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는 바로 그 거지가 자신의 아들임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법화경50년 만에 만난 아들에게 전 재산 물려주려는 장자누구나 성불할 수 있다는부처님 수기, 비유로 표현 “유산이요? 저한테요?” 변호사 사무실에서 연락이 왔다. 먼 친척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내 앞으로 남겨둔 유산이 있으니 와서 확인하라는 내용이었다. 세상에…. 살다 보니 별 일이 다 있네. 이게 꿈은 아니겠지.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득달같이 달려갔다. 사실이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할머니가 물려준 땅은 한강변에 있었다. 부자들만 사는 요지 중의 요
“수많은 중생이 부처님 처소에 와서 법을 들으면, 여래는 이때 사람들의 근기를 살펴보고 그의 능력에 따라 진리를 설해준다. 여래가 설하는 법은 일상(一相) 일미(一味)의 법이다.” 법화경 불교경전은 왜 그렇게 방대할까. 성경처럼 간단하면 얼마나 좋을까. 성경은 구약과 신약 두 권뿐이다. 그런데 불교경전은 한 두 권이 아니다.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이다. 팔만대장경을 다 읽어야 된다고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저절로 헉 소리가 난다. 어느 세월에 다 읽지? 다 읽지도 않은 상태에서 부처님 제자라고 하자니 왠지 ‘나이롱’ 불자인 것 같은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반야심경 비가 내린다. 오랜만에 비가 내리니 공기가 말끔하다. 당분간은 더위에 헉헉거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감사한 일이다. 오늘은 박물관 가는 길에 그 부근에 있는 단골 카페에 들렀다. 원두를 사기 위해서였다. 원두만 사고 그냥 나오려는데 주인이 한마디 한다. “오늘같이 분위기 좋은 날, 그냥 가시면 어떡해요? 내가 커피 한 잔 대접할 테니 드시고 가세요.” 명성황후 친정 조카 민영익이장승업에 의뢰해서 그린 그림美 대통령에 국서 전하기 전무사귀환 바라며 그렸을 것 심하게 흔들리는 배 타
“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오온이 공함을 관조해 깨닫고 모든 고통과 고뇌에서 벗어났다." 반야심경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불교를 모르던 시절이었다. 찻집에 앉아 있는데 스피커에서 장엄한 합창소리가 흘러나왔다. 사람 목소리에 대금과 소금이 뒤섞인 숭고한 합창이었다. 합창단 목소리가 어찌나 경건하던지 헝클어진 영혼이 맑게 헹궈지는 것 같았다. 주인에게 제목을 물어 바로 CD를 구입했다. 알고 보니 목소리의 주인공은 합창단원이 아니라 송광사 스님들이었고 음악 제목은 ‘반야심경(般
“이 경전이 있는 곳은 어디든 지 모든 세상의 모든 세상의 천신, 인간, 아수라들에게 공양을 받을 것이다. 이곳은 바로 탑이 되리니 모두가 공경하고 예배하고 돌면서 그곳에 여러 가지 꽃과 향을 뿌릴 것임을 알아야 한다.” 금강경 “‘금강경’을 읽으면 뭐가 좋아요?”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금강경'을 함께 독송하자고 권하면 반드시 듣게 되는 질문이다. 내게 질문한 사람의 속뜻은 '금강경'을 독송하면 어떤 가피를 받을 수 있느냐는 뜻일 것이다. 가피(加被)는 ‘부처나 보살이 자비를 베풀어 중생을 이롭게
“마땅히 형색에 머물러서 마음을 내지 말 것이며 마땅히 소리, 냄새, 맛, 감촉, 법에 머물러서 마음을 내지 말 것이며, 마땅히 머문 바 없이 그 마음을 낼지니라” 금강경떡장수 노파 엉뚱한 질문에얽매임 한계 깨친 덕산스님어떤 것에도 고정되지 않고오직 머문바 없이 마음 내야 ‘금강경’을 읽을 때면 덕산 스님과 떡장수 노파가 생각난다. 덕산(德山:782~865) 스님은 중국 당나라 때 스님으로 이름이 선감(宣鑑), 속성은 주(周)씨다. 어린 나이에 출가하여 율장을 깊이 연구하였다. 여러 경전의 깊을 뜻을 두루 통달한 후에 ‘금강경’을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무릇 형상이 있는 것은 모두가 다 허망하다. 만약 모든 형상을 형상이 아닌 것으로 보면 곧 여래를 보리라)” 금강경조공 바치는 모습 그린 왕회도황제를 소박한 모습으로 표현상에 집착하면 제대로 못 봐본질 읽어야 진리 만날 수 있어 아, 이거였구나. 얘기가 하고 싶어 나를 보자고 했구나. 그 친구를 마주보며 앉아있는 시간 내내 그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인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얘기를 시작했다. 밥 먹는 순간에도 차를 마시는 순간에도 그의 얘기는 쉼 없이 계속
