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철이다. 거리마다 늘어선 군밤장수들이 리어커에 군밤과 함께 빠뜨리지 않고 나란히 팔고 있는 은행. 은행은 불에 구워 먹으면 술안주나 간식거리로 그 맛이 일품이지만 집에서 은행 껍질을 벗겨 구워볼라치면 거리에서 파는 은행처럼 깔끔하게 구워지지 않는다. 껍질이 제대로 안 벗겨져 은행 알에 생채기를 내기 일쑤고 잘못 구우면 까맣게 태우기 쉽다. 은행을 깔끔하게, 맛있게 굽는 손쉽고 기발한 방법이 있다. 일단 은행의 겉껍질을 벗긴다. 잘 벗겨지지 않는 속껍질을 억지로 벗기려 하지 말고 은행 알들을 한데 모아 그릇에 담은 뒤 뚜껑을 덮고 전자레인지에 넣어서 1분 30초 정도 돌리도록 한다. 고르게 익어 그 맛이 일품일 뿐 아니라 껍질도 잘 벗겨져 버리는 부분 없이 알뜰하고 깔끔하게 은행
물리학은 물질의 구조와 관측 가능한 우주의 기본 구성요소 사이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물리과학의 한 분야로 정의된다. 그 연구의 범위는 주어진 힘의 작용을 받는 물체의 행동과 중력˙전자기력˙핵력의 성질과 기원을 포함한다. 따라서 물리학은 이렇게 다양한 이런 현상을 종합해 설명하는 포괄적인 원리를 체계화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불교철학의 기반은 현실 세계의 원인과 그 과정을 규명함으로써, 그 결과를 해소하려는 종교사상에서 비롯되고, 이의 해결을 위한 인문과학적인 다방면의 검토가 이루어진다. 이렇듯 불교와 물리학은 서로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두 학문은 서로 상통할 수 없는 기름과 물같은 존재일 수도 있다. 불교학과 물리학의 접합이 이루어지게 된 것은 현대물리학의 연
요즘 조계사에서는 좀 서투르지만 어린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담은 바이올린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조계사 어린이회에 소속된 이준상(인천교대부속초등 6)군, 김희진(이대부속초등 4)양, 김용현(서울사대부속초등 2)군 등은 지난 1월26일부터 조계사 어린이회가 개설, 운영해 오고 있는 방과후 어린이 학교(after school)에서 바이올린 연주 기량을 담고 있다. 이들 어린이 불자들은 `2541년 부처님 오신날 맞이 조계사 봉축행사'때 솜씨를 뽐내기 위해 바이올린 연습을 시작한 것이다. 김희진양은 "음악을 전공한 조계사 청년회 김형찬선생님의 도움으로 연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조계사의 방과후 어린이학교와 집에서 열심히 연습해 부처님 오신날 축하공연에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조계사 어린이회는 한달전부터 방과
화성 신흥사 스님과 신도의 기도 가피 테이프로 전국적 명성 얻은 후 책으로 출판면 기사를 쓰는 기자는, 전생에 조금이라도 복을 지었음이 틀림없다. 출판 담당 기자에게는 두가지 큰 즐거움이 있다. 첫째는 새로 나온 책을 내 돈 들이지 않고 읽을 수 있다는 것이며 둘째는 기사를 쓰기 위해서 다소 생소한 분야의 책이라도 꼼꼼히 숙독해야 하므로 결국에는 꾸준히 공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좋아하는 분야의 신간을 누구의 눈치도 안보고 근무시간에 만사 제쳐 두고 읽을 때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이번 주엔 성일 스님의 책이 기자에게 그런 행복감을 안겨 주었다. 『현대 관음기도 영험록』을 펴낸 성일 스님은 불자들에게 10년간 두문불출하
말재주가 교묘하고 표정을 보기 좋게 꾸미는 사람 가운데 어진 사람이 드물다. 그러나 강직하고 의연하고 질박, 어눌한 사람이야말로 어진 사람에 가깝다. 『논어』 ‘학이편’에 나오는 금언이다. 화려함과 독특한 개성을 추구하는 자기 PR 시대에 2000년은 족히 지난 옛 사람의 이야기가 어찌 가당키나 하겠는가? 그러나 한번이라도 마음을 열고 이름 없는 산과 들에 새겨져 있는 ‘마애불’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문득 옛 사람의 진실을 관통하는 ‘혜안’에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조각이지만 자연을 거슬리지 않고, 아름답지만 화려하지 않고, 고졸하지만 천박하지 않은, 그러면서도 한없는 자비함으로 민중을 감싸안는 넉넉함. 인(仁)이라 해도 좋고, 자비(慈悲)라 해도 좋은, 그런 따뜻한 아름다움을 간직하
