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계본을 외우겠다. 대중은 이를 잘 듣고 잘 생각해 만약 스스로 어김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나서서 그 죄를 드러내고 죄 없는 사람은 잠자코 있을 것이니, 잠자코 있으면 스스로 청정할 지이다. 만약 지은 죄가 있음에도 고백하지 않는다면 이는 고의적으로 망어죄를 범하게 될 것이다. 청정하기를 원한다면 그 죄를 드러내야 할 지이다.” (율장대품, 포살건도 中) 포살, 교단 청정성 가늠하는 척도 출·재가를 막론하고 계(戒)를 받은 불자라면 누구나 꼭 실천해야 할 의식 중에 하나인 포살. 매달 보름과 그믐날 모든 수행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계본(戒本)을 외우고 지은 죄가 있으면 참회해 악을 그치고 선을 기르는 의식인 포살은 불교가 2500여년 청정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버팀목이 돼 왔다. 특히
최근 말기 암 환자의 산소 호흡기를 떼어 내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의사와 가족에 대해 경찰이 이례적으로 무혐의 의견을 제출하면서 우리 사회에 ‘안락사 합법 논란’이 다시 뜨겁게 제기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2002년 간경화 진단을 받은 김모 씨는 병세가 악화돼 지난해 3월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석달 뒤 병세가 호전되지 않자 주치의 박모 씨는 김 씨 딸의 동의를 얻어 산소 호흡기를 뗐고 김 씨는 곧 숨졌다. 그러자 아들 김모 씨가 “진료를 포기하고 산소 호흡기를 제거한 것은 살인행위”라며 주치의와 가족을 고소했다. 이에 대해 주치의는 “산소 호흡기는 단순한 연명(延命)치료에 불과했을 뿐”이라고 맞서자 경찰은 이례적으로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현재까지 법원이 안락사를 인
계율학자 - 율사간 팽팽한 이견 ‘여전’ 출가수행자가 받는 계율 가운데는 현실과 동떨어진 조목이 많다는 지적이 있다. 이로인해 이를 지킬 것인가 바꿀 것인가를 두고 오랫동안 논쟁을 펼쳐왔다. 사진은 지난해 직지사에서 열린 구족계 수계산림. 사진제공=조계종총무원 출가 수행자가 지켜야 할 계율을 설명하고 있는 율장을 살펴보면 ‘과연 이런 계율도 지켜야 할까’라는 의문이 들 때가 많다. 가령 ‘서서 소변을 보지 말라’거나 ‘수레를 타지 말라’, ‘여자와 살갗을 대이지 말며, 여자가 앉았던 자리에 앉지 말라’, ‘한번 먹고 잔 처소에서 또 먹지 말라’ 등 출가수행자가 받는 계율 가운데는 현대 사회에서는 도저히 지키기 어려운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비구니 계율이 비구의 것보다 많은 것을 두고 성적 차별이 아니냐는 논란이 많다. 그러나 계율 전공자들은 이를 성적 차별로 보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법보신문 자료사진) 하찮은 미물일지라도 불성(佛性)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결코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며 평등을 강조해 왔던 불교. 살아 숨 쉬는 모든 존재들의 생명 가치는 붓다의 것이나 미물의 것이나 같다는 평등사상은 2500여년이 흐르는 동안 불교가 존속될 수 있었던 근본 배경이 돼왔다. 그럼에도 불교계 내부에는 유독 남녀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과연 평등한가’라는 의문을 들게 하는 조항들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특히 대중의 화합과 통솔, 유지 등을 위해 제정된 계율을 살펴보면 남녀차별을 의심케 하는 조항들을 쉽게 찾
출가수행자가 가사를 수하는 것은 자만과 교만을 버리고 스스로 무아의 열반에 들겠다는 수행의 방편으로 알려져 있다.사진제공=조계종 총무원 세속적인 본능에서 벗어나 무소유와 욕망의 제거를 실천함으로써 진정한 자아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불교. 이런 까닭에 불교에서는 부처님 당시부터 수행자에게 있어 청빈한 삶을 강조해 왔다. 특히 가사(袈裟)는 본래 화장장이나 무덤가에서 주운 헝겊에 가장 구하기 쉬운 물감으로 염색해 만든 의복으로 예로부터 청빈한 출가수행자를 나타내는 징표였다. 일명 분소의(糞掃衣)라고 불리는 이 옷은 쓸모없는 천으로 몸을 덮어 부처님의 대자대비 가르침을 실천하고 세간의 온갖 굴욕과 유혹을 참아 이겨내겠다는 인욕의 상징이자, 세인의 귀의를 받는 복전(
