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한 사찰에서 음식명상에 대한 강의를 요청 받았다.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중의 하나로 발우공양을 하면서 어떻게 수행을 병행할 수 있는지 설명과 실습을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발우공양은 사찰의 전통적인 식사 방법인데 음식을 먹을 때 먹는 음식의 맛 등에 집착하지 말고 수행에 필요한 약이라고 생각하며 음식을 보시한 분과 그 음식이 있기까지 수고를 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고 수행을 더욱 열심히 하겠다는 깨어있는 마음으로 발우에 담긴 음식을 먹는 수행이다. 발우공양 자체만으로도 유익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만드는 효과가 있고 음식을 먹는 동안 지극히 깨어있도록 하기 때문에 현대인들이 가끔씩 해볼 만한 좋은 수행법이기도 하다. 이 외에 발우공양을 하면서 할 수 있는 명상으로는 음식의 맛과 질감의 변화를 관찰하며
부처님이 고향인 카필라국 니그로다 정사에 계실 때였다. 부처님의 조카이면서 석가족의 왕자인 마하나마가 어느 날 부처님을 찾아와 이런 이야기를 하였다.“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집착과, 분노, 어리석음을 마음의 번뇌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살다보면 이러한 집착과 분노, 어리석음에 빠져 헤어날 수가 없습니다.” “마하나마여, 자네가 아직 세속적인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그것 때문에 집착과 분노, 어리석음 등의 번뇌에 빠져 살고 있는 것이다. 자네가 만약 그러한 세속적인 집착을 버렸다면 아마도 세속에서 감각적 즐거움을 충족시키기 위해 살지 않고 출가하였을 것이다. 마하나마여, 내가 예전에 올바른 진리를 깨닫기 전에 이런 생각을 하였다. ‘세속의 감각적 즐거움은 일시적일 뿐만
우연히 텔레비전을 보다 ‘e지식채널’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제이미 올리버’라는 영국의 한 젊은 요리사가 아이들의 음식 습관을 바꾸어 가는 과정을 짧게 다루고 있는 내용이다. 제이미는 아이들이 치킨 너겟이나 감자튀김 같은 고지방, 고열량 식품을 선호하고 그런 음식 습관 때문에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각종 성인병으로 고생할 수 있다는 문제를 크게 의식하고 어떻게 해서든지 아이들이 보다 더 신선한 재료를 이용한 요리와 야채를 많이 먹도록 학교 급식 개혁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그러나 급식 개혁 3주째가 지나도 아이들은 그의 음식을 거의 먹지 않고 쓰레기통으로 부어 버렸으며 몇몇 아이들은 아예 점심시간에 밖에 나가 감자튀김 같은 정크 푸드를 예전의 습관대로 사먹었다. 제이미는 한 번 길들여진 입맛을
아쇼카 임금은 인도나 불교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피비린내 나는 인도 통일 전쟁을 승리로 이끈 후 비참한 전쟁의 현실을 깨닫고 불교에 귀의한 인물이다. 불교에 귀의한 후 관용과 포용 정책으로 나라를 다스렸을 뿐 만 아니라 널리 해외로 불교 전법사들을 파견하는 등 적극적으로 불교를 알리는 역할까지 하였다. 그에게는 ‘비따쇼까’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형과는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었으며 특히 불교의 승려들이 고행을 하지 않고 편안하게 살고 있다며 불교 신자들을 비난하고 불교에 좋지 않은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 동생이 불교에 관심을 갖거나 불교에 우호적인 시각을 갖게 하기 위해 아쇼카 임금은 어느 날 대신들과 짜고 자신이 목욕하고 있는 동안 동생 비따쇼까에게 왕관을 쓰고 왕좌에 앉아
