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초하루법회가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달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달을 중심으로 하는 삶에서 태양을 중심으로 하는 양력의 삶으로 전이해 버린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달빛을 바라보며 친구들과 나누웠던 많은 이야기들은 고스란히 삶의 언저리에 남아 지친 일상의 휴식처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우리들 가슴속 달은 그런 추억입니다. 하지만 요즘 젊은 아이들에게 달은 그냥 낯선 이야기 속 소품에 지나지 않은 듯합니다.인류 대학살사 고뇌하던 중달빛 통해 신선한 답 얻어하루에 한 번쯤 밤하늘 보며감성의 리듬 회복하게 되길20세기
스님, 안녕하세요.제게는 매년 행복한 소식 두 가지가 들려온답니다. 단풍소식과 꽃소식이지요. 단풍소식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데, 꽃소식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옵니다. 자연의 화려한 빛깔이 쉬지 않고 오르내리는 가운데, 올봄도 예외 없이 꽃소식이 남녘에서 올라오고 있네요. 그런데 어쩐지 갈지자로 느리게 오는 것 같아서 “요 얄미운 것, 진작 좀 올라오지!”라며 짐짓 꿀밤을 먹이고 싶습니다. 하지만 찬바람을 견디느라 꽃가지들은 또 얼마나 고생했겠어요. 나름 찬 겨울 이겨내느라 애썼을 테니 그저 고맙고 대견한 마음으로 새 봄 새
바람이 불고 눈이 내립니다. 3월인데 올해 날씨는 종잡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을 만날때다 지구 온난화 걱정을 이야기 했는데, 오늘은 빙하기라도 걱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개성공단 폐쇄로 힘든 지인힘없는 백성만 고통 받는데잘했다며 박수치는 사람도무슨 주장이든 내 입장일 뿐변덕스럽기는 날씨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내 맘도 날씨에 버금가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한 번 글쓰기를 딱 멈춘 적이 있었습니다. 써놓은 글을 보니, 그때 심정으로 8할 이상이 못난 내자랑, 내주장이었습니다. 순간 어찌나 부끄럽던지….
스님, 안녕하세요. 어젯밤, 늦도록 책읽기 모임이 있었지요. 자정이 다 되어 버스정류장에 내렸는데 함박눈이 펑펑 내렸습니다. 순식간에 눈이 소복하게 쌓인 길을 터벅터벅 걸으며 집으로 돌아왔지요. 그런데 도로 가 화단에 쌓인 눈을 보자니 슬그머니 걱정도 됐습니다.규칙으로 사람들 강제하는 것타인에 대한 믿음 부족 때문기득권자가 자기중심 속에 사람 우겨넣으니 혼란 커져‘이제 머지않아 싹이 틀 텐데 이렇게 눈이 쌓였으니 이걸 어째…. 다시 꽁꽁 얼게 생겼네….’그러나 이내 걱정을 거뒀답니다. 지난겨울에 읽었던 북유
무엇이나 전조증세가 있다고 합니다. 자살하는 사람들의 80% 정도는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들에게 죽음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아무도 그 비밀의 코드를 해독하지 못하고 만다는 것이죠.단편적 정보로 사실 왜곡나쁘게 보이는 행동도다른이 위한 몸부림일 수내 주장·주의 때문에 가슴 아픈 사람 없는지말씀하셨듯이 지난 폭설로 마비가 되었던 제주공항 사태를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좀 더 애정 어린 시선이 필요했습니다. 언론들은 자신이 접한 상황의 일부분을 소식으로 전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잠시 본 뉴스의 소식을
스님, 제주를 한껏 덮었던 눈들은 지금쯤이면 말끔히 사라졌겠지요. 지난번 편지에서 스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어요.제주공항에 발 묶인 사람들 혼란·분노하는 모습 보며 ‘왜 저러나’ 섣부른 비판스스로의 이기적인 모습안일한 공직사회의 민낯 불안한 대중의 모습들은약속 불신하는 세태 산물“추위를 좋아한다고 했더니 금세 기온이 뚝 떨어져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되었다. 나를 위해 추워진 것이 아니라 더위를 좋아하는 보살님에게 심술부리느라 그랬나보다.”이 글귀가 적힌 스님의 편지를 받는 날, 하필 추워도 너무나 추운 날이었습니다. 강의하러