전통 종교마다 금기시하는 음식이 하나 둘씩은 있기 마련이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슬람교를 비롯해 소를 신성시 여기는 힌두교에서 소고기는 절대 먹어서는 안 될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불교에서도 불살생계를 불자들이 지켜야 할 으뜸 계율로 여긴 탓에 육식은 물론 채식에 있어서도 먹지 말아야 할 것들을 따로 정해놓고 이를 먹는 것을 엄격히 금지시켜왔다. 즉 마늘, 파, 달래, 부추, 흥거 등 이른바 오신채(五辛菜)로 불리는 이 채소들은 부처님 당시부터 오랜 기간 동안 직접 먹어서도 또는 다른 음식에 곁들어 먹어서도 안 될 것들로 수행자들이 경계해야 할 음식이었음을 수많은 경전에서 전하고 있다. 능엄경 등서 오신채 금지 강조 『범망경』에 따르면 “다섯 가지 냄새 나쁜 채소를 먹지 말지니, 대산(大蒜, 마
종하 스님은 "출가수행자 본분은 위없는 깨달음을 성취하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계행이 청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새벽 3시. 고요한 산사의 새 아침을 알리는 도량석이 울리자 파계사 영산율원 학인 종하 스님은 지난밤부터 이어오던 가부좌를 풀고 아침예불을 준비한다. 하루를 꼬박세운 탓에 피곤함이 밀물처럼 밀려올 터이지만 스님은 전혀 그런 기색이 없다. 예불에 이어 영산율원이 개원당시부터 만들어 시행하고 있는 ‘108참회’시간. 스님은 입승 스님의 죽비 소리에 맞춰 일배, 일배를 하며 무명(無明)으로 범한 과거, 현재에 지은 죄, 그리고 미래에 지을 죄를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한다. 하루 6시간 율전 공부 새벽 5시. 종하 스님에게 있어 이 시간만큼은 지친
“부처님 계율을 목숨이 다하도록 지키겠다”는 굳은 의지가 담겨 있는 직지사 청풍료 주련. 이 전각은 현재 직지사 성보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자종금신지불신(自從今身至佛身)견지금계불훼범(堅持禁戒不毁犯)유원제불작증명(唯願諸佛作證明)영사신명종불퇴(寧捨身命終不退) 지금 이 몸 불신(佛身)이 되기까지굳게 계율을 지켜 추호도 범하지 아니하리니바라옵건대 모든 부처님께서는 증명하옵소서.차라리 목숨을 버릴지언정 끝내 물러나지 아니하겠습니다. 〈해인사 극락전 주련 中〉 사찰의 큰 법당이나 각 전각의 기둥에 장식으로 써서 붙이는 글귀를 말하는 주련(柱聯). 지금은 잘 쓰이지 않는 고자(古字)와 특별한 초서체(草書體) 등으로 써진 주련이 사찰 전각의 기둥에 걸리기 시작한
적멸 스님은 "한국에선 청규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립없이 사용되면서 단순한 규칙, 결의문 등이 모두 청규라고 명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통도사 선원 대중들의 울력. 선종 교단의 조직과 수행에 필요한 규칙을 체계화시키기 위해 수행자가 수행공동체 생활에서 갖춰야 할 의식주 및 수행방법 등에 대한 규정을 담은 청규. 중국 당나라 백장 회해 스님이 제정한 ‘고청규’에서 비롯된 이 청규는 출가 수행자가 수행공동체 내에서 해야 할 소임과 의무사항 등이 담겨 있다. 이런 청규는 중국을 거쳐 한국 선종교단에도 그대로 계승돼 출가수행 공동체인 총림을 유지하는 버팀목이 돼 왔다.그러나 근대에 이르러 전통선원에서조차 이렇다 할 청규가 마련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설령 제정돼
통도사는 4월 23일 보살계 수계산림을 봉행했다. 수계산림에 참석한 한 불자가 연비를 하고 있다. “계율을 어기며 100년을 사느니 하루를 살더라도 계율을 지키겠다는 자장 스님의 정신을 이어 오늘 받은 이 계율을 목숨처럼 여기며 보살행을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봄기운이 완연한 4월 23일. 영축총림 통도사 금강계단에서는 계율을 목숨보다 소중히 여겼던 신라 자장 스님의 서슬퍼런 지계정신을 닮고자 모인 3000여명의 불자들이 보살계 수계법회를 봉행했다. 참회발원에 이어 정근, 연비식 순으로 진행된 이날 보살계 수계법회에서 전계 화상 혜남 스님은 “보살계의 근원은 마음이 곧 부처라는 사실을 자각하는 데 있다”며 “보살계는 그 믿음을 바탕으로 진정한 참회와 함께 올바
