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수한 억겁 동안 알게 모르게 지은 죄 참회하옵고 어렵고 힘든 모든 이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기를 깊이 깊이 발원합니다.’ 새벽 3시, 서울시 상계동에 사는 박경임(선행화·50) 씨는 늘 그렇듯 경전을 펼쳐들었다. 세상의 깊은 정적을 흔들며 그의 독경소리가 맑게 울려퍼졌다. 천수경을 천천히 독송한 그는 이 세상 생명이 있고 없는 모든 존재들이 행복하기를 발원한 후 이번에는 염주 한 알에 ‘관세음보살’을 한 번씩 빠르게 염송해 나갔다. 이어 광명진언, 반야심경, 화엄경약찬게를 독송하고 자신이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다는 발원문을 읽어내려갔다. 또 무주구천을 떠도는 영가들을 위해 금강경을 독송한 그는 다시 오래된 백팔대참회문을 펼쳐 놓고 한 배 한 배 정성껏 절을
으아! 벌써 6월이다. 호국보훈의 달.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호국열사들을 기리는 달이다. 그리고 그분들의 숭고한 나라사랑의 정신을 이어받아 할 것이다. 오늘 저는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하루였습니다. 기쁘기로 말하자면 이렇게 기쁠 수가 없습니다. 너무나 기뻐 춤이라도 덩실덩실 추고 싶습니다. 우선 불자대상을 받은 수상자들에게 늦게나가 축하의 말을 전합니다. 세계 최초로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영석 대장님. 박영석 대장님 존경합니다. 세계적인 축구스타로 급부상하고 있는 박지성 선수. 내가 사랑하는 축구. 그리고 축구선수 박지성. 사랑합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김윤규 부회장님도 축하합니다. 김윤규 부회장님은 개인적으로 금강산 신계사 복원 현장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인연이 있어 더욱 기
“할매요, 날씨도 엄청 좋은데 우리 산보나 하까예?” “또 물리치료실 가잔 거 아이제?” “치료 열심히 받으야 할배랑 다시 속닥이며 살지예. 그라고 시방 치료실 가는 건 진짜 아입니더.” “그라믄야 뭐 괘안치만….” 부산 동아대병원 10층 입원실. 침상 옆에서 할머니에게 나지막이 금강경을 들려주던 간병인 박행자(원행심·63) 씨는 할머니의 주름진 손을 꼭 쥐었다. 처음 할머니는 오른 팔과 다리를 쓸 수 없었고 말도 전혀 못했다. 박 씨는 한달새 할머니가 그나마 거동이 가능하고 말도 조금씩 하는 게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그 분 소원대로 병이 나아 논에도 들에도 나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10년째 간병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 씨는 이 계통에서는 꽤 유명하다. 의료진이 직접 환자를 소개해 줄 정
미얀마에서 태어나 평생 그곳에서 살아온 우에인다까 사야도(Sayadaw U Eindaka)가 한국과 이토록 깊은 인연이 있는 줄은 그 자신도 미처 몰랐다. 그녀를 만나러 처음 한국 땅을 밟던 2003년 4월 6일전까지는…. 마하시 사야도의 손제자로 따담마란디 선원에서 수행을 지도하던 그는 한국을 방문하기 얼마 전 시한부 삶을 사는 대구 현풍의 한 중년 여인이 자신을 몹시 보고 싶어한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그녀는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사업을 해가며 가족을 돌봤으나 정작 자신이 병들자 아무도 돌봐주는 이 없이 쓸쓸히 죽어가고 있으며, 그 여인의 마지막 소원이 자신에게 가사를 바치고 계를 받고 싶다는 것이었다. 따담마란디에서 정진했던 한국인들에 의해 자신의 얘기가 전해졌음을 그는 쉽게 추측할 수 있었다.