편지글을 보다가 미소 지어봅니다. 추위를 좋아한다고 했더니 금세 기온이 뚝 떨어져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되었기에 활짝 웃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를 위해 추워진 것이 아니라 더위를 좋아하는 불자님에게 심술부리느라 그랬나 봅니다.진솔한 삶 담은 글 쓰려고 노력한다고 생각했지만돌이켜 보면 또 다른 아상 내면 모습도 직시 못하며세상 향해 쓴소리하며 우쭐애정 없는 메마른 비판은 그럴듯하게 포장된 칼날에펠탑 이야기는 저 역시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정확히 누구의 이야기였는지 모르겠기에 누가 지어낸 것은 아일까. 아니면 꾸며낸 이야기가
스님, 안녕하세요.어느 사이 겨울 속으로 깊숙하게 들어왔습니다. 예년만큼 춥지는 않다고 하지만, 기온이 조금만 내려가면 시베리아 벌판으로라도 내몰린 것처럼 괜히 더 춥게 느껴집니다. 사람 마음이란 게 참 간사하지요.추위·더위에 뚜렷히 나뉘는호불호의 오랜 습성 때문에여름부터 다가올 겨울 걱정멀리 있는 행복 부러워하듯 매사 아쉬움과 실망의 연속 겨울 추위 당연히 여기는 자세추위 이기는 진짜 비법일 것추위를 좋아하신다는 말씀에 깜짝 놀랐습니다. 겨울을 즐기는 사람을 보면 정말 부럽습니다. 사실 제게 추위는 쥐약(?)이거든요. 전 추우면
추위를 좋아합니다.아니 차가운 날씨에 꽁꽁 얼 것만 같은 차가운 촉감이 느껴지면 살아있다는 생생한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예전 우리 민족은 알타이 지방에서 차가운 몽골 지방을 건너 한반도에 정착했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하굣길 내내 즐거웠습니다. 내 핏속에 차가운 북방의 삭풍을 헤치고 다니는 기마민족의 열정이 자꾸만 느껴지는 것 같아 그 이후 추위를 더욱 좋아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위안부 희생자 고통스런 삶‘10억엔’ 계량한 이들 보며 ‘우리나라’ 부끄럽다 느껴베트남 ‘라이따이한’ 글에서 우리의 삶 ‘공업’임을 깨달아후세에게 가르
성원 스님, 안녕하세요?보내주신 편지 잘 받았습니다. 이렇게 간절한 바람의 안부로 새해를 여니 올 한해가 제게는 더욱 복될 것만 같습니다. 새해에는 어떤 계획을 세우셨는지요? 언제부터인가 새해 계획을 세우는 일 자체를 그만둔 지 한참된 것 같습니다. 한 해, 두 해 살아오면서 보자니 지난해니 새해니 할 것 없이 날마다 똑같은 날이더라는 얄팍한 달관의 깨우침 때문인지, 아니면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날마다 좋은 날이라는 옛 스님의 말씀에 꽉 붙들린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뭔가 계획을 세우지 않고 1월을 보내려니 좀 아쉽기도
서신 잘 받았습니다. 글을 읽다보니 제주에 넘치도록 부는 바람이 이토록 아름다운 뜻을 또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비난에 흔들리는 마음보다칭찬에 고무되는 게 더 문제산천초목 살찌우는 바람이라도 마땅히 초연해야 바른 수행자상구보리의 길에 동행하는 동지 모두가 수행자의 도반 대승불교는 서원의 종교바람 앞에 더욱 굳세져야 그렇습니다. 제주에서는 많은 바람 앞에 노출되어 살아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태평양을 가로질러 내달려오는 자연의 바람도 바람이려니와 뭍을 향한 한없는 그리움의 바람 또한 가득합니다. 육지 사람들은 휴
성원 스님, 안녕하세요?언제부터인가 업무에 필요한 메일만을 주고받다가 이렇게 법보신문의 연재를 통해 서신을 나누게 되어 참 좋습니다. 제주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는 일에 온힘을 쏟고 계시는 스님이시니 저와의 서신교환에는 부처님 향기가 담뿍 실리게 될 것 같습니다.살다보면 만나는 세속 팔풍칭찬에 기분 좋아 들뜨고 비난에 나락으로 떨어지기도순풍만 취하려는 과한 욕심이역풍에 휘말리는 원인인 셈어떤 바람도 담담히 맞겠노라 굳건한 바람의 서원 세우길몇 년 전 딱 한 번 제주도를 찾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품었던 제주의 첫인상이 지금껏 시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