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한밤에 천지를 흔들듯 울리던 법고 소리, 태양처럼 존엄하나 자비의 눈길로 굽어보는 부처님, 가사를 걸친 승려들이 수없이 엎드려 지고한 존재 앞에 경배하는 의식과 세속에서 박차 오르는 듯한 염불 소리는 환희심을 주었고 지상의 것 같지 않은 열락의 광경은 그날부터 내 의식에 붙박였다.”세속이 아닌 곳, 늘 보아와 낯이 익은 곳, 정신적 안식을 얻을 수 있는 곳. 소설가 강석경에게 절은 문득 가고 싶은 공간이다. 그렇게 문득 가고 싶은 공간에서 만난 인연들은 자신보다 위대한 것에 경배하는 사람들이었고, 불법의 바다 그 엄정한 진
삶과 죽음은 우리 주변에서 매순간 만나는 일이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시시때때로 삶과 죽음의 문제로 고민하기도 한다. 그리고 어느 때부터인가 죽음도 교육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청소년 시절부터 이 문제에 천착해온 안양규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학과 교수가 ‘불교의 생사관과 죽음 교육’에서 그 답을 내놓았다.저자는 책에 이론과 실천적 부분을 고스란히 담았다. 이론적 부분에서는 불교의 생사관을 다루며 부처님 생애 중 직접 죽음과 관련된 내용을 살폈다. 그리고 불교의 생사관에서 육도 중생의 모습과 그 삶의 방식을 소개하고
작가 신경숙 씨의 표절 논란이 화제다. 6월16일 시인 겸 소설가 이응준 씨가 “신경숙이 1996년 발표한 단편 ‘전설’의 한 부분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의 한 부분을 표절한 것”이라는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면서다. 그러나 신 씨는 사과나 해명 대신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알지 못한다”며 “대응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여기에 ‘전설’을 펴냈던 창작과비평이 “유사한 점이라곤 신혼부부가 등장한다는 정도다. 또한 선남선녀의 결혼과 신혼 때 벌어질 수 있는, 성애에 눈뜨는 장면 묘사는 일상적인 소재인데다가 작품 전체
대한불교관음종(총무원장 홍파 스님)은 6월16일 전국 사찰서 메르스 극복을 위한 특별참회기도를 봉행한다.관음종 총무원은 15일 전국 사찰에 긴급 협조 공문을 발송, “메르스 확산으로 불안에 휩싸인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것은 물론,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 메르스 사태를 극복할 수 있도록 특별참회기도를 봉행할 것”을 독려했다.관음종은 또 기도를 통해 메르스 감염으로 생명을 잃은 고인들의 극락왕생과 확진자들의 쾌유를 기원한다.총무원장 홍파 스님은 “부처님께서 스스로를 의지하라 한 것은 바른 마음과 올바른 몸가짐으로 삶
지난 1966년 일본에서 홍법원 설립을 시작으로 35년간 전 세계 32개국에 120여 개 선 센터를 개설했고, 5만여 명에 달하는 해외 제자들을 배출했다. 2004년 입적 전까지 티베트 달라이라마, 캄보디아 마하고사난다, 베트남 틱낫한 스님과 더불어 세계 4대 생불(生佛)로 추앙받았다.숭산(1927∼2004) 스님이다. 스님은 ‘오직 모를 뿐’이라는 지침을 바탕으로 생각의 전환과 마음의 혁명을 일으켰으며 서양과 동양, 불교와 기독교를 넘어 삶의 방향을 이끌어 주었던 스승으로 기억되고 있다. 스님은 동국대에서 철학을 공부하던
달리기에 푹 빠진 스님이 있다. 해외에 나가 하루 16시간 넘게 행사를 진행할 때도 새벽에 1시간 먼저 일어나 달리고, 발바닥에 10㎝가 넘는 물집이 생겼어도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다. 날씨도 상관없다. 번개가 내리치고 우박이 쏟아져도 달리고, 해발 3.9㎞에 달하는 고산지대에서 달리다 고산병에 걸리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눈이 허리까지 쌓인 날에도 눈밭을 헤치고 나가 달린다. 그렇게 틈만 나면 달리고, 또 틈을 내서 달린다.세계적 영성가로 알려진 쵸걈트룽파의 아들로 티베트 불교 전통에서 영적 지도자로 성장한 사미팜이
한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차가운 사고와 촘촘한 언어가 늘 불편했다. 그 사회와도 시시때때로 불화를 겪었다. 어느 때부터 재화를 위해 현대문명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삶이 비루하게 느껴졌다. 그러는 사이 꿈속에서는 언제나 숲에 들어가 절에 머물러 있었다. 현실과의 괴리감이 컸기에 울면서 깨어난 날도 있었다. 그만큼 꿈 속 모습이 현실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그리고 나이 50이 되면서 그 꿈을 현실에서 도전할 수 있게 됐다. 그 꿈을 그저 꿈이 아닌 현실로 바꾼 곳은 어느 유명한 산이나 바다가 아니라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있
