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집 근처에 유명한 교회가 있었다. 부처님처럼 살고 싶단 열망뜨거운 초발심에 병원 포교첫 마음 새기고자 늘 기도부활절에 받았던 예쁜 달걀이 기억난다. 중학교 시절, 매주 경건회에 참여하고 시편을 외우고 무릎 꿇고 기도하는 아이의 그림을 보며 나도 저런 모습이고 싶다는 간절함도 있었다. 딸 4명 중에 3명이 사찰학생회인 화랑단 활동을 했는데 맏이인 나만 유독 교회를 나갔었다. 그러나 엄마는 내가 철이 들 무렵부터 매년 초파일마다 직접 절에 가서 등을 달도록 했다. 그 말에는 도저히 거역할 수 없는 엄마의 권위가 있었다. 그
“오늘 아침에 가셨는데요.”언니 둘 먼저 보낸 어머니병 잦던 자식 업고 병원행병원 포교하며 마음 헤아려완화병동 간호사의 말을 뒤로하고 병원문을 나서는 마음이 허전하고 아프다. 요즘 회자되는 “뭣이 중헌디…” 라는 말이 헛헛하게 새어나온다. ‘어제 왔어야 했는데….’ 가고 옴에 끄달리지 않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지만 그래도 가고 옴은 화려하게 마지막을 불태우다 떨어지는 낙엽처럼, 아름답고도 허망하다.남편 고통을 생각하면 얼른 보내야 하겠지만, 이렇게라도 곁에 있는 것이 좋아서 잡게 된다고, 그래서 남편에게 죄
두 번째 문수보살님도 질문으로 다가왔다. 휴가를 내고 매주 봉사활동명상지도자 자격도 취득해대학 불교동아리 활성 발원‘자비와 사랑은 어떻게 다른가요?’ 질문의 숨은 의도는 불교가 좋으냐 아니면 이웃종교가 좋으냐 하는 것이다. 자비가 사랑보다 더 좋다는 것을 말해야한다는 부담감이 확 밀려왔다. 상대를 깎아내리는 네거티브전략은 당장 좋아보일지 몰라도 실제로는 효과가 반감된다. 잠시 생각을 하다가 조심스럽게 답했다.‘사랑과 자비는 크게는 같다고 할 수도 있지만 굳이 구별해야한다면 사랑은 조건부이고 자비는 무조건이다. 사랑은 나를 사랑했을
새벽 5시. 조용히 일어나 불단에 촛불을 밝히자 어둠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따뜻한 빛이 관세음보살상 주위를 감싼다. 다기에 청수를 담아 올리면서 마음속으로 발원한다. 조계산 송광사로 마음출가이후 13년 간 새벽 108배충국 성불사 장병들 전법‘아금 청정수 변위감로다.’ 향연(香煙)이 허공을 향해 가늘게 흔들리며 춤추듯 승천을 시작하고 나는 좌복에 이마를 조아리며 일 배에 일 배를 더해간다. 조계산 송광사로 마음의 출가를 하던 날부터 시작한 108배는 13년의 시간을 지나다 보니 이제는 습(習)이 되었다. 처음 108배를 시작했을 때에
총괄팀장님께서 어린이·청소년 포교에 관심이 많으셔서 어린이·청소년들에게 전법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 프로그램을 선택하셨다. 포상담당자는 어린이·청소년들에게 본인들이 정한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직장 생활 병행하며 포교재적사찰 서광사에서 활동봉축 체험행사 기획 뜻깊어선지식 법문 되새기며 정진금, 은, 동장으로 나누어 포상을 하게 되는데, 정해진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여 성공했다는 성취감은 어린이·청소년들에게 금, 은, 동 구분 없이 귀한 선물을 안겨주었다. 아이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참여하면서 어쩌
새벽 4시 알람소리에 눈을 뜬다. 맑은 정신으로 자리하기 위해 세수를 하고, 주변을 정리한다. 불교방송을 켜고 아침예불을 기다리며 눈을 감고 조용히 호흡을 가다듬는다. 아침예불이 끝나고 108배까지 마무리 하면 오늘 하루 일상이 시작된다.고 법장 스님이 불연 씨앗서광사 청년법회에서 활동경전 등 체계적 불법 공부포교사 결심에도 큰 영향53선지식 초청 친견법회가 있는 날이다. 소나무 숲과 솔내음이 가득한 향기로운 사찰,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 수덕사 말사인 서광사에서는 매월 둘째 주 일요일에 선지식을 초청하여 53선지식 친견법회를 개최
