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물결이 일지 않으면 스스로 고요하고, 거울은 흐르지 않으면 스스로 맑다. 마음도 이와 같아서 흐린 것을 버리면 맑음이 저절로 나타날 것이요, 즐거움도 구태여 찾지 말 것이니 괴로움을 버리면 즐거움이 저절로 있을 것이다” ‘채근담’의 이야기다. 삶도 부처도 모두 마음에서 비롯돼 마음으로 갈무리된다. ‘마음’으로 키워드를 정했다면, 주제를 어떻게 끌고갈지 고민한다. 스토리텔링 길라잡이에 따라 청중의 관심과 설득효과가 달라진다. ‘마음’ 키워드는 쉽게 와 닿지만 설명이 어려운 명사다. 사전적 풀이는 ‘사람이 본래부터 지닌 성격이나
이제 설법의 키워드를 만들고 키워드로 스토리를 엮어가는 과정을 알아보자. 이번 테마의 키워드는 ‘마음’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노하거나 서러워하지 말라/절망의 나날 참고 견디면/기쁨의 날 반드시 찾아오리라/마음은 미래에 살고/현재는 언제나 슬픈 법/모든 것은 한순간 사라지지만/가버린 것은 마음에 소중하리라.” 푸시킨의 명시이다. 이 가운데 ‘마음은 미래에 살고’ ‘모든 것은 한순간 사라지지만’라는 문장은 지극히 불교적이다. 불확실성의 시대 신뢰가 생명중생아픔 헤아려 등불 밝혀야자유주의자 푸시킨은 “양식 있는 인간이란 많은 지
짧은 공간 안에서 불교의 사상과 진리를 펴는 시는 지금까지 여러 사례를 통해 보아온 것처럼, 매우 경제적인 문학 장르다. 불교문학은 석가모니의 출현과 함께 시작됐다. 특히 ‘법화경’ ‘유마경’ ‘화엄경’은 웅장한 구성력과 탁월한 가락, 특유의 비유법을 자랑한다. 일찍이 중국도 인도의 불교문학을 수용해 자기 나라의 정서에 맞는 색깔을 입혀 불교문학의 경지를 개척했다. 우리나라도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 한역경전을 수용하는 한편으로는 향가, 게송, 어록, 찬시, 선시 등을 통해 민족 정서를 아우르면서 불교문학 대중화에 가속도가 붙었다. 불
문학 속의 심우도는 소를 통해 본성을 찾아가는 여정과 깨달음에 대한 그 가치를 그려낸다. 선시를 매개로 현실의 무능하고 이기적인 나를 자각하고, 진정한 자유를 향한 선의 경지를 지향한다. 한용운 시인은 ‘견적(소의 발자국을 발견)’에서 절대적 진실을 상징하는 산에 들어섰지만 여우처럼 풀섶처럼 의혹만 남아 있다고 표현했다. “여우 삵괭이니 득실대는 산,/ 머리 돌려 또 묻기를 ‘이것은 뭐꼬?’/ 풀 헤치고 문득 보니 꼭 밝은 자취!/ 다른 길 가 다시 찾을 것이 있으랴.” 소를 찾아 나서며 애태우는 심정과 함께 저항시인의 일단과 속세
심우도(尋牛圖)는 법당 외벽에 벽화로 많이 그려져 있다.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는 과정을 소를 찾는 것에 비유한 선화(禪畵)이다. 열 장면으로 구성돼 십우도(十牛圖)라고도 부른다. 곽암선사는 십우도송 서문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중생의 근기를 살펴 병에 응하여 처방을 베풀 듯, 소를 기르는 것을 그림으로 그려 근기에 따라 가르침을 베풀었다. 처음에는 점점 희어지는 것으로 역량이 아직 충분치 못함을 드러내고, 다음에 순수하고 참됨에 이르러서는 근기가 점차 익어감을 표현했다. 나아가 ‘사람과 소를 보지 못함’에 이르러서는 마음과 법이 모