“세존이시여! 저는 과거 숙세에 무슨 죄가 있사옵기에 이런 악독한 아들을 두게 되었습니까?” -관무량수경부와 권력 모두 다 갖췄지만아들 반역에 절망한 위데희부처님 나투셔서 법문 펼쳐비극적인 상황 아니었다면부처님 법문 듣지 못했을 것매일의 일상서 겪는 번뇌는깨달음을 얻기 위한 가르침 건강한 몸. 정원이 딸린 집. 평생 나오는 연금. 그리고 통장에 꼽아둔 현금 십 억…. 이 정도면 행복하겠지? 얼마 전에 친구들 모임에서 행복한 노년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오랜 설왕설래가 끝난 뒤 한 친구가 최종결론을 내린 것이 바로 위의
“제가 부처가 될 적에, 그 나라에 지옥과 아귀와 축생의 삼악도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무량수경개성 만월대서 열린 계회 그림가을빛 물든 송악산 풍경과손님·구경꾼들 흥겨움 묘사온갖 슬픔이 사라진 극락은사바세계 뭇 중생의 이상향단원이 일상서 명작 만들고법장비구가 극락 만들었듯좋은 세상 만드는 건 우리 몫 여름이 도착한 탄천에 나갔다.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된 뒤로 탄천에 나가는 횟수가 많아졌다. 족저근막염 때문에 많이 걷지 못한 나에게 자전거는 발이나 다름없다. 자전거 바퀴를 굴리며 앞으로 나아가면 양쪽에 늘어
“지성으로 소리를 끊이지 않고 아미타불을 열 번만 온전히 부르면, 그는 부처님의 명호를 부른 공덕으로 그는 순식간에 바로 극락세계의 보배 연못 연꽃 속에 태어나느니라.” - ‘관무량수경’김홍도, 말년에 불교 깊게 심취극락정토 염원 ‘염불서승’ 그려염불은 자성불 돌아가는 수행법항상 진리 함께하며 부처 성취 아무래도 안 되겠다. 나가봐야겠다. 세 시간 동안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는데 겨우 제목 한 줄 쓰고 끝이다. 더 이상 진척이 없다. 버티고 있어 봐야 소용없을 것 같다. 이럴 때는 무조건 머리를 식혀야 한다. 자전거를 꺼내 탄천으로
“사람 몸 받는 일은 바다 한 가운데 눈 먼 거북이가 백 년에 한 번씩 머리를 내밀어 나무토막 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불법 만나기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 잡아함경말년에 생활고 시달린 김홍도자신의 불행 딛고 불자 거듭나신심 냈다고 성불하는 것 아냐나무 돌보듯 자신을 잘 살펴야 분갈이를 했다. 베란다에 있는 백 여개의 화분을 전부 분갈이하자니 40ℓ짜리 거름흙 열 두 포대가 들어갔다. 화분 위에 뿌린 마사토까지 합하면 열다섯 포대 정도 바꾼 셈이다. 작은 화분을 한 개씩 분갈이한 적은 있었으나 전체를 한꺼번에
“불법은 듣는 것만으로 공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실천이 필요하다” 화엄경소박한 초옥·솔바람 더불어 글 읽는 선비의 즐거움 담아신앙의 출발 믿음이지만정확한 이해 없는 신심은기복으로 빠질 위험 있어 경전 배워야 흔들림 없어 봄날은 놀기에 좋은 계절이다. 꽃 피고 새 우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게다가 춥지도 덥지도 않은 훈훈한 날씨는 봄을 찾아 떠나는 상춘객들에게 최적의 조건이다. 봄날이 어찌 놀기에만 좋은 계절이겠는가. 공부하기에는 더 좋은 계절이다. 요즘 곳곳에서 공부하는 사람 호모 아카데미쿠스를 많이 본다. 학교,
“신앙은 깨끗함을 특질로 하고 또 뛰어 들어감을 특질로 한다.” ‘밀린다왕문경’꽃에 취해 약속 잊어버린 소옹사마광, 화내는 대신 시 읊어신앙 특질 묻는 밀린다왕에게‘뛰어 들어감’ 설하는 나가세성취는 혼자 힘만으론 어려워도움 있다는 사실 인지해야 드디어 탄천으로 나왔다. 생애 최초 자전거 산책이다. 각오를 단단히 하고 완전무장을 했다. 머리에는 헬멧, 선글라스,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에는 장갑을, 오른쪽 발목에는 체인에 바지가 걸리지 않도록 밴드를 끼웠다. 물도 한 병 챙기고 초코파이를 넣은 가방은 등에 멨다. ‘결행’ 날짜는 자전거
“약에 의해 병이 나은 것처럼 뛰어난 수행력에 의해 모든 번뇌는 없어지고, 지혜는 사라지지만 깨달음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밀린다왕문경자연을 소재로 봄 묘사 ‘매작도’꽃을 피워내는 신비스런 힘처럼지혜는 역할 다하면 사라지지만그것으로 인한 깨침은 남아있어 그러니 그대여,오늘은내가 저이들과 바람이 나더라도바람이 나서 한 사나흘 떠돌더라도저 눈빛에눈도 빼앗겨 마음도 빼앗겨내 생의 앞뒤를 다 섞어버리더라도용서해다오.-복효근, ‘5월의 숲’ 중에서-지금 내가 딱 그 심정이다. 자전거 타기 2주일. 쌩쌩 날아다니는 재미에 빠져 ‘내 생의 앞뒤
