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역은 없다.” 권력자들의 비리에 대해 수사하거나 사정을 벌일 때마다 나오던 말이다. 정말 성역으로 의심되는 곳까지 파 들어가서 속 시원하게 까발려 준 예는 별로 기억나지 않지만, 그래도 매번 기대를 걸게 하는매력적인 말이었다. 그런데 똑같은 말을 기대감이 아니라 거꾸로 실망감을느끼면서 되뇌이게 하는 일도 거듭거듭 일어난다. 다름 아니라, 현대 물질문명의 부산물인 배금주의의 막강한 손길을 밀쳐 내면서 의연히 본령을 지켜야 할 성역들이 하나하나 그 손길에 침투당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깝게 그말을 내뱉게 되는 것이다. 커가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직(敎職)은 옛날부터 성직(聖職)으로 존중된다.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해서 다 사람 구실을 제대로 하는 것은 아닌지라, 사람답게 만들기 위해서는 잘
최근 교계의 보도에 의하면 군법사의 정원이 향우 5년간 약 80여명이 증원되어 2천년까지는 현재보다 두배 정도가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매우 다행한 일이며 또 당연히 있어야 할 일이므로 오히려 늦은감이 없지 않다. 늦은 감이 있다는 이유는 종교 인구의 분포에 의해서 군종장교의 정원이 책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행의 군종장교의 종교별정원책정은 전혀 기준이 없다. 전 국민의 종교분포에 의한다면 당연히 불교가 제일 많아야 옳을 것이며 현역군인의 종교적 분포에 의한다 하더라도 그 정원은 달라져야 한다. 국내종교인 통계만 봐도 기독교 55%, 천주교 15%, 불교 30%의 비율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군법사의 증원은 당국의 타당한 조치이며 또 공평한
경북지역 대학에 근무하는 8명의 교수들이 최근 들어 잇달아 일어나는 훼불 사건에 대한 각자의 의견과 불자들의 각성을 촉구하는 글을 보내왔다. 이번호에는 그 첫 번째 글로 경북대 의대 정신과 강병조 교수가 보내온 글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신문을 통해 제주도에서 일어난 두 건의 훼불 사건을 보았을 때“또 광신도 개신교 신자 한 명이 난동을 부렸구나”하고 가볍게 생각했다. 며칠 후 친구인 세종대 프랭크 테데스코 교수의 권유로 코리아 헤럴드 신문에 대서특필된 훼불 및 불교박해 기사를 보았다. 그래도 국내신문들은 조용했다. 그때서야 필자도 화가 났고, 우리 병원 영어 선생님인 Marge Hoyle도 분노했다. 그래서 전국의 신문과 개신교 및 천주교 지도자들에게 앞으로는 이런 일이
중원(제주 관음사 주지)스님은 7월 2일 관음사 창건 공덕주 안봉려관스님 59주기 기제사를 봉행했다.
영경(부산 보광정사 주지)스님은 6월 26일 네팔에 한국사원 보광선원건립을 위해서 출국, 약 두달 가량 체류할 예정이다.
비구란 인도말로 bikku, 즉 걸사(乞士)를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시주 받은 돈을 노름판에서 써버린 스님들이 있다는 뉴스를 들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지만 이 일로 해서 불자들이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일반화의 오류란 몇 가지 일로 전체를 바라보는 오류를 말하는 것이다. 몇 가지 일로 전체를 보는 것이 불가능하듯이 이번 일로 스님들을 경시한다거나 불교에 대한 신심이 줄어드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해서, 새로운 불교의 모습들을 모색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21세기 통일 시대에 걸맞는 불교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하는 것들이다. 남아도는 보시금을 도박판에 쏟아 부을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회에 환원할 것인지, 또
현대불교의 의식음악은 범패와 찬불가로 나눌 수있다. 범패가 전통적인 불교음악이라면 찬불가는 불교적 음악정신에 입각한 현대 작곡가들에 의해 작곡된 음악이다. 범패-. 범음, 인도소리, 또는 어산이라고 불리우는 불교음악.사찰에서 재를 올릴 때 부르는 노래. 가곡 판소리와 함께 우리나라의 3대 성악곡 중의 하나. 장단과 화성이 없는 단성선율이어서 구전심수를 아직도 최고.최선의 교육방법으로 채택하고 있는, 배우기도 전하기도 까다로운 음악. 이러한 범패의 지난 50년사를 간력하게나마 살펴보려면 일제 강점기의 교계 상황이 먼저 언급될 수 밖에 없다. 두루 알다시피 일제는 조선의 불교를 약화시키기 위해 1911년 6월 사찰령을 반포했다. 그 취지에 따라서 이듬해 말 각본말사법이 제정됐
최일산(티베르지원그룹 한국대표) 법사는 7월 5일 일본 동경에서 열린 티베트 법왕 달라이 라마의 62세 탄생 기념행사에 한국 대표로 참석했다
일반 사람들의 언어생활이나 상식 축적에 많은 영향력을 미치는 기자들이 간혹 불교용어를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지적하고자 한다. 일반 사람들이 불상을 셀 때 일 구(一具), 이 구(二具) 식으로 세고 있다. 아다시피 구는 시체를 셀 때 쓰이는 용어로 불상을 세는 수사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검증 없이 이 용어를 불상을 세는 수사로 쓰는 것은 불교를 비하하는 것이며 예의에도 어긋나는 행동이다. 불상을 세는 수사는 좌(座)다. 민중서림에서 발간한 1982년판 《신자해(新字海)》에 보면 `좌(座)'는 `자리'라는 뜻과 `안치(소중히 모심)하여 놓은 것을 세는 수사'는 뜻을 지닌 한자로 설명돼 있다. 이 옥편에는 `불상 일좌(一座), 이좌 (二座)'와 같은 용례를 들고 있다.
