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은 사상의 바다이자 불교의 꽃이라 일컬어져왔다. 그만큼 『화엄경』에는 온갖 불교사상을 아우르는 심오함과 함께 문학적으로도 탁월한 까닭이다. 이런 이유로 대승불교 국가에서 화엄사상을 따로 떼서 생각할 수 없고 우리나라의 자장, 의상, 원효, 균여, 의천, 지눌 스님 등 기라성 같은 선지식들 또한 화엄의 대가였다. 그러면 『화엄경』이란 어떻게 이뤄졌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경전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화엄경』은 중앙아시아와 서역지역을 중심으로 유포되어 읽혀지던 것을 모아서 편찬해 놓은 경전으로 사상적으로도 대단히 복잡하고 광대하다. 『화엄경』에 40권본, 80권본, 장역화엄 등 여러 종류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행복한 화엄경』은 화엄의 방대함을 한껏 고려한 바탕 위에서 쓴 책이다. 특히 『
미국 스토니부룩 뉴욕주립대 동양학과 박성배 교수가 50년에 걸쳐 한국과 미국 양국에서 오랫동안 펼쳐온 불교를 한권에 담아냈다. 저자 박성배 교수는 이력부터 독특하다. 유학자인 집안 어른들의 영향으로 어려서는 한학을 공부했지만 대학에서는 불교학을 전공했다. 또 동국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다 해인사로 출가해 전 조계종정 성철 스님의 상좌로 3년 동안 수행하기도 했다. 이후 1969년 미국으로 건너가 종교학 석사, 불교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1976년부터는 스토니부룩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이러한 다양한 이력을 지닌 저자는 현재 미국 내에서 한국불교의 가치와 의미를 전파하는 저명한 학자로 손꼽힌다. 문화적으로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진 두 나라 사이에서 느껴야 했던 인간적 고뇌 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글은 짧고 간결
함께 암송하고, 나뭇잎에 적고, 목판에 경전을 새겼던 고난의 세월.붓다의 가르침이 수천 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에게 낱낱이 전해 질 수 있었던 것은 역대 조사와 옛 선인들의 이런 인고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이제 이런 고통의 시절은 끝이 났다. 문자의 홍수라 할 만큼 많은 불교서적들이 쏟아지고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세상에서 불법의 대의를 논하는 세상이 됐다. 목판에 경을 새기고 코피를 쏟으며 경전을 필사하지 않아도 지폐 한 장이면 서점에서 쉽게도 붓다의 가르침을 살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그런데 이상하다. 경전의 홍수 속에서 오히려 방황하는 불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고 붓다의 참된 가르침에서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들이 끊이질 않는다. 더욱 더 많은 이들이 선지식을 찾아 산사를 헤매
“꽃이 시들면 꽃잎은 퇴비가 됩니다. 그리고 그 퇴비 위에서 정말 아름다운 꽃이 새롭게 피어납니다. 당신의 번뇌는 당신의 퇴비이고 당신의 꽃입니다. 그것은 슬픔, 회의, 시기심, 거절의 마음일 수도 있고 이해, 사랑, 용서일 수도 있습니다. 번뇌는 유기적(有機的)인 것입니다.” 화를 다스려 마음의 평화를 얻는 방법을 자상하게 일러 주었던 틱낫한 스님이 이번에는 짧지만 강력한 언어로 현대인의 아픔을 따스하게 감싸 안았다. ‘지금’을 희생해 ‘미래’의 파랑새를 좇는 이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신기루에 이끌려 서로 상처 주고 아파하는 현대인들에게 『틱낫한의 포옹』은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다. 참으로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에서만 만날 수 있음을 일깨워주는 까닭이다. 스님은 과거란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
한국불교사 하면 두꺼운 학술서적을 떠올리기 쉽다. 어려운 용어에 수두룩한 한문은 몇 장을 넘기기도 전에 주눅부터 들게 하기 십상이다. 반대로 불교사 전체를 다룬 번역서에서 한국불교사는 생략되거나 너무 소략해 ‘영양가’ 없기 일쑤다. 이런 가운데 김경집 진각대 교수가 펴낸 『역사로 읽는 한국불교』는 지난 1600여 년간 한국불교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사상, 정책, 문화적인 측면에서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불교가 이 땅에서 고대왕국 형성기에 국가와 지배층에 의해 적극 수용됨에 주목한다. 그런 까닭에 한국불교는 국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때로는 나라와 온 백성의 안녕과 복을 책임지는 인천(人天)의 스승 역할을 맡았고, 때로는 국가를 개혁하는 칼자루를 쥐기도 했으나 개혁의
