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6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8 청소년 통계’에 2017년 9~24세 청소년이 부모님(양육자)과 매일 저녁식사를 하는 비중이 27.0%로 나왔다. 매우 우려스러운 현실이다. 더군다나 이는 3년 전(37.5%)보다 10.5%나 감소한 것이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 꼭 수치로 객관화될 수 없다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객관적으로 표현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서로 밥상 공동체도 이루지 못하면서 어떻게 사랑의 유대관계를 쉽게 이룰 수 있겠는가?지난해 말 비영리단체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전국 초등 4학년에서
우리는 전쟁 혹은 사고로 끔찍하게 돼버린 현장이나 싸움으로 인해 혼란에 빠진 상황을 아수라장(阿修羅場)이 됐다고 표현한다.아수라는 고대 인도신화에 등장하는 신인데, 불국토의 이상향인 수미산(須彌山) 밑에 사는 모습이 흉측하고 얼굴이 셋, 팔이 여섯 개나 되며 끊임없이 싸우기를 좋아하여 전쟁의 신(戰神)으로 불리기도 한다. 인도의 서사시 ‘마하바라타’에 비슈누 신이 던진 원반에 맞고 창과 칼에 찔린 아수라들의 시체가 쌓여있는 처참한 모습이 묘사돼 있는데 아수라장이란 말은 여기서 유래했다. 아수라가 있는 곳에서는 싸움이 끊이지 않고 늘
몇 해 전 유엔생물다양성과학기구가 발표한 보고서에 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세계 주요 작물 가운데 동물 수분에 의존하는 종이 3분의 1’이며 북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벌과 나비의 개체 수가 약 30~40%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 원인은 서식지 감소도 크지만 농약과 오염, 외래종, 병원균 및 기후 변화를 의심했다’라고 전했다.벌과 나비의 개체 수 감소가 불교와 승가에 무슨 큰 이변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요즘 날씨 변화를 보며 도량에 동주하는 풀과 나무가 피운 향기로운 꽃에 벌과 나비가 찾아오지 않는 현상은 분명
6월13일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의 발길이 속속 불교계를 향하고 있다. 아직 각 정당별 후보자가 확정되지 않아 본격적인 선거전이 벌어지지 않았지만 선거판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정당별 그리고 후보 간의 힘겨루기는 이미 극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전략공천을 통해 이미 후보자로 확정된 정치인이나 정당의 후보가 되기 위한 예비후보자들의 행보가 조계종 총무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5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총무원장 설정 스님을 예방한 데 이어 11일는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 13일에는 이인제
지난 3월에 가톨릭대에서 종교학과의 폐과를 둘러싸고 두 차례의 공청회가 있었다. 공청회 내용에 따르면 가톨릭대에서 당장 2019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아직 폐과가 확정되지는 않았다는 것이 가톨릭대 측의 공식 입장이라고는 하지만 두 차례의 공청회는 폐과의 수순이 진행되고 있다는 우려를 금하지 못하게 한다.굳이 과학의 시대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자기 종교만 관심을 갖기도 버거운 것이 현실이라면서 이웃종교까지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다고 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사실 국립대학인 서울대를 제외하고는 천주교에서 서강대와
개헌이 국내 정치의 주요 현안으로 부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해외순방 중에 국회에 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대통령 발의에 대하여 야당은 국회에서 통과가 불가하다는 강한 반대 의사를 개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주요 후보들이 6월 지방선거 때 동시투표로 개헌을 하겠다고 공약했으며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발의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반면 야당은 개헌의 핵심인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 축소 방안이 미흡하며, 시간이 촉박해도 국회와 협상하지 않은 채로 발의하는 것은 의회민주주의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런데
음력으로 정월이 가기 전에 인연 있는 노스님을 찾아뵈었다. 맑고 카랑카랑 하시던 예전 모습에 비하면 많이 쇠약해지셨다. 노스님께서 상주하시는 곳은 연세가 드셔서 선원에 갈 수 없거나 포교일선에서 활동할 수 없을 때, 또는 아직은 젊지만 건강이 허락지 않은 비구니스님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그곳에서 스님들의 살아가는 면면을 생각하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으로 태어나 부처님 제자로 살아가는 삶이 평범하지는 않지만 세간과 출세간에서 사회와 국가를 구성하는 한 일원이라는 공통분모 안에서 생각해 보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다 이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촉발된 ‘미투(Me Too, 나도 고발한다)’ 운동이 사회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문화예술계의 고은 시인과 이윤택 연극연출가에 이어 정치권에서도 안희정 전 충남지사, 정봉주 전 의원 등이 이슈가 되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도덕적 우월성을 가장 중요시하는 종교계마저 폭로의 대상이 되었다.기독교계에서는 빈민운동가로 알려진 한 목사가 미투 폭로로 성추행 정황이 드러나자 40여일 만에 이를 인정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또한 신부가 여학생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미투 폭로가 사실로 드러나자 천주교
평창올림픽이 인류의 제전으로서 크게 성공을 거두며 막을 내렸다. 특히 올림픽에서 김여정과 김영철의 방남은 4월말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로 이어지는 크나큰 성과를 낳았다.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향한 선순환적인 만남의 연속이라고 하겠다. 만남이 변화를 가져온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변화는 더욱 풍성한 만남을 이끌어낸다.불교는 만남의 종교다. 붓다는 산속으로 들어가고자 출가하지 않았다. 다소 고립된 궁성의 권좌에서 내려와 길거리의 수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구도의 길을 걷고자 출가하였다. 붓다는 당시의 온갖 다양한 사람들을 만
몇 년 전 한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유행했던 대사가 있었다. ‘1등이 아니면 기억하지 못하는 더러운 사회’. 이 대사는 교육, 직장, 스포츠 등 치열한 경쟁에서 1등이 아니면 인정받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씁쓸한 단면을 적나라하게 표현하여 국민들 사이에 널리 회자되는 인기어가 되기도 했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올림픽을 대하던 모습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금메달이 아니면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고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딴 선수는 기쁨보다 분함을 표출했다. 그리고 금메달리스트가 아니면 코미디의 대사처럼 국민들의 기억에서 이
강원도 평창에서는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절망으로 환호와 탄식의 소리가 드높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92개국에서 선수와 임원 6500여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펼쳐지고 있다. ‘하나 된 열정’이라는 슬로건이 무색하지 않게 설원과 빙상 위에서 선수들은 0.0001초를 다투며 그 열정을 다하고 있다. 최선을 다 하는 선수들과 함께 울고 웃는 감독과 코치들의 모습, 관심과 뜨거운 응원으로 국민이 한마음으로 만들어가는 한편의 감동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보며 30년 전 서울에서 개최된 88올림픽 개막식 장면이
요즘 정치권의 핫뉴스 가운데 하나는 홍준표 제1야당 대표가 MBN에 5억원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다. 홍 대표가 MBN의 ‘류여해 “홍준표에게 수년간 성희롱 당해왔다”’보도와 관련해 해당 기자와 보도국장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홍 대표는 “MBN의 보도는 나를 비방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작성된 허위기사이며, 이로 인해 나의 명예와 신뢰가 한 순간에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홍대표는 자신이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을 처음 만난 것이 지난해 6월인데 수년간 성희롱을 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