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허당 녹원대종사(1928~2017)의 일생 행적은 한국불교 근현대사와 맥을 함께 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1928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난 스님은 13세 되던 1940년 직지사로 출가해 강원을 졸업하고 서울 안국동 중앙선원을 시작으로 보문사 보문선원, 직지사 천불선원 등 1955년까지 여덟 번의 하안거를 성만했다. 이후 스님은 불과 서른이던 1958년 교구본사로 승격된 직지사의 주지소임을 맡았다. 교구본사 직지사의 초대 주지로 임명된 스님은 이후 일곱 차례에 걸쳐 주지를 연임했다. 녹원 스님은 이 기간 총 27동의 건물을 신축하고 5
불교에서 ‘쿠살라(좋은, 옳은)’ 행위, 즉 행복한 ‘비파카’를 거두는 행위들은 다시 열반에 도움이 되거나/열반에 관여하는 행위가 될 때 비로소 완전한 가치를 인정받는다. ‘라타비니타 숫타(Rathavinīta Sutta)’에서 붓다는 이렇게 말한다. “공덕을 청정하게 하는 것은 마음의 청정에 도달하기 위한 것이다.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 것은 견해의 청정에 도달하기 위한 것이다. (중략) 의심의 극복을 통한 청정, (중략) 어떤 것이 길이고, 어떤 것이 길이 아닌가에 대한 인식과 그 비전을 통한 청정, (중략) 그와 같은 길에 대한
박쥐의 앞다리는 늘어나 날개가 되고, 돌고래의 앞다리는 납작해져 지느러미가 되었으며, 불가사리는 다섯 개의 촉마다 눈이 있다. 너무도 다른 생명체이지만 진화 초기 미생물의 광합성 단계에서 동일하게 출발한 생명체들이다. 호모사피엔스도 각자 처한 환경에 의해 피부, 체형, 말씨가 달라졌을 뿐 하나였음으로 전 인류에는 같은 문화 현상이 많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관세음보살과 성모마리아이다.인도에는 브라흐마의 아내 사라스와띠(Saraswati)가 있다. 거의 같은 구도의 고려 수월관음도의 관세음보살은 물가에 앉아있고 하늘에는 보름달이 떠
삶의 경험들은 뇌신경망으로 체화(體化)된다. 경험이 물질이 된다는 뜻이다. 그 물질은 곧 기억이며, 세월이 흐르면서 기억들도 차곡차곡 뇌에 쌓인다. 아무렇게나 흩어져 쌓이는 것이 아니라 연관된 정보들은 서로 질서정연하게 연결되어 쌓인다. 기억은 그렇게 연관신경망을 생성하면서 축적된다. 따라서 하나의 기억이 회상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기억이 되살아나 추억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 또한, 연관신경망은 삶의 인연에 따라 맞게 되는 첫 번째 화살에 이어 두 번째, 세 번째 화살을 스스로 거듭 맞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모두 원하는 대로만
사람들은 느낌 때문에 행복해하고, 느낌 때문에 괴로워한다. 인간의 행불행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일까? 재산이나 사랑, 명예나 성공인가? 물론 이런 것들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외적인 요인들보다 좀 더 근원적이고 직접적인 요인은 자신이 느끼는 주관적인 느낌일 것이다. 좋은 느낌, 행복한 느낌, 즐거운 느낌을 느끼면 행복하다고 하고, 고통스럽고 괴로우며 불쾌한 느낌을 느끼면 불행감을 느낀다. 이렇게 느낌은 한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느낌이 무엇이며 어떻게 작용하는지 잘 살펴보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옛말에 ‘한 마을에 강사는 둘이 못 살아도 도인은 둘이 산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학문하는 강사끼리는 서로 시기 질투하면서 싸우지만, 도인들은 마음이 관용적이며 너그러워 함께 한다는 뜻이다. 물론 불교계만이 아니라 유교·도교 등을 포괄한다고 본다. 당대(唐代)는 중국 불교[특히 선종] 최고의 르네상스 시대였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다. 동시대의 선지식들은 자신에게 찾아온 제자일지라도 자신과 연(緣)이 맞지 않으면 다른 선사에게 제자들을 보내었다. 곧 파벌 싸움이 아니라 제자를 지도해 법을 전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는 점이다. 한편
