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매 (詠梅)집 앞에 일찍 심은 한 그루 매화 한겨울 꽃망울 나를 위해 열었네밝은 창에 글 읽으며 향 피우고 앉았으니한 점 티끌도 오는 것이 없어라원정공(元正公) 하즙(河楫)의 시차(茶)맛을 아는 이라면 싱싱한 햇차 한잔이 절실해지는 봄이다.이 봄에 차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차는 무엇일까. 차 문화를 즐기는 차인들에게 ‘봄에는 무슨 차를 마셔야 좋은가요?’라고 물으니 한결같이 매화차를 권한다. 향긋하고 끝 맛이 부드러운 매화차. 봄의 향기를 느끼기 위함이라면 매화차가 적격이란다. 특히 이맘때가 매화차 마시기에 적기라는 말도 빼 놓지 않는다.매화는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꽃이다. 엄동설한이 채 끝나기 전에 우리에게 따스한 봄기운을 전해주고 삶의 여유를 갖게 해주는 매화이기에 더욱 반가운 손님이 아닐 수 없다.
‘매화’하면 사찰에 핀 매화를 빼 놓을 수 없다. 특히 매화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사찰들은 이맘때면 아예 매화사(梅花寺)라는 예명을 단다.기품을 중요시 여겼던 우리 조상들은 해마다 이 무렵에 사찰 주변 매화를 찾아서 매향시를 짓는 일을 연중행사로 여길 정도였다고 하니 그 아름다움은 두 번 강조할 필요가 없다.양산 통도사 영각 앞에 핀 홍매화.섬진강 하류 백운산 자락 사찰의 매화는 우리가 흔히 보는 매화와는 조금 다르다. 모두 600년 이상 된 진귀한 ‘토종매’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동안 보아 온 매화와 그 격이 사뭇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순천 금둔사 홍매화가 봉우리를 터트리기 시작하면 산등성이를 넘어 선암사의 청매화가 고개를 내밀고 그 뒤를 이어 구례 화엄사의 흑매화가 당당하게
“매화 한 송이를 따다가 찻잔에 가만히 올려놓으세요. 그리고 찻잔에 따뜻한 물을 놓고 2분 정도 기다리세요. 찻잔을 들어 코로 가까이 가져 간 뒤 눈을 감으세요. 그리고 향을 음미하세요. 마지막에 잔과 살며시 입을 맞추세요.”베테랑 차인(茶人) 김현숙(혜인·50·사진)씨는 일반인들도 쉽게 매화차를 즐기는 방법을 세심하게 일러준다. 김 씨는 “차를 마실 때는 예의와 격식을 상당히 중요시하지만 차를 그렇게 어렵게 마실 필요는 없다”며 “편안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마시는 게 진정으로 차를 즐기는 차인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오랜 세월 산사(山寺)를 통해 명맥을 이어온 우리 차문화의 기본은 ‘편안하게 즐기는 것’이죠. 한국 다도의 중흥조 초의선사는 ‘누구나 다반사로 숭늉 마시듯 하라’라는 말을 남겼으니 까
한 여인의 신념이 거룩한 향기가 되어 수많은 이들을 불법에 조복케 하리라 장자 거사 관리 바라문 부인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그 부인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며, 소년 소녀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소년 소녀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며 수마제를 아십니까? 급고독장자의 딸이랍니다. 가정교육을 잘 받은 태가 흘러서인지 마침 장자의 집을 찾은 친구 만재장자의 눈에 띄었습니다. “내 며느리로 다오.” 느닷없는 청혼에 급고독장자는 망설였습니다. ‘만재장자는 친한 친구이기는 하지만 그는 이교도를 섬기고 삿된 풍속에 빠져있는 지방의 사람이다. 내 딸을 보내면 보나마나 몸 고생 마음 고생할 게 뻔한데…’ 하지만 “만일 수마제가 그 지방으로 시집간다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진리를
1973년 3월 27일 입적 부처님의 제자 주리반특가는 머리가 둔한 데다가 배운 것도 없어 매우 무식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수행정진에 임해 마침내 아라한(阿羅漢)의 경지에 오른 인물이다. 평생을 가야산 총림에서 수행정진에 임했던 지월 스님은 해인사의 ‘주리반특가’로 불린 인물이었다. 서슬 퍼런 선기나 출중한 면을 겉으로 드러내 보이지는 않았지만 묵묵히 정진에 정진을 거듭해 마침내 선지식의 경지를 이룸으로써 모든 대중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은 인품과 생애가 주리반특가의 그것과 닮았기 때문이다. 1911년 2월 전북 남원에서 태어난 지월 스님은 16세에 출가해 오대산 월정사에서 지암 이종욱 스님을 은사로 득도한 후 상원사 한암 스님 밑에서 수학했다. 스님은 금강산 마하연