여름엔 찬불-겨울엔 캐롤 “독도지킴이 음반도 발매” 불기 2549년, 부처님이 우리곁에 오셨습니다. 이날이 되면 전국사찰에서는 일제히 봉축 법요식이 열립니다. 각 사찰에서는 연등축제에 제등행렬까지 그야말로 장관에 이루지요. 특히 올해는 종교를 초월해 세계인들이 함께하는 한국의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외국에서는 석가탄신일 축제를 보기위해 우리나라 관광을 온다는 외국인들도 있다는군요. 가는 곳곳마다 거리에 연등이 불을 밝히고 있고 시청 앞의 대형조형물은 부처님의 자비광명을 구석구석 비추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공중파 방송에 불자 연예인들이 많아 나와 활동해야 하는데 한다고 봅니다. 또 이런 불교축제가 있을 때면 우리 불자연예인들이 축제 한마당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불자연
용맹정진해도 망상 일어나거늘… 종단 문제, 수행않는 풍토서 비롯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종산 스님은 “수행을 통해 반야 지혜를 얻는 것만이 종단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사회나 종단에서 시비(是非)가 그치지 않는 것은 남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위주대로 생각하고 말하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이런 시비가 그치기 위해서는 사회나 종단이나 우선 자신의 내면을 관찰하는 수행을 통해 반야 지혜를 얻어 실천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지난 5월 3일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종산 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청주 보살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부대중 모두가 오직 부처님 법에 의지해 수행하고 정진할 때만이 시시비비(是是非非)를 가리는 혼탁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불자들에게 가르침
마음자리 찾으려 헤맸던 30년 이제야 적명스님과 약속 지켰죠 그녀의 나이 한살 때 갓난아이였던 자신을 꼭 안아주고 출가했다던 친오빠. 얼굴조차 떠올릴 수 없던 아련한 이미지의 그가 어느날 문득 나타났다. 짧게 깎은 머리에 잿빛 승복…. ‘오빠 스님’과의 불교성지순례는 그로하여금 평생 수행자의 삶을 살도록 했다. 오랜 세월 출가사문의 길을 걸어 왔고 지금은 참선수행자로 명상과 마음공부를 지도하고 있는 생명살림 마음문화원 천선혜(49·童眞) 원장. 그는 세사에 지칠 대로 지친 사람들이 마음을 내려놓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하는 ‘휴&쉼’ 프로그램과 내가 곧 진흙탕 속의 연꽃임을 알도록 하는 ‘연꽃명상’, 여기에 요즘은 자연과 사람의 조화를 깨닫고 실천하도록 하는 ‘자연 공감’ 프로그램 등을 개발
온 천지가 꽃으로 가득한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꽃과 나비가 춤추는 계절입니다. 전국 여기저기에서 봄 축제가 한창입니다. 불자님들 가정 가정에도 봄내음과 꽃향기가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곧 5월입니다. 불기 2549년 부처님 오신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네요. 벌써부터 불자들의 행렬로 가득할 연등축제를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려봅니다. 부처님 오신날이 있어선지 5월은 불자의 한사람으로 유독 기쁘고 설레이기만 합니다. 하지만 가슴 한 구석, 안타까움이 자리 잡아 마냥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지난 4월 5일 강원도 양양지역을 잿더미로 만든 화재 때문입니다. 이게 웬 날벼락입니까? 3일간 지속된 양양지역에 산불은 모든 것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텔레비전을 통해 현장을 지켜보던 저는 너무도
창 밖의 세계는 너무도 아름다워 보였다. 그저 앉아 있기만 해도 법열이 샘솟는 듯 했다. 미얀마 마하시 선원 묵언실. 우리 선가와 굳이 비교하자면 무문관과 다름 아니다. 밖의 세상을 볼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자그마한 창 뿐. 잠시 선정에 든 묘원 거사. 그는 미얀마 수행의 양대산맥이라 불리는 마하시- 쉐우민 선원서 4년씩 8년을 수행했다. 묘원 곽준(60세)거사는 그곳에서 지난 50년 생애 동안 단 한번도 맛보지 못했던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운송업을 하면서 많은 돈도 취해보았지만 이런 느낌은 없었다. 대한 씨름협회 총무이사, 국립극장 예술진흥회 이사를 역임하며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쳐 보인 인생이었지만 이런 자유는 얻어 본 적이 없었다. 차창 밖의 나뭇가지에 이는 바람 한 점도 눈에 보이는 듯