“그대가 몇 구절의 법을 구하고자 육신을 버린다고 하는데, 그걸 누가 믿겠는가.” -열반경교관 가르침 받는 초보궁사긴장감으로 어깨 올라가고얼굴표정은 잔뜩 굳어있어한량없는 세월 보살행 닦아깨달음을 얻은 부처님처럼지속적 노력만이 결실 얻어 자전거타기를 시작했다. 10여 년 전 딱 하루 타고 포기했던 자전거를 쉰 세 살에 다시 시도했다. 이유는 딱 하나. 자전거로 탄천 변을 씽씽 달리며 꽃을 감상하고 싶어서였다. 지금 아니면 이번 생에 영영 탈 수 없을 것 같은 아쉬움도 한몫했다. 생각은 그렇지만 내가 할 수 있을까 조금 두려웠다. 망설
“부처님께서는 비록 눈은 잠으로 음식을 삼는다고 하셨지만 저는 차마 잘 수 없습니다.” -증일아함경태산 같은 잠의 무게감을실감나게 표현한 ‘오수삼매’오직 현재만을 살아간다면근심 없이 잠들 수 있어실명위기 처한 아나율에게잠잘 것 권유하는 부처님마침내 천안통 얻었지만물질 식별하는 육안 잃어 내가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그와 함께 있을 때 나는 더없이 행복하다. 내가 그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느낄 만큼 오로지 나한테만 집중해주기 때문이다. 나와 함께 있을 때 그는 내가 전부다. 오직 나 한 사람만을 사랑하기 위해 사는
“나는 먼지를 턴다. 나는 더러움을 닦는다.” - 증일아함경 형과 달리 아둔했던 주리반특부처님 지도로 아라한과 성취주저앉았다면 기쁨 없었을 것최북 ‘늦가을’ 속 빗자루질처럼내면의 먼지 쓸어내려 노력해야 공부하는 사람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자괴감이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자신의 무지가 더 뚜렷해지는데서 오는 무력감이다. 취미삼아 하는 공부는 즐겁다. 그런데 전공으로 선택하는 순간 얘기가 달라진다. 재미로 시작한 공부가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스럽다. 파고 들어갈수록 오리무중인 거대한 학문의 세계에서 학생은 길을 잃기 일쑤다. 머릿
“과거를 쫓지 말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염려하지 말라.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 오로지 현재 일어난 것들을 관찰하라.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말고, 그것을 추구하고 실천하라.” -중아함경사공도 ‘이십사시품’ 주제로시의 풍격을 그림으로 묘사정선의 해석력 감탄스러워사공도의 ‘삼휴정’ 의미처럼현재 주어진 자리에 만족하며잠시만이라도 마음 내려놓으면고요함과 평온함 찾을 수 있어젊은 여성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했다. 다섯 명 모두 스물을 갓 넘긴 나이였다. 창가에 앉아 밥을 먹는 그녀들 뒤로 따뜻한 봄 햇살이 쏟
“비록 많은 경을 독송할지라도 게을러서 수행하지 않으면 마치 남의 목장의 소를 세는 목동과 같나니 수행자로서 아무런 이익이 없다.” -법구경 농촌풍경 그린 ‘경답목우도’농부·목동 대조로 흥미 유발심지 않으면 싹트지 않듯이실천 없는 배움은 무용지물‘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사람 마음 알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다. 어쩌다 한 번 볼 때는 넉넉해보이던 사람이 만날수록 까다롭고 불편한 경우가 있다. 처음 볼 때는 까칠하고 무뚝뚝한 사람이 보면 볼수록 정감 있고 매력적일 때도 있다. 한 번 봐서는 모
“사람은 세상을 살면서 네 가지를 면할 수 없다. 첫째 이 세상 모든 것은 영원한 것이 없다. 둘째, 아무리 부귀하더라도 가난하고 천해질 수 있으며 셋째, 어떤 것이든 모이면 흩어지기 마련이고 넷째, 건강한 육신을 가진 사람도 때가 되면 반드시 죽는 것이다.” -출요경일반적인 총석정도와 달리가난한 초옥 삽입한 정수영멀리서는 극락처럼 보여도내밀한 곳엔 불행이 존재 보로부두르사원에 다녀왔다.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 있는 보로부두르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미얀마의 바간과 함께 세계 3대 불교사원이라 불린다. 보로부두르를 끝으로 세 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