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짐승은 어감이 무척 다르다. 동물은 무언가 귀엽고 친근한 느낌이지만 짐승은 사악한 느낌이 먼저 든다. 동물은 식물을 제외한 움직이는 생명체 모두를 뜻하니, 사람도 큰 틀에서는 동물에 속한다. 그러나 사람을 짐승에 비유하면 욕이 된다. 사람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는 사람을 짐승에 비유한다. 그러나 실상은 짐승보다 사람이 더 잔인하고 무섭다. 짐승은 배가 고파 사냥하고 배가 부르면 그치지만 사람은 배가 불러도 사냥하고 쌓아놓기 위해 죽인다. 재물이 썩어나도 재물을 더 모으기 위해 남의 것을 빼앗는다. 그러니 사람을 짐승만
“불교와 유교라는 두 전통은 2000년에 걸친 세월 동안 치열한 갈등과 대립 속에 있었다. 하지만 그런 과정 속에서도 서로의 사상적 접점을 찾고, 인간과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해 왔다. 선인들이 보여줬던 그런 정신을 되살린다면 오늘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대립과 갈등, 분열과 투쟁이라는 사회적 병을 치유하는 데 양약이 될 지혜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차이를 넘어 화합과 공존의 지혜를 찾는 밑거름이 되길 희망한다.” (성철사상연구원 이사장 원택 스님)성철사상연구원과 성균관대 유교문화연구소(소장 김도일)가 불교와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공기가 필요하다. 공기의 존재를 느끼며 살기란 어렵다. 그래서 고맙다는 생각조차 없다. 그러나 밀폐된 공간에 갇히거나 물에 들어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비로소 공기의 존재를 강하게 인식한다. 공기를 들이마시며 숨 쉬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느끼게 된다.걷고 달리고 움직이며 보고 듣고 말하는 일상의 삶이 보통의 사람에게는 공기와 같이 자연스럽다. 인식하지도 못하고 특별하게 고마움을 느끼지도 않는다. 그러나 장애인에게는 인간이라면 누려야 할 이런 사소한 일들이 마치 기적처럼 느껴진다. 밀폐된 공간에
과잉의 시대다. 굶어 죽는 이는 드물어도 영양 과잉으로 생명을 단축하는 이들은 수없이 많다. 앎도 마찬가지다.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지식에 휩쓸리고 지식에 갇혀 자신을 옭아맨다. 건강을 위해선 좋은 먹거리를 골라 적당한 양을 꼭꼭 씹어 삼켜야 하듯 지식도 좋은 내용을 선별해 사유의 과정을 거쳐야 지혜가 된다.이 책은 방대한 초기 불경에서 가려 뽑은 307개 게송이 실렸다. ‘담마빠다’에서 192개, ‘숫따니빠따’에서 90개, 4부 니까야와 ‘테라가타’에서 25개를 선정했다. 게송들은 군더더기가 없고 들어서 금방 알 수 있으며, 샘물
‘월간 불광’ 3월호 주제는 십우도이다. 십우도는 마음을 소에 빗대 마음을 찾아가는 과정을 열 장의 그림으로 표현한 것으로 심우도(尋牛圖)로 불리기도 한다. 이번 호에는 ‘곽암 선사의 십우도(정운 스님)’ ‘보명 선사의 목우도(윤희조)’ ‘티벳불교의 목상도(차상엽)’ 외에 ‘일본 불교의 십우도(지미령)’ ‘선시 속의 소(동명 스님)’ ‘한국화의 소(손태호)’ ‘십우도를 모티브로 활동하는 박그림 작가 인터뷰’ 등이 수록돼 십우도의 다양한 면을 살필 수 있다. 1만2000원. [1720호 / 2024년 3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
차별 없이 동등하게 보호받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방법을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함께 생각해 보는 책이다. 일상의 공간에서 일어나는 노동‧젠더 문제, 인종 차별, 장애 혐오, 국가폭력 등을 알아보고 이러한 차별과 혐오가 왜 일어나는지, 인권의 사각지대는 어디인지 살펴본다. 나아가 차별과 혐오가 되풀이되지 않게 하려면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고 함께 생각해 본다. 박혜영‧천선영‧김희교‧강제숙‧김성환 지음/보리/1만5000원.[1720호 / 2024년 3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깊은 회의를 느낀 저자가 마흔이 되던 해 대기업을 그만두고 캐나다로 건너가 응급구조사로 살며 느낀 일상을 다룬 책이다. 응급구조사로 마주한 삶의 풍경은 하나같이 잔혹하고, 애처롭고, 안타까웠다. 하지만 그런 현장을 접할수록 저자는 복잡하게 꼬여 있던 자신의 삶을 풀어나갈 실마리를 발견한다. 