조계종이 출가인 확대를 위한 ‘출가장려위원회’를 발족했다. 위원장은 교육원장 재임 초기부터 ‘출가인 확대’를 종단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피력해 왔던 혜일 스님이 맡았다. 첫 회의에서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갈수록 출가자 감소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은 모든 종도가 공감하는 내용”이라고 강조하며 “혜일 스님을 중심으로 한 위원들이 좋은 대안을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혜일 스님은 “5년 안에 매년 출가자가 200명이 넘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 불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지리산 칠불사를 복원하고 선교(禪敎)에 두루 회통하며 후학 양성에 진력했던 칠불사 중창주 제월당(霽月堂) 통광(通光) 대선사의 원적 10주기 추모다례재가 엄수됐다.경남 하동 칠불사(주지 도응 스님)는 9월16일 경내 보설루에서 ‘지리산 칠불사 중창주 제월당 통광 대선사 10주기 추모다례재’를 봉행했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지리산을 적신 뒤 청량한 날씨 속에 마련된 의식은 헌향, 헌다, 헌화, 입정, 공양의식, 추모사, 인사 말씀 등으로 간결하게 진행됐다.이 자리에는 조계종 제13교구본사 쌍계사 주지 영담, 제월문도회 문도대표 노옹
“불타의 혜명을 이어나가고자 하는 의지로 세워진 대불련의 기상으로 앞으로의 100년을 위해 더욱 열심히 부처님 법을 익히고 전하겠습니다.”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가 창립 60주년을 기념하고 청년 붓다로서 사명을 되새겨 대학 전법시대를 열어가겠다고 천명했다.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회장 유정현)와 대불련총동문회(회장 권한대행 최승태)는 9월16일 동국대 중강당에서 ‘창립 60주년 기념법회–모이자 60년 결집으로’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관음종 종정 홍파, 중앙승가대 교수 선각 스님을 비롯한 스님들과 이상훈 교불련회장, 이찬영 중앙신도회 사무총
한국불교의 주체적 관점서 대승불교 전반을 담아낸 첫 대승불교 개론서가 출간됐다. 대승불교의 뿌리부터 방대한 사상과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담아낸 ‘대승불교개론’은 불교가 인도에서 태동해 세계 종교로 확산하는 과정에서 발전·변화한 대승불교를 조계종의 통불교적 관점으로 갈무리하고 있다. 대승불교를 둘러싼 다양한 역사적·교학적 시각과 평가에 새로운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초기불교와 대승불교의 관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쟁점도 전격적으로 다룸으로써 대승불교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조계종 교육원이 발간한 ‘
인간의 불행한 운명과 삶의 허무를 비추며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되묻는 연극 ‘이뭣꼬’가 12년 만에 앙코르 무대에 오른다.J&C코리아뮤지컬컴퍼니(대표 정광진)는 10월4~6일 오후 3시·7시30분 서울 동국대 본관 중강당에서의 공연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등 전국투어를 진행한다. 초연 당시 사회 전반에 ‘이뭣꼬’ 신드롬을 일으키며 한국 연극계에 큰 화제를 몰고 왔던 ‘이뭣꼬’는 그간의 세태변화와 오늘날의 흐름에 맞추어 보다 현실적이고 생활밀착형으로 내용을 다듬었다.앙코르 무대에 서는 ‘이뭣꼬’는 더욱 탄탄해진 스토리
학교법인 동국대 건학위원회(이사장 돈관 스님·이하 건학위)가 건학기본기관장 연석회의를 열고 ‘건학위 5대 공통의제’ 진행상황을 각 기관장들과 함께 점검했다.동국대 건학위가 9월13일 건학위 회의실에서 ‘제18차 건학기본기관장 연석회의’를 열었다. 기본기관장 연석회의는 건학이념 구현을 위해 매월 동국대 산하 기관 전법담당자들이 모여 포교‧전법 활동성과와 향후계획을 공유한다.연석회의에서 건학위 5대 공통의제인 △동국인 신행 활성화 △건학이념구현 교과목 교육과정 표준화 및 고도화 △건학이념 및 인문학 확산을 위한 교육 콘텐츠 제공 △건학
조계종이 국립공원 내 불교계 현안해결을 위한 방향성을 수립하고 공원 내 사찰의 요구·제안 사항을 수렴하기 위해 정책자문위원회를 구성한다. 정책자문위원회는 중앙종무기관 및 중앙종회의원과 국립공원내 사찰주지, 자연생태 전문가로 구성되며 법률 지원을 위해 법률전문가 및 국회의원 등으로 구성된 정책지원단도 운영한다.조계종 총무원 사회부는 9월14일 오전 팔공총림 대구 동화사에서 열린 전국 교구본사주지협의회(회장 정도 스님)에 참석해 ‘국립공원 내 사찰림 및 문화유산 보전을 위한 정책자문위원회 구성’과 관련한 계획안을 보고했다.사회부는 “올
