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기 초 중국 동진의 승려 법현(337~ 422)은 399년 장안을 출발하여 13년 4개월에 걸쳐 인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기록한 ‘고승법현전’을 남겼다. 그는 당시 갠지스강 남쪽에 있는 중인도 최대 왕국 마가다(Magadha)국의 수도 파련불읍 즉 파탈리푸트라(Pātaliputra)에 머물면서 부유한 장자들과 불교도인 거사들이 가난하고 돌보아 줄 가족이 없이 병든 이들을 위해 운영하는 복덕의약사(福德醫藥舍)를 둘러본 뒤 “중인도에서는 이 나라의 도성인 파련불읍이 제일 컸다. 성안 사람들은 부유하고 융성하며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이 6월20일 중국 유명 목판인쇄문화 산지인 ‘하남성 카이펑 목판 답사 및 학술교류’를 진행했다.동아시아 인쇄문화 교류를 통해 세계 고판화 교류의 폭을 넓히고, 한국 전통판화의 전승과 발전을 위한 이 행사는 코로나로 펜데믹으로 3년간 온라인으로 진행되다 올해 현장행사로 재개됐다. 고판화박물관은 이번 방문에서 목판년화박물관과 개봉시립박물관 견학 및 유물 조사 등을 통해 인쇄문화 교류의 폭을 넓혔다. 또 코로나 기간 수집한 유물 500여점을 중심으로 발행한 중국년화도록 1·2·3호를 기증하는 등 중
“10, 9, 8, 7, 6, 5, 4, 3, 2, 1.”우렁찬 카운트 다운이 끝나자 여래종 총무원장 명안 스님이 천 끝에 매달린 긴 줄을 잡아 당겼다. 동상을 감싸고 있던 붉은 천이 벗겨지자 창종주 인왕 스님의 모습이 뜨거운 태양에 금빛으로 반짝였다.6월10일 오후 3시30분(현지시각) 스리랑카 파나두라 도심 한복판, 콜롬보-갈레 메인로드에서 열린 제막식 현장이다. 이날 공개된 동상은 인왕 스님의 평소 모습처럼 꼿꼿하고 정갈했다. 그런 스님의 시선 끝엔 이날 행사를 위해 5685㎞의 거리를 건너온 사부대중 20명이 여법하게 서 있
불교계 대표적인 잡지 ‘불교평론’이 2023년 여름호(통권 94호)를 발간했다. ‘함께 돌아봐야 할 소수자 인권’을 주제로 한 이번 호는 △권두언: 소수자 인권 문제를 챙겨야 한다(이혜숙) △소수자 차별의식 극복을 위한 학교교육 (박병기) △우리 곁의 이웃, 우리 곁의 난민(이현수) △이주민과 다문화가족 문제의 불교적 대응(진오 스님) △초기불교, 성소수자를 품다(효록 스님) △공익제보자를 위한 불교시민사회 역할(김형남)이 담겼다.불교평론은 “불교는 부처님이 가르침을 편 초기부터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의 필요성을 끊임없이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위탁 운영하는 서울시립영등포장애인복지관(관장 최종환)이 5월12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시설 퇴소인의 지역사회 거주 지원사업 1차년도 온라인 공론장(주제: ‘연대의 힘!’)’을 개최했다.지난해 7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3개년 기획사업으로 선정된 ‘시설 퇴소인의 지역사회 거주 지원사업’은 시설퇴소 장애인, 자립을 준비하는 시설거주 장애인, 장애인자립생활주택 및 장애인지원주택 거주 장애인이 지역사회에 정착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자 서울시립영등포장애인복지관(대표수행기관),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프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가 5월14일 ‘불교의 힌두교에 대한 오해 두 가지’ 제하의 기고를 보내와 이를 게재한다. 고 대표는 지구온난화 비상협의회 대표와 식생활교육 부산 네트워크 공동대표를 역임했으며, 국제 채식연합회(IVU)를 대표해 세계 NGO대회와 유엔회의 활동에도 참여했다. 편집자칼 융의 집단무의식 개념을 비롯하여 다수의 저명한 인류학자에게 영향을 미친 독일 인류학자 아돌프 바스티안(1826~1905)은 전 세계 신화와 종교체계에서 같은 이미지와 주제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것을 보고 이를 ‘기초발상’이라고 불렀다. 그
원주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석학)이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해 ‘밀교’를 주제로 특별전을 연다. 5월17일부터 8월31일까지 열리는 고판화박물관 ‘불교도상의 향연-동아시아 밀교만다라 특별전’에는 밀교의 불보살과 명왕, 천신 등을 새기고 찍어낸 200여종의 도상이 소개된다.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도상은 밀교가 발전했던 티베트와 일본의 작품들이 주류를 이룬다. 일본 작품의 경우 태장계만다라와 금강계만다라를 흑백판화와 채색판화는 물론 태장계와 금강계에 등장하는 200여분의 불보살과 명왕, 천신을 족자 등으로 입체적으로 전시했다.
