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노동법 개혁’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일회성 성명 발표가 아니다. 서울 조계사와 광화문광장, 세종로 정부종합청사로 이어진 길 위에서의 오체투지로 노동법 개혁 백지화를 대변했다. 정부와 여당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노동법 개혁은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자들의 삶을 더 핍박하는 악법이라는 점에서 조계종 사회노동위의 행보는 시의적절하다고 본다.사회 수면 위로 떠오른 작금의 노동법은 한마디로 저성과자와 근무불량자 해고에 힘을 실어주는 법이다. 주지하다시피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노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이 조선인을 강제 징용해 노동력을 착취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조세이탄광 사고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1940년대 일본 야마구치현의 주요 탄전인 우베 탄전에는 59개의 탄광이 있었다. 그 중 해저 탄광인 조세이탄광은 생산량 3위를 기록할 정도로 엄청난 석탄을 캐내고 있었다. 그러나 내외부 환경은 최악이었다. 전범기업 미쓰비시가 운영하는 다카시마 탄광의 깊이, 즉 수면에서 탄광까지의 수직 깊이가 600m, 700m 정도였는데 조세이탄광의 수면 높이는 30m에 불과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회비미납에 따라 태고종의 회원 자격을 정지시킨다는 결단을 내렸다. 물론 일시적 자격정지이지만 의미하는 바가 크다.태고종이 종단협에 내야할 회원 자격의 미납금과 사업비는 모두 4400만원. 이 돈을 납부만 하면 종단협 회원으로 복귀할 수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태고종이 복귀해도 총무원장은 향후 종단협이 주도하는 행사 의전 상 다섯 번째 자리에 앉아야 한다는 것이다. 종단협 서열로 치자면 조계종, 천태종, 진각종, 관음종 다음의 5위다. 의전에 따른 이 같은 결정은 이미 종단협 내에서 충분히 토의돼 갈무리된 것
2016년 병신년(丙申年) 새해를 맞았다. 항상 그러했듯, 새해를 맞는 마음은 청량하다. 지난 한 해의 고통스러웠던 것, 실패했던 것에 대한 아픈 기억을 청산하고 이제부터 새로 시작하면 무엇인가 좋은 일만 펼쳐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이 기대감은 그 어떤 고난 속에서도 고귀한 생명을 이어가야한다는 의지와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란 희망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행복은 쉽게 얻기도, 누리기도 어렵고, 존귀한 생명 또한 무참히 사라질 수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바다 건너 유럽으로 눈을 돌려 보자. 이슬람국가(IS) 무장단체의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 모임’(이하 선미모)이 12월18일 조계종의 중심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선학원의 조계종 탈종화를 반대하고 법진 이사장을 주축으로 한 이사회의 개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고 한다. 주지하다시피 선미모는 조계종 소속 스님들로 구성된 모임으로, 선학원 소속 사찰의 주지 격인 분원장을 맡고 있는 스님 57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선미모 스님들이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통해 조계종 탈종화 반대와 조계종과의 대화, 선학원 이사회 개혁 등 3대 활동목표를 공표한 것은 매우 주목할만한 변화이다. 앞서
태고종 14대 중앙종회가 새롭게 개원하면서 2년여에 걸친 태고종 내홍이 사실상 정리됐다. 태고종의 내홍은 2013년 7월 도산 총무원장 출범 이후 종회를 중심으로 비대위를 출범해 총무원에 대항하면서 비롯됐다. 그러나 새롭게 구성된 14대 종회에서 비대위가 세력을 거의 잃으면서 분쟁을 이어갈 동력은 상실됐다. 중앙종회는 개원종회에서 공석으로 남아있던 총무원 부장단을 인준하고 2016년도 세입세출 예산안도 확정했다. 비로소 태고종이 정상적인 종무행정을 집행할 수 있게 됐다.주목할 것은 새롭게 구성된 중앙종회가 종단 내홍의 원인 가운데
경찰이 조계사를 침탈했다. 조계종 화쟁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교계 단체의 강력 경고에도 경찰은 12월9일 오후 조계사 관음전 앞까지 들어와 한상균 민노총위원장 체포 작전을 벌였다.공권력 투입에 조계종 화쟁위원회는 “폭력의 악순환을 끊겠다는 대통령의 뜻과 배치되고,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할 뿐”이라며 “평화문화를 바라는 시민사회와 종교계, 불교계에 더하여 범국민의 이름으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었다. “불교의 지혜와 자비에 의탁한 일개 범부의 사정을 외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교구본사주지협의회, “조계종의 중재마
