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따른 팬데믹으로 3년째. 이 시대를 함께 포개져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인고의 시간을 견뎌내고 있다. 이렇게 희망이 좌절되고 불안이 일상화된 상실의 시대에 지친 이들을 위로하고, 상처받은 마음에 새살을 돋게 해줄 치유 에세이 ‘내 마음에 글로 붙이는 반창코’가 출간됐다. 카이스트(KAIST)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다 불문에 들어 17년을 수행자로 살고 있는 도연 스님의 작품이다. 지친 마음에 휴식과 생기를 불어넣고 긴장하고 불안에 떠는 내면에 쉼표 같은 휴식을 주는 자애로운 글과 보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는 올 컬러의 일러
전남 순천의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 석연경 시인이 ‘사진으로 만나는 전남 사찰 기행’ 시리즈 첫 번째 책으로 ‘시와 사진으로 만나는 순천 사찰 기행-둥근 거울’을 펴냈다.세계문화유산인 태고총림 선암사와 한국 삼보사찰 중 하나인 승보종찰조계총림 송광사의 아름다운 풍경을 불교적 사유를 담은 시와 사진으로 담았다. 송광사와 선암사는 조선의 숭유억불 정책, 일제강점기, 한국전쟁과 여순사건 등 여러 고난 속에서도 한국불교의 맥을 이어 현재까지도 융성하게 불교문화를 꽃피우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천년고찰들이다.책은 송광사와 선암사 본찰과 암자는
현대인들은 크고 작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각박한 인간관계, 치열한 경쟁, 팍팍한 현실로 인해 많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어느새 ‘치유’라는 키워드가 검색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치유를 위한 해결책으로 흔히 제시되는 것들이 ‘이기적이 되라’ 혹은 ‘무시해라’와 같은 말들이다. 눈치 보며 타인을 배려할 것 없이 나부터 생각해야 상처를 받지 않는다는 논리다. 그런데 이기적으로 되는 것이 과연 나를 치유할 수 있을까? 가족‧친척‧이웃으로 연결되는 유기적인 연결고리가 끊어지면서 그렇지 않아도 고립된 삶을 살고 있
배움에는 단계가 있다. 스스로의 수준에 맞는 과정을 공부하고 어떻게 다음 단계로 나아가느냐는 결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위대한 스승일수록 제자의 근기를 살펴 배움의 단계를 조정한다. 위대한 스승 밑에서 훌륭한 제자들이 잇따라 배출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구촌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불교를 꼽는다면 단연 티베트 불교를 빼놓을 수 없다. 나라를 잃어버렸지만, 그 대신 은둔하고 있던 티베트 불교의 위대한 스승들이 세계 각지로 흩어져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관세음보살의 화신이라 불리는 달라이
어떤 일에 있어 그것이 극치에 이르렀을 때 사람들은 ‘도’의 경지에 들었다고 표현한다. 그림이나 글과 같은 예술작품일수록 그런 표현들은 흔해진다. 그렇다면 언어에 있어 간결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시는 어떨까? 어떤 시들은 언어의 틀을 갖고 있지만 언어를 초월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보여준다. 그런 시는 언어보다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도’의 경지나 번뜩이는 깨우침의 세계를 보여준다.‘첫사랑’ ‘면면함에 대하여’ ‘성숙’ ‘수선화, 그 환한 자리’ 등의 시로 잘 알려진 고재종 시인이 불교의 선문답과 현대시의 교감을 다룬 에세이집 ‘
불교계 최초 육군 군종감을 역임했던 김덕수 법사가 법어집을 펴냈다. 군종법사 시절부터 최근까지 일요법회를 비롯해 수많은 법회를 하면서 준비했던 수천 장의 법문 자료를 엄선해 엮었다.불교 용어와 교리, 실생활에서 접하는 불교에 관한 상식까지 초심자를 대하듯 쉽고도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해당 주제에 맞는 다양한 예화들을 통해 독자들의 몰입을 이끌어낸다. 책은 5개의 큰 주제 아래 102개의 내용으로 구성됐다. 대표적으로 독송되는 경전과 그 핵심 내용을 비롯해 기도와 영가천도의 중요성, 불교적 가치관과 인생관, 참선과 깨달음 및 역대
마음은 삶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 위파사나 ‘사띠’의 번역인 마음챙김(mindfulness)은 존 카밧진에 의해 정신건강의 핵심개념으로 부각됐으며 심리학 등 여러 영역에서 사용하고 있다.저자는 마음챙김 개념을 현대 심리학에 본격적으로 끌어들인 주역으로 40년이 넘도록 다양한 방면에서 마음챙김의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를 수행해 왔다. 그리고 이런 마음챙김의 원리와 지혜를 심리학적 관점에서 집대성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마음챙김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삶에서 벌어지는 일에 기계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대신 깨어있는 마음으로 주의를