모집 신행 △부처님진신사리 친견 및 조상천도법회=대각사. 3월16일부터 23일까지. 02)744-4502~4 △불광 바라밀 성지순례법회=불광사. 3월14일 오전5시 출발. 강원도 낙산사 등. 회비 3만원. 02)413-6060 △조계사 해외성지순례=중국 구화산˙보타산. 3월14일~21일, 7박8일. 02)720-1390, 6742 △법주사 성지순례및 야외법회=3월 13일 주암댐에서 축원과 방생 후 송광사와 선암사로 성지순례, 점심 각자 지참하며 참가비는 2만원. 0433)43-4755 △중국 관정법사 초청 강연=3월 9일과 11일 오전 10시 30분, 능인선원. 02)577-5800 교육 △불광교육원 특별 교육=불광사. 3월10일부터 23일까지 매주 월, 화, 수요일오후 1시~3시. 0
이전 △동산반야회는 지난 2월25일 서울시 종로구 견지동 웅전갤러리 3층 전관을 동산법당으로 확장 개원하는 한편 동 건물 4층으로 사무국을 이전했다. 동산반야회 및 동산불교대학 사무국 02)732-1206~8. 동산불교전문연구원 및 동산한글의식교육원 732-1215~6. 한국불교시민상담실 722-0408. 한국불교기아도움기구 722-0108.
불교정신문화 원장 한정섭 법사가 정토불교대학 학장 덕진 스님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덕진 스님은 계간 선재, 월간 속삭임 발행인이며, 선재모임연구회 회장, 어린이 지도자연합회 회장을 맡으며 지금도 일선에서 포교에 매진하고 있다. 현직에서 뛰고 있는 스님의 일상사를 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님에도 한정섭 법사가 이 책을 내 놓는 연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한정섭 법사는 이 책을 쓴 동기를 이렇게 밝혔다. “나는 오랜기간 덕진 스님의 살아온 길을 눈여겨 보았다. 스님은 한발짝도 허튼 걸음없이 인생의 참된 길을 걸어왔으며, 철저한 구도자로서 보살행을 실천하고 있다. 절망과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해 책벌레의 꿈을 안고 살았던 이야기나,
어린 아이들에게 불교를 설명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더욱이 호기심까지 불러 일으켜야 한다는 점을 감안 하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소설가 김정빈씨가 이번에 내놓은 ‘만화로 보는 불교 이야기’시리즈는 이러한 걱정을 다소 해소해 주어 아이들에게 추천할 만 하다. 저자도 “불교를 알려다가 혼미에 빠진 사람이 어디 한둘이었던가. 불교를 접한 지 23년이 지나서야 혼미의 늪을 빠져 나왔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불교는 ‘군내 나는 종교’가 아니라 매우 신선하고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이성적이고 과학적”이라며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읽으며 교리와 신심을 증득하기 바란다”고 당부한다. 불교에 대한 애정을 담은 셈이다. 1권 불교란 무엇인가는 불교하면 연상되는 기본 상식을 재미있게 담았
불상의 광배는 화염(火焰)이 아니라 기(氣)와 생명 빛을 불꽃으로 나타낸 광염(光焰)이며, 와당 등에 사용된 문양은 일본인이 이름 붙인 귀신 얼굴이 아니라 용의 얼굴이라는 해석 등등 독자적인 학문적 영역을 구축한 그의 진면이 진하게 묻어난다. 해박한 지식을 갖춘 이를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지식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는 사람을 찾기란 더욱 어렵다. 학문적인 성취가 높은 학자들이 학생들에게 교수 자질이 부족한 학자라는 평가를 받는 경우를 심심찮게 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지식은 노력과 인내의 결과이지만, 앎을 쉽게 풀어내는 재능. 그것은 노력이 아닌, 선천적으로 타고난 문학적 영역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화여자대학교 미술사학과 강우방 교수는 세간의 이런 일반적