조계종 종립학교관리위원회가 동국대 이사회 임원 전원 사퇴에 따른 후속조치를 촉구하는 공문을 법인사무처에 보냈다고 한다. 언뜻 보면 이사회 문제에 종립학교관리위가 간섭하는 것처럼 비춰지지만 그렇지 않다. 종립학교관리위의 촉구는 타당하다.12월3일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들은 학내 혼란 등에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를 선언했다. 이와 함께 학생, 직원, 동문들도 단식과 농성을 중단하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갈 것을 촉구했다. 동국대 발전을 위한 ‘화합과 안정’이라는 대전제 아래 대승적 결단이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이사회 임원 전원사퇴 선언 이후
동국대학교 이사들이 학내 혼란 등에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를 선언했다. 비공개 회의로 진행돼 사퇴 배경과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김건중 동국대부총학생회장의 단식과 동조단식 등으로 학내 혼란이 더 장기화하는 것을 좌시만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이사회 결단 하루 전인 12월2일까지 이틀 동안 16시간 동안 진행된 화쟁원탁회의 시점까지만 해도 법인과 범동국비대위 간의 의견차는 좁혀들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 학교와 법인측은 이사장 일면 스님의 ‘탱화절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를 한정해 이사장을 포함한 이사
국회가 종교인과세를 가결했다. 따라서 2018년 1월1일부터 발생하는 소득에 대한 세금을 종교인도 내야 한다. 2017년 적용이 가능함에도 2년이나 유예한 건 2017년 대선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2014년 실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75%가 종교인 과세에 대해 찬성했다. 한국인 절반 이상이 종교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종교인 대부분도 종교인 과세를 찬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할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불교계도 찬성입장을 견지해 왔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공사석에서 불교계는 세금 납부에 대
제2차 민중총궐기 대회를 8일 앞둔 11월 27일 김현웅 법무부 장관이 참으로 실소할 수밖에 없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집회 현장에서 복면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폭력을 행사한 자는 복면시위 금지 법안이 통과되기 전이라도 양형기준을 대폭 상향할 것이다.” 이제 사법부 고유권한인 양형기준도 법무부가 주무르겠다는 것인가?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이슬람국가(IS) 무장단체의 복면 테러를 언급하며 “복면 시위는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 말한 바 있다. 정부와 여당은 비약이라 하겠지만 아무리 곱씹어 보아도 제1차 민중총궐기대회의 시위를 국민과
부산 삼광사가 사단법인 나눔광장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사회복지사업 전개를 선언하고 나섰다. 그 동안 삼광사가 보인 사회복지 행보에 비춰볼 때 기대하는 바가 크다.삼광사는 ‘찾아가는 자비나눔’이라는 이색 모토를 내걸며 적극적인 나눔 행사를 벌여 왔다. 저소득 가정과 독거 어르신들을 위한 자비의 쌀 전달은 물론 시설물 설비와 정비도 함께 추진 해 눈길을 끈 바 있다. 또한 ‘자비의 밥차’를 마련해 독거노인을 비롯한 어려운 사람들에게 온정을 베풀고 있고, 저소득층의 겨울나기를 돕는 연탄 배달도 매년 이어오고 있다. 2014년 기록적인 폭우
경찰 수배를 받고 있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계사로 피신해 들어왔다. 조계사가 조계종 총본산이고, 이 도량에 조계종 총무원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는 조계종 품으로 피신한 것이나 다름없다.이 사실을 접한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교계에 ‘가르침’을 전했다. 그것도 조계종 총무원이나 조계사 관계자들을 만나 전한 게 아니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발언한 것이라 하니 충격적이다.“조계종이 한상균 위원장을 보호하는 인상을 국민에 줘서는 크게 대접 받지 못할 것이다. 조계종 지도자들께서는 한상균 위원장을 설득해 검찰에
