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나 연인들이 서로에게 표현하는 습관적 표현 가운데 소통이 아닌 다툼으로 번질 수 있는 대화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나 사랑해?” “그럼” “얼마나 사랑해?” “그걸 꼭 말로 해야 알아” “당신 내말 듣고 있어?” “듣고 있어” “내가 무슨 말 했는지 말해봐?” “미안해” “뭐가 미안한지 말해봐” 등이라고 한다.우린 ‘대화’라는 수단을 사용하면 소통을 하고 있다는 착각과 소통이 되리라는 과도한 기대를 가지는 경향이 있다. 대화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화의 방법과 목적을 어린 시절부터 배우고 반복적으로 연습해야 한다. 하지만
황룡사는 10여 년 전부터 매월 사찰 순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국 명산대찰을 찾아다니는 순례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기도입니다. 도량에서 1~2시간씩 기도를 정성스럽게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참여자들에게 신심을 불어넣으며 함께하는 염불에서 뭉클한 감동이 있어야 합니다. 마치 콘서트에서 가수가 노래할 때 팬들이 같이하며 점점 팬들의 소리가 커져서 가수보다 팬의 소리가 더 우렁차게 울리는 이른바 ‘떼창’이 법당에서도 재현되는 것입니다. 그런 상황을 목표로 하다 보면 법회를 진행하는 자도 함께하는 사람도
‘지금 여기 감사일기’라는 책을 낸 후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책 소개와 함께 감사일기란 무엇인지, 어떤 이로움이 있는지 자주 이야기하게 된다. 100일간 감사일기와 분노일기를 쓰면서 지금 여기서 감사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근력을 키우는 연습을 하는 것이 책 내용의 핵심이다. 몇 년간 감사일기를 쓰면서 감사한 마음을 알아차리며 살고 있지만 아상을 내세우며 감사한 마음을 놓치는 나를 늘 발견하고 더욱 겸손해진다.이미 있는 그대로 완전함을 깨닫고 지금 여기를 온전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추가하는 것은 사족
갑자기 날씨가 덥습니다. “왜 이렇게 덥나요?” 그랬더니 옆에 계시던 분이 간단하게 말씀하십니다. “여름이니까요.” “그래요? 지금이 여름인가요?” 하니 “6, 7, 8월은 여름이고 3, 4, 5월은 봄이지요.” 합니다. 그러고 보니 지금이 봄인지 여름인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저를 알아차리게 됩니다. ‘세월 가는지 모른다’는 말을 몸소 경험하고 있습니다. 왜 이러고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한 번 들여다보았습니다. 제가 즐겁고 기분 좋은 장면이 어떤 것인지 찾아보았습니다. 얼마 전 공양간을 지나는데 밝은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무슨
어린 시절 처음으로 다른 존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생긴 것은 학교 앞에서 팔던 병아리였다. 애지중지 길렀던 병아리 자리에서는 강산이 두 번도 바뀌지 않았는데 ‘다마고치’라는 전자 장난감을 먹이고 기르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스마트 폰’에 울고 웃는다. 물론 10년이 못되어 인공지능 반려 로봇과 같은 강한 인공지능(Strong AI:오감과 자의식 있는 AI)이 함께 할 것이다.인공지능(AI)기술은 더욱 빠른 속도로 우리 삶 대부분을 함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인류는 인공지능기술에 의지하지 않으면 안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세탁기에 옷을 넣고 시간이 지나면 옷이 깨끗해집니다. 요즘은 건조까지 되어 나오기도 해서 넣고 돌리기만 하면 됩니다. 자동화·기계화가 되는 것은 손으로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을 더 깨끗하고 쉽게 해결합니다. 세탁기의 원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가 적용해온 것입니다. 그리고 이 원리는 사찰에도 충분히 적용됩니다. 고타마 싯다르타는 생사윤회에서 벗어나길 원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출가했습니다. 당시 이미 사문이라는 수행자들이 있었으며 그들의 수행시스템은 각기 달랐습니다. 싯다르타는 수행자들을 방문해 그 시스템대로 수행해 보았고, 그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살고 있나?’ 스스로 살피는 시간은 소중하다. 며칠 동안 나는 번뇌에 빠져 무기력한 날을 보냈다. 해야 할 일을 자꾸 미루고, 무얼 하고 싶은 의지도 생기지 않았으며, 하기 싫다는 마음만 부풀어 올랐다. 이것저것에 괜스레 트집 잡으며 남을 탓하려는 나를 마주하자 분노가 이미 치성함을 알아차리고 그제야 번득 정신 차렸다.내 마음대로 되게 하려는 기대와 욕심이 먼저 일어났음은 물론이고 어리석은 마음이 눈앞을 흐리며 모른 척, 아닌 척 시간이 흘러왔음을 뒤늦게야 바로 보고, 인정하고, 항복했다. 한 생각 내