오늘도 자기만의 현장에서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을 이들에게 저자가 전하는 응원이 담겼다. 김준일 지음/한겨레출판/1만7000원.[1720호 / 2024년 3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저자 로넬(한국명 이나니)씨는 방글라데시 치타공 산악지역에서 태어난 줌머(Jumma)인이다. 10대 나이에 샨티바히니 평화군으로 활동하다 체포돼 3년간 옥고를 치렀다. 1994년 한국에서 재한줌머인연대(JPNK)를 창립했고, 지금까지 이주민 인권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책은 저자가 자신의 지난한 삶을 되돌아보며 인권활동가로 살아가며 느낀 이야기이다. 제목 속 ‘바르기’는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차크마족의 전설 속 새다. 로넬 차크마‧권미영 지음/도서출판 말/1만8000원.[1720호 / 2024년 3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
“내가 나를 온갖 것에서 찾았는데/ 눈앞에 바로 주인이 나타나네/ 하하 웃으며 만나 의혹이 없으니/ 우담발라 빛이 세상에 흐르는구나.” (경봉, 화엄산림 6일째 1923년 12월 13일)경봉정석(1892~1982) 스님은 ‘통도사 군자’ ‘영축산 도인’으로 불릴 만큼 근현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승이다. 16세에 통도사에서 성해남거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강원에서 교학을 익혔으며, ‘양로염불만일회(養老念佛萬日會)’를 결성해 염불 대중화에 이끌었다. 마산포교당을 비롯해 경남 일대 포교당 주지를 맡아 대중 포교에 나서는 등 통도사와 한국
“마음챙김과 집중은 영적 수행의 가장 핵심적인 에너지입니다. 우리는 마음챙김 상태로 차를 마시고, 아침밥을 짓고, 샤워를 할 수 있으며, 우리의 일상이나 세상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많은 어려운 일들을 다룰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합니다. 당신이 어디에 있든, 어떤 긴장이나 이완 또는 고통이 함께 있을지라도 단지 당신의 몸을 알아차린다면 당신은 이미 깨달음을 성취한 것입니다.”시인이자 평화운동가로 달라이라마와 함께 생불로 추앙받았던 틱낫한 스님. 그는 불교사상의 사회적 실천을 강조하며 1960년대부터 참여불교를 주창했으며, 1982년
이 책은 한반도에서 시작된 사건이자 고유한 사상적 자원으로서 개벽사상이 무엇인지 이론적‧실천적 차원에서 조망한다. 또 수운 최제우, 해월 최시형, 증산 강일순, 소태산 박중빈 등 세상의 대변혁을 기도했던 개벽 사상가들의 사유가 녹아 있는 생생한 문헌자료와 풍부한 도판, 저자들의 토론을 토대로 개벽사상의 계보와 그 변혁운동의 역사를 탐색했다. K사상의 역량을 확인하고 세계화의 가능성도 조명했다. 백낙청 김용옥 외 지음/창비/2만6000원.[1719호 / 2024년 3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
‘임제의 진인관 연구’를 주제로 동국대에서 철학박사를 받은 저자가 학위논문을 일부 보완한 것이다. 선서화가인 저자는 임제어록을 접하고 선에 매료돼 선사상을 공부하게 됐다. 그에 따르면 임제는 살아있는 사람이 부처이고, 지금 살아 있는 이 자리가 극락이라고 강조했다. 죽은 후에 환생한다는 생각을 털끝만큼도 하지 않는 사람이 임제라는 것이다. 이 책은 바른 수행을 하며 지금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그대로 극락세계에서 살아가는 법을 제시하고 있다. 임성순 지음/남청/3만원.[1719호 / 2024년 3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동양학자이자 사주명리학 연구가, 칼럼니스트로 활동해 온 저자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궁극적 물음에 대한 답을 제시한 책이다. 명산대천을 누비며 이름난 고승, 고수들과 교류하며 인문 고전과 역사, 민담 등을 채록해 답을 구했다. 저자의 오랜 사색과 통찰의 결과물이 담긴 189가지 이야기가 나온다. 빠름을 갈구하기보다는 느리더라도 단단한 내공을 다지는 마음공부를 하려는 이들에게 이 책은 디딤돌이 된다. 조용헌 지음/생각정원/2만1000원.[1719호 / 2024년 3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 미술관에서 근무하며 겪었던 이야기를 망라한 책이다. 관장취임부터 퇴임까지의 회고와 함께, 신문과 잡지에 기고했던 글과 인터뷰 등을 수록했다. 