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슴푸레한 새벽, 차가운 빗방울이 옷깃을 적셨지만 불자들의 잔뜩 부푼 기대감은 숨길 수 없었다.“평소 찾기 힘든 사찰을 가는데 얼마나 기뻐요. 좋은 자리 마련해준 스님께 감사할 따름이에요(이순희)” “매번 일정을 마치면 행복했어요. 이번에도 마음 가득 환희로울 것이라 기대해요(김은희)”용인 보현정사 주지 석중 스님과 매달 전국 기도 성지를 순례하는 불자들이다. 해맑은 얼굴로 버스에 몸을 실은 불자들은 4시간을 꼬박 달려 경북 의성 등운산자락에 내려섰다. 솔 향 가득한 산문을 지나 대웅전에 다다르자 때마침 구름을 걷은 햇살이 일심으로
신수심법 4념처에서 두 번째는 느낌을 관찰하는 수념처(受念處) 위빠사나명상이다. 느낌(vedanā, 受, feeling)이 주 관찰 대상인데, 어떤 느낌을 느끼든지 마음챙기고 알아차려야 한다. 느낌을 알아차리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느낌의 생멸 변화를 통찰하여 무상·고·무아의 지혜가 일어나야 한다.‘대념처경(D22)’은 즐거운 느낌, 괴로운 느낌,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을 언급한다. 이 세 가지 느낌을 다시 ‘세속적인(sāmisam) 느낌, 비세속적인(nirāmisam) 느낌으로 분류하여 설명한다. 그래서 경전은 총 아홉 가지
전국의 기도성지를 찾아 정진하는 33기도순례단이 소나무숲과 솔내음 가득한 향기로운 사찰 ‘해동제일지장도량’ 고운사에서 여섯 번째 정진을 이어간다.33기도순례단(지도법사 석중 스님)은 10월14일 의성 고운사에서 제6차 기도정진을 봉행한다. 매월 두 번째 토요일 용인 보현정사 주지 석중 스님의 지도 아래 정진 중인 33기도순례단은 지난 5월 문경 봉암사를 시작으로 봉화 청량사, 부여 무량사, 완주 송광사, 문경 대승사를 거쳐 의성 고운사에서 여섯 번째 정진의 시간을 갖는다.고운사는 신라 신문왕 원년(681) 해동 화엄종의 시조인 의상
사람들은 느낌 때문에 행복해하고, 느낌 때문에 괴로워한다. 인간의 행불행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일까? 재산이나 사랑, 명예나 성공인가? 물론 이런 것들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외적인 요인들보다 좀 더 근원적이고 직접적인 요인은 자신이 느끼는 주관적인 느낌일 것이다. 좋은 느낌, 행복한 느낌, 즐거운 느낌을 느끼면 행복하다고 하고, 고통스럽고 괴로우며 불쾌한 느낌을 느끼면 불행감을 느낀다. 이렇게 느낌은 한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느낌이 무엇이며 어떻게 작용하는지 잘 살펴보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옛말에 ‘한 마을에 강사는 둘이 못 살아도 도인은 둘이 산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학문하는 강사끼리는 서로 시기 질투하면서 싸우지만, 도인들은 마음이 관용적이며 너그러워 함께 한다는 뜻이다. 물론 불교계만이 아니라 유교·도교 등을 포괄한다고 본다. 당대(唐代)는 중국 불교[특히 선종] 최고의 르네상스 시대였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다. 동시대의 선지식들은 자신에게 찾아온 제자일지라도 자신과 연(緣)이 맞지 않으면 다른 선사에게 제자들을 보내었다. 곧 파벌 싸움이 아니라 제자를 지도해 법을 전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는 점이다. 한편
‘일류 순천 세계유산을 담다’를 주제로 순천 선암사와 순천갯벌에서 펼쳐진 ‘2023 세계유산축전-선암사/순천갯벌’이 ‘괘불 디지털아트 퍼포먼스-야단법석’을 끝으로 폐막했다. 순천 세계유산축전추진위(위원장 이재근)는 9월2일 선암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괘불 디지털아트 퍼포먼스-야단법석(이하 괘불 디지털아트)’을 선보이며 한 달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2023 세계유산축전-선암사/순천갯벌’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내·외국인에게 알리기 위해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단이 준비한 복합 향유 축전 프로그램이다.범종