“불교 국가 네팔의 모든 어린이들이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2, 제3의 지혜학교가 설립되길 희망합니다.” 네팔 치트완 지역에 설립한 ‘한국-네팔 지혜학교’ 개교를 앞두고 있는 불교신행연구원 김현준〈사진〉 원장은 자못 자신감에 넘치는 모습이다. 지난해 3월부터 학교 건립 공사를 시작, 2월 27일 개원법회를 봉행하고 오는 4월 13일 신입생 입학식을 앞두고 있다. 해외 지원사업, 특히 학교 등 건물 공사가 시작되려면 으레 불자들이나 회원들을 대상으로 권선이나 모연이 이뤄지기 마련이지만 지혜 학교 건립에서는 그런 과정이 없었다. “건물 건립에 소요된 경비는 개인적으로 충당했습니다. 섣불리 동참금을 모았다가 학교 건립 사업 과정에 혹여 문제가 생겨 후원금이 유실되는 사태가 생기면 안되겠
동국학원 21대 이사장 현해 스님의 취임식이 3월 16일 동국대 중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날 취임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종회의장 지하 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운산 스님을 비롯해 동국대 홍기삼 총장, 중앙신도회 백창기 회장 등 교계 인사와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 등 정계 인사 포함 사부대중 500여 명이 참석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장애 등급에 관계없이 일관된 재활치료를 하는 것은 올바른 재활 치료법이 될 수 없습니다. 장애등급과 연령에 맞는 맞춤식 재활치료만이 올바른 재활치료인 것입니다.” 지난 3월 9일 교계 장애아동생활시설인 상락원에 1천 만원 상당의 장애인 재활교구를 보시한 (주) 쁠랑떼 에콜 대표이사 이지현〈사진〉 씨. 이 씨는 “아동교육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장애아동 재활 사업이 얼마나 잘못돼 있는지 알 수 있었다”며 “많은 수의 교구는 아니지만 장애아동 재활 사업에 도움이 되길 희망 한다”고 말했다. 스물아홉 젊은 나이에 주식회사를 거느릴 만큼 배포가 든든한 이 씨는 “장애아동을 통해 맺은 인연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싶다”며 “장애아동 재활치료에 필요한 교구는 언제든지 무상으로 보시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발보리심으로 본회의 발전과 지역 경제 발전에 앞장서겠습니다.” 3월 17일 부산광역시청 동백홀에서 열린 부산불교실업인회 제13주년 창립법회에서 신임회장으로 취임한 영광도서 대표이사 김윤환(55·사진) 씨는 “부처님 정법을 탐구하고 실행하며 본회 발전을 이끌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활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불교실업인회에서 상임부회장을 맡아오다 박수복 (주)대륙금속 대표이사에 이어 부산불교실업인회를 이끌게 된 김 대표는 “발심하는 마음으로 본회 발전을 이끌어 온 회원들께 항상 감사한다”며 “전 회장님의 노력으로 마련된 자체회관에서 발보리심의 굳은 신심으로 삼보에 귀의하며 본회의 발전 및 부산지역 경제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동아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지도자과정을 수
부산불교聯, 봉축위 결성 법회 성오 부산광역시불교연합회 회장 스님은 3월 26일 오후 6시 30분부터 부산 코모도호텔 충무홀에서 불기 2548년 부산 봉축위원회 결성법회를 봉행한다. 대구사원주지聯 회장 피선 원명 대구사원주지연합회 현 회장 스님은 3월 15일 불교대구회관에서 열린 제56차 총회에서 제 8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세계평화 콘서트 개최 진월 한국종교연합 대표 스님은 3월 27일 올림픽 공원 역도경기장에서 ‘2005 종교연합 세계총회 개최 기금마련 자선공연 세계평화 콘서트’를 개최한다. 희망의 달리기 대회 개최 상덕 옥수종합사회복지관 관장 스님은 3월 27일 오후 1시 개관 6주년 ‘희망의 길 달리기 대회’를 개최한다. 02)2282-1100
