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대다수가 “평생 노력해도 제자리”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통계 결과가 나왔다. 아무리 노력해도 계층상승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이가 50%를 넘고,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해야 할 30대에서는 그 비율이 무려 6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11년 통계청 사회조사) 더구나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이전의 조사 결과와 비교할 때 점차로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다. 우리 대한민국이 어디로 나가고 있는 것인가? 심각한 반성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다. 이렇게 신분이 고착화되고 양극화가 심화되면 결론은 뻔하다. 갈등의 폭발로 우리의 역사는 다시한번 부러져서 방향을 선회하는 아픔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류가 멸망한다면 그 가장 큰 요인은 양극화일 것이라고 진단한 학자도 있다. 환경파
‘오늘’은 세상 그 누구에게나 의미 있는 날이다. 각기 세상과 맺은 인연에 따라 어떤 사람에게는 탄생의 기쁨이, 또 어떤 사람에게는 만남의 즐거움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일본 대사관 앞에 모이는 할머님들의 ‘오늘’도 의미 있는 날이다. 수요집회 1,000번째를 맞기 때문이다. 할머님들의 ‘오늘’은 역사의 오늘이면서도 슬픔과 외침을 넘은 절규의 오늘이기에 가슴 한 구석이 시리다. 위안부 할머님들의 수요집회는 1992년 1월18일 시작됐다. 할머님들의 ‘절규’에 묻어 난 요구는 간단하다.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와 명예회복이다. 피해 보상도 중요하지만 오늘 모이는 할머님들에게 그 보상이란 것도 사실 일본의 ‘사과’ 다음 일일 뿐이다.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피해 할머니 234명 중 169명이 세상을 떠났다.
석가모니 부처님에게 한 젊은이가 참담한 얼굴로 찾아왔다. 그리고 이 비참한 세상의 중생을 제도하려고 정치를 하고 싶은데 길을 가르쳐달라고 청했다. 젊은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부처님이 정치할 생각을 말라고 말씀했다. 사람은 오직 자기가 가진 것만을 남에게 줄 수 있는데, 젊은이의 얼굴에서 참담한 마음 밖에 찾아볼 수 없다고 말씀했다. 만약 그가 정치를 하면 그 참담한 마음으로 중생을 더욱 비참하기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씀했다. 우리가 좋건 싫건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은 정치가 국가와 국민의 명운을 결정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업에 종사하는 모든 국민이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국회의원을 선출하여 정치를 위임하는 대의정치 체제를 채택하고 있다. 따라
세상에서 가장 흔한 말은 아마도 ‘사랑’이라는 말이리라. 모든 종교들이 사랑을 가르치고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사랑 때문에 울고 웃는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말이 너무 흔하다보니 사랑이라는 말의 신비함과 소중함이 줄어들었다. 오용과 남용으로 말이 본래의 의미를 잃어버린 것을 ‘언어의 테러리즘’이라고 한다. 오늘날 가장 뛰어난(?) ‘언어의 테러리스트’를 꼽는다면 아마도 정치인과 언론인이 빠지지 않을 것이다. 정치인들은 선거 때면 대단히 부드러운 표정에 온갖 아름다운 말로 한 표를 호소한다. 그 말을 그대로 믿는 국민들은 별로 없다. 결국은 지켜지지 않고 쓰레기통에나 처박힐 쓸데없는 말임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민에게는 달콤한 말을 속삭이던 입으로 경쟁자에게는 듣기에도 거북한 증오와 저주를 거
대승불교에서 불자들이 실천해야 할 가장 으뜸가는 덕목은 무엇인가? 보시다. 육바라밀의 첫번째에 놓여있는 보시야말로 대승불교의 정신을 대표하는 덕목임에 틀림없다. 무소유가 출가 승단을 기반으로 하여 소극적으로 표현된 덕목이라면 보시는 이 무소유의 정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소유를 사회와 타인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내 놓는 적극적 실천 덕목이다. 이 보시의 정신이 제대로 실현되고 있느냐, 그렇지 않으냐는 바로 우리 불교의 건강성을 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 할 수 있다. 요즈음 안철수씨의 재산 사회 환원이 우리 사회의 분위기를 일신시키고 있다. 이 시점에서 과연 우리 불교에 보시의 정신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가를 새삼 점검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불자들은 얼마나 보시를 하고 있을까? 현실을
교육과학기술부가 국어, 역사, 도덕, 경제 4개 과목 중학 교과서에 대한 집필기준을 확정 발표했다. 몇 달 동안 ‘민주주의’냐 ‘자유민주주의’냐를 놓고 진보, 보수 양 진영에서 설전이 오가더니 결국 ‘자유민주주의’로 확정됐다. 누가 보아도 북측의 ‘인민민주주의’에 대한 상대 개념을 설정하기 위한 ‘꼼수’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렇게 결정됐다. 여기까지는 눈 한 번 찔끔 감아줄 수 있겠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자행된 역사교과서 왜곡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니 후일을 기약하고, 애써 ‘자유민주주의’도 민주주의 속에 포함되는 거 아닌가 하고 눈 한 번 감아보는 것이다.그런데 난데없이 5·18 민주화운동이 사라졌다. 왜? 눈 한 번 또 찔끔 감아보려 해도 눈은 더욱 커질 뿐이다. 5·16 군사쿠테타는 ‘쿠테타적 사건