작품을 수집하고 관리하며 전시를 기획하는 사람을 큐레이터라 한다. 흔히들 미술관 큐레이터를 떠올리지만 박물관에도 큐레이터가 있다. 손때 묻은 유물에서 가치를 찾고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박물관 큐레이터의 일이다. 오래된 유물을 다룬다는 점에서 박물관 큐레이터는 시간을 만지는 사람들이다.책은 국립박물관 큐레이터로 일하며 경험한 30년의 기억들을 다루고 있다. 불상 조각사를 전공한 저자는 일본 나라국립박물관 개원연구원과 춘천박물관장을 거쳐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국립경주박물관장으로 재직 중이다. 저자는 30년 세월
동물과 사람의 교감과 우정은 깊은 감동과 진한 여운을 남긴다. 야생으로 돌아갔지만 어린 시절 돌봐줬던 사람을 잊지 않고 부둥켜안으며 반가워하는 사자, 자신을 구해준 사람을 만나기 위해 때가 되면 나타나는 펭귄, 날개를 잃어 죽어가는 꿀벌을 돌봐주자 마치 사람의 손처럼 앞발을 들어 흔들며 친밀감을 표시하는 모습에서 과연 사람과 동물의 차이가 무엇일까 반문하게 된다.이 책은 CNN, CBS, BBC, 뉴욕타임스 등 세계 여러 언론에서 다룬 바 있는 감동 실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보호소 툴라 툴라(Thula Thul
불교계를 대표하는 수필가로 달마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대원 작가가 수필집 ‘한 뼘의 볕바라기’를 내놓았다. 희수(喜壽)의 나이에 내 놓은 수필집은 미래에 대한 부푼 기대와 희망보다는 수렴(收斂)과 노년에 느끼는 삶에 대한 깊은 관조, 아름다운 마무리에 방점이 찍혀있다.평생의 반려자였던 노처(老妻)의 병상에서 느끼는 고마움과 죽음에 대한 단상, 그리고 하나둘 운명을 달리하는 인연들의 돌이키며 참다운 삶의 의미에 천착하기도 한다. 하늘로만 향했던 눈은 깊은 세월의 흐름에 점차 낮아져 청명한 날에 길가에 나온 작은 토룡을 보는 기적을
“수천의 생을 반복한다 해도사랑하는 사람과다시 만난다는 것은 드문 일이다.지금 후회 없이 사랑하라.사랑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자비와 연민, 보살의 마음을 일으키는데 있어 최고의 경전으로 꼽히는 샨티데바의 ‘입보리행론’에 나오는 게송이다. 사랑할 대상은 많다. 친구, 배우자, 부모, 자식, 환경, 생명, 지구, 우주. 무엇을 소중히 생각하느냐에 따라 사랑의 대상은 다를 것이다. 불자라면 부처님일 것이고 부처님이라면 중생일 것이다. 사랑하는 대상이 그 무엇이라도 좋다. 다만 지금 후회 없이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천 생을 반복
새날이 왔습니다.하얀 눈 소담스레 쌓인 복된 날에 살며시 광명처럼 아침이 밝았습니다.가야산 깊은 골 해인사 비로전 앞에합장배례하는 스님 모습 간곡합니다.지난 2년 세상은 암흑이었습니다.곧 사라지리라 생각했던 코로나19는여전히 그 끝을 알 수 없습니다.평범한 일상을 잃어버린 사람들이파편처럼 흩어져 홀로 걸으며마스크로 걸러진 세상을 호흡합니다. 무기력한 어둠 속에 맞이하는 새해스님의 간절한 기도에 용기 내봅니다.비로전 계신 비로자나 부처님이여법신불의 눈부신 대광명의 빛으로 삶 조여오는 어둠 말끔히 걷어가소서 호랑이 해, 제 말하면 오는
2022년 임인년(壬寅年)이 밝았습니다. 그러나 새해를 맞는 국민들의 마음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계속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새해가 주는 새로움에 대한 신선함과 내일에 대한 희망, 미래를 향한 부푼 마음보다는 우려와 걱정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무상(無常)의 가르침에 희망을 가져봅니다. 무상(無常)은 말 그대로 세상 모든 것은 항상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한다는 뜻입니다. 코로나19로 겪는 우리의 고통 또한 무상의 흐름 속에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한국불교를 통불교라고 한다. 초기불교와 대승불교, 현교와 밀교 등 불교의 다양한 가르침과 교리들이 하나로 녹아있기 때문이다. 이런 한국불교의 특징을 간명하게 보여주는 경전이 한국불교에만 존재한다는 ‘천수경(千手經)’이다. 천수경은 밀교부 경전으로 분류되는 ‘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다라니, 진언 등 밀교적인 색체가 강하다. 물론 ‘천수경’에는 밀교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토불교사상과 신행, 그리고 수행이 녹아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밀교적인 색체가 강한 ‘천수경’이 선종(禪宗)을 표방하는
