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신경치료의 정식 용어는 근관 치료다. 즉 근관 내 세균과 염증, 오염된 신경 조직을 제거하고 그 공간을 생체친화적 충전재로 채우는 치료를 의미한다. 쉽게 말하면 치아를 살리기 위해 감염된 치아 신경을 제거하는 것이다. 발치 전 마지막 치료 방법인 셈이다. 치아는 단순히 딱딱한 돌이 아니라 살아있는 조직이다. 치아 내부에는 혈관과 신경으로 이뤄진 치수라는 조직이 살아 움직이며 피와 영양분을 공급한다. 결국 이 치수의 생명이 핵심인데 충치가 깊어지면 세균이 이 치수까지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고 심하면 치수가 괴사하게 된다. 한번 괴
“전 세계 코로나로 희생된 모든 영가! 금일 천도대법회에 동참한 모든 영가시여! 산승의 법문 한마디 잘 간직하셔서 모든 고통을 여의고 부처님 국토 극락세계에서 억만년토록 편안한 진리의 낙을 누리소서.”부산 오륙도 너머 광활한 태평양이 바라보이는 영도 아미르공원에 초대형 불단이 마련됐다. 조계종 전 종정 진제 대종사는 법좌에 올라 주장자를 높이 들고 전 세계 코로나19와 전쟁 희생자 등 영가들을 위한 천도 법문을 설했다. 대종사의 법문과 부산영산재보존회의 수륙재 의식, 전국불교합창단연합회의 음성공양 등 장엄하게 이어진 추모의 법향은
수보리 백불언 세존 파유중생 득문여시언설장구 생실신 부(須菩提 白佛言 世尊 頗有衆生 得聞如是言說章句 生實信 不) 불고 수보리 막작시설 여래멸후 후오백세 유지계수복자 어차장구 능생신심 이차위실(佛告 須菩提 莫作是說 如來滅後 後五百歲 有持戒修福者 於此章句 能生信心 以此爲實) 수보리가 부처님께 말씀드리기를, “세존이시여, 혹 어떤 중생이 이와 같은 말과 글귀를 듣고 참다운 믿음을 낼 수가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기를, “그런 말 하지 마라. 여래가 멸도한 후 오백세를 뒤로 하더라도 계행을 지키고 복을 닦는 사람은 이와
현대 한국불교에서 사표로 꼽히던 선지식들의 삶과 사상을 조명해 현 시대 수행자상을 모색하는 자리가 열렸다.중앙승가대 승가학연구원(원장 지은 스님)이 5월27일 교내 대강당에서 ‘우리 시대 선지식들의 생애를 통해 본 수행자상’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첫 번째 선지식은 월주 스님(1935~2021)이었다. 행복문화연구소장 원빈 스님은 월주 스님의 보살행을 4단계(파종기·발아기·개화기·회향기)로 나눠 생애를 조명했다. 월주 스님은 신군부가 집권한 1980년 제17대 총무원장에 선출됐으나 ‘10·27 법난’ 때 강제 연행돼 취임 6개
한겨레 기자로 20여년간 종횡무진 달려온 저자가 유방암 3기를 진단받았다. 수술-항암-방사선 투병과정과 극심한 몸의 변화를 겪으며, 힘을 내기만 하고 살아온 지난날과 달리 힘을 빼는 기술을 익히면서 비로소 삶의 파도를 타는 법을 깨닫는다. 아픔 속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기대어 살아낸 사랑과 연대의 기록도 촘촘히 담겼다. 양선아 지음, 한겨레출판, 1만5500원.[1633호 / 2022년 5월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의상(義湘) 스님으로부터 본격화된 신라의 화엄학(華嚴學)은 말기에 이르러 남·북악(南·北岳)으로 나뉜다. 화엄사(華嚴寺)를 기반으로 활동한 남악의 대표 학승은 관혜(觀惠)였고, 부석사(浮石寺)를 근간으로 활동한 북악의 대표 학승은 희랑(希朗)이었다.해인사 주지 소임을 보았던 희랑 스님은 ‘화엄경’을 강했는데, 친분 있던 최치원(崔致遠)은 시 ‘희랑화상에게(贈希朗和尙·총 6련)’를 통해 가야산의 ‘화엄 대종장(大宗匠)’을 찬탄했다.‘진실한 말 비밀스러운 가르침 하늘이 주었고(天言秘敎從天授)/ 해인의 참된 깨달음 바다에서 나왔네.(海印
부처님께서 인간의 해방과 대자유, 영원한 행복을 근간으로 삼고, 사바세계에 나투신지 2566년째를 맞았다. 룸비니동산에서의 탄생 일성인 “하늘 위 하늘 아래 모든 생명은 존귀하다. 세계의 고통받는 중생들을 내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라는 말씀은 사회적 약자 소외 등 오늘날 불평등한 현실을 꾸짖는 말씀같기도 하여 올해 부처님 오신 봄날은 무척 남다르다.연등회는 인간으로 말미암은 기후위기와 감염병으로 수년간 중단됐었다. 그러다 3년 만에 동국대 운동장에 형형색색의 등과 각국 불자들의 미소가 다시 모였다. 흥인지문(동대문)을 거쳐 조계사까
