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스님이 DJ를 하고 있는 거야? 아니면 DJ가 스님 분장을 한건가?”스피커에서 나오는 노래는 분명 찬불가인데 그 위에 EDM(Electronic Dance Music)을 입히는 DJ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말끔하게 삭발한 머리, 목에 얹은 묵직한 헤드셋, 스님의 장삼을 떠올리는 의상까지. DJ의 독특한 스타일도 EDM찬불가 못지 않게 눈길을 사로잡는다. 흥겨운 음악과 관객을 사로잡는 DJ의 현란한 움직임에 연등회 놀이마당은 환호로 가득하다. 그날 놀이마당을 휘어잡은 주인공은 ‘유니크한 불교’로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
부산 금정산 동쪽 기슭에 자리 잡은 금정총림 범어사는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한 10대 화엄사찰 중 하나다. 근대기 한국 선의 중흥조 경허 스님이 머무르며 수많은 선지식을 양성했던 선찰대본산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대종사 여산정여(如山正如) 스님은 지난해 10월 말 범어사 산중총회에서 금정총림을 이끌 새로운 방장 후보에 만장일치로 추대됐고, 11월 1일 조계종 중앙종회 인준을 거쳤다.범어사에서 벽파 스님을 은사로 산문에 든 정여 스님은 지난 50여 년간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살아왔다. 스님은 순
막고굴 제308굴은 수나라 때에 처음 조성되었지만, 11세기 전반 돈황을 장악했던 회골(回鶻)인이 다시 벽화를 장식하였다. 주실로 들어가는 통로의 한 벽에는 왠지 친근한 모습의 인물이 그려져 있다(사진1). 챙이 넓은 삿갓, 몸에 들러붙은 옷, 동여맨 허리와 다리, 발이 드러난 나막신, 검게 그을린 얼굴 등의 행색에서, 먼 길을 떠나온 흔적이 보인다. 그가 짊어진 짐엔 뭔가 둥글게 말린 것들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이 사람은 마치 둥그스레한 얼굴에 기쁨이 가득한 표정으로, 석실 안으로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모습이다. 곁을 지키고
부처님께서 처음 깨달았을 때의 경계를 설파하고, 그 경지(법계·法界)에 도달하는 이론과 방법을 전하는 경전이 있다. 대승불교 교리의 정수요, 정점이라는 이 경전은 워낙 방대하고 심오해 ‘화엄대해(華嚴大海)’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동서양의 철학에서 사유해 온 물음에 답을 보여준다는 경전, ‘화엄경’이다. ‘화엄경’ 해석의 최고봉으로는 중국 당나라의 청량 징관(淸涼 澄觀·738~839) 스님이 지은 ‘화엄경소초(華嚴經疏鈔)’를 꼽는다. 중국의 화엄사상이 ‘불교사상의 극치’라고 평가받는데 일조한 주석서다. 우리나라 전통 강원(지방승가대
출가절벽시대를 맞아 출가자 감소 위기 해결을 위해 수원 봉녕사가 일반 여성 대상 첫 출가학교를 운영한다. 수원 봉녕사는 승가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의 출가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나아가 발심 출가를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수원 봉녕사(주지 진상 스님)는 제1기 봉녕사 여성출가학교 참가자를 모집한다. 1월21일~2월17일 4주간 진행되며 봉녕사에 머물며 한국 전통 승가 수행과 삶을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여성출가학교 학교장은 주지 진상 스님, 도감은 봉녕사승가대학 학감 도연 스님, 입승 포교국장 능윤 스님, 습의사는 정현
“부처님 법을!” “전합시다!”11월4일 오전 11시 서울 수국사(주지 보관 스님)에서 열린 ‘우리말 금강경 21일 기도 입재’ 특별 법회에서 ‘부처님 법을 전합시다’라는 외침이 울려 퍼졌다. 새 주지 보관 스님의 취임식을 겸해 열린 이날 법회는 '금강경' 기도 정진을 끝낸 뒤 봉선사 주지 호산 스님의 법문으로 마무리됐다. 200여명의 수국사 사부대중이 대웅보전을 가득 메웠다.만 9년 동안 수국사 주지로 있다 최근 봉선사 주지로 취임한 호산 스님은 법상에 올라 "수국사가 '상월결사 정신'을 잇고 있다"고 했다. 상월결사 정신은 서리
태고종 전 종정 지허당 지용 대종사가 10월2일 원적에 들었다. 법랍 67세 세수 83세.지허 대종사는 일평생 수행으로 일관해온 선지식이다. 태고종단 내홍 이후 상처를 봉합할 수 있는 스승으로 꼽혀 2021년 제20세 종정에 추대됐다. “태고조사의 수행과 확철대오의 종지를 철저히 믿고 행하라”고 강조한 지허 대종사는 2022년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할 때까지 종단 화합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정신적 지주이자 존경받는 스승으로 역할을 다했다.1941년에 태어난 스님은 15살이던 1955년 친구의 죽음에서 찾아온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의