윤 관장은 재임시절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다양한 기획으로 미술적 한류를 이끌었다. 이러한 업적은 향후 미술계 및 여타 국내 미술관의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 단순한 회고록을 넘어 현대 미술의 변화를 감상할 수 있다. 윤범모 지음/예술시대/3만원.[1719호 / 2024년 3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참선을 통해 깨달음을 이루는 선종의 묘미는 일초직입여래지(一超直入如來地)에 있다. 옷에 달린 장식과 같은 번쇄한 교리의 바다를 빠져나와 단박에 여래의 깨달음에 이른다는 일도양단(一刀兩斷)의 선 정신은 장자 종단인 조계종에 면면히 이어지는 전통이다. 그러나 깨달음이 쉽지는 않다. 평생을 선원에서 수행해도 깨달았다는 스님을 만나기 어려운 이유다.선종의 시작은 혼란을 거듭했던 당시 시대 흐름과 맞닿아 있다. 선종의 여명(黎明)이었던 달마 스님이 인도에서 건너올 때의 중국은 혼돈 그 자체였다. 남북으로 갈려 싸우고 북쪽은 북쪽대로, 남쪽은
불교에서는 스승과 제자가 되려면 1만 겁의 인연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가로, 세로가 15km쯤 되는 거대한 성 안에 겨자씨를 가득 채우고 100년마다 한 알씩 꺼내 그것이 다 없어지는 시간이 1겁이라고 하니 스승과 제자의 인연이 얼마나 지중한지를 보여준다. 억겁의 세월을 윤회하는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참된 스승의 올바른 가르침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지난해 1월 세연을 마친 저자는 수많은 이들에게 삶의 길을 일러준 스승이다. 제자 김향진 씨가 입적한 스승을 그리며 “가슴이 시리고 아프다. 스승이 계시지 않으니 스승의 은혜 더욱 감사
순천 송광사는 조계총림이 위치한 승보사찰로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사찰 가운데 하나다. 신라말 혜린 선사에 의해 창건됐지만, 고려 중기에 이르기까지 큰 규모는 아니었다. 오히려 고려 인종 때 석조 스님이 추진한 중창불사가 중단되면서 폐사의 길을 걸었다. 그러다 송광사가 역사 속에서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은 보조국사 지눌 스님이 주석하면서부터다. 지눌 스님은 퇴락한 불교를 중흥하고자 명종 27(1197)년 이곳에서 정혜결사를 진행하고, 9년간 중창불사를 진행해 사찰의 면모를 일신했으며, 결사에 동참한 수많은 대중들을 지도하면서 한국불교의
평생 무소유(無所有)를 지향하며 텅 빈 충만으로 일생을 채웠던 법정 스님의 가르침을 되새길 수 있는 귀중한 책이 발간됐다. 불교계 원로소설가 정찬주 작가가 법정 스님 입적 14주기를 맞아 산문집 ‘마지막 스승 법정스님’을 내놓았다. 입적을 앞두고 허례 의식을 거부하며 오로지 비구 법정으로만 기록되기를 바랐던 스님은 평생에 걸쳐 사리처럼 내놓았던 책들 또한 ‘말빚’이라며 절판을 당부했다. 이런 이유로 스님에 대한 기억은 시나브로 엷어지고 있다. 이런 때에 다시 맑고 투명했던 스님의 삶이 한 권의 책으로 세상으로 걸어 들어왔다. 법정
조선 중기 대표적 화가로 명성을 날렸던 김홍도는 영혼이 자유롭고 창의성이 풍부한 천재적 작가로 불렸다. 보수적이고 엄격한 궁중의 도화서에서 과감하고 자유로운 발상을 펼쳤을 뿐만 아니라, 전통의 규범이나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시대에 맞는 제재를 창안하고 새롭게 표현하며 새로운 기법을 시도했다. 그가 보여준 창의성은 조선시대 회화에 변곡점을 마련해 당시 회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고, 혁신을 통해 조선 회화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그를 기점으로 변화가 일어났을 뿐만 아니라 후대의 회화는 물론 민화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향을 미쳤다. 책은
예로부터 관동은 경관이 빼어나 유람객이 선호하는 지역이었다. 이 책은 고려시대 관동 유람과 문화가 어떠했는지를 살핀 책이다. 저자에 따르면 고려시대 관동은 철령 동쪽 일대를 지칭했다. 대관령 동쪽 일대를 지칭한 조선시대 관동과 개념이 달랐지만, 태백산맥 동쪽 일대에 해당하기에 동일한 지역으로 볼 수 있다. 저자는 고려시대 관동의 유람과 문화를 다각도로 조명함으로써 이 일대의 경관, 생활, 문화, 신앙 등에 대한 이해를 심화했다. 김창현 지음/혜안/4만2000원. [1718호 / 2024년 2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