야간 명상수업이 진행되는 중이었습니다. 쉬는 시간에 한 불자님이 작은 상자를 들고 오더니 조심스럽게 내밉니다. 그러더니 “스님! 이건 케이크입니다” 하면서 주고 가는 겁니다. 한참 가다가 뒤돌아보더니 부끄러운 목소리로 말합니다. “스님! 사실은 제가 오늘 생일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서둘러 걸음을 옮깁니다. 저도 불자님의 뒷모습에 대고 급해도 정성을 가득 담아서 힘주어 말했습니다. “생일 축하해요. 고마워요.”방으로 들어와 상자를 열어보았습니다. 빨간 과일이 포인트를 주는 아주 작은 케이크였습니다. 소중한 분들과 저녁공양을 하시려다
얼마 전 동국대 병원에 정기검진을 위해 방문하였다. 이른 아침 시간이어서 진료 전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시는 분들 사이로 무엇인가가 요리조리 사람들을 피하며 다니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로봇이 바닥을 청소하고 있는 것이다.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분명 청소하시는 분들이 쓸고 계셨는데 이젠 로봇이 대신하고 있었다. 물론 이제 이런 광경이 낯설지 않다. 집 거실과 방을 동그란 청소로봇이 치우고 다닌 시간은 이미 꽤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병원의 청소를 대신하고, 식당의 서빙을 대신하는 로봇에게 기회를 잃어버린 누군가의 삶에는 어떤
절에 다니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절에 다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요?현재 한국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는 것은 수행 정진이 아닐까 합니다. 자신이 깨우침을 얻어야 남을 도울 수 있지 않겠냐며 수행을 강조하고 선방에서 정진하거나 경전공부를 열심히 합니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불교인의 덕목은 무엇일까요? 희생·양보·보시·이타행·보살행·자비행 등일 것입니다. 수행 정진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수행도 제대로 하면 자비행과 보살행을 하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불교의 출가자와 재가자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
“불자님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부처님 법을 만나 공부하는 스님과 불자들이 행복함에 물들어 얼굴에는 미소 가득, 마음에는 평안이 가득하면 좋겠다. 행복한 사람 곁에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법이다. 거창한 포교가 아니라도 불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지금 발 딛고 서 있는 그곳에서 행복한 마음을 일으킨다면 저절로 포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나는 부처님 법을 만나 행복해졌고 내 행복의 여정을 쉽고 친근하게 전하기 위해서 ‘지금 여기 감사 일기’ 책을 만들고 강연하기 시작했다. 책을 출간하고 여러 인연이 연결되고
서울 국제 불교 박람회에 다녀왔다. 개막식에 앞서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과 차드 맹 탄 구글 명상지도자와의 대담이 있었다. 먼저 차드 맹 탄의 강의가 20분 정도 진행됐다. 차드 맹 탄은 자신이 어떻게 구글에서 명상 지도를 하게 되었고 현재 명상지도자로서 어떤 길을 가고 있는지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공유했다. 행사 전 대기실에서 잠시 차드 맹 탄을 가까이서 볼 기회가 있었다. 사람이 주는 느낌이 참 좋았다. 그는 매우 부드럽고 친절하며 겸손했다. 대화 중에는 위트와 함께 늘 미소를 지으면서 상대방에게 주의를 기울였다. 강의하는 현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