금년은 윤달이 있어서 각 사찰마다 불사가 많다. 우리나라에는 윤달이 되면 하는 일과 하지 않는 일이 있다. 경사스러운 혼사나 출산 등은 기피하며, 굿은 일인 성묘, 이장, 산소의 석물, 수의준비 등을 한다. 그래서 윤달이 있는 해이면 예식장은 울상이 되고, 장의사는 성업을 이루게 된다. 불교에서도 윤달에는 생전예수재나 혹은 삼사순례 등 윤달불사를 행하고 있다. 이러한 풍습은 오래된 관습을 가진 것 같으나 근래에는 그 본질에서 벗어 날 정도로 윤달 붐을 일으키고 있다. 또한 일부 업자들은 이를 부추기고 있으며, 여기에 불교도 한 몫을 하고 있으니 염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음력으로 한 달이 더 있다가 보니 경사스럽고 축하할 일은 해마다 돌아오지 않으므로 자연히 기피하게 된다. 윤달에 결혼식을 하게
정치(政治)란 정치(正致)이고 정취(正趣)여야 한다. 민중을 이롭게 하고 지금보다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가게 해야 하다. 한 나라의 대통령은 두려울 것이 없다. 천하를 얻었으면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하고 더 이상 무엇을 바랄 것인가. 천하 백성은 그 분을 믿고 그 분을 존경한다. 국회 의사당의 노란 금 배지를 단 사람도 청와대의 국무를 담당하는 관료들도 마찬가지이다. 나의 생명은 민중에게 있고 나의 생명은 나를 믿고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백성들의 뒷모습에 있다고 믿어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에게 나의 생명을 맡겨야 한다. 다시 말하면 민중을 위하여 나의 생명을 버려야 한다는 얘기다. 소아(小我)를 버리고 대아(大我)의 정치를 하여야 하고 소승(小乘)을 버리고 대승(大乘)의 정치를 하여야 한다. 대승의 정
대한민국 최정상급 규모의 불교종합병원 건립에 대한 불자들의 염원이 십시일반 보시로 이어져 일산 신도시에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 동국대 불교종합병원이 준공 2년여가 되도록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병원은 준공과 동시에 개원하고 진료에 들어가는 것이 상례이다. 심지어 어떤 곳은 3층 공사를 하면서 1층에서 환자를 진료하기도 하는 데 이런 예에 비춰볼 때, 준공 2년이 되도록 개원하지 못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지역에서는 ‘심각한 문제가 있어 개원하지 못할 것’이라는 풍문까지 나돌고 있다니, 개원이 더 지연되면 설사 개원을 하더라도 경영이 어려워 질 것이라는 점은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는 일이다. 불교병원의 개원 지연과 관련, 교계는 재단이사회와 학교 측 등 이해관계자 모
종도들의 이목이 집중됐던 멸빈자 사면을 위한 종헌 개정안이 1표차로 아깝게 부결됐다고 한다. 장장 8시간에 걸친 회의와 설득, 그리고 종회를 방문한 원로의장 스님의 당부,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종헌 개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덕분에 종도들은 다시 종정 스님의 교시와 원로 스님의 유시도 통하지 않는 종회의 권능과 힘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 됐다. 더불어 총무원장 법장 스님의 원융화합의 의지는 여전히 미제의 숙제로 남을 수밖에 없게 됐다. 물론 이번 종회의 결과는 지난해 4월 158회 임시종회의 종헌 개정 부결과 질적으로 다른 것은 사실이다. 158회 종회가 가결 정족수인 54명에 한참 부족한 41명의 찬성밖에 이끌어 내지 못했던 반면, 이번 종회에는 가결정족수에 불과 1표가 부족했을 뿐이다. 따라