동국대 강사 신공 스님은 “선종의 청규가 제정된 시기, 스님들의 육식은 엄격히 금지돼 왔다”고 강조했다. (법보신문 자료사진) 비록 작은 생명도 함부로 살생해서는 안 된다는 불살생계를 불자들이 지켜야 할 으뜸 계율로 강조해온 불교. 이런 까닭에 식생활에 있어서도 육식보다는 채식을 선호해왔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계율을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되면서 재가자는 물론 출가 수행자조차 고기를 먹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율장에서 특별히 육식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다는 것을 내세워 육식에 대해 별다른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이런 상황에서 최근 스님들의 육식 문제를 다룬 논문이 발표돼 주목 받고 있다. 동국대 강사 신공 스님은 보조사상연구회
백양사 고불총림 방장 수산 스님. 이미 세납 86세를 넘겼지만 스님의 몸은 10대의 유연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일자로 다리 벌리기’, ‘다리모아 서서 손바닥 땅에 닿기’ 등 젊은 사람들도 쉽게 따라 하기 힘든 동작을 스님은 자유자재로 해낸다. 이처럼 스님이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청정한 몸을 유지함으로써 수행에 전념하겠다는 생각으로 15년 이상 꾸준히 요가 수행을 해왔던 결과이다.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의 시작은 건강한 몸과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몸과 마음이 청정하지 못하면 수행이 이뤄질 수 없고, 수행이 되지 못하면 깨달음도 얻지 못하는 것입니다.” 스님의 하루 일과는 매일 새벽 2시 30분 기상, 새벽예불, 요가 수행, 포행, 아침 공양의 순으로 시작된다. 특별한 날을 제
조계종 중앙신도회와 서울시의회 불자회는 4월 5일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좁은 우리에 갇혀 고통 받고 죽어간 동물들을 위한 첫 천도재를 봉행했다. “모든 유주무주에 떠도는 동물 영가들이 부처님께 귀의하고 공업(共業)으로 지어진 업보를 참회하며, 무명(無明)에 가려진 밝은 성품을 찾기를 바라옵니다.” 봄기운이 완연한 4월 5일, 과천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때 아닌 목탁소리가 이제 막 겨울잠에서 깨어난 동물들의 이목을 한 곳으로 집중시켰다. 조계종 중앙신도회와 서울시의회 불자회 소속 회원 100여명이 인간들의 이기(利己)에 의해 동물원에서 고통 받다 죽어간 동물 영가들의 넋을 달래기 위한 천도재를 봉행한 것. 그 동안 강릉 현덕사 등 개별 사찰에서 죽어간 동식물의 고
문홍근 원장은 “한국불교를 개혁한다는 것은 일회성 이벤트 행사에서 외치는 구호가 아니라 지계를 생활화하는 등 모든 불자들이 매 순간 부처님을 닮고자 하는 노력이 있을 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소중한 인연들이 저로 인해 삶이 맑아지고 밝아지기를 발원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따뜻함을 베풀어 그들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매일 아침 5시면 어김없이 광주 불교서원 문홍근 원장은 이 같은 서원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대개 자신을 위해 발원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문 원장은 이웃과 함께 하기 위한 기도로 아침을 시작한다. 이것이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는 청정운동 정신을 올곧게 실천하는 것이라 굳게 믿기 때문이다. 문 원
로상 중니 스님은 “계율을 목숨처럼 여기는 지계정신이 티베트 불교가 오랜 기간 불교의 수행전통을 올곧이 계승할 수 있었던 토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계를 받는 것은 몸과 마음, 의식을 새롭게 함으로써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지해 참 진리를 배우고 익히겠다는 서원을 세우는 것입니다. 때문에 티베트 불교에서 계율은 수행자에 있어 목숨과도 같습니다.” 한국-티베트 교학 교류를 위해 방한해 현재 성북동 길상사에서 공부하고 있는 티베트 로상 중니 스님은 “티베트 불교가 오랜 기간 불교의 수행전통을 올곧이 계승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계율을 목숨처럼 여기는 수행자의 지계정신에 있다”고 강조했다. 수행자 근기 따라 수계 차별 티베트 승려 교육기관에서 주는 학위제도인 ‘게쉬’