지난 9월 ‘삽살개 독도 반출’을 놓고 환경부와 경북경찰 사이에 작은 논란이 일었다. 환경부는 “삽살개가 독도에서 서식하고 있는 괭이갈매기 등의 독도 조류를 해친다”며 삽살개를 독도에서 반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경찰은 “경비대원들과 어민들의 진술을 종합해 판단한 결과 삽살개가 괭이갈매기 등 조류들을 해친다고 볼 수 없다”고 맞섰다. 그 주인공이 바로 전용찬 경찰청장이다. 전 경찰청장은 “앞으로 12마리의 삽살개들은 독도에서 대원들과 함께 영토를 지킬 것”이라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해 세인들로부터 눈길을 끌었다. 불자들 사이에서는 불심 돈독한 불자 경찰이라고 잘 알려진 그가 자신의 인생담을 담은 『아침풍경』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1971년 7월 경찰 간부후보생 20기로 새 삶을 시작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이 애욕으로 인하여 더럽혀지고 성내고 어리석게 되는 것은 어느 마음이 원인이 있겠느냐. 과거의 마음인가, 미래의 마음인가, 아니면 현재의 마음인가. 만약 과거의 마음이 원인이라고 하면 불합리하느니라. 왜냐하면 과거의 마음은 이미 지나가 버리고 없기 때문이다. 만약 미래의 마음이 원인이라고 하면 불합리하느니라. 왜냐하면 미래의 마음은 아직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현재의 마음이 원인이라고 하면 그것 또한 불합리하느니라. 왜냐하면 현재의 마음은 머물러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 마음은 안에도 없고 밖에도 없으며 그 이외의 어디에 있는 것도 아니다. 마음은 모양을 갖고 있지 않으며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접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드러난 것이 아니며 인식할
21세기는 디지털 시대다. 사이버 공간, 가상현실, 가상세계 등으로 부르기는 하지만 더 이상 가상으로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우리는 이미 디지털 시대라는 시간이 공간을 채워나가는 세계에 살고 있음을 실감한다. 디지털과 ‘가상적 무엇인가’로 표현되는 시대적 변화 추이는 이미 어떤 학문적, 산업적, 문화적 분야의 틀을 넘어 그 영향력을 확대해 왔으며 생활패턴은 물론이고 인간 사고체계 형성과정까지 지배력을 증가시키고 있다. 바로 가상현실은 맹렬한 기세로 우리 삶의 전 영역을 잠식해 오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고려대장경 연구소가 펴낸 『디지털 시대의 문화변동』은 디지털 기술의 관계와 발전, 이에 따른 문화 변화추이를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철학, 종교, 예
나물 양념만들기
전통 한국연구에 일평생을 바쳐온 신영훈 한옥문화원 원장과 문화재 사진 전문가 김대벽 선생이 손을 잡고 만든 세 번째 한옥이야기책 『한옥의 조형의식』이 나왔다. 이전의 책 『한옥의 고향』에서 한옥을 포함한 우리의 옛 살림집과 그곳에 담긴 풍물이미지를, 두 번째 책 『한옥의 향기』에서 전국의 손꼽히는 종가집과 명가를 직접 찾아다니며 보고들은 생생한 이야기들을 기록으로 남긴 것이다. 시리즈의 마지막 책인 이번 『한옥의 조형의식』에서는 한국전통미술의 기반을 형성하고 있는 한옥의 조형의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의식이 어떠한 아름다움을 빚어내었는지 살펴봄으로써 ‘21세기 이후의 한옥’은 어떤 의식과 의도를 지녀야하는지 암시하고 있다. 가장 단순한 생활용품에서부터 집을 짓는 벽돌이며 기둥
