 가운데 불교레크리에이션협회가 주관한 제29회 전국어린이청소년 연꽃노래잔치에 출연했다. 제주에서 활동하다 보면 전국단위 행사라고 하는 곳에 참가하려면 단순한 참가비용조차 너무나 커 부담이 되곤 했다. 그래도 어린단원들을 위해서 활동하지 않을 수도 없는 일이다.천진불에 민중가요 부르라니까갑자기 ‘진짜 사나이’ 합창노래 씩씩해 인터넷 통해 배워훈육보다 다양성에 노출시켜야노래잔치라고 하지만 경쟁해 시상까지 하다 보니 대회참가를 위
아이들은 뭐든 좋아하는 것 같다. 단주를 주면 주는 대로 기뻐한다. 생일잔치를 했다. 매월 해주기로 한 생일잔치를 수많은 행사에 밀려 5개월 동안 하지 못했었다. 한꺼번에 다섯 달 동안의, 생일을 맞은 단원들을 위해 잔치를 하는데도 아이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우리도 한때는 저와 같이 시간과 일자에 상관하지 않으며 행사 내용에만 집중 했을 때가 있었을까 신기하기도 하다. 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들 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시간이 우리를 가둔 게 아니라 우리가 시간의 굴레에 들어갔다고 하는 표현이 맞는 말이다. 오래 전에
그냥 아는 게 많은 것 같다. 배워서 안다고 하지만 살다보면 그냥 알게 되는 것이 더 많다. 배워서 억지로 외워둔 지식들은 그저 대화나 뽐내는 일에만 가끔 쓰일 뿐,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많은 일들을 해결해야 할 때는 그냥 알게 된 지식으로 풀어나가는 경우가 더 많다.심리학을 다루는 누군가는 구강기와 유아기 때쯤 자신도 모르게 학습된 일이라고 우길지 모르겠지만, 그보다 훨씬 오래전에 익혀진 것만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곤 한다.요즘 유튜브나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동물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우리의 관념이 여지없이 깨어지고 만다. 물에 빠진
며칠 전이 스승의 날이었다. 올해는 유별나게 선물문제로 연일 시끄럽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스승에게 선물을 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두고 질의와 토론이 이어지는 것 같다.카네이션도 뇌물로 여기는각박한 법 논리 속에서도리틀붓다들의 노래에서는부처님 지혜 듬뿍 묻어나스승에게 카네이션을 전하는 것이 뇌물에 해당한다는 식의 법령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으니 너무 어이가 없다. 심지어 종이 카네이션도 안 된다고 유권해석 했단다.그러한 잣대로 우리들의 정서적 삶마저 왜곡시키는 날, 검찰은 격려금이라면서 수십만원의 봉투를 거의 노골적이고 반
대선을 마쳤다. 새로 임기를 시작하는 대통령에 대한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말이 항상 따라다녔는데 이번에는 후보자가 많은 탓이겠지만 정말 과반을 넘기지 못한 득표율로 뽑혔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 어린이에겐칭찬만 해야한다고 믿어바른 가치관도 일깨워야 이번 대선을 보고 있으니 어느 대선 때보다 사람들이 자신의 의사표현을 솔직하게 하는 것이 예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사람들이 달라져서 그런 것이 아니라 사회 분위기가 확 달라져 사람들을 더 솔직한 모습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견인한 것
어린 시절 보았던 월드컵 경기에서 축구의 황제 브라질 펠레는 코너킥을 차서 바로 골로 연결시킨 적이 있었다. 이후 바나나킥이라는 말은 일상용어가 되어 버렸다.합창단 활동하는 어린이들은완전함으로 이끄는 관음보살공을 찬다는 사람이면 누구나 바나나킥을 연습했고 일상적인 킥의 한 종류가 되었다.알고 보면 펠레가 처음 휘는 골을 찬 것은 아니다. 누구나 공을 차다 보면 휘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하지만 결정적 한 번의 골로 말미암아 바나나킥은 브라질의 바나나를 대변하듯 펠레의 전유물이 되어버렸다.우리 일상에서 이러한 일들은 자주 눈에 뛴다