포살은 부처님 재세 때부터 교단의 청정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받아들여졌다. 〈법보신문 자료사진〉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전국교구본사주지회의에서 포살과 자자의 정례화 추진을 강조한 것은 최근 파계불감증이 만연되고 있는 승가에 경종을 울리고 청정승가의 전통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승가 본연의 위상과 덕목에 맞는 행위를 스스로 점검하는 포살 법회를 정기적으로 실시함으로써 그 동안 종단 안팎에서 발생했던 각종 부조리 사건들이 재발되는 것을 사전에 막겠다는 강한 결단으로 보인다. 포살, 파계 대한 자발적 참회 의식 포살은 모든 대중들이 보름과 그믐마다 한 자리에 모여 250계(戒)의 조문집인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의 한 조목을 3번씩 읽으
한생채 부산모임은 올바른 채식문화 보급 및 정착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불자가 자비한 마음으로 산 것을 살려주는 일을 할 것이니 일체의 남자는 다 나의 아버지요, 일체의 여자는 다 나의 어머니라. 그러므로 육도의 중생이 다 나의 부모이거늘, 잡아서 먹는 것은 곧 나의 부모를 죽이는 것이며 나의 옛 몸을 죽이는 것이다.”『범망경』뭇 생명도 귀히 여기며 쉽게 살생하지 않겠다는 불살생 정신은 오랜 기간 불교를 지탱해온 정신적 덕목이었다. 특히 불교는 식생활에 있어서도 육식보다는 채식을 강조하면서 생명사랑의 자비 정신을 실천해왔다. 그러나 현대사회에 들면서 우리 식생활은 채식보다 육식을 선호하게 됐고, 더욱이 웰빙 문화가 확산되면서 채식은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계율은 수행의 기초이자 궁극적인 깨달음으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진다. 사진은 계율에 따르는 삶을 다짐하며 수계하고 있는 불자들. “계율은 악을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는 경계선이고 울타리이며, 마음을 맑힌 모든 부처님의 나루터이다. 그러므로 계율을 청정하게 따르라.”(『테라가타』) 불자로서의 도덕적 규범과 행위양식을 규정한 계율을 지키는 것은 예로부터 승속을 막론하고 수행의 첫 단계로 여겨져 왔다. 바른 생활이 되지 않으면 바른 선정, 바른 지혜를 얻을 수 없을 뿐 아니라 계율을 무시한 수행으로 얻은 선정이나 명상의 힘은 잘못되거나 이기적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수행 출가자들은 불문에 입문하면 그 단계에 따라 사미, 비구계 등을 받아 이를 목숨처럼
최근 수행공동체 생활을 위해 자체 청규를 제정, 올바른 수행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는 재가선원이 늘고 있다.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널리 알려진 백장청규. 청규의 효시로 알려진 이 청규는 당나라 백장회해(749~814) 스님이 선종 교단의 조직과 수행에 필요한 규칙을 체계화시키기 위해 제정한 것으로 수행자가 수행공동체 생활을 위해 갖춰야 할 의식주 및 수행방법 등에 대한 규정이 담겨져 있다. 그렇다면 계율과 청규의 차이는 무엇일까. 청규, 수행공동체 위한 생활규칙 계율이 승가의 위의를 갖추기 위한 윤리적 규범으로서 깨달음에 이르는 수행의 한 요소라면 청규는 선종의 교세가 확장되면서 각 출가 수행자가 수행공동체 내에서 해야 할 소임과
15년째 '오신채 안먹기'를 실천하고 있는 임영애 보살은 "선행을 실천하며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지계 실천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중생이 삼매를 닦을 때에는 마땅히 세간의 다섯 가지 매운 채소를 끊어야 하니 이 다섯 가지 채소는 익혀서 먹으면 음란한 마음이 일어나게 되고 날 것으로 먹으면 성내는 마음이 더하기 때문이다.”(『능엄경』제 8권) 예로부터 불교에서 무릇 수행자가 금해야 할 음식으로 꼽히는 오신채(五辛菜). 파, 마늘, 달래, 부추, 무릇을 가리키는 오신채는 수행자의 마음을 산란하게 하고 수행에 방해가 된다고 해 이를 먹는 것을 금기시해 왔다. 특히『범망경』 보살계본에도 “오신채는 수행자가 먹지 말아야 할 음식”으로 규정돼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