3월 13일 봉은사 육조단경 강좌는 『돈황본 육조단경』(한국선문화연구원 刊) 역주를 집필한 동국대학교 선학과 교수 성본 스님이 직접 강의를 맡았다. 스님은 이날 강연에서 『육조단경』이 대승불교 역사에 있어서 얼마나 큰 역사적·사상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 주로 설명했다. 편집자 우리가 오늘 공부할 『육조단경』은 대승불교 조사선의 모든 실천적 체계와 사상적 핵심을 종합한 책입니다. 중국에 불교가 처음 유입됐을 당시 중국인들에게 인도에서 발생한 원시불교의 교리는 ‘나와는 거리가 먼 석가모니의 체험담’ 내지 하나의 이상적 논리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혜능 선사는 『육조단경』에서 “반야의 지혜를 증득함으로써 내가 직접 깨달음을 이룰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합니다. 조사선은 중국 불교인들
불교미술사會, 간다라 유적발굴조사 실물크기 토기제 탈 조각 등 5점 발굴 신라와 고대인도 교류사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는 유물이 국내 발굴팀에 의해 처음으로 발굴됐다. 한국불교미술사학회(회장 문명대 교수)는 지난 3월 15일 2월 3일부터 14일까지 파키스탄 탁실라 후기 간다라문명(5세기)의 대표적 유적지로 꼽히는 조울리안Ⅰ 사원지 옆 조울리안Ⅱ 사원지에서 1차 발굴 작업 끝에 불두상 1점, 대형 탈 파편 1점, 등잔 3점등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간다라 지역은 동서문화가 교차하던 인류 문화의 보고이자 이로 인해 탄생한 불교문화가 번성한 곳이지만 대부분 도굴됐다고 여겨 수십년간 방치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동국대 문명대 교수를 중심으로 한 한국불교미술사학회 팀은 지난 20
조계종 문화유산발굴조사단(단장 탁연 스님)은 지난 3월 11일 마곡사에서 ‘사찰문화재 일제조사- 대전·충남권’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찰에 소장된 동산문화재에 대한 기본자료구축과 체계적 관리, 보존관리 대책 및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사찰문화재 일제조사는 2002년 강원, 2003년 전라-제주 지역 조사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 일제조사 대상은 대전·충남 소재 조계종, 태고종, 천태종 등 1950년 이전 창건된 총 258개 사찰에서 소장중인 동산문화재이다.
고려대장경연구소(소장 종림 스님 이하 장경연구소)가 오는 4월 1일 오전 10시 흑석동 달마사에서 창립 10주년 기념법회를 개최한다. 장경연구소 10년 간의 발자취를 되짚어보고 향후 사업방향성을 점검하기 위한 이날 행사에서는 전산화본 고려대장경을 부처님 전에 봉안하고 새로운 연구소 건물 신축 계획을 발표한다.
승가대학장-포교국장-학감 강사로 “경주 포교·교육 불사 견인 기대” 신라 천년의 찬란한 불교 문화를 구현하기 위한 문화·포교 도량으로 거듭나고 있는 경주 불국사 문화회관(관장 종상 스님)이 교육 도량으로서의 사격을 갖추기 위해 『금강경』 대강좌를 상설하고 불자들의 교육을 전담할 불교대학을 개설해 운영한다. 오는 4월 1일 오후 7시 불국사 문화회관 큰 법당에서 시작되는『금강경』 대강좌는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강백 중 한 분으로 평가받고 있는 불국사 승가대학 학장 덕민 스님의 강의로 진행된다. 지난 56년 범어사 우룡 스님을 은사로 득도한 후 법주사 강사와 쌍계사 강원 강주, 범어사 승가대학 학장 등을 역임한 덕민 스님은 불국사 본말사 스님들은 물론 재가 불자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소설 서유기에 나오는 불타는 산, 후오이엔산. 산줄기가 위로 솟구치는 불길 같다. 둔황의 아침이 뿌옇게 밝아온다. 오늘 달려야 할 거리는 약 900km. 이른 새벽부터 서둘러 출발했다. 숙소 앞에는 두 마리 개가 이리 저리 뛰놀고 있다. 우리나라의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둔황. 이곳은 불교미술에서 뿐 아니라 역경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800여 년전 지참, 구마라집, 현장과 더불어 중국 4대 역경가의 한 사람인 축법호(竺法護)는 둔황에서 태어났다. 8세 때 출가해 불법을 전하겠다는 뜻을 세운 그는 스승을 따라 서역 각지를 유람하며 불교를 배우고, 또 수많은 경전을 수집해 고향 둔황으로 돌아왔다. 당시 서역의 36개국 언어에 능통했다고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