사찰벽화는 불교의 가르침을 함축적이면서도 상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과거 글을 읽지 못했을 대다수 민중들은 경전 대신 사찰벽화를 통해 불교의 가르침을 보다 쉽게 이해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사찰벽화를 통해 불교를 이해하는 일은 별로 없다. 경전을 읽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벽화가 불교미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면서 불교보다는 미술의 영역으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벽화를 통해 불교에 대한 쉬운 이해를 구하기보다는 작자나 회화적 기법, 도상학적 설명에 짓눌리는 바람에 이를 통해 불교적 가르침을 구하
무등 스님이 첫 시집 ‘능소화 피는 날’을 펴냈다. ‘꽃들과의 대화’ ‘염불소리’ ‘계절의 노래’ ‘어머니, 고향, 추억’ ‘풍경소묘’ 등 5가지 주제에 82편을 담았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수행자로서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인 환경보살로서 살아가며 느꼈던 남다른 심상들을 담았다. “무등 스님의 시 세계는 불교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다. 부처님 법에 의지해 살아가는 수행자로서의 삶이 시행마다에 오롯이 투영돼 있다. 무등 스님의 부처님을 향한 간절한 염원이 능소화의 일편단심을 보는 듯하다.” 시 해설을 맡은 박준수 시인의 스
‘금강경’은 조계종의 소의경전(所依經典)이다. 따라서 시중에는 ‘금강경’에 대한 해설서가 넘쳐나고 경전을 통째로 외우고 있는 불자들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금강경’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금강경’을 쉽게 풀어준다면서 본문보다 더 어려운 한자말이나 불교 전문용어를 덧칠해 질리게 만드는 해설서가 대부분인데다, 불자들 또한 ‘금강경’을 수지 독송함으로써 얻게 되는 공덕과 소원성취에 더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정수금강경’은 스스로 모난 돌이라 자처하는 다큐멘터리 PD출신의 저자가 8년여동안 ‘금강경’에 대한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은 인간과 AI(인공지능)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엄청난 관심을 모았다. 특히 바둑은 경우의 수가 너무나 많은 게임이라는 점에서 인간의 승리가 점쳐졌다. 그러나 AI가 승리했다. 사람들은 AI로 대변되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우리 목전에 와 있음을 체감했다. AI가 인류를 지배할지 모른다는 묵은 상상 속 공포를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었다.인류가 AI의 지배를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은 수많은 영화를 양산해 냈다. 그중에 1999년 영화 ‘매트릭스’는 AI에 의한 인류 지배를 가장 극적으로 표현한 영화
자연을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오버랩 되는 것이 숲과 나무다. 삼라만상이 다 자연의 일부라지만 숲과 나무는 자연 그 자체다. 그래서 숲을 보거나 나무를 만날 때 비로소 자연을 명징하게 느끼게 된다. 숲과 나무를 통해 자연의 순환을 알게 되고, 부는 바람결을 느끼게 되고, 깃들어 사는 다양한 생명과 바탕인 흙과 느린 몸짓으로 우주질서에 순응하는 지혜와 침묵 같은 고요와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세월을 짐작하게 된다.숲과 나무와 풀꽃의 삶은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을 넘어 깨달음이나 열반과 같은 이해하기 어려운 경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이
시(詩)를 소개하기란 참 난망하다. 시란 마음을 글로 표현한 것이라 사람에 따라 달리 읽히기도 하고 같은 구절에서 시인과 다른 감흥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시는 쓰는 사람의 몫이기도 하지만 읽는 사람이 주인이기도 하다. 학교는 한참 배움의 시절에 시를 읽는 법을 가르치지 않았다. 시를 쪼개고 분석해서 정답을 강요했다. 시인은 이미 가고 없는, 주인 없는 시에서 학교가 정해 준 답이 참인지 물어볼 길이 없었고. 그렇게 시는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난해한 암호가 돼 버렸다.시인은 넘치지만 시를 읽고 이해하는 사람이 적은 것은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