“우리는 탐욕·성냄·어리석음·아만·질투가 다스리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이미 다르마의 태양은 서쪽 산으로 져버렸고 위대한 스승들은 다른 세상으로 가버렸고, 수행자들은 그릇된 명상의 길을 가고 있으며, 재가자들이나 승려들은 다르마에 걸맞는 행위를 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유독(有毒)한 감정들은 이 말법시대 사람들의 마음을 부풀려 삼사라의 끝없는 쳇바퀴를 돌도록 만드는 주요 원인입니다. 이 유독한 감정들을 다스리는 대치법으로 끊임없는 알아차림이 있어야만 합니다.”빼뚤린포체가 현실 진단 불자에 어떻게 살 것인지 불안 사라지고 희망 찾는
오늘 하루 20가지의 일을 해내는 동안 한 가지 실수를 했다고 가정할 경우, 잠자리에 들어서도 줄곧 생각나는 것은 무엇일까? 실수 없이 잘 해낸 19가지일까, 아니면 실수한 한 가지일까. 아마도 실수한 한 가지 일 것이다. 왜 그럴까? 이유는 뇌의 진화에 있다. 그래서 뇌 과학자들은 오랜 시간을 거쳐 뇌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알게 되면, 자신은 물론 타인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붓다브레인의 저자’ 릭 핸슨은 그 부정적인 기억을 지우고 행복한 감정을 확장시키는 방법을 제시한 책 ‘행복 뇌 접속’에서 한 가지 단순한 진
성대석 한국언론인협회장이 “한반도에 UN본부를 유치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열자”며 ‘아시아의 심장, 한반도 UN본부’에서 그 당위성을 역설했다.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길을 밝히는 담론을 제시한 성 회장은 “남북은 2차 대전 이후 강대국의 체스 놀음으로 생겨난 분단의 비극을 숙명처럼 여기면서, 이를 개선·타파할 생각은 하지 않은 채 군비 증강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질책하며 수치스러운 질곡의 역사를 청산할 방법으로 ‘한반도 UN본부’ 유치를 주장했다.현재 UN본부는 뉴욕 이외에도 스위스 제네
매일 저녁 하루를 마무리하며 항상 “아, 오늘은 참 행복했다”고 말하는 이들이 몇이나 될까? 보통 사람들은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고도 머릿속으로는 내일은 좀 더 행복해지길, 좀 더 잘 살 수 있기를, 조금 더 부자가 되기를 꿈꾼다. 그렇다면 과연 언제쯤 일을 다 끝낼 수 있고, 언제 ‘좀 더’를 바라지 않게 되고, 언제 완전해질 수 있을까? 아마도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옛 선지식들은 물론 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지금, 여기’서 행복을 찾으라고 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군에서 16년째 젊은 병사들이 고단함을 잊고 희망을 찾도록
한국불교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날선 비판이 적지 않다. 출가승단은 시시때때로 본분사를 잊은 모습을 노출하며 불자와 사회에 실망감을 안겨주고, 재가불자들은 그런 출가집단을 바라보며 무엇에 의지해야 할지 답답함만 가중되고 있다. 특히 출가와 재가를 막론하고 계율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갖는 이들이 적지 않아 미래를 더욱 암담하게 하고 있다.통도사 율주 혜남 스님에게 율맥을 전수 받은 도일 스님이 “계율의 회복은 곧 불교를 번성하게 하는 열쇠”라며 계율이 방치된 시대에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그 좌표를 제시했다. “미래불교의 결과는
오늘을 살아가는 누구나 행복을 향해 달려간다. 그러나 행복을 찾아 달려가면 갈수록 몸과 정신은 불편하고 불안정해진다. 왜 그럴까? 무아선원 선원장 혜원 스님은 “이런저런 상상이 만든 생각 때문”이라고 말한다. 몸과 정신으로 생기는 장애는 모두 마음이 지었다는 것이다.그래서 스님은 자기 병은 자기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람은 과거를 먹고 산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들은 지나간 과거 때문에 현재에 자유롭지 못하다고 진단한 스님은 과거 때문에 괴로운 사람들, 현재 때문에 초조한 사람들, 미래 때문에 불안한 사람들에게 마음 닦는