“부처님은 태어나셔서 한손은 하늘을 한손은 땅을 가리키시며 일곱 걸음을 걸으시고 사방을 돌아보시면서 ‘천상천하유아독존’.” ‘전등록’은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태어날 때 그 표현부터가 한 편의 시(詩)다. 부처님 구도의 일생은 그렇게 짧게 끊어진 문장이었다. ‘내딛는 걸음마다 연꽃이 피었다’ ‘내가 곧 천지요 천지가 곧 나다’는 비유법은 자유인의 일성, 자아와 천지의 합일로 함축되고 풀어지면서 강물이 되고 바다에 이리는 도(道)로서 자성(自性)의 오묘함을 의미화하고 해독하는 재미를 더해준다.선시는 시를 활용한 설법
산사로 가는 길, 문득 숲길 거닐며 우리네 삶의 이정표가 되어준 원효 스님의 화쟁사상을 떠올렸다. 스님의 화쟁은 반목과 대결논쟁(諍)을 화합(和)으로 이끈 사상이다. 자연이치를 비유해 조화롭게 풀어낸 화쟁사상은 산수정신이라는 민족정서와 동양사상의 뿌리이기도 하다.‘화쟁’ 관련 다양한 문학작품원효 스님 설화 속 박제 아닌현재 살아있는 인물로 재탄생남북대립과 요동치는 동북아정세, 미세먼지 피해까지 서민 몫으로 돌아오는 사이에 적자생존의 사회에서 중생들은 제각기 다른 파장으로 출렁이고 허덕이면서 갈등으로 고해의 바다에서 신음 중이다. 이
롤랑바르트는 “어떤 과도한 사회주의나 야만성에 의해 우리 교육에서 단 하나의 학제만을 남기고 모두 추방해야 한다면, 구제되어야 하는 것은 바로 문학”이라고 강조했다. 문학은 투박한 과학과 정교한 삶의 거리감을 수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언론학이라는 학문 역시 영문학에서 파생했다. 모든 학문이 자연과 인간의 공간을 넘나드는 모든 문제에서 이를 상상력으로 확장하고 기록하는 문학에서 비롯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인간은 문자로 말미암아 산업화와 사상의 진보가 가능했으니 종교적 글쓰기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발해 문학적 소통채널을 갖는다면
가정의 달 5월, 어린이날에 이어 열린 ‘부처님오신날’은 전국적인 축제의 장이었다. 아기부처님을 목욕시키는 관불의식은 부처님이 태어났을 때, 아홉 마리 용이 향기로운 물로 깨끗이 씻겨드렸다는 설화에서 유래했다. 부처님은 태어나면서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걷고 오른손은 하늘, 왼손으로는 땅을 가리키며 외쳤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도 아당안지” 즉, ‘하늘과 땅위에 오직 나홀로 존귀하다. 일체중생이 고통 속에서 헤매니 내 마땅히 저들을 구제하여 평안케 하리라.’아기부처님 오신 진정한 뜻은진리 이해와 참다운 나 발견온 누리 밝히는 자
예화 사례 가운데 자주 등장하는 비유법 중 하나가 우화법이다. 원관념은 나타나지 않고 보조 관념만으로 뜻을 암시한다는 점에서는 풍유법과 비슷하다. 그러나 풍유법은 사람이 주인공이지만 우화법은 동식물 등을 인격화한다는 점이 다르다. 동식물 속성과 풍습을 통해 인간의 속성과 풍습을 암시한다. 이솝우화가 그 대표적인 경우다.단어·문장 반복해 의미 강조점차 내용 강해지는 점층법은연설법 중 설득 효과 매우 커강조법은 문장에 힘을 실어 전달해 문장의 강조와 함께 이미지까지 연상시켜주는 방식이다. 특정 부분을 강조하기 위한 방식으로는 과장법,
의성법은 어떤 대상이나 사물의 소리를 흉내 내어 나타내는 비유법을 말한다. 청각적 이미지를 살려 스토리를 강조할 때 사용하는 방식이다. “실개천은 돌돌돌 소리를 내며 흐르고” “처―ㄹ 썩 철―ㄹ 썩 쏴아아/따린다 부순다 무너바린다” “접동새 접동, 뻐꾹새 뻐꾹, 가마귀 꼴깍, 비둘기 꾹꾹 슬피우니” 등이 그런 사례이다.의성·의태 등의 비유법은묘사력 살려 현실감 배가여러 의미 담은 중의법도설득력 높은 효과적 방법의태법은 사물의 형태나 동작을 살려내 표현하는 비유법으로 “모닥불이 이글이글 타오른다” “해가 둥실둥실 떠오르네” 등이다.