강호를 배경으로 새로운 선풍을 펼쳤던 당대의 대표적인 선승은 석두와 마조이다. 석두와 마조 문하를 왕래한 오설영묵(747∼818)·등은봉·약산유엄(745~828)·단하천연(739~824) 등에 대해 살펴보자.먼저 마조와 석두를 오가며 깨달음을 얻은 오설영묵을 보자. 영묵은 과거시험 보러 가는 도중에 시험을 포기하고, 마조에게 출가하였다. 마조 문하에 출가는 하였지만 여러 날이 흘러도 수행에 진전이 없었다.‘조당집’에 의하면, 정상좌와 마조가 문답하는 와중에 정상좌가 문득 깨달음을 이루자, 오설은 마조에게 ‘과거시험을 포기하고 출가했
첩첩산중의 심산유곡으로 들어서는 것만 같다. 마을에서 불과 1km 멀어졌는데 계곡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우렁차다. 곤신봉(1131m)과 매봉(817.5m)에서 솟은 물은 장장 6km를 흐르며 크고 작은 소와 폭포를 빚어냈다. 계곡 내에 있는 소에서 살던 용이 하늘로 승천했다는 전설을 전해온 사람들은 그 소를 용소(龍沼)라고 했다. 하여, 이 계곡의 이름도 용연계곡(龍淵溪谷)이다. 계곡에 산재한 암반 사이로 흐르는 초록빛 맑은 물과 계곡 주변의 짙게 물든 단풍이 어우러지는 가을 풍경이 일품이다.용연계곡의 물줄기도 여기 사기막저수
“총무원장스님 어디계세요? 저희 왔어요!”8명의 어린이가 "우다다다" 뛰어와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애타게 찾았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미소를 지으며 어린이들을 한명 한명 맞이했다.지난 5월 서울 조계사 ‘보리수 새싹학교’에 동자승으로 단기출가했던 어린이들이 추석을 맞아 9월21일 총무원장 진우 스님에게 인사차 왔다. 이들은 지난 5월9일 삭발수계식을 시작으로 21일간 단기출가 과정을 체험했다. 심사를 거쳐 선발된 어린이들은 동자승으로서 부처님오신날 봉축연등회를 비롯해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며 부처님오신날 홍보대사 역할을 했다
부산 혜원정사(慧苑精舍). 고산혜원(杲山慧元‧1933∼2021. 조계종 제29대 총무원장‧쌍계사 방장) 스님이 부산의 포교 지평을 넓히고자 1978년 세웠다. 개산(開山) 당시 절 뒷산을 ‘묘봉산(妙峯山)’이라 했는데 세월이 쌓여가며 산 이름으로 굳어졌다. 절의 굳건한 입지를 증명함이다. 불자들에게는 수행도량이자 지역주민들에게는 쉼터로 다가서는 혜원정사의 주지는 고산 스님의 제자 원허효명(元虛曉明) 스님이다. 정식 주지로 1999년 취임했으니 도심 포교에 매진한 지 24년. 고산 스님의 유지를 이으면서도 복지‧인재불사 등 자신의 원
“… 이러한 모든 것(경전)들 가운데 여러 경전의 핵심을 하나로 꿰뚫은 것은 오직 이 기신론뿐이다.”(은정희 역주 ‘원효의 대승기신론 소·별기’ 중에서)마명(馬鳴) 스님은 “중생들이 불법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그릇됨이 없이 여법하게 실천수행” 하도록 이끌고자 ‘대승기신론’을 썼다. 교계에서는 ‘불교 입문서’로 알려져 있으나 ‘대승기신론’의 마지막 장까지 독파하기란 여간 녹록하지 않다. 대승불교의 반야, 공(空) 사상과 유식 철학을 통하지 않고는 이 명저의 핵심어 ‘진여일심(眞如一心)’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망망한 ‘기신론의 바
강화 8경의 으뜸은 적석사 낙조대에서 바라보는 일몰, ‘적석낙조(積石落照)’다. 길, 산, 섬, 호수, 바다. 그리고 논·밭 사이로 난 길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이곳에 떨어진 붉은 노을이 빚어내는 풍광은 장관이다. 해수관음상 이마에 붉은빛이 감돌면 기도하던 사람은 자연스레 뒤돌아 이 절경을 마주하는데 그 찰나 서방정토를 꿈꾼다. 불자뿐인가. 절길 따라 고려산에 오른 사람 모두 노을 속에 자신을 맡긴 채 숨을 고른다. 세파에 요동친 마음을 쉬게 하려는 거다. 왜일까? 적석사 주지 제민(濟民) 스님은 “평온을 안겨주기 때문일 것
비 온 뒤 담장 아래 새 죽순 솟아나고뜰에 바람 지나자 지는 꽃잎 옷에 붙네.온 종일 향로에 향 심지 꽂는 일 외엔산 집엔 다시금 한가한 일밖엔 없네.雨餘墻下抽新筍(우여장하추신순)風過庭隅襯落花(풍과정우친락화)盡日一爐香炷外(진일일로향주외)更無閑事到山家(갱무한사도산가)- 원감충지(圓鑑冲止, 1226~1292)엊그제 불기 2567(2023)년 ‘부처님오신날’이 통쾌하게 지나갔다. 그리고 그 다음엔 위 선시처럼 비가 오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절집은 다시 조용(한가)해졌다. 절집의 매력, 불교의 매력, 부처님의 가르침이 바로 이런 것