근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승의 한 분인 경봉(鏡峰)스님은 이렇게 말씀했다. “바보가 되거라. 사람노릇하자면 일이 많다. 바보가 되는 데서 참사람이 나온다.” 지난 달 세상을 떠난 정보기술(IT)산업의 개척자인 스티브 잡스도 이와 같은 말을 했다. 대학 졸업장이 없는 그가 2005년 미국의 명문대학인 스탠퍼드대학교의 졸업식에서 한 축사는 널리 회자된다. “항상 갈망하고 그리고 바보가 되시오.(Stay hungry, Stay foolish)”. 시골에서 친구 세 명이 청운의 꿈을 안고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진학했다. 그중 한 친구는 택시 기사가 되고 다른 친구는 고교 교사가 되고 나머지 친구는 판사가 되었다. 택시 기사가 된 사람이 왜 그들이 각기 다른 길을 가게 되었는가를 술회했다. 자기는 대학에서 공
1909년 10월26일, 안중근 의사가 조선침략의 원흉인 일본의 이또오 히로부미(伊藤博文)를 만주의 하얼빈 역에서 총으로 쏘아 죽였다. 그로부터 꼭 70년이 되는 1979년 10월26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독재자 박정희 대통령을 쏘아 죽였다. 독재자가 자신의 심복에게 총을 맞고 죽으면서 유신독재가 무너졌다. 다시 그로부터 한 세대가 흐른 2011년 10월26일 서울시민들이 투표로 새로운 정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냈다. 무소속 시민후보인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되었다. 이번 10·26 재보궐 선거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선거가 펼쳐진 무대는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구도였지만 무대 위 열기는 뜨거웠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모든 선거에서 소극적이었던 ‘선거의 여왕’까지 무대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 시장 선거가 온 국민의 관심이 되고 있다. 서울의 시장을 뽑는다는 의미를 넘어서 여러 가지 정치적 의미가 있고, 그 결과가 미치는 파장이 길고 클 것임에 틀림없다. 이번 선거에는 특별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민주주의 제도에서는 선거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선거를 통한 선택이 바로 우리의 정치를 좌우하는 것이요, 우리는 어느 누구도 그 정치의 영향을 벗어나 살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종교도 정치에 관해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올바른 정치가 구현되도록 하는데 함께 힘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정치와 종교가 지나치게 가까워지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하기에 정말로 지혜롭게 적정한 선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교는 오랜 세월 동안 이 문제에 대하여 근본적인 성찰을 게을리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자신이 고용한 사람으로부터 쫓겨났던 사람. 좌절과 실패의 풍파를 뚫고 세계의 IT 선두 주자로 우뚝 섰던 사람. 애플의 상징 스티브 잡스. 좌절과 실패는 그만의 ‘업’이 아니다. 세상 누구든, 한 번쯤 좌절을 맛보았을 것이다. 단 한번도 실패하지 않았다면 언제가 한 번쯤은 실패할 가능성이 남아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그 모든 치욕과 절망을 스스로 씻고 이겨내는가는 알지 못한다. 아니, 정확하게 말한다면 그 해법을 알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왜 그런가. 어쩌면 준비되어 있지 않았기에, 시련 앞에 그대로 쓰러지는 지도 모를 일이다. 스티브 잡스도 자신이 창업한 애플이 뜻대로 안 돼 ‘시간을 낭비했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당시 그는 코분치노 스님을 찾아가
현재 우리나라 정치에 기이한 돌풍이 불고 있다. 정치를 한 적도 없고, 더더구나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도 없는 40대의 대학교수가 가상 차기 대권후보로 부각되어 여론조사에서 40%가 넘는 지지율을 얻고 있다. 그가 의학도였던 안철수 교수이다. 수십 년을 정치를 하며 대권을 꿈꾸어온 정치인들의 지지율이 10% 안팎에 머물고, 그중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박근혜 의원 지지율이 최근 SBS여론조사에서 37%에 미치지 못한 점을 고려할 때, 안철수 돌풍은 우리나라 정치를 우롱하는 코미디라고 볼 수 있다. 왜 이러한 코미디가 발생했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국민들이 기성 정치인들에 대하여 환멸내지는 혐오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한때 삼성 이건희 회장이 우리나라 기업은 일류인데, 정치는 삼류라고해서 곤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나 보다. 새로운 정당들이 생겨나는 것을 보면. 올해에만 벌써 두 개의 정당이 창당되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결성신고를 마친 창당준비위원회도 8개나 된다. 공교롭게도 올해 창당된 두 개의 새 정당은 기독교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8월8일자로 등록한 한국기독당과 9월26일자로 등록한 기독자유민주당이다.현재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정당은 22개이다. 이 가운데 종교 정당은 3개인데 모두 기독교계이다. 가장 오래된 정당은 제17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2004년 3월 26일 등록한 기독사랑실천당이다. 지난해 기독사랑실천당 대표가 된 민승 목사는 취임인터뷰에서 “기독교 사회책임을 강조하는 기독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지만 기독사랑실천당은 강령에 ‘신본주의와 신정국가를 지향하는 정당’이라고 못박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