지도(대구 관오사 주지)스님은 6월 27일 관오사 법당에서 30여명의 청년 불자들이 동참한 가운데 관오사 청년회 창립법회를 봉행했다.
지루한 장마가 지나가고 무더운 날씨 속에 바람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계절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전방에서 내 국토, 내 가정을 지키고 있는 군인들입니다. 군 생활해 보신 분들은 잘 아시듯이 힘든 군 생활 속에서 종교의 힘은 참으로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부대가 전방이라서 그런지 이곳에서의 종교 활동은 열악하기 짝이 없습니다. 좀더 많은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고 싶고 좀더 많이 나누어 주고 싶지만 저희들은 힘은 부치기만 합니다. 법회시간에 법우들에게 줄 쵸코파이와 커피, 그리고 읽을 만한 책 등 많은 것이 부족합니다. 지금까지 얼마 안되는 군종들의 월급을 쪼개서 근근이 충당해 왔지만 다른 종교와는 달리 법회를 후원하는 곳이 없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부처님
송석구 동국대 총장은 중국 북경대에서 `동서양 종교의 철학적 기초'를 주제로 특강을 하고 북경 강파대학과 학술교류 의정서를 교환한뒤 6월 27일 귀국했다
저는 매주 일요일이면 소리없는 몸짓으로 법문을 합니다. 청각 장애인 불자들과 만나면 평소 쓰던 말로는 통하지 않기 때문에 입모양과 수화를 동원, 의사 소통을 하는 것이지요. 이들을 만날 때면 `더욱 열심히 장애인 포교에 매진해야 겠다'는 발원(發願)이 두터워짐을 느낍니다. 멀리 파주에서 새벽 밥을 먹고 오는 이, 성남이나 의정부 등에서 오는 이 등 일요일 오전 10시가 되면 불법(佛法)을 깨우치고자 지친 몸을 이끌고 찾아옵니다. 부처님께서 인간에게는 불법을 깨우칠 수 있는 씨앗인 불성(佛性)이 있다고 설하셨습니다. 불교에 내포돼 있는 평등사상을 엿볼 수 있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불교의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가 살펴보면 수승한 가르침만 있으되 실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지난달 송광사 하계수련회에 참가했을 때였다. 종무소에서 접수를 하는데 총무 스님께서 “신청서를 보았을 때 다른 수련회에 참가도 해보고 절도 많이 해보았다고 하여 간사회의에서 뽑았는데 이렇게 장애가 심할 줄 몰랐어요. 먼 곳에서 오시느라 수고하셨지만 후원에서 자원봉사자와 가벼운 일을 도와주면서 교육시간 강의는 받고, 참선 시간은 수련장에 들어가지 마세요.” 척추와 왼쪽 다리에 장애가 있어 목발을 짚고 있는 나를 보고 하루18시간 반복되는 강의와 참선시간을 생각할 때 당연히 그렇게 볼 수 있었다. “스님 이곳 수련회가 힘들다는 것을 알고 왔기 때문에 자신 있습니다. 실내에서는 목발을 짚지 않고 걸을 수 있으니 하루만 지켜봐 주세요. 그것도 안되는지요.” 나는 40여 분간
불교자원봉사연합회는 지난 7월 3일 종로구청 4층 강당에서 `제5회 자원봉사시민대학 수료식 및 자원봉사단 어진간병인회 발족식'을 가졌다. 회장 성덕스님을 비롯, 2백5명의 수료생과 관계자가 참석한 이날 행사에는수지침, 방송모니터, 환경, 원왕생교육 등 과목별 이수자들에게 수료증이 수여됐으며 지난 5월 30일, 5일간의 `97 제 1기 주부 및 준고령자 간병인교육'을 끝낸 회원 70여명을 중심으로 `어진간병인회' 발족식도 함께 진행됐다. 이날 발족한 어진 간병인회는 앞으로 각 병원과 불자가정에 파견돼 무료간병인봉사와 유료간병인봉사를 병행해 나갈 계획이어서 간병인을 필요로하는 사람들의 접수를 받고 있다. 02)733-3221
조동종 제4대 총무원장 송정스님 취임법회가 6월 29일 서울 올림피아 호텔에서 3백여명의 사부대중이 동참한 가운데 봉행됐다. 제4대 조동종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송정스님은 취임사를 통해 "종도들의 화합과 교육을 통해 조동종의 선풍을 드높일것"이라고 취임소감을 밝혔다. 이날 법회에는 조동종 종정 운파, 종단진흥회 회장 일공, 법상종 종정 영명,삼론종 종정 대산, 원융종 총무원장 보인, 총화종 총무원장 남정, 대한법화종 총무원장 대호, 대승종 총무원장 일오스님을 비롯 신한국당 김영일, 이한동, 조남석, 국민회의 박찬주 의원 등이 참석했다.