처음 디지털 카메라가 나왔을 때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나는 기술진보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편이라 앞으로 10년 내로 필름카메라는 사라지고 디지털카메라로 대치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대부분은 회의적 시각이 앞섰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 구매한 카메라가 60만화소의 일본산 디카였는데 엽서보다 작은 사이즈로 사진을 출력해주면 그 화질에 모두 비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후로 화소수의 증가에 따라 계속 카메라를 바꾸어야 했는데 그것도 이젠 휴대폰에게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기술 진보 신뢰 하지만사이버 세상에 익숙한사춘기 아이들 마음은과학
서서히 변화하는 상황은 자각하기가 쉽지 않다. 사람들은 혁명에 대해 잘 기억하고 말한다. 사실 우리들의 삶에서도 가히 혁명에 가까운 변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10년 전으로만 되돌아가 보면 우리들의 삶이 가히 혁명적으로 변화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부모따라 유학온 중국인 학생연등달러 왔다가 합창단 가입어머니와 함께 연습에도 참여국산 휴대폰이 처음 나오던 시절, 해인사 학인으로 있을 때였다.휴대폰을 구입했더니 많은 사람들이 매우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봤다. 가장 많은 비난성 질타는 ‘스님이 뭐가 바빠서 핸드폰을 사
자꾸 주위에서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른다고 이야기한다. 올해도 벌써 2/4분기에 들어섰다. 정말 눈 깜빡이라고밖에 할 말이 없다. 나이가 들면 세월이 점점 더 빨리 흐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무슨 이유로 어른들의 시간은 빨리 흐를까? 생각해본다. 어린이들은 시간이 빨리 간다고 말하지 않는다. 마냥 빨리 다가오지 않는 내일만을 기다리며 살아간다.나이 들면 생각속도 느려져많은 일 하려 욕심 부리니시간만 더욱 더 부족해져어린이들 부럽고 부러울뿐아이들과 같이 지내다 보면 아이들은 뭔가 하지 않으면 지루해 견디지를 못한다는 것을 금방 알
지난주 졸업식을 했다. 어린 시절 주일학교라는 게 있었다. 일요일마다 천진한 어린 시골아이들을 교회로 모이게 해서 원조물품의 언저리쯤 되는 물품들을 간간히 나누어 주기도 하고, 주일교사가 된 언니 오빠들이 기독교 교리들을 열심히 가르치기도 했다. 사상이 뭔지도 모를 나이에 그저 교회는 일상이 되기 십상이었다.합창단 졸업생된 사춘기 소녀혼자만의 시간 갖고 싶다더니한달에 한두번 오겠다고 다짐수년간 함께한 보람에 ‘짜릿’지금도 그때 배운 동화수준의 이야기들이 간간히 기억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대부분 깊은 망각
어린 시절 하염없이 세월 흐르기만을 기다렸을 때가 참 많았다. 내일이 오면, 소풍가는 날이 다가올 거고, 추석 명절이 다가올 거고, 신나는 여름방학이 다가올 거였다. 언제나 모든 생각이 내일에만 가 있었다.연비 두려움에 머물지 않고‘지금’에 집중하는 아이들시간의 굴레서 허우적거리는어른들 모습 부끄럽게 만들어너무나 빨리 내일이 오지 않아서 하늘 위를 지나가는 흰 구름을 멍하니 보면서 내일도 저렇게 빨리 흘러오기를 기다리고 기다렸었다. 내일이 오기를 너무 간절히 기도한 탓일까? 요즘은 오늘에 머무를 틈도 없이 내일이 와버린다. 오늘의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전쟁터로 비유하곤 한다. 전쟁이라는 살벌한 표현을 빌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정말 세상은 멈출 수 없는 무수한 경쟁 속에서 모든 일들이 진행된다. 