백의 관세음보살님께서 왜 나를 찾아오셨는지 헤아릴 수 없었다. 비상훈련 소집에 부리나케 내달리던 계단에서 넘어진 내게 오셨다. 삼귀의, 오계도 낯설고, 법당에 계신 석가모니불상 앞에 알지도 못한 채 절하고 절했던 불자에게도 손을 내미셨다. 불상 말고 ‘나’ 들여다보니나와 남 모두 존귀한 존재석남사 수행가풍 되새기며사찰문화해설로 포교 실천두 달 병원생활 중 ‘반야심경’과 ‘천수경’을 외운 뒤 공부의 깊이를 더해갔다. 부처님의 중도사상과 사성제, 팔정도도 알게 되었고, 삼법인도 알게 되었다. 제행무상, 제법무아, 적정열반 이 세 단어가
깨달은 경지에서 나타나는 자연 그대로의 심성은 뭘까. 불가에서 늘 불성, 참나, 진여라고 일컫는 그 자리는 어디에 있으며 뭐가 있는 것일까. 가식이나 인위적인 것을 일체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모든 사람들이 갖추고 있는 심성이 있을까. 본지풍광(本地風光), 천진면목(天眞面目), 법성(法性), 실상(實相) 등이 내게도 과연 있을까. 진정한 ‘나’ 찾고자 방황기독교에서 답을 못 구해사관생도 시절 죽음 문턱병상서 ‘천수경’ 등 암기예부터 선사님들께서 늘 ‘부모미생전 본래면목(父母米生前 本來面目)’을 궁구하라 하셨다. ‘부모님 몸에서 태어나
포교사로서 군포교에 몸담은 인연은 나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일로서 의미를 지닌다. 달리 말하면 이 인연은 늘 ‘어떤 삶으로 살아야 하는가’ 자문하게 하고, 이것에 대한 대답을 모색하게 해준다는 점에서다. 선현처럼 이르지 못한 중생이라 자문 끝에 모색된 대답은 그저 그런 정도일 것이지만 자문과 자답은 나를 불자답게 하는 소중한 자량이 된다. 연기적 존재이기 때문에 공성(空性)을 지닌다는 어느 스님의 법문을 여실하게 귀담아 들을 수 있게 된 것도 군법회 봉행으로 말미암아 지속된 자문과 자답의 결과이리라. 이러하므로 한 달에 한 번이기는
나와 불교의 만남에 특별한 인연이 있었던 것은 아닌 듯하다. 굳이 말한다면 어머니의 신행과 이른 시기에 법명이 ‘도심(道心)’인 친구와의 만남, 철학적 관점에서 불교에 매료된 나의 인식 등 총체적 인연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불자 친구·어머니의 신행철학적 관점에 끌려 불연10~40여명 장병들과 법회체계적 법문 없어 아쉬워사실 중년에 이르기까지는 현실적 생활에 매여 묵시적으로 삼보에 귀의한 불자였을 뿐이었다. 지천명에 이르러서야 나의 삶을 반추하고 자정해 보고자 하는 생각이 깊어져 사찰에 나갔고, 불교대학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공부
‘포교가 곧 수행, 수행이 곧 포교’였다. 포교사의 길을 걷는다는 원력이자 지향점이기도 하다. 2000일 넘는 새벽예불과 포교사 활동은 내게 부처님을 닮고 결국 그 분처럼 되겠다는 서원의 발로다. 신심을 돈독히 하는 신행과 수행으로 내 안에 있는 부처님 향기를 주변으로 퍼뜨리고 싶다는 간절함이기도 하다. 향을 쌌던 종이에서 향 내음이 나듯 일상을 새벽예불로 시작하니 알게 모르게 언행에서 화안애어와 하심이 되는 것 같다. 각원사 사찰봉사팀장으로 법회 뒤 좌복·경전 정리일반인 눈높이 전법 위해전문포교사 발원 정진 중현재 천안 각원사 신
포교사가 되기 전과 후의 하루 시작은 새벽에 연다. 새벽 3시, 모두가 잠들어 있는 시각이다. 삼라만상을 깨우는 도량석보다 먼저 대웅전에 오른다. 부처님 앞에 합장 삼배하고 조용히 읊조린다. ‘부처님, 오늘도 기도하러 올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천안 각원사서 새벽기도2150일 동안 매일 정진1000일 회향마다 보시행환희 나누고자 포교사로조심스럽게 대웅전을 내려온 뒤 합장하며 대불전 계단을 오른다. 그리고 대불전 아미타 부처님께 인사를 고한다. 3가지 발원과 함께. ‘이곳을 찾는 모든 불자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발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