불교 관련 소식을 전하는 매체로는 TV와 신문, 라디오 만이 아니라 인터넷 사이트도 있지만 정보의 홍수 속에서 깊이있는 내용과 심도 깊은 취재, 에세이 등 ‘잡지’만이 갖는 특수한 매체성 때문에 불교 잡지를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있다. 교계에도 불자들에게 신행 정보를 제공하는 월간지들이 있어 소개한다. [불광(佛光)]은 창간 27년의 전통있는 월간지로 ‘창조적인 생활인을 위한 교양지’를 표방하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불교의 수행법, 설화가 깃든 산사기행 등 여러 연재물이 실려있으며 불교 수행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02)420-3200 [선문화(禪文化)]는 창간 1년이 넘은 잡지로 선문화의 생활화를 기조로 하고 있다. 선과 차라는 기획을 통해 다도와 선의 관계를 심도있게 보여주며 ‘선’을 주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을 예방하는 채식위주 식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채식을 위주로 한 사찰음식과 산채음식을 손 쉽게 맛 볼수 있는 공간이 다양하다. 30여년간 사찰음식의 자료수집과 연구로 세월을 보낸 김연식씨가 운영하는 서울 인사동의 산촌 (02-735-0312)은 전통 사찰음식점으로 유명하다. 81년문을 연 뒤 독보적인 위치를 지키고 있는 이 곳의 음식재료는 모두 식물성뿐이고 파 마늘같은 오신채와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는 조리법으로 유명하다. 웬만한 사람은 알아맞추기 어려울 만큼 다채로운 나물들이 올라오며, 철에 따라 조리법을 달리해 두부튀김이나 두부구이 고소무침 두릅 등이 나온다. 정식은 들깨를 갈아 넣거나 연자(연밥)를 넣고 고소하게 끓인 쌀죽과 메밀가루로 부친 전병에 표고 등 버섯을
깨침에 승속이 따로 없음을 보여주다 경전 - 선문답 핵심 풀이 ‘직지인심’ 참뜻 드러내 20년 전 서울 서초동에 현정선원을 개원한 후 재가수행자들과 함께 정진해 온 대우거사(72세)가 자신의 설법을 모은 첫 저서 [그곳엔 부처도 갈 수 없다]를 펴냈다. 대우거사에 대한 자세한 인적 사항은 알려진 것이 없다. 단지 과학도 출신이었으며 공직생활을 한 그가 20년 전 선원을 개원해 일승법(一乘法)을 널리 펴고 있다는 것만 전해지고 있을 뿐이다.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지만 책을 펴는 순간 이런 궁금증은 그리 중요한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한 도인과 마주앉아 대화를 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대우거사는 경전과 선어록을 인용하며
‘한국 불교서적의 외국어 번역 어떻게 해야 하나’를 특집으로 다룬 불교와 문화 3·4월호가 나왔다. 이번 호에는 한국불교의 외국어 자료 현황문제를 비롯해 △미국인 스님이 본 한국 불교서적의 외국어 번역문제(청고스님) △한국 불교 서적의 일본어 번역의 과제와 방향(김천학)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한국불교 세계화를 위한 기초작업인 한국불교서적의 외국어 번역문제를 깊이 있게 조명하고 있다. 또 기복신앙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던 홍사성 씨의 주장에 맞서 불교저술가 진현종 씨가 반론한 ‘기복불교는 없다’도 눈여겨 볼만하다. (대한불교진흥원, 7000원)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한 광고의 문구처럼 여행은 억눌린 일상의 틀에 갇힌 사람에게는 자유와 일탈을 의미한다. 그러나 먼길을 떠나 본 사람이라면 여행이 자유보다는 두려움과 힘겨움으로 먼저 와 닿음을 안다. 하물며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나라에 있어서야…. 배낭에 담아온 인도는 김호성 동국대 교수의 가족 여행기다. 20여 년 이상 불교와 인도철학을 연구해 온 저자가 지난 99년 여름과 겨울, 2000년 여름과 겨울방학을 이용해 네 차례에 걸쳐 각 1개월 이상을 여행한 이야기다. 책을 통해 인도를 연구하고 이해하기만 했던 ‘책상물림’이 실제로 현장을 답사하면서 책과 현장 사이의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느끼고 체험한 인도는 여느 여행자들과 달리 때로는 깊이가 묻어나기도 하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