얼마 전 조계사 청년회에서 주최한 집전 및 절하기 대회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적이 있었다. 대회가 끝난 후 간단한 심사평을 해야 했기에 누가 잘했는지 못했는지에 대해서 언급하기 보다는 목탁을 치며 기도나 독경하는 것, 그리고 절하는 것 등에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짧은 설명으로 대신하였다. 기도나 독경, 절하기 등은 부처님에 대한 정성을 표현하고 그러면서 정성이 깃든 마음을 길러주는 훌륭한 방법이 된다. 부처님에 대한 정성이 지극해지면 깊은 신심, 즉 강한 믿음이 일어나고 강한 믿음은 저절로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과 공부에 대한 빠른 이해를 가져온다. 그렇게 되면 또 지혜가 일어나는데 지혜는 자신과 세상의 실제 성품에 대한 이해이다. 지혜가 일어나면 선업과 악업을 분명히 구분할 줄 알게 되는데 탐욕,
맛지마 니까야 ‘더러움을 없애는 경’에서 사리불 존자는 세상에는 네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고 하셨다. 첫 번째는 자신에게 탐욕, 성냄, 어리석음이라는 더러움이 있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더러움을 알지 못하고 사는 부류이고, 두 번째는 자신에게 비록 더러움이 있지만 더러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그러한 더러움을 없애고자 노력하는 부류이다. 세 번째는 자신에게 더러움이 없지만 더러움이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사는 부류이고 네 번째는 자신에게 더러움이 없지만 없다고 잘 알고 사는 부류이다. 여기서 사리불 존자는 더러움이 있고 없다는 사실보다는 더러움이 있는지 없는지를 잘 알고 사는 부류가 더 수승하다고 말씀하시는데 첫 번째 부류는 더러움이 있는지 모르고 살기 때문에 개선의 여지가 없으며 죽을 때 더러움
생각하건데 대학을 들어가기 전까지는 내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기보다는 주로 타의에 의해서 공부를 한 것 같다. 공부할 때 무척 지겹고 힘들어 했으며 어서 빨리 대학에 가서 더 자유스럽게 지내고 싶은 열망만이 간절했었다. 고생 끝에 원하던 대학에 들어가고 나니 그때부터 공부하는 것에 점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무척 열심히 한 것은 아니지만 고등학교 시절 지겹게 공부 한 것에 비해 재미있고 더 적극적으로 공부를 한 것 같다. 그 때 생각이 ‘아 내가 고등학교 시절 이렇게 공부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을 가져보기도 하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알아간다는 기쁨을 아마도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즐기기 시작한 것 같다. 지금도 꾸준히 계속해서 내 자신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을 알고자 나름대로 공부를 하
“세상에 이런 일이 있어요? 글쎄” 명상 공부를 하고 있던 한 여성분이 무슨 기분 나쁜 일이 있었는지 강의실에 들어오자마자 자신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라고 한다. 평소 차분하고 별 말씀이 없던 분이라 다들 궁금하고 의아한 눈치로 그 분의 입에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 분의 이야기는 이렇다. 그냥 알고 지내던 한 사람이 찾아와 자신이 현재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데 같이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고 하였다. 사무실에서 서류작업과 약간의 회계업무를 하면 되는 일인데 믿고 맡길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이 나서 찾아 왔으며 꽤 많은 보수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경제도 어렵고 생활비도 점차 많이 들어가고 있던 터라 그 보살님은 할 수 있으면 해보겠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러자 그분의 친구는 여러 필요한