봄이 온다고 많은 사람들이 상춘객이 되어 길을 나선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봄도 무수한 경쟁의 산물이다. 새순이 돋아나는 모습을 자세히 살펴본 적이 있는가? 가히 전쟁이라고 아니 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러니 많은 시인문객들이 ‘꽃이 앞 다투어 핀다’고 하지 않았던가!자신의 마음 속 소원까지도 다툼 벌이는 어른들과 달리적별보궁 앞에 선 리틀붓다망설임 없이 타인 위해 기
기차 타는 일이 좋다. 우리에게 일상으로 스며있는 습관이나 문화를 특별히 혜택이라 생각하지도 않을 때가 많다. 육지에 살 때에는 기차 타는 것이 특별한 일은 아니었다. 그냥 다양한 교통수단 중 하나일 뿐이었다. 아이는 엄마가 때린다 울고엄마는 운다며 때리는 상황자비로운 훈육이었더라면울음소리는 금세 멈췄을 것한번은 제주도 젊은 신도와 이야기하는 중에 자신은 육지로 나가서 살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어디 제주만의 일이겠는가. 지방에 사는 젊은이들은 누구나 상경을 꿈꾸며 자신의 미래를 설계해 나가는 것이 우리시대의 모습이
아이의 최대 무기는 울음이다. 울지만 않는다면 아이를 돌보는 일이 얼마나 쉬울까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이론은 간단하다. 아이들은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서 운다고 한다. 그래서 우는 아이는 울음의 원인이 되는 욕구를 충족시켜주면 되는 것이다.합창단에 늘 함께하는 아이어른들 이야기 나눌때마다대화하듯 곁에서 늘 지켜봐어른보다 더 진지함에 놀라어른들이 복잡하다는 것은 다들 알지만 어린아이라고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울지 않는 아이를 본적이 있는가? 이제 겨우 5살인 양혜윤이는 합창단 행사에 꼬박꼬박 참여하는데 어리지만 정말 울지 않는다
일곱 번째 정기공연을 마쳤다. 모든 면에서 대만족이었다. 약천사 회주 혜인스님 일대기천진불들 합창 공연으로 재연노래와 안무 완벽하게 소화한리틀붇다 합창단에 함박웃음매번 스토리가 있는 합창으로 공연을 준비하는데 이번 무대는 작년에 입적하신 약천사 회주 혜인 대종사의 일대기를 영상과 합창으로 엮어서 그 의미가 더욱 새로웠다. 큰스님께서 속환사바(速還娑婆) 하시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혼저 돌아옵서예-신심과 원력의 삶 혜인큰스님 이야기’로 제목을 정해 스님 향한 그리움과 떠나신 아쉬움을 담아 보았다.비단에 수를 놓는 격이라고 할까. 이번
알면 알수록 신기한 것이 사람인 것 같다. 특히, 처음부터 타고난 소질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아주 어린꼬맹이들을 보면 놀랍기 그지없다.천진불들과 함께 하면서놀란적이 한두번이 아냐린포체·은별이 모습 보면삶은 이번 생만이 아닐 것며칠 전 티베트의 린포체 한 분이 약천사를 방문하셨다. 만다라를 다시 제작하실 스님들과 함께 오셨다. 앳된 모습이 역력한데 의젓이 작법을 집도하는 모습을 보면 신기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학습으로 어린 스님을 가르쳤을까 하다’가 너무나도 자유분방한 모습 앞에서 망상을 내려놓고 만다. 자유로우면서도 엄연한
사찰에 대한 첫 이미지 중에 가장 당혹스러운 것이 있다면 놀랍게도 ‘무섭다’는 것이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어릴 때 사찰에 처음 갔을 때 무서웠던 기억을 이야기한다. 무서움의 이유는 대부분 무시무시한 크기의 사천왕과 벽화를 보고 느낀 기억들이 대부분이다.어린이 욕구는 연기와 같아매순간 방향성도 알 수 없어결국 연기는 하늘높이 올라우리의 꿈과 희망으로 성장가끔 무섭다는 어른들을 만나면 전생에 나쁜 짓들을 많이 해서 그렇다고 하면 수긍한다. 사람들은 전생이든 이번 생의 과거이든 얼마간의 나쁜 짓을 하고 산다고 생각하나보다.지난번 연합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