오늘은 참으로 좋은 날입니다. 왜냐? 으아~ 또 다시 제가 불자가수 회장이 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2005년 3월 28일 오후 2시. 대한불자가수회 제 9대 회장 이·취임식이 있는 날, 일원동 전국비구니회관에서 스님들과 많은 재가 불자들이 대강당을 가득 매워주셨습니다. 정말 감격스러운 날이었습니다. 축전도 각계에서 보냈고 축화난도 수 십 개가 왔습니다. ‘화환사절’이었는데 말이죠. 저를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지켜봤습니다. 더욱 어깨가 무거워졌지만 힘은 더욱 솟아납니다. 그날 사실 저는 새벽에 호주에서 날아왔습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가족들도 볼 겸 또 은근히 자랑할 마음에 말이죠. 하하 1990년대 초대 회장 이후 3번째 맞는 불자가수회 회장직에 대해 집사람과 아이
안경애 보살은 스승 백봉 거사의 가르침을 뼛 속 깊이 새기며 정진의 끈을 놓지않고 있다. 이 세상 색·소리는 실제 존재하는가? 여고시절 강한의문 평생 화두로 자리잡아 백봉 거사 첫 만남 후 올곧은 참선 30여년 “본래면목 바로 밝혀 참된 삶 살고 싶어” 당대 재가 선지식으로 추앙받던 백봉 김기추 거사가 대중들에게 물었다. “여기 백합꽃이 있는데 무슨 색깔인가?” 눈에 보이는 색이야 누구인들 모를 것인가. 그러나 대중들은 침묵했다. “무색(無色) 비색(非色)이야.” 대중 속에 섞여 있던 대학 3학년 안경애 씨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비색’이란 단어는 생전 처음 듣는 것이었지만 그 소리는 단박에 그를 수행 정진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 선법문 한마디에 얼마나 큰 힘이 있는지를
산 자는 죽음을 피할 방법이 없고, 늙음이 온다면 바로 죽음이 오는 것이다. 이게 바로 중생의 규칙이다. 태어났음에는 항상 면전에 죽음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어린 자나 연장자나 어리석은 자나 지혜로운 자나 할 것 없이 모든 사람은 죽음의 사신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 모든 사람들의 돌아갈 곳은 바로 죽음이니라. -숫타니파타 김기호 실장은 자살이란 고통의 해결이 아니라 불바다에 기름을 지고 뛰어들듯 윤회와 고통의 굴레를 더욱 칭칭 옭아매는 어리석은 행위라고 비판한다. 사바(娑婆)는 범어 Saha에서 유래한 말로 참고 견뎌야 한다는 ‘인토(忍土)’를 의미한다. 탐냄, 성냄, 어리석음이라는 삼독의 거센 회오리를 참아야 하고, 오온으로 비롯되는 온갖 고통을 참으며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생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을 비롯한 7대 종교 지도자들의 협의기구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공동대표 의장 법장 스님)가 오는 3월 24일 독도를 방문해 독도 경비대를 위로하고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를 올린다. 종교지도자협의회는 이에 앞서 22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과 독도 주권 침해에 관한 규탄 성명을 통해 “온 인류와 일본 내 양심적인 국민 및 종교인은 대한민국 국민과 연대해 일본 정부의 잘못을 시정하는데 나설 것”을 촉구했다. 성명을 낭독한 공동대표 의장 법장 스님과 이웃 종교 지도자들은 “대한민국 내 종교인과 국민들은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 음모를 경계하고 모든 국민이 역사 바로 세우기 활동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지도자들은 이어 “일본 정부는 침략 전쟁과 위안부
아마라와티는 태국의 수행전통을 영국에 재현한 곳으로 많은 출가수행자들이 상주하고 있으며, 재가수행자들의 발길도 잇따르고 있다.[사진제공=대한불교진흥원] 영국 런던에서 북서쪽으로 1시간 정도 떨어진 전원에 위치해 런던 주민들이 주말에 방문하여 지친 몸과 마음을 쉬고 오기에 딱 알맞은 거리에 있는 아마라와티 불교승원은 숲속수행자들의 전통에 걸맞는 아늑한 숲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상좌부 불교 중에서도 늘 숲속에서 명상에 들었던 부처의 삶을 그대로 본받아 숲속승가를 설립한 아잔차에게 찾아온 서양 젊은이들 중에서도 수제자가 되었던 아잔 수메도가 설립한 불교수행센터이다. 1984년 아잔 수메도가 개원 아잔차스님과 서양인 제자들의 인연은 1960년 스님이 영국, 스위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
꽃피는 봄이 오면 내 곁으로 온다고 말했지… 으아~ 날씨는 어느 덧 산들바람 부는 봄이 오려나 봅니다. 우리 가요계에도 봄이 올까요? 평생을 가수로 살아온 제가 느끼기에도 요즘 가요계는 ‘참 힘들다’는 생각을 합니다. 불경기도 한몫하지만 mp3, 인터넷이 자꾸 들이대서 말이죠. 방송활동을 하며 젊은이들과 함께 호흡하는 제게도 빠른 변화의 바람은 거세기만 한데 나이든 어르신들은 오죽할까요? 오래 전에 한 노스님께서 인터넷으로 메일을 보낸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사실 연세 많은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이러한 변화에 상당수 적응하지 못할 겁니다. 불과 몇 십 년 전만 하더라도 지지직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유명 가수의 음성을 서로 돌려 들으며 사랑을 꽃피우던 LP 레코드 시대였는데 말이죠.