“나무는 별에 닿고자 하는 대지의 꿈이다.” 반 고흐가 했다는 이 말을 오래전 들었을 때는 그리 실감이 나지 않았었는데, 지금에 와서는 그 말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그렇구나! 나무의 꿈은 위로 올라가 별나라를 보고 싶은 것이어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한껏 위로 자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무는 이처럼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 된 생각을 갖고 꿈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무도 그러할 진데, 우리도 이 세상에 나왔으니 주인공으로 살다가 주인공으로 떠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인공은 무대의 중심에 서
경주 불국사·동국대 와이즈캠퍼스·경주불교사암연합회가 주최하고, 경상북도·경주시가 후원하는 ‘2023 형산강 연등문화축제’가 5월3일 금장대 맞은편 특설무대에서 화려한 개막식을 열었다.코로나19로 4년 만에 재개된 이날 행사에는 동국대 이사장 돈관, 불국사 승가대학원장 덕민, 불국사 주지 종천, 태고종 지공 스님과 진각종 경주교구청장 원주 정사, 이영경 동국대 와이즈캠퍼스 총장, 주낙영 경주시장, 김석기 국회의원, 이철우 시의회 의장 등 3500여명이 참여했다.이날 개막식에는 남상일 명창, 가수 황민호와 정각원 합창단·경북도립국악단·
조계종 환경위원회(위원장 묘장 스님, 이하 환경위)가 환경부의 설악산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 조건부 승인에 우려를 표하고 사업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환경위는 4월26일 성명서를 내고 “경제적 이유로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설치를 허가한 것을 정부 스스로가 국립공원 제도를 부정하며 자신의 의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하며 “생태계 마지막 보루인 국립공원을 보존하고 난개발을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케이블카 건면 재검토를 요구했다.설악산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사업은 1982년부터 강원도가 추진해온 사업이다. 사업
팔공총림 방장 의현 스님과의 대담은 4월11일 동화사 동별당에서 진행됐다. 때마침 이날 세간의 관심은 온통 동화사에 쏠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로 귀향한 후 첫 나들이로 동화사를 찾은 것이다. 언론들은 박 전 대통령이 그동안 각별한 친분을 유지해 온 의현 스님이 팔공총림 동화사 방장으로 추대된 것을 축하하고 봄기운이 가득한 동화사에서 의현 스님과 차담을 나누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이날 대담은 자연스레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시작됐다. 스님은 박 전 대통령과의 첫 인연이 2012년 말 제18대 대통령 선거 무렵이었다고 했다.
팔공총림 동화사 방장 의현 대종사는 현대한국불교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스님은 봉암사 결사, 불교정화운동, 1970~80대 종단사태, 10·27법난 등 ‘격동의 조계종사’를 대변하는 주요사건들을 지켜본 목격자였고, 때론 그 중심에 서기도 했다. 혼란이 극심했던 1980년대 중반, 총무원장에 취임해 통합종단조계종 출범 이후 처음으로 4년 임기를 채웠으며, 재임까지 이뤄냈다. 총무원장 재임기간 불교방송 개국과 중앙승가대 4년제 인가, 불교텔레비전 개국의 초석을 다지는 등 당시 한국불교의 수많은 숙원과제들을 해결하는 성과도 냈다
나는 이전의 글에서 ‘집착을 부르는 가짜 말[言]’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그러고 나니 뭔가 중요한 것을 빠뜨린 느낌이 든다. 우리는 기껏해야 깊은 한숨이나 신음 혹은 고함 등과 같은 원초적인 소리 말고는 자신과 세계를 있는 그대로 나타내는 고유한 목소리를 갖고 있지 않다. 그렇긴 해도 불교도라면 오직 부처님만은 예외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할 것이다. 사실 석가모니라는 한 사람의 음성에 의해 일으켜진 반향이 2000여년 넘게 이어진다는 것은 그 자체로 불가사의하지 않은가. 그래서 저 거룩한 음성의 영감 속에서 평생을 사는 사람도 생겨난