최근 동국대 만해연구소가 ‘만해 한용운 선양사업 지방정부행정협의회(이하 협의회) 설립에 따른 업무협약식’을 통해 5개 자치단체와 민관 교류협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선양 사업에 함께 하는 홍성, 인제, 속초, 서울 성북구와 서대문구 모두 만해 스님의 생애와 관련 있다.홍성군은 만해 스님이 출생한 생가가 소재해 있고, 인제군은 만해 스님이 출가해 머물며 시집 ‘님의 침묵’을 냈던 백담사와 만해마을이 있다. 서울 서대문구는 만해 스님이 3·1운동 때 수감된 서대문형무소가 있고, 성북구는 입적할 때까지 거주했던 심우장이 자리하고 있다. 만
태고종 종정 혜초 스님이 현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 스님의 직위를 해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유시를 내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식선에서도 납득할 수 없는 유시다.종무행정을 책임지는 총무원장과 달리 종단의 정신적 지도자로 추앙받는 종정의 권한은 매우 한정적이다. 포상과 징계에 대한 사면과 경감, 그리고 복권을 행할 수 있고, 한 발 나아가 중앙종회를 해산할 수 있는데 원로회의 제청을 받았을 때만이 가능하며, 이 또한 종단비상시에 한한다. ‘태고종 법령집’ 그 어떤 조항에도 종정에게 총무원장 직위 해제권이 있다는 문구는 없다. 중
누군가는 하얀 눈 차곡차곡 쌓여가는 눈 시린 겨울을 손꼽아 기다리겠지만, 저소득층에게 겨울이란 시름 하나 더 쌓이는 계절로 다가온다. 한 겨울날 난방비 걱정 때문이다.저소득층 대부분은 연탄을 쓴다. 연탄 한 장 값은 대략 600원. 시쳇말로 ‘껌 값’ 보다 싸다. 그러나 그 연탄 한 장 아끼려 낮에는 냉방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의외로 많다. 매년 겨울 대중매체들이 앞 다퉈가며 ‘연탄 나누기’ 소식을 전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연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반증이다.연탄은행전국협의회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보운조사가 창건(519년)한 금강산 신계사는 유점사(楡岾寺) 말사였다. 지금은 신계사(神溪寺)로 표기 하지만 한 때 ‘새로울 신(新)’을 앞에 두고 경계할 계(戒), 시내 계(溪)를 써 신계사(新戒寺 新溪寺)라 표기하기도 했다. ‘청정한 영역’임을 명징하게 드러낸 사명이다.절 옆으로 흐르는 신계천이 맑다 보니 물고기 잡으러 오는 사람이 꽤 많았던 듯 싶다. 새 한 마리, 꽃 한 송이도 존엄한 생명으로 본 보운 조사는 물고기들이 다른 곳에 가 살도록 용왕에게 부탁했고, 결국 대부분의 물고기들이 떠났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신이로운 일이
문화재 도난 위험은 날로 커져 가고 있다. 2004년 519점에서 2005년 2531점으로 4배 이상 급증한 적도 있다. 회수된 문화재는 도난문화재 전체의 평균 15% 전후로 20%를 넘긴 적이 거의 없다. 문화재청 통계청 자료만 보더라도 지난 20년간 도난 문화재 2만7675점 가운데 회수된 건 4757점으로 전체의 17%에 불과하다. 실감이 안 난다면 바꿔 생각해 보자. 도난 문화재 83%, 즉 2만 2918점이 아직 돌아오지 않은 셈이다.2000년을 기점으로 국보를 노리는 사건도 잇따라 발생해 문화재 도난에 따른 심각성을 더해
법보신문이 2015년 11월10일로 독립 10주년을 맞았다. 특정 종단이나 사찰의 경제지원 없이 언론사를 이끌어간다는 게 결코 녹록하지 않은데 강산도 한 번 변하는 세월의 역사를 썼다. 부처님 법이 온 세상에 두루 퍼져가기를 발원한 사부대중의 관심과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운영일체를 신문사 임직원에게 흔쾌히 회향함으로써 법보신문 독립의 물꼬를 터 준 불국사에 이 지면을 빌어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1988년 5월 법보신문 창간 이후부터 지금까지 27년의 노정을 걷는 동안 우리는 대중 앞에 세 가지의 의미 있는 약속을 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생명’이라는 데 이견을 제시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생명, 사람목숨이라면 더더욱 귀하다. 그렇기에 그 누구도 타인의 생명을 함부로 해칠 수 없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 대다수는 사형집행 제도 안에서의 생명 끊기에 대해 묵인한다. 국가는 법의 이름으로 생명을 앗아가도 괜찮은 것일까? 사형이 살인 범죄율을 낮추고 정의를 실현하는 첩경인가 말이다. 사형이 진행되어도 살인 범죄율은 낮아지지 않는다는 건 이미 밝혀졌다. 판사의 오판으로 무고한 생명이 사라졌다는 사실도 뒤늦게 밝혀진 사례가 많다. 정의실현? 그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