가난한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인술인, 영주지역의 명의, 버거시병의 권위자, 독거노인들의 아들, 수행하는 포교사 등…. 경북 영주에서 40여년 넘게 한약방을 운영했던 제광 신문웅(66) 원장을 이르는 말들이다. 그도 그럴 것이 폐쇄성 혈전 혈관염으로 손발을 절단해야 한다던 중병환자를 치료하는가 하면 오랜 고질병도 그의 손이 닿으면 씻은 듯 낫고는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20여 년간 매년 소년소녀가장이나 외로운 노인들 500여명에게 무료 투약을 하고 있으며, 연말이면 수천포기의 배추김치를 담궈 이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매년 1~2차례씩 성대한 노인잔치를 열고 있으며, 500~600명의 지역 노인들에게 효도관광을 정기적으로 시켜드리고 있기도 하다. 이런 신 원장의 자비행과 인술이 알려지면
용맹정진 해야 수행 참맛 알고 평상 화두 잡아 “죽은 다음 공부하라” 혜암 스님 말씀 뼈에 새기며 정진 해인사 관음전에서 성철 스님이 내려오고 있었다. 60대에 접어든 관해 조호정 거사(69)는 성철 스님을 보는 순간 땅바닥에 엎드려 삼배를 올리고 여쭈었다. “적수단도(赤手單刀) 살불살조(殺佛殺祖)라 했는데 단도를 쥔 자는 누구입니까?” 성철 스님은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은 채 그를 지나쳤다. 첩첩산중의 한밤중 호랑이 눈처럼 타오르는 성철 스님의 안광만 느껴볼 수 있을 뿐이었다. 해인사 방장 혜암 스님에게도 같은 질문을 올렸으나 혜암 스님은 “더 정진하라”는 한마디만 던졌고, 백양사 방장 서옹 스님은 “대부정”이라 했을 뿐이다. 답답했다. 임제가풍의 대표문구인 ‘적수단도 살불살조
“얘들아, 다섯 시 반이야! 갈 때 됐는데 일어나야지.”지영(13)이는 엄마 목소리가 아득하게만 느껴졌다.‘벌써 새벽이라니…. 아! 내가 왜 이걸 시작했지. 확 그만둘까. 안돼, 그래도 어제 3600배나 했는데….’지영이는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온몸이 욱신거렸다. 눈은 떴지만 여전히 그만둘까 하는 유혹과 갈등은 쉬이 가시지 않았다. 곧 동생 융기(12)도 깊은 잠에서 깨어났다. 씻는 둥 마는 둥 세수를 한 두 남매는 꾸역꾸역 아침식사를 마쳤다. 새벽 6시, 드디어 출발. 둘은 아빠 민병흥(53·현진) 씨 차에 올랐다. 엄마 오애자(47·보문월) 씨도 애들과 같이 절을 하려 집을 나섰다.주변 격려 속 자발적 시작처음 지영이와 융기가 2박3일간 1만배를 하겠다고 했을 때 애들 못지않게 긴장한 건 부모다. 지난
부처님이 25안거를 성만한 수행성지인 인도의 쉬라바스티에 우뚝선 한국의 천축선원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후 21년 째 되는 해부터 입멸에 이르기까지, 마지막 해만 제외하고는 늘 우안거에 들만큼 불연이 깊은 땅인 인도의 쉬라바스티에 선기 성성한 한국의 수좌 스님 6명이 2004년 11월 26일 동안거에 들었다. 한국의 제방 선원에서 선감이나 입승 소임을 맡아 20안거 또는 10안거 이상 화두를 들고 탁마해 온 수좌 스님들이다. 수좌 스님들은 지금 실험 중이다. 도와 덕이 드높은 수좌 스님들의 안거를 두고 ‘실험’이라는 말을 쓰는 것 자체가 불경스럽기는 하지만 쉬라바스티에서의 동안거는 분명 ‘실험’이다. 성도재일인 1월 17일부터 열흘 간 80여 불자들과 함께 인도 성지 순례를 다녀 온 충주 석종사 선원
1978년 11월 대구 동화사 주차장. 채 스무 살도 안된 한 여학생이 버스에서 내리더니 동화사 쪽을 향해 부지런히 걷고 있었다. 때마침 같이 오르던 한 비구 스님이 그에게 물었다. “혼자 어딜 그렇게 열심히 가지?” “스님 되려고 절에 갑니다.” “젊은 여학생이 출가는 왜?” “나고 죽는 문제를 해결하려고요!” 고개를 끄덕이던 스님은 동화사에 다다르자 마침 그곳을 지나던 장일 비구니 노스님을 그에게 소개시켜주었다. “출가자의 길만큼 힘든 것도 없지. 늘 춥고 배고픈 생활이야.” “도라지 뿌리만 캐먹더라도, 설령 수행하다 길거리에서 얼어 죽어도 좋다는 각오쯤은 돼있습니다.” “그런 생각이라면 마지막으로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속히 오도록 해!” 버스 타러 내려가는 그의 발걸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