비유법 중 의인법은 추상적인 성질이나 대상을 사람에 빗대어 표현하는 방식을 말한다. 활유법이라고도 부르는데 무생물을 살아 있는 생물에 비유해 표현한다는 뜻이다. 인체구조에 비유해 인간의 생각을 되살리는 비유법인지라 상대에게 설득과 감동의 반응이 즉시적이고 그 효과가 크다. 의인법은 사람이 사람에게 사람의 의지와 감정, 생각 따위를 비유하기 때문에 그만큼 스토리가 생동감 있고 뇌리에 강하게 기억시킨다.상대 즉각적 반응…효과도 커청중 눈높이 맞추는 게 관건너무 평범하면 썰렁개그 전락이를테면 “동해의 아침 해는 이두박근으로
비유법 가운데 직유법은 일상의 언어생활에서 가장 폭넓게 쓰인다. 고전에서 현대 문장에 이르기까지 직설법 아니면 직유법일 정도로 두루두루 쓰이는 비유법이다. 직유법은 ‘A는 B와 같다’는 형식이다. ‘~ 같은’ ‘~ 처럼’ ‘~ 인양’ ‘~ 듯이’ 등의 표현을 사용한다.부처님, 직유·은유 자주 사용사소한 것도 존재 의미 되짚어‘고집멸도’ 진리 깨닫게 해야서정주 시인은 시 ‘국화 옆에서’를 통해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라며 직유법의 매력을 한껏 뽐냈다. 이밖에 “콩나물시루
석존이 열반에 들기 전의 모습을 묘사한 기록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너희는 저마다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기를 의지하여라. 진리를 등불로 삼고 진리를 의지하여라.…그 때 사라쌍수에는 때 아닌 꽃이 피었다. 모든 꽃들도 전부 활짝 피었다. 꽃잎은 석존 공양을 위해 석존의 몸에 떨어지고, 하늘의 만다라화와 찬다니향도 중천 허공으로부터 석존의 몸을 향해 뿌려졌다.” 대단한 함축과 은유기법을 엿볼 수 있다. 부처님은 비유법을 자주 사용했다. ‘법화경’의 일곱 가지 비유법도 그렇고 비유와 예화가 포교인과 인간의 삶에 밀착돼 매
미디어는 사람 사는 세상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를 ‘기록하는 사람’을 기자라고 부르는데 기자를 한자로 표현할 때 ‘놈 者’를 쓴다. 이유는 ‘세상의 잡다한 것’을 다 다루기 때문이다. 인간세상은 기쁨과 분노와 슬픔과 즐거움으로 파도친다. 풍진세상 세찬 풍랑을 헤쳐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렇게 하나의 일대기가 되고, 사회적 공동체문화로 작동하면서 민족의 역사가 된다. 그래서 알베르 카뮈는 “기자란 그 날 그 날의 역사가”라고 정의내렸다.세상사 모두 아는 것은 불가능동서남북 소식을 담은 뉴스는사람들 주장·여론 투영된 거울우리네 삶의
통계는 우리네 삶을 반추하는 거울이다. 통계 속에 꾸역꾸역 살아온 인간들의 초상이 있고 삶의 길이 있다. 이를테면 연안 해양생물은 66%가 갯벌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고 어민들 90%가 그런 갯벌과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해양수산업을 생계로 삼아 살아간다. 이런 간단한 통계수치는 갯벌의 가치와 환경생태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거나 어촌의 삶을 스토리로 풀어 가는데 의미 있는 논거가 된다.우리네 삶을 반추하는 통계는스토리를 풀어가는 논거 제시어려운 수치 인용하기보다는차트 등 시각화가 설득에 용이2015년 10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
자료는 가공과 분석을 통해 내 것으로 이용 가능할 때 그 가치를 발한다. 자료는 넘쳐나는 정보로 덧칠돼 본질이 감춰진 경우도 있고 누군가에 의해 잘못 해석되거나 인용돼 왜곡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자료는 반드시 팩트 확인 후 분석과 해석 과정을 거쳐야 한다. 자료 가공 활용법 중 하나가 통계자료 재가공 방식이다. 스토리 만들기에 안성맞춤인 통계자료를 찾아냈을 경우 경전 해석과 의미 부여하기에 매우 유용하다. 물론 보관된 자료는 사전에 주어진 목적과 정의에 따라 속성별 기능별로 분류돼 있어야 나만의 스토리 전개에 시의적절하게 활용할
‘개념’은 하나의 사물을 나타내는 여러 관념 속에서 공통적이고 일반적인 요소를 추출하고 종합해 얻어낸다. 설법은 제일 먼저 교리에 대한 전문용어와 역사적 사실 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개념짓기’를 해야 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풀어 그 본질을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화엄경’에서도 “설법은 표현의 끊어짐 없이 이어지면서 내용에 잘못이 없어야 하며, 도리의 앞뒤를 살펴보고 지혜로써 시비를 분별하고 결정함”을 기준으로 제시했다.경전 어휘 설명에 치중하면지루한 강독시간 되기 십상내용에 잘못 없어야겠지만핵심은 인생의 이정표 역할스토리 전개는
얼마 전 동국대에서 스님들을 대상으로 ‘설법스피치와 글쓰기 기술’이라는 특강을 하던 중 한 스님이 질문을 했다. 설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예화를 찾지 못해 많은 시간을 보내고 늘 고민인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해답은 ‘독서’라고 말했다. 사실 그 길밖에 없다. 읽어야 길이 보이고 보이는 것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재료를 가공하는 목적과 수단이 달라진다. 자료 활용 여부에 따라 그 가치와 그 감동이 하늘과 땅 차이다.필요한 예화·자료 원한다면평소 독서하는 습관 가져야스스로 기준 세워 정리하면필요한 부분 찾아쓰기 용이디지털
설법은 부처님의 말씀을 근간으로 견해를 피력하는 칼럼 형식임으로, 내게 맞는 칼럼 유형을 선택해 자료를 배열해 나간다. 학자마다 칼럼의 유형·분류방식은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국내 언론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칼럼은 크리그바움(Kriegbaum, 1956)의 분류 방식이다.칼럼은 기둥 뜻하는 라틴어기둥역할 할만큼 중요 위치감동은 반복적 필사서 비롯글에 대한 주인의식 가져야첫째 유형은 심층보도칼럼이다. 전문가 의견칼럼에 해당하는데 사건이나 사회적 이슈를 기승전결로 다룬다. 이를테면 북한 미사일 문제, 선거구 획정 같은 경우다. 둘째는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