공덕산은 오히려 사불산이란 이름으로 더 오래 알려져 왔다. 산 중턱에 놓인 그 사면불 때문이다. 그것은 커다란 반석 위에 바로 선 높이 2.5m에서3.4m에 이르는 장방형 바위 4면에 새겨진 여래상으로서 각기 동서남북을 향하되 동서면의 것은 좌상이고 남북면의 것은 입상이다. 지금은 선각조차 흐릿하게 마모된 상태지만 거기에 관하여 일찍이 《삼국유사》는 이렇게 전한다. "죽령 동쪽 일벽여리에 우뚝 솟은 산이 있다. 진평왕9(587)년 갑신, 갑자기 하늘에서 반듯한 사면에 모두 여래상을 새긴, 한길이나 되는 큰 바위가 붉은 비단에 싸여 이 산꼭대기에 떨어졌다. 왕이 듣고 거기 거동하여 예배하고 바위곁에 절을 세워 대승사라 이름했다. 그리고 연경을 외우는 비구망명에게 청하여 주지로 삼아 받침돌을
얇아진 월급봉투, 갑작스런 실직. IMF한파는 서민들에게서 `희망'을 앗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가족의 건강과 화합이 더욱 중요한 때다. 주말을 이용해 저렴한 가격으로 가족간의 돈독한 정을 느껴보고, 자녀들에게는 아름다운 추억을 심어줄 수 있는 곳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강원도 원주시 치악산 자락에 자리 잡은 강원도 자연학습원(원장 현각 스님)은 어린이에겐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어른에게는 답답한 도시를 떠나 생활의 활력소를 되찾을 수 있는 곳으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자연학습원은 학교나 단체, 그리고 가족단위의 참가자들이 단체생활과 자연체험을 통해 서로간의 화합을 다지고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줄 수 있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평창
윤청광 시평-계율은 ‘안녕’하신가 일찍이 부처님께서는 모든 제자들에게 계율을 엄히 지키라고 당부하셨다. 그리고 계율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나의 제자가 아니라고 단언하셨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출가수행자들이 생명처럼 지키고 자랑으로 여겼던 그 엄한 부처님의 계율이 차츰차츰 무너지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다. 한국불교의 대표적인 종단인 조계종은 아직도 꿋꿋이 청정계율을 생명으로 삼고, 취처, 육식, 음주, 도박, 폭력 등 파렴치한 행위를 파계행위로 간주, 엄중히 다스리고 있다. 통칭 한국의 2천만 불자가운데서 절대다수의 불자들이 조계종을 신봉하고 있는 것도, 조계종의 사찰과 스님들이 청정계율을 생명처럼 아끼며 지키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불교계에 우후죽순처
한국조사선의 전통을 재정립하고 이를 통해 인류문명이 나아갈 올바른 길을 제시하기 위한 무차선회(無遮禪會)가 고불총림 백양사에서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무차선회는 지난 1912년 방한암 스님 주도로금강산 건봉사에서 열린 무차대회 이후 근 1세기만에 재현된 큰 법회였다는 점에서 우리 불교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번 무차선회는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인간성 상실의 현실과 인류 파멸의 상황에 직면해서 불교가 어떻게 이를 타개할 수 있는가하는 인류적 요구가 절실할 뿐더러 불교계 자체도 그 동안의 정체를 타개하고 민족 앞에 자신의 본래면목(本來面目)을 드러내야 한다는 소구를 반영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 중대성이 부각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서구의 근대과학 문명이 가져온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