사단법인 가야문화진흥원 이사장 도명 스님이 김수로왕의 비 허왕후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허황옥3일-잃어버린 2천년의 기억’과 관련해 기고문을 보내왔다. 도명 스님은 허왕후 도래의 사실적 규명을 통해 한국불교의 역사와 문화가 풍부해지길 희망했다. 편집자지난 4월23일 경남 김해의 롯데시네마에서 지역불교계와 가락종친들이 참석한 가운데 ‘허황옥 3일–잃어버린 2천년의 기억’이라는 영화 시사회가 있었다. 이어 25일 부산 오투 롯데시네마에서는 조계종 종정 성파 대종사,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 통도사 승가대학장 인해 스님, 안국선원 주
“전 세계에 평화와 희망 꽃피는 일상 기원” 조계종 중앙신도회 주윤식 회장세상 만물이 행복해야 할 사월 초파일 부처님오신날입니다.불기 2566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온 세상에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의 가르침이 충만하고 우리 사회 다시 희망이 꽃피기를 진심으로 축원합니다.부처님께서는 오직 중생들에게 모든 행복은 자기 자신의 마음속에 가득하며 그 곳에서 시작됨을 일깨워 주시기 위하여 사바세계로 오셨습니다. 이 기쁜 날에 우리 불자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정성스럽게 봉행하고 참된 믿음을 다시 확인함과 동시에 불자로서의 본분을 다할 수 있도록
부산 불교도의 원력을 모아 환경보살의 길을 펼칠 부산불교환경연대가 공식 출범했다.부산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안도 스님)는 4월20일 금정총림 범어사 선문화관에서 ‘부산불교환경연대 창립식’을 봉행했다. 부산불교환경연대는 불교환경연대 차원에서 광주전남지부, 울산지부에 이어 세 번째로 출범한 지부다. 지난해 10월부터 창립을 추진, 부산 불교계 대덕 스님들의 격려를 바탕으로 지역 주요 사찰의 소임자 스님과 재가 대표자들이 뜻을 모아 결성된 만큼 불교 수도라 불리는 부산에서 실질적인 불교 환경운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이
부처님오신날을 20여 일 앞둔 완연한 봄날을 맞아 경남 창원의 도심 속 숲과 호수를 아우르는 순례의 길이 열렸다.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원장 범해 스님)은 4월16일 경남 창원 용지호수의 길에서 ‘전법 ON! 포교원력 결집을 위한 걷기 순례 – 창원 용지호수의 길’ 순례를 전개했다. 조계종 포교사단(단장 김영석)과 포교사단 경남지역단(단장 박해덕) 주관으로 열린 이 행사는 포교원 차원에서는 조계사에서 봉은사로 이어지는 ‘허응당 보우의 길’에 이어 두 번째 도심 속 순례의 장으로 마련됐다. 특히 서부 경남의 중심 도시라 할 수 있는 창
하이고 약보살 부주상보시 기복덕 불가사량(何以故 若菩薩 不住相布施 其福德 不可思量) 왜냐하면 만약 보살이 상에 머물지 않고 보시(布施)한다면 그 복덕은 가히 생각으로는 헤아릴 수 없느니라.세존께서 수보리에게 육바라밀법(六波羅蜜法)을 행하되, 육바라밀법에 머물지 말고 행하라 하셨다. 보시를 한다는 것에 마음이 머문다면, 보시하는 이와 보시를 받는 이의 두 분별이 생기는 것이므로, 그 즉시 아상(我相)과 인상(人相)이 나타나게 된다. 또 보시를 할 때 보시물에 마음이 머무는 것을 중생상(衆生相)이라 한다. 또 보시를 하는 것에 대해 복
또다시 은비늘 더미를 일으켜 세우며시간이 빠르게 이동하였다어느 날의 잔잔한 어둠이이파리 하나 피우지 못한 너의 생애를소리 없이 꺾어갔던 그 투명한기억을 향하여 봄이 왔다살아 있는 나는 세월을 모른다네가 가져간 시간과 버리고 간시간들의 얽힌 영토 속에서한 뼘의 폭풍도 없이 나는 고요했다다만 햇덩이 이글거리는 벌판을맨발로 산보할 때어김없이 시간은 솟구치며 떨어져이슬 턴 풀잎새로 엉겅퀴 바늘을살라주었다봄은 살아 있지 않은 것은 묻지 않는다떠다니는 내 기억의 얼음장마다부르지 않아도 뜨거운 안개가 쌓일 뿐이다잠글 수 없는 것이 어디 시간뿐이
‘하늘의 별들은 왜 항상 외로워야 하는가/ 왜 서로 대화를 트지 않고/ 먼 지상만을 바라다보아야 하는가// 무리를 이루어도 별들은 항상 홀로다/ 늦가을 어스름 저녁답을 보아라/ 난만히 핀 한 떼의 구절초 꽃들은/ 푸른 초원에서만 뜨는 별// 그가 응시하는 것은 왜 항상/ 먼 산맥이어야 하는가’(오세영 시 ‘구절초’ 전문)음력 9월9일에 꺾어야 항염·진통 효과가 좋다는 구절초(九節草). 하얀 꽃잎에 노랑 봉오리의 구절초는 자기보다 키가 큰 나무 아래서는 피지 않는다. 습한 곳도 싫어한다. 볕 잘 드는 산등성이나 들판에 무리 지어 흐드