“죽이고 죽지 않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가장 낮은 곳에서 몸을 던집니다.”스님들과 장애 당사자, 가족들이 발달장애인 전 생애 권리 기반 지원체계 구축을 촉구하며 몸을 낮췄다. 더 이상 참혹한 죽음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이 온전하고 자유로운 삶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지몽 스님)와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6월14일 용산역 잔디광장에서 출정식 및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2018년 4월 삭발, 삼보일배, 천막농성 등을 통해 제1차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2022년 4
인도의 불교와 중국의 불교는 조금 다른 면이 있다. 똑같은 석가모니부처님의 사상이지만, 중국의 불교는 자국의 문화가 가미된 중국화 된 불교이다. 선 또한 중국화 된 선이 발전되었다. 이 중국화 된 선은 곧 우리나라 선이기도 하다. 인도불교가 중관학·유식학·인명학 등 학파불교라면, 중국은 종파불교이다. 선이 중국에 유입되었을 때, 중국인들은 그 이전 노자의 무위사상이나 청담 사상 등에 맞게 선을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선 수행자들의 삶 또한 은둔·자유·낙도(樂道)적인 도교적인 성향이 있다. 마조의 문하에 은둔 수행자들도 있다. 스승[마
“저쪽으로 차!” “막아!!”축구공을 열심히 쫒아가는 천진불들의 미소가 부처님오신날 오색연등으로 물든 서울 조계사를 더욱 환하게 장엄했다.대한불교총본산 조계사(주지 지현 스님)가 5월24일 ‘제1회 조계사 천진불배 어린이 축구대회 내일은 축구왕’을 개최했다. 5월9일 조계사에서 삭발수계한 아홉 명의 동자스님들과 종로구립 선재어린이집 숲속반 원아들이 함께 어우러져 공을 차며 돈독한 우정을 다졌다.경기는 동자스님 A·B팀, 선재어린이집 A·B팀의 5대5 토너먼트로 진행됐다. 사회자의 호루라기가 울리자 공을 따라 이곳저곳 뛰어다니는 어린
“총무원장 스님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파르라니 깎은 머리에 가사와 장삼을 두른 9명의 동자스님들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에게 달려가 매달렸다. 진우 스님은 모처럼 함박웃음을 지으며 이들을 꼭 안았다. 스님은 동자스님들의 여린 팔목에 단주를 채워주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건강하게 자랄 것을 당부했다.서울 조계사에서 출가한 9명의 동자스님들이 5월11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을 찾아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했다. 이들은 지난 5월9일 삭발수계식을 시작으로 5월29일까지 21일간 단기출가 과정의
조계종 법계위원회(위원장 법산 스님)가 5월10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승랍 25년 이상으로 1급 승가고시에 합격한 스님에게 품서되는 종덕·현덕(비구니) 법계품서식을 봉행했다. 이날 법계를 받은 스님은 종덕 64명, 현덕 23명으로 총 87명이다. 이들에게는 종덕·현덕 법계를 상징하는 법계증과 19조 가사가 수여됐다.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치사에서 “종덕·현덕 법계 품수는 한 사람의 수행자로서, 그리고 종교지도자로서의 역량을 갖추었다는 것을 종단이 인정하는 자리”라며 “높은 지위와 막중한 책임이 부여된는 자리인 만큼, 삭발염의로 발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서울 조계사(주지 지현 스님)가 아홉 명의 동자승을 배출했다. 조계사는 5월9일 동자승 삭발수계식을 시작으로 환계식이 열리는 5월29일까지 21일간 단기출가 과정인 ‘보리수 새싹학교’를 진행한다. 부처님오신날의 기쁨을 시민들에게 전하고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맡게 되는 ‘보리수 새싹학교’ 동자승은 6세~7세 어린이 9명으로 구성됐다.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은 동자스님들의 계사가 되어 ‘어린이 오계’를 설하며 “부처님과의 소중한 인연을 잘 간직하고 모든 중생을 행복으로 이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