몇 년 전 여름이 막 시작 될 무렵이었다. 차의 엔진소리가 이상해지고 냉각수 보충 표시불이 자주 들어와 무언가 꺼림칙한 느낌이 들었다. 냉각수는 분명 보충했지만 하루나 이틀 지나면 다시 보충통이 텅텅 비어있었고 처음 부을 때는 초록색인데 남아 있는 찌꺼기 색은 진한 갈색이었다. 바빠서 미루었다가는 큰 낭패를 볼 것 같아 가까운 정비소에 차를 끌고 가서 그간의 상황에 대해 말했더니 차가 너무 오래되고 엔진 속에 녹이 들기 시작한 것 같다고 그만 차를 폐차하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 결국 고철 값에 차를 처분하고 인터넷을 통해 아주 저렴한 중고차를 알아보았다. 얼마 되지 않아 값도 아주 싸고 활동하기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 오래된 지프차를 하나 발견하였다. 전화를 해보니 아직 아무도 차를 보러 온 사람이
민족 종교 중의 하나인 증산교의 교주 강증산(1871~1909)은 구한말 혼란하고 불평등하며 암담해 보이는 시대적 상황을 겪으면서 일찍부터 나름대로 살기 좋은 세상을 한 번 만들어 보겠다는 꿈을 가져왔다. 그는 때 마침 불어 닥친 동학운동에 뜻을 같이 하게 되지만 무장봉기에는 반대하였다고 한다. 전라도 고부에서 촉발된 동학혁명은 불길 같이 퍼져 서부 경남과 충청도까지 그 세력이 급속히 퍼져 나갔다. 그러나 결국 1년 여 만에 허무하게 혁명이 실패로 끝나면서 30만 명이 넘는 농민이 일본군의 기관총 앞에 참혹하게 죽어가고 전봉준을 비롯한 지도자들은 관군에 체포되어 전원 처형되고 말았다. 세상을 구원할 수 있다고 여겼던 혁명이 실패로 끝나자 깊은 절망감과 무력감에 빠져 삶의 의지를 상실한 체, 그는 그저 정
미국의 성공적인 기업가 중의 한 사람인 잭 웰치는 입사 20년 만에 GE의 CEO가 되고 그 후 다시 20년 동안 회사의 시장 총 가치를 무려 41배나 키워놓은 전설적 인물이다. 그는 성공적인 비즈니스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덕목을 갖춰야 된다고 역설하는데 이것을 흔히 4E-1P라고 부른다. 4E는 네 가지 E로 시작하는 덕목으로 긍정적인 에너지(Energy), 열정과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것(Energize), 날카로운 결단력(Edge), 과감한 실천력(Execute)이다. 1P는 이것들과 항상 함께하는 강한 열정(Passion)이다. 그는 회사의 직원을 교육시킬 때 반드시 이 덕목들을 적용시켰으며 자신 또한 이 덕목들을 갖추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부처님은 마음 경영의 탁월한 CE
사시불공을 끝내고 잠시 차 한 잔의 짧은 휴식을 막 시작하려 할 때였다. 절 사무실에서 어떤 신도분이 상담을 하고 싶다는 전갈이 왔다. 차실로 그 분을 안내해 드리라 하고는 새로운 녹차를 다관에 넣고 손님을 위한 찻잔에 미리 따뜻한 물을 따라 놓았다. 사십대 중반의 젊은 보살님이 조심스럽게 차실로 들어오셨다. 서로 처음 보는 처지라 찻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있는 상태가 좀 어색하기도 하고 약한 긴장감에 인사말 보다는 헛기침이 먼저 튀어나왔다. 일단 차 한 잔을 내밀고 녹차를 좋아하시냐는 말로 대화의 꼬투리를 풀어보았다. 다행히 자주 마시지는 않지만 녹차를 좋아한다기에 녹차에 대한 이런 저런 유익함에 대해 설명하면서 어색한 분위기가 좀 더 편안해 지기를 기다렸다. 두 번째 차를 마시고 나서 무슨 일 때
겨울비가 그치자 차갑고 매서운 바람이 불어오고 점심 먹은 지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주위는 벌써 어둑해지고 있었다. 노란 가로등이 비추는 좁은 골목길엔 사람뿐만 아니라 쓰레기통을 뒤지던 길고양이 조차 보이지 않는다. 더 이상 찾아 올 사람이 없다 싶어 법당 문을 막 잠그려는 차에 목도리를 칭칭 동여 메고 모자를 푹 눌러 쓴 한 젊은 청년이 불쑥 나타나 여기가 법당이냐고 물어본다.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그 청년의 얼굴 피부는 매끄럽고 스마트해 보이는 편이였는데 표정은 지치고 얼이 빠진 사람처럼 보였다. 술 냄새가 신경 쓰여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그냥 법당에 들어가 앉아있고 싶다고 한다. 그러라고 해놓고는 법당 옆 사무실에 앉아 그 청년이 나올 때만을 기다리며 때 지난 신문을 이리저리 뒤적거리고 있었다