미술사학계 원로이자 현역으로 활동 중인 저자의 자전적 에세이.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 미술사학과 박사학위 과정을 수료한 저자는 평생 예술을 읽어왔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5년, 경주국립박물관에서 15년, 그리고 2000년 경주박물관장에서 퇴임할 때까지 예술품과 오랜 세월 가까이에서 지냈다. 이 책은 아름다움을 좇는 한 미술사학자의 삶과 연구 여정의 기록이자 고백이다. 강우방 지음, 불광출판사, 3만2000원. [1695호 / 2023년 9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제13대 전국비구니회장 선출위원회(위원장 정운 스님·이하 선출위)가 제13대 전국비구니회장에 단독 입후보한 마포 성림사 회주이자 전국비구니회 부회장 광용 스님의 회장 자격에 대해 ‘이상 없음’을 결정했다. 9월18일 예정된 전국비구니회 임시총회 무기명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면 당선이 확정될 예정이다.선출위가 전국비구니회장에 단독 입후보한 광용 스님에 대한 자격심사를 진행해 ‘이상 없음’을 확인하고 후보자 자격심사 결과를 총회(의장 본각 스님)에 통지했다. 이에 따라 9월18일 오전 10시 제17차 임시총회에서 무기명투표로 회장
출가 전 템플스테이에 참여해 명상을 처음 접했던 때가 생각난다. 살면서 한 번도 마음에 관심을 가진 적도,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관찰해본 적도 없었다. 마음을 바라보기 위해 눈을 감았다가 나는 너무 놀라 금방 눈을 떠버리고 말았다. 무작위로 올라오는 많은 생각을 마주하니 머리가 어지럽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머리가 터지지 않고 지금까지 제정신으로 살아온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우리의 마음은 찰나 찰나 무상하게 변한다. 저절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생각 중에 내가 좋아하
불교윤리에서 ‘업과 업보’의 관계는 서양윤리학에서 말하는 ‘행위와 결과’의 관계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내용상의 차이점에 앞서 우선 형식상의 유사성이 두드러진다. 이는 일부 불교학자들이 불교윤리를 결과주의적 사고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물음을 되던져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원래 옳고 좋은 행위였기 때문에 그 결과도 옳고 좋은 것이 되는가, 아니면 결국 옳고 좋은 결과를 낳았기 때문에 그 행위가 옳고 좋은 것으로 판명되는가?” 전자는 의무론적 입장이고 후자는 결과론적 접근으로
불교에서는 인연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수없이 강조한다. 나에게는 선무도가 그렇다. 한창 쑥쑥 자라나는 아들이 어떤 운동을 해야 건강하고 강인한 사람으로 자랄지 고민하던 어느 날이었다. 태권도, 합기도, 유도, 검도, 특공무술 등 무술이란 무술은 다 할 수 있는 전직 청와대 경호원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러자 그는 “어린이가 하기에 다른 운동은 많이 다치지만, 선무도는 다칠 위험이 적을뿐더러 마음을 함께 수련할 수 있어 좋다”며 선무도를 강력 추천했다. 그렇게 아들이 먼저 선무도와 인연을 맺었다. 집에서 도장까지 모자가 즐겁게 다니
사부대중의 한 축인 비구니 승가를 4년간 이끌 제13대 전국비구니회장 선거일이 9월18일로 확정됐다.전국비구니회(회장 본각 스님)가 8월8일 서울 전국비구니회관 2층 회의실에서 ‘제13대 비구니회장 선출위원회(이하 선출위원회)’를 열었다. 이번 선출위원회에선 선출위원 11명을 임명하고 선거일정 및 선거 세부 사항 등을 확정했다.제13대 비구니회장 선거일은 9월18일이며 후보등록은 8월25~27일이다. 선거운동 기간은 8월25일부터 9월17일까지 24일 동안 진행되며 후보자 자격 심사·확정은 8월31일 완료할 예정이다.이번 선출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