차와 명상의 만남을 통해 차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행복도량 대원정사 주지 지장 스님이 최근 『행복한 명상 생활』을 내 놓았다. 몰입과 통찰의 테크닉이라는 부재가 붙은 이 책은 초의차명상원, 대원불교대학, 부산여대 사회교육원 등 대학 및 사회 각 기관에서 강의한 내용을 총 망라해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으로 최초의 차 명상 교재라 할 만 하다. 그러나 이 책은 답답하고 고답적인 교재의 틀에서 벗어나 마치 한 권의 수필집을 보는 듯 담박하다. 은은한 여백의 시원한 편집, 차 한 잔의 여유처럼 평온하기만 한 글쓰기. 이 책이 갖고 있는 또 하나의 미덕이다. 사람들은 명상에 대해 많은 오해를 하고 있다. 눈 감고 고요하게 앉아 있어야만 한다거나, 삶의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무겁고
앞서 『마하바라타』가 전쟁이야기라고 소개하였습니다만 사실 배경이 그럴 뿐이지 책 속에는 인생살이에서 기억해야 할 귀한 이야기들이 넘실댑니다. 주인공 유디슈티라는 야차에게 붙잡힌 동생들을 찾아 나섭니다. 야차는 자기 질문에 대답을 제대로 하면 동생을 살려주겠다고 합니다. “위험할 때 사람을 구해주는 것은?”“용기”“바람보다 더 빨리 달리는 것은?”“마음”“메마른 지푸라기 보다 더 말라비틀어진 것은?”“슬픔에 겨운 마음”“죽을 때 누가 따라가는가?”“다르마”“행복이란?”“좋은 일을 한 다음의 결과”“무엇을 버려야 만인의 사랑을 받게 될까?”“자만심”“무엇을 버려야 슬픔이 가고 기쁨이 올까?”“분노. 이것을 버리면 더 이상 슬플 이유가 없습니다.”“세상에서 가장 불가사의한 것은?”“사람들은 매일매일 사람들이 죽
기독교 교리가 불교의 교리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밝힌 저서 『법화경과 신약성서』를 통해 예수의 불교 차용설을 주장, 화제를 불러일으킨 민희식 박사가 예수와 붓다의 생애를 비교해 그 유사성을 밝힌 신간이다. 1세대 불문학자이자 불교와 기독교문화 연구에 천착하고 있는 민희식 박사는 예수와 붓다의 조상 계보에서부터 시작해 입태, 출생, 성장, 고난, 전법, 죽음 그리고 사후 교단의 형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행적에서 예수와 붓다가 보여주고 있는 놀랍도록 흡사한 장면들을 순서대로 소개하고 있다. 성경과 경전의 여러 대목들을 직접 인용해 대조하는 형식으로 구성된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한 사람의 생애를 두 가지 책에서 각각의 표현법으로 기술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성자의 탄생을 경배하기 위해 동방박사와
동남아시아의 중심에 자리 잡아 주변 여러 국가의 문화를 풍부하게 받아들였음에도 한 번도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은 적이 없으며 자신들의 문화를 고스란히 지키고 있는 나라. 3만 여개의 사찰이 존재하고, 어느 곳을 방문해도 부처님과 스님에 대한 존경과 왕실 가족의 사진을 볼 수 있는 곳. 바로 태국을 지칭하는 설명이다. 『태국에서 보물찾기』는 보물을 찾아 전 세계를 여행하며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만화로 알아가는 ‘세계탐험 만화 역사상식’ 시리즈의 16번째 책이다. 이 책은 가상의 숨겨진 보물을 찾는 주인공들의 모험을 통해 태국의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꾸며진 학습만화다. 주인공 팡이와 토리는 우연히 태국 왕실을 지켜준다는 전설의 황금 불상을 찾아 여행을 떠나게 된다.이들의 모험에는 역사는 물론
‘중년에는 자못 불도(佛道)를 좋아하였고근간에는 또 종남산 기슭에서 살거니흥취가 일면 매양 홀로 나서서는마음이 흔쾌한 일들을 혼자서만 알 뿐이다마냥 거닐다 흐르는 물 다하는 곳에 이르러선앉아서 구름 이는 때의 장관을 바라보며어쩌다 숲속의 노인을 만나기라도 하면더불어 담소하느라 돌아갈 줄 모른다’ 시불(詩佛) 왕유는 시선(詩仙) 이백, 시성(詩聖) 두보와 더불어 당시(唐詩)의 황금기를 이끈 대시인이다.이백이 풍류 넘치는 삶을 살며 호방한 필치와 낭만적인 서정으로 시운을 만나지 못한 개인적 시름과 울분을 토로했다면 두보는 우국우민의 충정을 바탕으로 침울하면서도 사실적인 필치로 전란의 고통에 신음하는 민초들의 삶을 반영했다. 반면 유마경의 주인공 유마힐(維摩詰, 유마) 거사에서 마힐(摩詰)을 자신의 자(字)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