기축년 새해가 시작되면서 여기저기서 소에 관한 우화나 덕담을 많이 보게 되었다. 해가 바뀌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매년 그 해를 상징하는 어떤 동물의 장점이나 유익함을 생각하고 더 발전적인 모습으로 변화되고자 아마도 열두 동물을 빌어 한 해 시작의 다짐을 대신한 것이라 믿는다. 부처님도 가끔 소나 코끼리 등에 관련된 비유를 통해 당신의 가르침을 알기 쉽게 표현하시곤 했는데 맛지나 니까야 속에 있는 ‘소치는 사람에 대한 큰 경’도 그 중의 하나다. 한 때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신다.“비구들이여, 소를 키우는 사람이 다음과 같은 좋지 않은 열한 가지 조건을 갖추게 되면 그 사람은 소떼를 돌보거나 늘려나갈 수 없다. 열한 가지 조건이란 ①소 키우는 사람이 소의 물질(몸)적인 형태나 상태 등을 알지 못하
요즘 시중에 인기 있는 서적 중에 ‘쿠션’이라는 책이 있다. 쿠션은 원래 의자나 소파에 기댈 때 사용하거나 의자나 소파의 재료로 사용되는 것으로 앉는 사람이 최대한 편안하게 느끼도록 완충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자극과 반응사이에 어떤 공간이 존재하며 그 공간이 자극과 반응사이에서 완충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 공간이 커지면 커질수록 밖으로 표현되거나 내부에 일어나는 반응이 더 정화되어 지고 긍정적인 것이 될 수 있으며 이 공간을 키우기 위해서는 명상이나 기도를 해야 된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자극과 반응 사이의 공간’을 아주 상세하고 실용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그 과정과 원리는 ‘오온(五蘊)’과 ‘팔정도(八正道)’로 설명된다. 오온은 다섯 무더기라는 뜻인데 현재 나를 구성하고 있는 다섯 가지
맛지나 니까야의 「천사경」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중생들은 저마다 지은 업에 따라 천상, 인간, 축생, 아귀, 지옥 등에 태어나는데 어떤 중생들은 집착, 분노, 무지라는 구름에 가려 거룩한 가르침을 멀리하고 악업을 지어 지옥에 태어나게 된다. 지옥에는 야마왕이라는 지옥의 대왕이 있는데 지옥의 옥졸들이 지옥에 태어난 중생들을 데리고 오면 지은 업을 심문하고 그 업의 대가를 받도록 한다. 야마왕이 지옥 중생을 심문할 때 인간으로 사는 동안 진리에 눈뜨고 더욱 유익하게 정진하게 하는 보살들이 찾아 왔을 것인데 혹시 만나지 않았느냐고 물어본다. 지옥 중생은 만나지 못했다고 대답하는데 야마왕이 더 구체적으로 묻는다.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난 아기를 보면서 ‘아! 나에게도 태어남이 있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태어나게
많은 불자들이 알고 있는 경전의 내용 중에 앙굴리 말라 이야기가 있다. 앙굴리 말라는 인도말로 ‘손가락 목걸이를 한 자’라는 뜻인데 그는 원래 촉망 받는 한 외도 수행자의 제자였다. 천명의 사람을 죽여 그 손가락으로 목걸이를 하면 해탈할 수 있다는 잘못된 스승의 가르침을 따라 구백구십구명의 목숨을 빼앗아 그 손가락으로 목걸이를 만들었다. 마지막 한 사람의 희생자를 찾고 있던 앙굴리 말라를 부처님은 천안으로 보시고 전생에 이 수행자가 많은 수행을 해왔고 정법으로 인도되면 진리를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을 아셨다. 그리고 그날 그의 어머니가 그를 찾아가게 되어 있는데 만약 그가 그의 어머니를 죽이게 되면 무간지옥에 떨어져 영영 진리를 깨달을 수 없다는 사실을 헤아려 아시고 직접 앙굴리 말라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