우리나라는 2013년 기준으로 하루 평균 43.6명, 그러니까 33분마다 한 명이 스스로 생을 중단하고 있다. 자살률은 이미 2003년을 기점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숫자를 추월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다. 그러나 올해로 10년째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수치는 변함이 없다. 그만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가운데 인생의 벼랑 끝에 서 있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다는 말이다.이처럼 한계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대부분 누군가의 위로도 들리지 않고, 현 상황에서 나아지리라는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 자괴감과 자책감이 끊임없이 내면을 흔
울진 불영사 회주 일운 스님이 산중을 떠나 도심에서 대중들을 마주하는 첫 만남이 될 ‘산사에 홀로 앉아’ 출간 기념 북 콘서트가 6월6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공연장에서 이 시대 힐링의 아이콘 정목 스님의 진행으로 열린다. 또 남성 10인으로 구성된 퓨전국악그룹 ‘재비’의 공연이 더해져 북 콘서트를 풍성하게 한다. ‘산사에 홀로 앉아’의 저자 일운 스님은 “행복은 내 마음 안에 온전히 존재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맑고 깊은 영혼의 샘물을 끌어올려 매일 아침 만일 수행정진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대중들에게 짧은 편지를 띄웠
스님들의 삶과 사찰의 문화를 소설과 에세이로 옮기며 많은 이들에게 불교를 전했던 작가 정찬주가 불교국가 성지순례기를 펴냈다.부탄, 네팔, 남인도, 스리랑카, 중국 오대산까지 불교 성지를 찾아 떠난 순례와 답사 기행을 담은 ‘불국 기행’에는 ‘단 한 발짝이라도 헛걸음했다면 죽은 뒤 염라대왕이 신발값을 청구할 것’이라는 의지가 깃들어 있다. 그만큼 정성을 다해 준비하고 최선을 다해 취재했다. 여기에 더해 ‘삼국사기’ ‘경상도지리지’ ‘삼국유사’ ‘대당서역기’ ‘디파밤사’ ‘화엄경’ 등을 근거로 책을 엮었다.그래서 책에는 세계문화유산인
사람들의 생김새가 다르듯, 우리가 가는 길도 각기 다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 세상에서 유독 왜 나만 힘이 들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괴롭다.그러나 돌이켜 보면 그들만큼이나 내 삶에도 행복한 순간은 분명 존재한다. 다만,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남과 비교하는 데만 신경을 집중하기 때문에 상대적 불행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붓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허허당 스님은 그래서 자기의 중심을 바로 세우라고 말한다.“사람들의 생김새가 다 다르듯이 우리가 가는 길도 각기 다릅니다. 타인의 삶을 부러워하지 마십시오. 부러운 게 없어
깊은 밤, 짙은 안개를 헤치고 기원정사를 찾아 나섰다가 길을 잃었다. 어둠 속을 헤매며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게 됐다. 그동안 살아온 날들도 이랬다.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렵고, 그래서 망설였고 때문에 고단했다. 앞이 보이지 않는 길목에서 덥석덥석 들이닥치는 갈림길, 그때마다 준비도 없이 선택을 강요당해야 했다.사제 인연 맺은 옛 선사 삶법보신문 연재하며 호평사제의 도리 무너진 오늘우리 사회에 큰 지남 될 것‘나는 왜 지금 이 길을 걷고 있을까?’ 자문에 자문을 거듭했다. 그리고 그 수많은 갈림길에서 선택의 길을 안내한 이는 다름 아닌
법정 스님 이후 글을 통해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는 스님들이 적지 않다. 그 중에서도 짧은 글로 긴 울림을 주는 현진 스님은 이 시대 불교계 대표 문사(文士)로 꼽힌다. 올해로 출가 30년, 글쓰기 20년을 맞은 스님이 소소한 일상을 기록했던 일기장 속 이야기들을 추려 ‘스님의 일기장’에 옮겼다.스님은 해인사 학인 시절 월간 ‘해인’의 필진으로 참여한 것이 인연이 돼 글 쓰는 작가(?)가 됐다. 그동안 수행일기처럼 써 온 글이 어느새 십여 권 책으로 출간됐다. 그 책들 속에는 수행 길에서의 다양한 사연과 수상들이 행간마다 배어 있다.
부처님이 능가산(楞伽山)에서 대혜 보살을 상대로 설한 가르침을 모은 ‘능가경’은 중국 선종의 소의경전이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달마대사가 면벽 9년의 수행을 마치고 2조 혜가 스님에게 법을 부촉하면서 ‘내게 ‘능가경’ 네 권이 있어 이것을 그대에게 전한다. 이 경은 여래의 심지요문이니 여러 사람에게 가르쳐 깨달음에 이르도록 하라’고 한 이후 5조 홍인에 이르기까지 이 경을 소의경전으로 삼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부처님이 최고의 법조인이자 삶의 나침반을 제시한 인류의 스승”이라고 굳게 믿으며 부처님처럼 살고자 노력하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