인천 법명사(회주 선일 스님)가 동국대에 장학금 1000만원을 기부했다.학교법인 동국대 건학위원회(이사장 돈관 스님, 이하 건학위)가 9월13일 동국대 본관 5층 건학위 회의실에서 ‘법명사 지역 미래불자 육성장학 장학증서 수여식’을 개최했다. 수여식에는 법명사 회주 선일,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장 돈관 스님, 윤재웅 동국대 총장, 박기련 동국대 건학위 사무총장, 지정학 사무처장, 하홍열 대외협력처장, 장환영 학생처장과 법명사 등이 참석했다.‘지역 미래불자 육성장학’은 건학위가 지역사찰과 동국대에 재학 중인 해당지역 학생들을 연결해 장
올 하반기 불교를 주제로 한 학술대회가 3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제도 성보·의례 6건, 불교사 6건, 교학·수행 7건, 인물 3건, 문화·상담·포교·의학·법률 6건 등 다양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주로 비대면으로 진행됐던 학술대회들이 모두 정상화되면서 불교학계의 관련 주제도 더욱 다양해졌다.국가권력에 의한 불교탄압과 종교편향·역사왜곡 등이 불교학계의 주목을 받는 것이 올가을 불교학술대회의 신선한 흐름이다. 월정사는 10월12일 권위주의 정권에 의해 자행된 현대 한국불교의 수난 ‘10.27법난’을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본부장 태효 스님, 이하 민추본)가 유‧무형 남북 불교문화유산 콘텐츠 연구를 위한 전문가 구성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민추본은 9월13일 전법회관 3층 회의실에서 ‘남북 불교문화유산 교류연구위원회’를 발족하고 위원 위촉식을 진행했다. 사무총장 덕유 스님이 본부장 태효 스님을 대리해 이날 위원 10명에 위촉패를 수여했다.교류연구위원회는 민추본이 금강산 평화순례길, 남북 결연사찰 연구조사 소위원회를 진행하면서 구성한 불교미술, 불교사 등 학계 전문가 중심으로 이뤄졌다. 강호선 성신여대 사학과 부교수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9월13일 서울 광불사 주지에 고금 스님을 임명했다.진우 스님은 이날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고금 스님에게 임명장을 전달하고 포교에 매진할 것을 당부했다. 스님은 “포교 일선에서 신도들을 잘 이끌어 모범도량으로 가꿔달라”며 “특히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 계층을 대상으로 한 포교에 매진해 달라”고 했다.고금 스님은 태영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99년 수계했다. 해인사 강원을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권오영 기자 oy
조계종 중앙종회가 대한불교진흥원 운영에 대한 종합적인 실태 파악을 위해 ‘대한불교진흥원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중앙종회는 9월12일 228회 임시회를 열어 원명 스님 등이 긴급발의한 ‘대한불교진흥원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의 건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위원장에는 대표발의에 나선 원명 스님이 선출됐으며, 위원은 총 9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원명 스님은 “대한불교진흥원은 출범 당시 조계종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불교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해 왔다”며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대한불교진흥원은 종단과 소통이 되지 않을
“어린이 여러분, 세계문화유산 통도사에서 건강하게 놀아요!” 영축총림 통도사 문수 법당이 천진불 어린이들의 활기찬 음성으로 가득 찼다. 스님들과 지도교사들도 함박 미소를 머금었다. 함께 자리한 학부모 역시 합장 인사와 박수로 고마움을 전했다. 코로나로 인해 중단된 3년의 공백을 딛고 새롭게 시작된 통도사 어린이 법회는 매 순간 활기와 열정 가득한 프로그램으로 다시 힘차게 출발했다. 통도사(주지 현덕 스님)는 9월10일 경내 문수법당에서 ‘통도사 어린이법회 – 건강하게 놀자’ 입재식을 봉행했다. 통도사 어린이 법회는 지난 8월1일부터
마조가 제자들을 교육시키면서 다양한 행동이 연출되었는데, 이를 대기대용(大機大用)의 제접법이라고 한다. 마조의 설법은 응병여약(應病與藥), 병에 따라 환자에게 약을 주듯이 다양한 방편으로 제자들에게 각각 다르게 지도하였다. 즉 마조는 달[月]의 진수를 보여주기 위해 가리키는 손가락의 모양을 다양하게 제시하였다는 점이다. 마조는 제자의 질문에 자세하게 법을 설해주기도 하고, 반어법을 쓰기도 하며, 어느 때는 직설적이고 간명직절하게 설하기도 하였다. 또 문답이 다 끝났다고 생각하고 방심하고 돌아서는 제자의 이름을 불러 자성을 각성케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