순탄한 삶이 어디 있으랴. 우리는 살면서 무수히 많은 갈림길과 벽, 위기와 절망적 상황을 마주하기 마련이다. 그럴 때 신심은 든든한 동아줄이 돼줄 수 있다. 신행수기 수상자들도 위태로웠던 삶, 암흑의 시간,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하나같이 모두 부처님의 손을 잡았다.이들은 불교에 귀의하고 부처님 가르침을 접하면서 진정한 행복을 찾게 됐고, 자신의 삶을 더 사랑하게 됐다. 기적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는 경험을 하기도 했고, 희망이란 빛을 발견하면서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기도 했다.휘몰아치는 파도를 맨몸으로 받아내면서 온몸은 만신창
“시끄럽다! 그만 좀 뛰어다녀라!”스님이 호령하면 허겁지겁 도망쳐 절 마당 향나무에 올라 숨었다. 잠시 뒤 스님이 자리를 뜨면 은근슬쩍 내려와 해맑게 뛰어놀았다. 잡히면 벌로 청소와 화두 수행을 해야 했지만 그마저도 즐거웠다. 경내를 돌아다니며 이곳저곳 참견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매일 새벽을 가르는 목탁소리에 잠에서 깨어나 스님의 독경 소리를 동요처럼 따라 불렀다. 뛰어놀다 지치면 절에 찾아오는 불자들에게 동화 같은 불교 이야기를 들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고, 한적할 때면 할머니 품속에서 부처님 이야기 자장가 삼아 낮잠에 빠져들었다
문화예술 사단법인 쿠무다가 봄비 속에서 해안산책로를 걸으며 내면을 마주하는 첫 걷기 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또 오는 3월29일에는 클래식과 가곡 선율로 봄의 향기를 전하는 3월 음악회도 개최한다. 쿠무다(이사장 주석 스님)는 3월19일 부산 청사포와 송정 해수욕장을 잇는 해안산책로에서 ‘Promenade – 걷기, 명상 그리고 사색’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쿠무다가 마련한 첫 걷기 명상으로 마련됐다. 봄비가 촉촉하게 내린 해안산책로를 따라 걷는 일정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쿠무다 이사장 주석 스님의 안내에 따라 4
저는 선원에서 화두를 가지고 정진하는 사람의 입장이며 교학자는 아닙니다. 그래서 ‘화엄경’을 주제로 법문한다는 것이 조심스럽습니다. 오늘은 ‘화엄경’의 전체 모습을 말씀드리고, ‘화엄경’이 어떤 사상으로 되어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화엄경’의 본뜻을 이어받아서 수행하고 정진하고 기도할 것인가, 이런 측면에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한국에서 주로 유통되는 ‘대방광불화엄경’은 39품 80권으로 되어 있습니다. 품마다 부처님을 증명으로 수많은 보살님이 법문하시고 묻고 이런 식으로 전개됩니다. 소설에 비유한다면 대하 장편소설처럼 멋지게
강원에 다닐 때다. 지대방에서 갑자기 호국불교에 관해 열띤 논쟁이 일었다. 누군가가 “스님들은 당연히 정부의 시책을 따라야 한다”고 발언해서였다. 당시 출가한 지 2~3년 차 사미들이었으니 대부분이 기존 사회에서 학습한 말투와 관념이 채 바뀌지 않았을 때였다. 치문반이었으니 치문(緇門), 그야말로 중물들이는 시기였다. 그때 한 스님이 “스님에게 국가에 종속되고 충성을 강요하는 것은 모순이다”라고 당당히 자신의 주장을 폈다. 대다수가 그 스님을 무슨 이상한 사상에 물든 ‘이념적 도피 출가자가 아닌가’하는 막말까지 던졌던 것이 기억난다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인간관계를 고슴도치에 비유했습니다. 인간관계는 고슴도치처럼 가시가 돋아있어서 서로에게 가까이 가면 상처를 준다는 겁니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가까운 게 부부인데 이들은 서로에게 상처를 제일 많이, 끊임없이 주지 않습니까? 쇼펜하우어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거리를 두어 상처 주지 말아야 한다고 합니다. 이 거리 두기가 바로 예의이고 상처를 주고받지 않는 비결이라는 겁니다.쇼펜하우어는 오늘날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인생은 욕망과 권태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시계추와 같다’는 말을 했습니다.