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기까지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삶은 제약적이었다. 유교를 중심으로 한 엄격한 사회질서와 뿌리 깊은 가부장 중심의 가치관으로 여성의 역할은 고정될 수밖에 없었다. 가사와 자녀 양육이 전부일 뿐, 사회 활동을 한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었다. 그러나 서양 문물 유입으로 인한 개화기를 거치며 신학문을 배운 여성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우리 사회의 여성관에도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일부종사(一夫從事)’를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했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자유연애론’과 ‘신정조론’을 주장하고, 여성도 신학문을 배워 당당히 사회에 진출해야
사찰에 가면 세 개의 문을 만나게 된다. 사찰의 주불인 부처님을 만나기 전에 일주문, 천왕문을 통과하면 마지막으로 불이문(不二門)이 서있다. 불이문을 건너면 비로소 부처님의 세계요, 불국토의 땅이다. 오탁악세(五濁惡世)의 사바세계를 벗어나 비로소 출세간의 세계, 진여의 문으로 들어서는 것이다. 그래서 불이문은 진속(眞俗)을 가르는 경계이며 울타리다. 그러나 불이문의 뜻을 알고 나면 이런 통념은 여지없이 무너진다. 진(眞)과 속(俗)을 가르는 문인데 이 둘이 불이(不二), 즉 둘이 아니란다.우리는 흔히 고해의 속세를 벗어나 진리와 해
한류(韓流), 혹은 K-컬처라고 불리는 우리 고유문화가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노래와 드라마에서 시작된 이런 흐름은 영화, 춤, 음식, 복장, 말과 전통문화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해외 여행지에서 기념촬영을 요청받을 만큼 한국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그러나 한류는 오늘날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미 천년 전에도 있었다. 이 땅에 살던 이름 모를 고려 도공들이 빚어낸 천하제일의 명품, ‘고려청자’가 그 주인공이다. 중국 남송의 선비 태평노인이 저술한 수중금(袖中錦)에는 세상
합천 해인사 장경각에 소장된 국보 ‘팔만대장경’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드러낼 수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1232(고종 19)년 몽골군의 침입으로 ‘초조대장경’이 화재로 소실되자, 당시 집권자인 최우가 민족의 염원을 모아 몽골군을 격퇴하겠다는 원력으로 대장도감을 설치해 16년에 걸쳐 조성했다. 그런데 해인사에 소장된 대장경판의 수가 8만여 판에 이르고, 기술한 경전의 내용도 방대하다 보니 정확한 경판 수량과 인용된 경전 수에 대해서는 뚜렷한 정론이 없다. 다만 경판의 수가 8만여 판에 이르다
늙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러나 나이 드는 방법은 저마다 다르다.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70대를 보내는 사람도 있고 그야말로 여생이라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체념하고 조용히 보내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늙어갈까는 결국 본인이 결정할 문제다. 책은 행복한 노년을 살기 위해 중요한 것은 무엇이고, 덜어낼 것은 무엇인지, 또 빛나는 말년을 보내기 위해 갖춰야 할 사고방식은 무엇인지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다. 마스노 슌묘 지음·이정환 옮김/나무생각/1만6800원.[1723호 / 2024년 4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그럴 때 있으시죠?’ 출간 이후 8년 만에 선보인 김제동의 두 번째 공감에세이다. 저자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아이들과 만나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새롭게 발견한 일상의 작고 기쁜 순간들을 일기 쓰듯 솔직하게 담았다. 때문에 친구들과 떡볶이집에서 수다를 떨 듯, 힘들 때나 기쁠 때 옆에 누군가 있는 것처럼,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서로 이야기 나누는 듯, 읽고 나면 ‘풋’하고 미소 지을 수 있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담겼다. 김제동 지음/나무의 마음/1만7000원.[1723호 / 2024년 4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독수리를 비롯해 금개구리, 뜸부기 등 우리 주변에서 살았거나 사는 멸종 위기 야생동물의 생활사와 멸종 이유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흥미롭고 재치 있는 그림으로 구성했다. 우리나라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던 작은 소똥구리와 장수풍뎅이부터 덩치 큰 곰과 호랑이까지 18종의 야생동물들이 왜 사라졌거나 사라지고 있는지, 동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 윤은미 글·김진혁 그림/철수와 영희/1만6000원.[1723호 / 2024년 4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
노상추는 조선시대를 살았던 선비로, 17세부터 84세로 죽기 전까지 67년간 일기를 썼다. 그중 53년의 일기가 현재까지 전해져 그 원본이 국사편찬위원회에 보관 중이다. 책은 그의 일기를 현대적 이야기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노상추의 삶을 통해 18세기 후반 조선 사회를 그려볼 수 있다. 또 조선의 선비들이 과거에 합격하기 위해 얼마나 뼈를 깎는 노력을 했는지 생생하게 살필 수 있다. 김도희 지음/제이에스엔디/각 권 1만4000원.[1723호 / 2024년 4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
스님이자 항일독립운동가로 헌신했던 운암 김성숙 선생의 삶을 만화로 엮었다. 유응오 작가의 원작을 각색해 만평 및 웹툰작가로 활동해 온 정수일씨가 글과 그림을 맡았다. 운암 김성숙 선생은 양평 용문사에서 출가해 태허라는 법명을 받았으며 봉선사에서 여러 스님들과 법연을 쌓고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의열단과 조선의용대의 지도위원을 거쳐 대한민국 임시정부 내부차장과 국무위원으로 활동했다. 유응오 원작/정수일 글·그림/시간여행/1만5000원.[1722호 / 2024년 3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
일반 대중들을 대상으로 불교 기초교리와 선어록 등을 강의해 온 서울 개화사 주지 송강 스님이 발간한 독송용 관음경이다. 기존에 사용되던 관음경의 오류를 바로잡고 현대인의 눈높이에 맞춰 의역해 운율을 맞춰 한글로 발간했다. 명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 직역한 한글 번역문에는 해설과 각주를 달았다. 한문 원문도 시중본의 오류를 바로 잡아 정확하게 독송될 수 있도록 함께 수록했다. 송강 스님 역주/도반/2만5000원.[1722호 / 2024년 3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현대불교문인협회(회장 수완 스님)가 소식지 ‘불교와 문학’ 봄호를 발간했다. 김선태 시인의 ‘상처의 풍경들’을 필두로 혜조 스님이 ‘불설태자쇄호경’을 삽화와 함께 풀어낸 ‘그림이 있는 부처님 말씀’ 황명자 시인의 산문 ‘절집에 피는 꽃-느지막이 봄’과 등단 시인들의 시가 다수 수록됐다. 뿐만 아니라 ‘노래하는 수행자’라는 별칭이 있는 정율 스님을 특집 인터뷰해 스님이 불연을 맺게 된 인연과 수행자로서의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담았다. 현대불교문인협회/1만5000원.[1722호 / 2024년 3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
불교적 시각으로 바라본 세상을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해 온 불자 시인 고진하 작가의 시집이다. 시집에는 ‘새벽 성전’을 비롯해 60여 점의 시가 담겼다. 고 작가는 강월 영월에서 태어나 1987년 ‘세계의 문학’으로 데뷔했다. 숭실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시집 ‘지금 남은 자들의 골짜기엔’ ‘명랑의 둘레’ 등 다수의 시집과 산문집을 발간했다. 김달진 문학상, 영랑시 문학상, 박인환 상 등을 수상했다. 고진하 지음/문학연대/1만5000원[1722호 / 2024년 3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