마조(709∼788)는 남악회양에게서 법을 받은 뒤, 스승 곁을 떠나 복건성 건양 성적사에서 처음으로 법을 설했다[開堂說法]. 이때 마조의 나이 34세이다. 얼마 후 마조는 여러 제자들을 이끌고 고향을 방문했다. 마을 어귀에 들어서자마자, 밭에서 일하던 할머니가 선사를 보고 외쳤다. “어! 마씨네 키쟁이 코흘리개가 지나가네.” 마조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출가해 나이 들어서 절대 고향에 가지 말라.” 예수도 성인이 된 후, 고향에 갔다가 사람들에게 당한 곤욕이 있어 제자들에게 “성인이 되어서는 절대 고향에 가지 말라”고 하였
“자비가 없으면 불법을 접하더라도 쉽게 배우지 못합니다. 진정 행복할 수도 없지요. 불법을 배우는 사람은 자비를 베풀 줄 알아야 합니다. 스스로를 되돌아볼 때 미운사람이 많고 삶에 장애가 많다면, 마음을 열고 모든 이웃들에게 감사와 축복을 보내야 합니다.”대승불교일불회(회장 현담 스님)가 교도소·군법당·병원법당 등 소외된 곳에 법보신문을 전하는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대승불교일불회는 2016년 대원각(大圓覺)·돈오일문(頓悟一門)을 슬로건으로 서로의 향상일로(向上一路)를 돕고자 결성된 승려 모임이다. 대승불교일불회에 소속된 스님
국내 스님들이 국가부도 위기를 겪고 있는 스리랑카 학교를 직접 방문해 자전거, 재봉틀, 학용품 등을 전달하는 뜻깊은 행사가 마련됐다.당진 송덕사 주지 우담 스님과 원주 백련사 주지 혜국 스님은 3월30일 스리랑카 갈레에 위치한 위디아남대비루바나 학교에 자전거 20대와 학용품을 전달하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위디아남대비루바나 학교는 일반학생 60여명과 스님학생 8명이 함께 공부하는 곳으로 한 교실에서 6개 파트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학교 측은 한국 스님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감사의 마음을 거듭 전했다. 위말레 교장선생님은 “먼 한국에
“재소자 개개인에게 불성의 씨앗이 심어져 있습니다. 오랜시간 공을 들여야 열매를 맺지, 물도 주지 않고 알아서 잘 자라길 바라는 건 큰 욕심이에요. 이 싹을 틔우기 위해선 사부대중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좋은 법문, 부처님 가르침 등을 끊임없이 알려주고 이끌어줘야 해요. 상주하며 법을 알려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대신해 물을 뿌려줄 수 있는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한 부의 신문입니다. 교계 소식부터 법문, 다양한 연재까지 실려있어 재소자들이 읽고 또 읽으며 신심을 키워가기에 안성맞춤이죠.”어윤
혜일 스님이 법보종찰 가야산 해인사 제29대 주지로 취임했다.해인사(주지 혜일 스님)는 3월27일 경내 대적광전에서 주지 고불식을 봉행했다. 해인사 주지 혜일스님은 고불식에서 부처님 전에 향과 꽃과 차를 올리며 신임 주지로서 취임을 고했다.이날 혜일 스님은 고불문을 낭독하며 주지로서 포부를 전했다. 스님은 “지혜와 자비의 광명으로 온 누리에 두루하신 부처님께 귀의 하오며 시방삼세 제불보살님과 역대 조사님께 청정한 마음으로 고합니다. 법보종찰 해인사는 팔만대장경을 봉안하고, 개산조 순응, 이정 조사 이래로 호국의 염원이 천년을 이어왔
지난해 9월 카자흐스탄에서 세계전통종교지도자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에 참석하는 동안 여러 인터뷰를 했다. 그 중 카자흐스탄의 어느 한 기자가 “종교와 국가는 어떤 관계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했다.당시 필자는 “국가는 개인의 종교적 자유를 인정해야 하고 국가의 권력과 종교는 분리돼야 한다”는 교과서적인 답변만 짧게 남기고 더 이상의 대화는 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 기자는 당시 행사 기간뿐 아니라 한국에 돌아온 지금까지도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올라온다.과거 왕정(王政)이나 신정(神政) 체제의 나라에서 종교의 다원주의와 독립성은 생각하기
불교학연구회(회장 남수영)가 3월25일 오후1시30분부터 동국대 만해관 B163 멀티강의실에서 ‘2023학년도 봄 논문 발표회’를 개최한다. 남수영 불교학연구회장 인사말로 시작되는 이날 학술대회에는 △대승은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믿어야 하는 것일까-법화경에 대한 구마라집의 이해를 중심으로(서정원/ 동국대) △요 흥종과 암라위림유마탑 연구(성서영/ 목원대) △비선형 인과와 인격동일성-파핏(Derek Parfit)의 심리적 환원주의에 대한 보완가능성을 중심으로(문유정/ 동국대) △포스트 코로나 19 시대의 포교 활성화 방안으로써 가정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